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인가. 국민절망확인감사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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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 / 이기명 / 2010-10-19) 지금 국정감사라고 국회가 버글버글하다. 대한민국에서 힘 좀 쓰는 인물들은 모두 모인다. 감사장에 나온 국회의원이 피감기관의 장들에게 호통을 치고 추궁하고 이에 대답하는 그들 뒤에 또 다른 얼굴이 겹친다. 국민의 얼굴이다. 몇 명의 국민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는지 모르지만 도리 없이 국민의 얼굴이 떠오르는 것은 저들이 바로 국민의 손으로 뽑은 대표라는 사람들이며 저들 또한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고 온 국민 앞에 선서를 한 국민의 대표라는 사실 때문이다. 당장 무너질 것 같은 대한민국이 버티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하면서도 고마움을 느끼는 것은 내가 이 나라의 백성인 탓이다. 어쩌면 저렇게 철저하게 부패했는가 원망하며 분노를 삭인다. 비리를 추궁하는 의원의 모습에서 가슴 찢어지는 분노를 느낄 수가 없고 추궁당하는 고위관리들 얼굴에서도 아무런 반성을 볼 수가 없다. 오히려 재수가 없어서 걸렸다고 신경질을 부리는 것 같다. 그럴 수 있다. 그들은 죄 진 자들이 얼마나 많으며 누군지 다 알 테니까. 확 불어라. 청문회 당시 국민의 대표 앞에 선 김태호나 유명환의 관한 언급은 인생낭비지만 국정감사에서의 장관이라는 고위 공직자들이 토해내는 오염된 발언으로 국민들은 절망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다. 뻔뻔하고 가증스러운 그들의 답변에서 국민은 절망한다. 얼굴빛 하나 변하지 않고 태연하게 앉아 진실이라고는 손톱만치도 없는 답변을 고압적으로 뱉어 내는 공직자들의 저 조폭 같은 태도는 어디서 배워먹은 것인가. 이들의 파렴치를 침묵하는 언론을 보면 국민은 절망한다. 언론 맞는가. 세월의 망각 때문인가. 사사오입 개헌을 합법이라 강변한 자유당 독재정권에서도 저런 철면피들은 보지 못했다. 총이 정의라던 군부독재도 저렇지는 않았다는 생각이다. 그냥 막가는 판이다. 두려움 없이 가자는 것이다. 어차피 망가진 인생이니 어디까지 망가지는지 갈 데까지 가보자는 막가파 인생 같다. 안상수의 병역기피. 요즘 얼굴 자주 보인다. 좋다. 자신들의 망가지는 것은 알 바 아니로되 국민이 무슨 죄란 말인가. 국민은 세금 내고 국민이 낸 세금으로 월급 타 먹으며 부정 저지르고 살찐 배를 채우는 것은 누가 준 특권인가. 국가가 잘못으로 진 빚 때문에 국민이 깔려 죽을 판인데 끼리끼리 예산은 주머니 돈이다. 잘 살게 해 준다는 선거공약은 이미 국민들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 지금 747 떠들면 미친놈 취급받는다. 왜 멀쩡한 강바닥은 들쑤셔서 만신창이로 만드는가. 일 저질러 놓고 저만 죽으면 그만인가. 48명의 생떼 같은 젊은 목숨이 수중고혼으로 사라진 천안함 사건이 그토록 자신 있다면 왜 국민들의 의혹을 풀어주지 못하는가. 생존자들을 확 풀어놔라. 국민들 누구나 만나서 자초지종을 듣도록 왜 못하는가. 국민이 의심하면 정치는 못하는 것이다. 쌀 속에 뉘가 섞기는 일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건 쌀보다 뉘가 더 많은 세상이 되어 판을 치고 있으니 국민은 참담의 극을 살고 있다. 범죄를 징치하는 검사가 그랜저를 뇌물로 받았다는 혐의로 검찰총장이 온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국회에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창피해 하는 표정도 없다. 이걸 보면서 어느 국민이 죄짓기를 두려워할 것인가. 이 나라가 국가 부채 1400조 원을 지고 있다. 국민 1인당 2883만 원에 달하는 엄청난 규모다. 여론조사는 국민의 90%가 서민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일해도 잘 살 수 없고 33.8%는 “힘들고 희망이 없다”고 했다. 더욱 두려운 것은 “잘사는 사람을 보면 분노와 적개심을 느낀다”고 대답하고 “우리 사회는 공정하지 않다”는 국민이 67.2%나 됐다. 이것은 좌빨들이 주장하는 것이 아니고 갤럽이 조사한 것이다. 이제 이 땅은 가진 자와 없는 자가 벌이는 증오의 전쟁터가 될 것이다. 당연하다. 국정감사 하는 꼴을 보면 우리 국민들이 천사 같다는 생각이 든다. 길을 가다가 돌팔매를 맞지 않는 것을 천행으로 알아야 할 것이다. 재벌이란 자들을 한 꺼풀 벗겨보면 썩은 냄새가 진동한다. 태광과 한화가 조사를 받고 국세청이 압수수색을 당하는 판이다. 이 꼴을 보면서 국민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압수수색을 하는 검찰은 깨끗하냐고 물을 것이다. 왜 세금을 내느냐고 할 것이다. 전두환이 300만 원 추징금을 내고 히죽이 웃는다. 국민들에게 엿 먹으라는 것이다. 국민들이 의지할 곳이 없다. 언론도 국민의 편은 아니다. 먹이사슬로 서로 얽히고설킨 구조에서 깨끗한 사회는 꿈도 꿀 수 없다. 이들은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무슨 짓이든지 할 것이다. 마치 박정희 독재가 영구집권을 획책했던 것처럼. 무력한 국민은 당할 수밖에 없다. 백주대낮에 집에서 쫓겨난 철거민이 건물 옥상에서 불타 숨져도 보고 있을 수밖에 없는 국민이다. 국민이 목마르게 갈구하는 것은 야당다운 야당의 투쟁이다. 그나마 국정감사에서 부정을 파헤치는 야당의 몇몇 의원들은 국민에게는 생명수와 같은 존재다. 그나마 희망을 주기 때문이다. 정부의 잘못을 덮어주는 여당의원들을 보면서 정말 우리 국민이 착하다는 생각이다. 문성근의 ‘국민의 명령, 백만 송이 민란 꽃 피우기’가 국민에게 희망을 준다.
문성근의 ‘민란’은 11월 13일 충남 공주 우금치에서 2만 명이 모여 서울로 진격하는 집체극을 벌린다. 국민이 나서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이다. 언론에 대한 증오가 날로 증가한다. 기자가 무엇을 하는지도 잊어버린 오늘의 한국 기자들이다. 하도 겪어서 옳고 그른 것을 판단하는 능력이 마비됐다. 사실보도와 비판이 무엇인지 판별하는 능력을 상실했다. 개구리를 냄비에 넣고 서서히 온도를 높이면 뜨거운 줄도 모르고 죽는다. 완전히 신경이 마비되어 버린 한국의 기자들이다. 욕먹으면 난 아닌데 하면서 속상해하는 기자들도 있다. 그러나 도리가 없다. 도둑놈과 함께 지내면서 도둑질 묵인하면 욕먹어 싸다. 정치부 기자들은 국회를 잘 알 것이다. 4·19때 불타던 관제언론사의 사옥이 떠오른다. 어떤가. 국회가 정상인가. 국정감사는 정상인가. 의원들의 활동이 정상인가. 욕 좀 먹어야 되는 것은 아닌가. 꼭 철판으로 얼굴을 감싸야 철면피인가. 국회의원들이 기자들 앞에서 벌벌 기는데 야단 좀 치면 얼마나 통쾌한가. 국회의원들 혼내고 가슴 쭉 펴는 기자 좀 보고 싶다. 최승호 PD 같은 기자는 없는가. 이제 이 땅에 記者는 없다. 棄者만 있을 뿐이다. 오늘은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이 얼마나 많은 욕을 먹을 것인가. 그들도 생각해 보면 불쌍한 인생이다. 하루를 살아도 존경 좀 받고 살자.
2010년 10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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