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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천안함 칼럼 비평- 진실 대신 색깔 덧씌우기

순수한 남자 2010. 9. 16. 12:30

조선일보 천안함 칼럼 비평- 진실 대신 색깔 덧씌우기
번호 200239  글쓴이 최창우  조회 734  누리 144 (144-0, 5:19:0)  등록일 2010-9-16 05:36
대문 8 [천안함] 


조선일보 천안함 비평 - 진실 대신 색깔 덧씌우기
(서프라이즈 / 최창우 / 2010-09-16)


조선일보 김창균 정치부장은 14일 <천안함, ‘김정일’ 대신 ‘이명박’ 쫓는 사람들>이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정부의 천안함 발표 내용을 비판하는 사람들을 색깔론에 기초하여 매섭게 몰아세우고 있다.

그는 정부의 천안함 발표 내용에 대해서는 “확실한 증거를 바탕으로 사건의 윤곽이 잡힌 것”이라고 평가하는 반면에 천안함 발표를 믿지 못하는 사람들을 ‘본질과는 무관한 흠집내기식 의혹을 끊임없이 제기’하는 것으로 그리고 있다.


중대한 사실 왜곡

그는 이 글에서 중대한 사실 왜곡을 했다.

우선, 그는 “천안함 생존 장병 58명은 ‘두 차례 굉음과 함께 몸이 떠올랐다’며 어뢰 피격을 뒷받침하는 증언만 한다”고 말한다.

견시병이 얼굴에 물이 조금 튀었을 뿐이라고 말한 것은 물기둥의 존재를 전면 부정한 것으로서 결국 어뢰설을 부정하는 내용이다.

또 그는 “미국·영국·호주·스웨덴 등 4개국 전문가들이 참가한 합동조사단은 ‘천안함은 북한 어뢰에 피격돼 침몰됐다’고 발표했다”고 말함으로써 스웨덴이 어뢰공격설에만 동의하고 북한을 범인으로 지목한 데서는 빠졌다는 점을 숨기고 있다.

또 그는 “국제사회에서도 북한과 특수 관계에 있는 한두 나라만 빼고는 ‘명쾌한 결론’이라고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6월 말 현재 아프리카 53개 나라 가운데 천안함 지지 성명을 낸 나라는 4개 나라에 불과하다. 그의 말대로 하면 아프리카 나라들은 국제 사회의 일원이 아니라는 말인가?

그의 왜곡은 계속된다. 그는 “조사결과가 그렇게 못 미덥다면 ‘북한 어뢰’ 대신 무엇 때문에 천안함이 침몰됐다고 믿는지 대안 가설이라도 내놓아야 한다. 그러나 ‘그건 우리도 모르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신상철 님, 박선원 님, 이종인 님, 스파르타쿠스 님, 이창기 님 등 많은 사람들이 합리적인 논거를 대면서 과학적인 분석을 시도했다는 점을 애써 부정하는 것이다.

▲ 좌초의 흔적으로 보이는 실제 천안함 함미의 프로펠러(스크루) 손상부위. 손상이 없다는 최종보고서 발표와는 다르다. ⓒ천안함 언론단체 검증위


진실 추구보다는 색깔 덧씌우기

그가 말하고 싶어하는 핵심을 들어보자.

“천안함이 급사(急死)했다. 시신(선체)엔 총상(어뢰 피격) 흔적이 뚜렷하다. 사건 현장에서 총기(어뢰추진체)가 발견됐다. 이 총기는 북한 소유로 등록(수출무기 카탈로그)돼 있다. 이 총기엔 피의자인 북한과 피해자인 남한만 아는 암호(1번)가 적혀 있다.”

“천안함 배후가 ‘김정일’이라는 수사 결과는 증거(천안함 선체, 어뢰추진체)와 범행 동기(대청해전 보복)와 전과(아웅산, KAL기 폭발)가 뒷받침한다. 그런데도 굳이 ‘이명박’이라는 엉뚱한 답을 찾고 싶어 하는 그들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일까”

그가 말하는 요지는 어뢰추진체가 북한산이기 때문에 범인은 북한이고 천안함 비판세력은 ‘김정일이 아니라 이명박을 쫓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합조단이 “1번”을 검증하지 못한 점과 수출무기 카탈로그를 내놓지 못한 점은 그의 관심 영역이 아니다. 물론, 스크루가 한쪽만 휜 것, 어뢰 부식상태, 어뢰추진체에서 화약성분이 안 나온 점, 어뢰설을 부정하는 생존자의 몸 상태도 물론 관심사가 아니다.

그레그가 말한 대로 북한이 3차 남북 정상회담을 제의한 뒤 기다리고 있었던 시점이고 북미 직접 대화와 6자 회담이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범행 동기를 찾기 쉽지 않다는 점은 애써 무시한다.

그의 말대로 전과가 있으면 범행이라고 단정해도 좋다면 대한민국 형사소송법 체계는 무너지고 만다. 그의 말대로라면 전과가 많으신 이명박 대통령 같은 분은 같은 유형의 범행이 날 때마다 곤욕을 치를 것이다.


물기둥이 없다는 것은 ‘어뢰공격’이 조작되었다는 걸 뜻해

그는 또 “어뢰 피격이면 물기둥이 발생하는데, 물기둥을 본 사람이 없어서 못 믿겠다”고 한다면서 “시신에 총상이 남아 있고 사건 현장에 총기도 있는데”, “사건 당시 총소리를 들은 사람이 없으므로 총격이 아니다”라는 얘기냐고 물었다.

대한민국 최대 부수 일간지의 정치부장을 맡은 그가 물기둥이 없다는 사실이 무엇을 뜻하는지 모르지는 않을 것이다. 알면서도 우격다짐하는 것이리라.

물기둥이 없다는 것은 사건을 조작하기 위해 김 부장이 증거로 들이미는 총기, 곧 어뢰추진체를 몰래 현장에 가져다 놓았다는 걸 의미한다! 왜냐하면 어뢰는 발사되지 않았다는 점을 입증하는 것이니까.

9월 13일 천안함 발표 때 물기둥이 있다는 걸 입증하는 증거는 어떤 것도 내어 놓지 못했다. 정부는 13일 섬광을 봤다는 증언을 한 병사를 상대로 거짓말 탐지기로 탐지했더니 사실로 나왔다고 말했다.

▲ 국방부 민군 합조단의 천안함 최종결과보고서의 128쪽 백령도 초병의 진술 부분

그런데 그 섬광을 봤다는 병사는 사고 현장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지역에서 목격했다고 했다. 천안함 폭발과 어떤 관계도 없는 것이다. 정부가 물기둥이 있었던 것처럼 꾸미기 위해 조작 놀음을 한 것이다.

실제 초병의 진술

“□□□ 초소 기준 방위각 ‘280도’ 4㎞ 지점에서 보였습니다. 불빛은 섬광처럼 보였는데 좌우 둘 중에 좌쪽이 더 밝아 보였습니다. 우쪽은 두무진 돌출부에 의하여 불빛이 가려진 상태였습니다.”


어뢰 추진체 자체가 범인이 북한이라는 걸 입증 못 해

그는 앞서 말한 ‘어뢰추진체’의 진품논란을 의식했는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천안함 조사결과 외에 ‘과학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 대안 시나리오는 한 가지뿐이다. 우리 측 군이 쏜 어뢰에 의해 천안함이 침몰했으며, 이를 북한에 뒤집어씌우기 위해 사고 해역에 북한 어뢰추진체를 몰래 가져다 놓고 사건을 조작했을 경우다.”

김 부장은 사물을 자신의 상상력 속에 가두고 자신이 생각한 오직 한가지만이 생각할 수 있는 유일한 시나리오라고 규정한다. 색깔론의 한계라고나 할까.

정부의 천안함 조사 결과 말고도 다른 조사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여러 가지이다. 기뢰 침몰, 좌초, 피로파괴 가능성, 좌초와 피로파괴가 겹쳐서 사건이 났을 가능성, 아군 배나 미군 배와 부딪혔을 가능성을 가정해 볼 수 있다.

김 부장이 말한 시나리오대로 북한제 어뢰추진체를 몰래 가져다 놓을 경우도 아군의 오폭뿐만 아니라 미군의 오폭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고 몰래 가져다 놓은 주체도 김 부장이 상상한 이명박 대통령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이스라엘 등 제 3국의 특수부대와 또 다른 세력도 가상해 볼 수 있다.

그가 애써 무시하는 것 같은 데 한반도와 동북아의 군사적 긴장을 원하는 세력이 북한산 어뢰를 국제 무기상이나 제 3국에서 입수하여 천안함을 쏘고 사건을 북한에게 덮어씌우는 경우도 상상해 볼 수 있다.

그럼에도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사건을 조작한 경우만 가정하며 이명박 정부가 이같이 조작하려면 수십 명을 동원해야 가능할 것이라면서 “5년 만에 정권이 바뀌는 나라, 정권 말기만 돼도 정권 핵심에 대한 비리수사가 시작되는 나라에서 이런 엄청난 음모가 가능할 것인가”라고 반문한다.

5년이 아니라 4년마다 정권이 바뀌고 비리 하나 만큼은 대한민국 정계보다 열 배는 깨끗했을 미국이 통킹만 사건을 조작하여 베트남과 전면전을 벌이는 명분으로 쓰고 베트남 사람 200여만 명과 다른 나라 사람 40만 명을 죽이는 결과를 낳은 끔찍한 전쟁범죄를 저질렀을까?

만약 누군가가 어뢰 덩어리를 현장에 가져다 놓았거나 제3국 특수부대가 북한산 어뢰를 쏘았을 경우 우리는 그들 의도에 장단 맞추는 꼴이다.


천안함 전면 재조사 반드시 이루어져야!

이런 경우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정보를 통제하면서 군사동맹 또는 준 군사동맹 관계에 있는 나라에서 파견된 몇몇 인사가 포함되었을 뿐 한국의 군부와 정부가 중심이 된 합조단의 조사 결과는 철저히 검증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김 부장이 일하는 조선일보를 비롯한 많은 ‘주류신문’과 지상파 방송,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를 통해 합조단의 발표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이라는 말을 귀에 못이 박이도록 들었을 뿐 대한민국 국회조차 어떤 검증도 못 하고 말았다.

합조단의 조사는 객관적이지도 않고 과학적이지도 않은 것이 드러났고 또 합조단이 제시한 이런저런 물증 대부분이 증거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에 천안함 전면 재조사는 반드시 필요하고 또 피할 수 없는 시대의 요청이다.

조선일보 같은 우익 신문들도 천안함을 덮으려 할 것이 아니라 천안함 진실에 철저히 다가가려는 자세를 보이는 것이 스스로를 위해서도 좋을 것이다.

 

최창우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200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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