디카사진찍기

[스크랩] 노출의 결정 - 노출계 사용 방법

순수한 남자 2010. 8. 11. 22:27

필름이나 디지털 센서에 빛을 받아 들여 사진을 찍게 되는데 그 빛의 양이 적으면 노출부족, 많으면 노출이 오버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적정한 빛의 양을 결정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노출계를 이용하여 적정노출을 결정하는데 이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어서, 상당히 오랜 시간 사진을 찍어온 사람들도 자주 노출 실패를 경험하곤 하는데 가장 우선적인 것은 노출계의 사용방법에 대해서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노출계 사용에 익숙해도 정확한 노출값을 결정하는데는 상당한 경험이 필요한데 기본적인 것을 몰라서는 더욱 어려울 것이다. 나는 자동으로 촬영하니까 그런건 몰라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긴 한데 무얼 몰라도 한참 모르는 사람이다.

 

1960년에 만들어진 카메라에는 노출계가 없는 카메라도 많이 있었기에 현상소에 가면 노출표라고 하여 명함만한 크기에 표준노출값을 적어 놓은 것을 나누어 주곤 하였다. 필름을 구입하면 포장박스 안쪽에 적혀 있기도 하다.

 

당시엔 어떤 방법으로 사진을 찍었느냐 하면 노출표에서 시키는대로 맑은 날은 셔터속도 125에 조리개 11, 약간 그늘진 곳에 가면 125에 8, 흐린 날은 셔터속도 60에 조리개 5.6, 비오는 날은 셔터속도 30에 조리개 4 등등 외어서 사진을 찍었다. 그런대로의 사진을 찍을 수가 있긴 하였지만 정확한 적정노출과는 차이가 많다.

이런 방법이 통하는 것은 관용도가 많은 흑백필름이나 그보다는 관용도가 낮지만 컬러네가필름은 뭐 그런대로 대충은 맞기도 한다. 하지만 컬러슬라이드 필름에서는 관용도가 거의 없기에 노출이 달라질 확률이 상당히 높다.

 

노출의 관용도란 정확한 적정노출로 촬영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어느정도는 맞아 들어가는 폭을 말하는데 이것이 필름마다 다르다. 흑백필름이 가장 관용도가 높고 슬라이드 필름이 관용도가 가장 낮다. 칼라네가티브 필름이 중간 정도인데 필자의 경험으론 요즈음의 디지털 카메라는 관용도가 더욱 낮은 것 같다. 더러 디지털 카메라는 후보정을 하면 되니까 그렇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하는 사람을 보곤 하는데 필자의 경험으론 그렇지가 않은 것 같다. 슬라이드 필름을 스캔해서 얻어진 파일을 포토샵으로 밝기를 조정하는 것보다 디지털로 촬영한 파일을 조정하는 것이 더 관용도가 없는 것 같다. 이는 디지털 파일의 정보량이 아직 필름보다 작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요즈음의 카메라엔 당연히 노출계가 내장되어 있는데 그것의 사용방법도 아주 복잡하다. 이렇게 복잡하게 만들어진 이유는 아무리 잘 만들어도 사람의 눈처럼 모든 경우를 정확히 측정해내지 못하기 때문인 것이다.

앞의 글에서 사람의 눈과 카메라의 차이점에 대해서 언급하였지만 역광이나 사광 등의 상황을 판단하지 못하기에 똑같은 방법으로 측정하는데 그런 상황에서는 전혀 노출값이 맞지 않기에 다양한 측정방법을 동원한 것이다. 이렇게 복잡하게 만들어 놓았지만 맞지 않는 경우도 자주 발생하는데 그런건 경험으로 보정해 주어야 한다. 자동 카메라에서도 노출 보정장치가 붙어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아무리 자동이라도 어쩔 수 없이 사람이 보정하여 줄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래도 요사이 카메라에 내장된 노출계는 과거보단 정밀한 측광센서를 탑재하고 있고 측광모드도 아주 다양하기에 그 방법을 자세히 알아두어 상황에 따라서 측광모드를 바꾸어 가면서 사용하여야 한다.

 

참고로 측광센서에 대해서 잠깐 언급하면 초기의 노출계들은 셀레니움식이라고 하여 빛을 받으면 전기를 발생하는 광석을 사용하여 빛의 세기에 따라 발생하는 전기의 양도 달라지기에 그 값을 측정하는 방법이었는데 오래된 클래식 카메라에 많이 달려 있다. 가령 라이카의 클래식 모델들, 롤라이플렉스 F시리즈, 레티나 모델들이 그러한데 광석의 경년변화로 지금은 거의 믿을 수가 없다. 그다음에 나온 방식이 CDS(아황산카드뮴) 타입인데 과거의 바늘식으로 지침을 해주는 대부분의 노출계는 셀레니움식이 아니면 CDS식인데 이것도 요즈음에 비하면 정밀도가 상당히 떨어진다. 요즈음은 포토다이오드를 사용하는데 GPD(Germanium Photo Diode)나 SPD(Silicon Photo Diode) 같은 다이오드를 사용하여 아주 정밀하게 측정이 가능하다. 

 

노출의 측정방법에는 반사식과 입사식이 있는데 반사식은 빛이 피사체에 부딪혀 돌아오는 빛을 측정하는 방법이고, 입사식은 노출계가 광원을 직접 마주보고 피사체의 위치에서 측정하는 방법이다. 오래전의 카메라엔 더러 입사식도 측광이 가능한 것이 있었지만 오늘날 카메라에 내장된 노출계는 모두 반사식이다.

 

반사식은 항상 카메라가 피사체를 향하고 있기에 별도의 위치를 바꾸지 않고 파인더로 피사체를 확인하면서 측광할 수 있는 편리한 방법이지만 노출계는 순광 즉, 태양이 피사체를 향하고 있는 경우에는 아주 정확하게 측정할 수가 있으나 역광일 경우는 태양이 카메라를 마주 보기에 카메라로 강한 빛이 들어오기에 노출계는 아주 밝은 빛이라고 판단하여 조리개를 조이거나 셔터속도를 빠르게 하라고 지시하거나 자동일 경우는 카메라 스스로 그렇게 촬영한다.

 

이런 경우 피사체는 태양을 등지고 있기에 카메라가 지시하는대로 사진을 찍게 된다면, 피사체가 사람이라면 얼굴부분은 노출이 많이 부족하여 검게 나오게 된다. 이렇기에 노출보정이 필요한 것이다. 더러 실루엣만 보이게 검게 처리하고 싶은 경우는 그대로 촬영하면 되지만 대개의 경우는 역광이거나 사광에서는 노출을 보정할 수 밖에 없다. 역광, 사광에 따라서 다르고 그 빛의 세기에 따라 또 다르지만 이럴 때는 약 2스톱 정도의 노출을 더주어야 한다. 수동이라면 조리개나 셔터를 더 열어주고 자동이라면 보정장치를  플러스로 조정하여야 한다. 

 

요즈음에 카메라에 탑재된 노출계의 측광모드는 아주 다양하여 평균측광, 멀티패턴 측광(다분할 측광), 중앙부 중점 평균측광, 스팟측광 모드가 있다. 각가의 기능에 대해서 아주 잘 알고 있어야 다양한 상황에서 그나마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풍경사진 같은 경우는 화면안에 아주 밝은 부분, 약간 밝은 부분, 약간 어두운 부분, 아주 어두운 부분 등등 각 부분마다 모두 노출값이 다른 경우가 흔히 있다. 이런 경우 당황하게 되는데 이럴 때는 잘 생각해보고 노출을 결정하여야 한다.

 

평균측광은 화면전체의 평균적인 노출값을 가르쳐 주는 방법인데 화면안이 일정한 톤으로 되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가장 부정확한 측광모드가 될 것이다. 다양한 밝기가 함깨 존재하는 경우라면 밝은 쪽은 노출오버, 어두운 쪽은 노출부족으로 시커멓게 나오는 사진이 될 것이다. 몰론 역광일 경우는 아주 엉터리가 된다. 

 

멀티패턴측광 즉, 다분할측광은 화면을 여러부분으로 쪼개어 각각의 노출값을 재어서 그걸 평균내어 가르쳐 주는 방법인데 순광이라면 이 방법이 가장 편리한 것인데 분할면의 개수에 따라서 정밀도는 달라진다. 즉, 16분할과 50분할은 다르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방법도 역광일 때는 전혀 다른 측정치를 보여준다. 

 

전통적으로 니콘이 주로 사용하였던 중앙부중점평균측광은 파인더안의 일정크기의 원이 있는데 그부분을 중점으로 측광하고 나머지 부분을 참조하여 가르쳐 주는 방법으로서 화면의 중요한 부분은 중앙에 위치한다고 보고 측광하는 방법이지만 다분할측광보다는 정확도가 떨어진다. 이 또한 역광일 경우는 부정확하기에 보정이 필요하다.

 

스팟측광은 말 그대로 점같이 작은부분을 측광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점은 아니고 1도에서 5도 범위의 작은 부분을 측광하게 되는데 화면안에 다양한 밝기가 존재하는 경우에 아주 유용한 방법이다. 밝은 곳과 어두운 곳을 일일히 따로 즉광하여 노출을 결정하게 된다. 이때 먼저 중간톤에 해당하는 부분을 찾아서 그곳을 측광하고 그걸 기본값으로 보고 밝은 곳, 다음에 어두운 곳을 측광하여 얼마만큼의 노출차가 나는지 판단하여 노출을 결정하여야 하는데 경험이 필요하지만 익숙해지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노출측정 방법이다. 물론 이때는 자동노출 모드가 아니고 수동모드로 전환하여 촬영하는게 쉽다.

 

특별히 좀 다른 경우가 있는데, 라이카 M타입의 카메라 중 노출계가 내장된 카메라는 위의 방법과는 좀 다르기에 설명하기로 한다. 대부분의 SLR에서는 렌즈교환이 되더라도 노출측광 영역이 달라지지 않는데 라이카는 포컬플레인셔터의 막에 흰색원이 그려져 있는데 이부분의 빛을 측광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이런 방법이기에 렌즈교환시에는 측광영역이 달라진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만약 자동노출 모드로 촬영한다면 중앙부 중점이나 스팟측광일 때는 AE rock을 해두고 촬영하여야 한다. 화면 안에 중간톤이라고 생각되거나 중요한 부분이라서 그기에 노출을 맞추고 촬영할거라면 그부분을 화면의 중앙부에 놓고 AE rock 버튼을 누른 상태로 다시 구도를 결정하고 촬영하거나 그부분을 중앙부에 놓고 반셔터를 누른 다음 다시 구도를 맞추고 촬영하여야 한다. 그런데 스팟모드에서 그렇게 하려면 오히려 힘들기에 차라리 수동모드(M모드)로 촬영하는게 편리할 것이다.

 

측광모드에 대해서 기술하였지만 노출을 결정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에 평소 연습을 많이 하여서 자신만의 노출 결정법을 터득하여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같은 화면안에서 밝은 곳과 어두운 곳의 노출차이가 너무 많이나서 촬영하지 못할 때도 있을 정도인데 풍경사진에서는 그런 경우가 종종 있다.

 

위에서 설명한 이유 때문에 자동노출 카메라가 대개는 편리하지만 완벽하지 못하기에 차라리 수동카메라가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으며 실제 풍경사진에서는 스팟측광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기에 아예 수동모드로만 촬영하게 되는 경우도 많은데, 처음에는 수동모드가 상당히 어렵게 느껴지지만 익숙해지면 굳이 자동노출이 필요없다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리고 촬영시에 브라케팅을 해서 여러장 촬영해두는게 노출을 실패하지 않는 방법이기도 하니 브라케팅을 하는 버릇을 길러두자. 브라케팅이란 적정노출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중심으로 반스톱 정도씩 노출부족으로 2~3컷, 노출오버로 2~3컷을 찍어둔다면 그종에 정확한 노출로 촬영된 사진을 얻기가 쉽다. 필름카메라에서는 필름이 아까워서 다양한 브라케팅을 하기 어렵지만 디지털 카메라에선 돈이 들지도 않으니 적극 브라케팅을 하도록 하자.

 

간혹 브라케팅을 하는 것도 아닌데 같은 장면을 계속해서 셔터를 누르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사람을 찍을 때 눈을 깜빡이는 것을 감안한다면 모르지만 아무 소용이 없고 나중에 컴퓨터로 확인하려면 시간만 낭비할 뿐이다.

 

아뭏든 노출의 결정이 쉬운 일은 아니니 자신만의 노하우를 터득할 정도로 열심히 연습해보는 방법외에 왕도는 없다. 

 

<외부 노출계에 대해선 본 블로그 "카메라 이야기"에 "노출계 추천"을 참조하자>

 

   

 

  

출처 : 안태석의 사진과 카메라이야기
글쓴이 : 안태석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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