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국민투표. 민주당은 당의 존립을 걸어라. |
| ||||||||||||||||||
(서프라이즈 / 이기명 / 2010-10-18) 비키니 섬 모래사장에 알을 낳고 바다로 돌아가야 할 거북이는 방사능에 노출되어 방향 감각을 잃었다. 바다로 가야 할 거북이는 섬 안쪽으로 기어가다가 죽었다. 언젠가 다큐멘터리 영화에서 본 비극이다. 방향 감각을 상실한 거북이의 비극적 죽음과 역시 방향 감각을 잃은 한국정치의 비극적 모습은 혹시 닮은 점이 없는가. 정도를 벗어난 한국 정치의 방향상실로 국민이 고통받고 있다. 대한민국의 장래는 어디로 가는가. 국민은 어디를 향해 가며 누가 국민을 인도하는가. 누가 정치 핵실험을 했는가. 방사능의 낙진 같은 한국정치의 폐해는 도처에 오염물질을 살포한다. 그 중심에 정치인이 있고 불신은 국민의 눈을 가린다. 정치는 왜 존재하는가. 국민의 행복을 위해서가 정답이다. 저마다 정답을 말한다. 답만 맞으면 되는가. 정치는 그렇지가 않다. 행동이 옳아야 정답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리는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대한민국 헌법 제1조다. 맞다. 헌데 어느 실없는 사람이 인터넷에 이런 글을 올렸더라. ‘대한민국은 1인 공화국이다. 대한민국 주권은 대통령에게 있고 모든 권리는 대통령으로부터 나온다.’ 무슨 한이 맺힌 게 있어서 이런 글을 올렸는지는 모르지만 정말 그런 인식을 가지고 있다면 보통 심각한 일이 아니다. 지금 대한민국이라는 선박은 어디로 항해하고 있는가. 방향을 제대로 잡고 가는가. 국민들이 혼란에 빠져 있지는 않은가. MB여, 4대강 죽이기 중단하고 국민의 소리를 들으라! 민주당이 분명하게 선언을 했다. 국민에게 묻자고 한 것이다. 무엇을 묻는단 말인가. 과연 4대강 개발이라는 것이 대한민국의 백 년 천 년을 위하여 옳은 방향으로 가는 것인가. 아니면 자손만대에 불행을 남기는 재앙인가. 어떤 방법으로 묻는단 말인가. 국민투표다. 국민이 찬성을 하는지 반대를 하는지 국민의 투표로서 판가름 짓자는 것이다. 아무리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정권이 옳다고 해도 국민이 납득을 하지 않는다. 반대의 근거는 국민의 70%가 반대를 하는 것만 봐도 알 것이 아니냐고 한다. 국민이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이명박 정부는 강행을 하겠다고 한다. 이제는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입대한 군대까지 동원해서 강을 파헤친다. 접점이 없다. 이대로 그냥 갈 수는 없다. 무슨 방법으로든지 결정을 해야 한다. 이렇게 국론이 분열되어서는 나라 꼴도 국민 꼴도 말이 아니다. 마치 비키니 섬의 거북이처럼 4대강 개발이란 낙진에 중독이 되어 정도의 방향 감각을 상실하고 4대강 속에 침몰되고 말 것이다. 국민투표라는 것이 만능인가. 절대로 아니다. 그러나 4대강의 경우 국민의 선택을 따라야 한다. 이 땅은 국민이 살아야 할 땅이다. 국민이 주인이다. 지금 70%의 국민이 반대를 한다고 하는데 왜 강행을 하는가. 국민의 반대가 거짓인가. 한 번 물어보자. 국민투표에서 아니라는 것이 판명되면 4대강 개발 좋다. 왜냐면 국민이 선택한 것이기 때문이다. 대신 반대가 확인되면 즉각 중단해야 한다. 민주당이 선언했다. 10월까지 결론을 내지 않으면 국민투표로 간다. 정부가 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래 국민투표는 이 나라 종교계가 제안한 것이다. 날카롭게 대립하고 찬반양론은 국론을 극도로 분열시켰다. 22조라는 국민의 돈을 강물에 쏟아 부었다. 물고기가 죽어 떠오르고 4대강 둔치의 채소재배와 유기농을 망쳤다. 김치파동도 4대강 사업과 무관하지 않다고 농민들이 증언한다. 손학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가 현장을 확인했다. 확인하고 선언한 것이다. 그동안 민주당이 방향 감각을 잃고 우왕좌왕할 때 흔히 비키니 섬의 거북이가 뇌리에 떠올랐다. 보기에 안쓰럽다가도 결국에는 포기했다. 반대를 해야 한다는 야당으로서가 아니라 아닌 것을 아니라고 결연하게 투쟁하지 못하는 모양이 바로 민주당이라는 생각이다. 이기느냐 지느냐의 승패가 아니라 무엇이 옳고 그르냐에 대한 결단이다. 더 지켜봐야겠지만 이제 손학규 체제가 출범한 후 처음으로 야당의 모습을 보인다고 생각한다.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원죄와 같은 것은 이제 무시해야 한다. 옳은 길을 가면 누구도 시비 못한다. 건다 해도 그건 잠시다. 국민이 인정하면 끝이다. 국민이 지지하기 때문에 국민투표도 강력히 추진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국민의 뜻을 따르면 두려울 것이 없다. 손학규는 도지사 시절 여러 검토 끝에 준설을 한다고 해서 강물이 사는 것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그냥 도장 찍는 도지사는 아니었다는 의미다.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이 해봐서 안다고 하는데 손학규 대표도 자신이 해봐서 안다고 했다. 국민투표 해야 하는 이유다. 이명박 대통령이 후보시절 팔당에 와서 유기농을 살리겠다고 해놓고 공약을 뒤집고 있으며 “토목공사를 하면 주변 땅값이 오르니 인근 주민과 사업자들이 찬성할 것이라고 보고 얄팍한 수를 쓰는 게 4대강 사업의 본질”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도 대안을 내놓고 있다, 강 살리기엔 찬성하지만 대규모 준설과 보는 절대 안 된다는 게 우리 입장이다.” “이제부터라도 나라를 사랑하고 국민을 사랑한다면 대답은 하나다, 4대강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 박지원도 손학규 대표의 힘을 보탰다. “4대강 사업은 불법사업이자 파괴사업, 낭비사업, 거짓말 사업이다.” “4대강 검증특위를 10월 내 구성하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국민과 손을 잡고 끝까지 반대 투쟁에 나설 것이다.” “농민 50명도 지켜왔는데, 국회의원 80여 명의 민주당이 4대강 사업을 중단 못 시키느냐는 유 위원장의 말에 가슴이 뜨끔했다.” 새로 출범한 손학규 체제에 대한 국민들의 시선이 아직은 회의적이다. 그것은 바로 민주당의 책임이다. 되는 것도 안 되는 것도 없는 민주당이라는 냉소가 말해주듯 국민들은 민주당을 신뢰하지 않았다. 100석도 못 되는 열세로 무엇을 하느냐는 항변은 비겁하다. 제대로 해 보기나 했느냐는 것이다. 툭하면 의원직 사퇴서나 내고 심심하면 단식투쟁이나 하는 만성적 투쟁방식이 어떤 감동을 주리라고 생각하는가. 투쟁은 숫자가 아니라 옳고 그르냐는 따지는 신념의 추구다. 진정성이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다. 그래서 신뢰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MB와 한나라당이 아무리 약속을 해도 국민이 믿지 않는 이유는 바로 그들의 신뢰가 아스팔트 위를 구르는 낙엽보다도 못하기 때문이다. 4대강 국정감사에서 5개월 임산부 얘기를 꺼낸 의원은 어느 정당의 의원이었나. 이 정도의 수준이라면 차라리 초등학교 학급회의가 낫다. 이제 민주당의 갈 길은 정해졌다. 4대강을 살리기 위한 ‘국민투표’로 가는 길이다. 험난한 길이 될 것이다. 주먹다짐도 있을 것이다. 사이비 언론의 비난도 당연히 있을 것이다. 왜 싸움질만 하느냐는 국민 여론 조작이다. 두려울 것 없다. 그것이 두렵다면 처음부터 손을 들고 항복하는 것이 낫다. 이 말을 기억할 것이다. ‘신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배가 있습니다.’ 소크라테스 최후의 독백 중에 나오는 말이 있다. 기억해 두라. 써먹을 데가 많을 것이다. 정치인들은 좋은 말 골라 쓰기 좋아하지 않는가. ‘사는 것과 죽는 것, 어느 것이 현명한 것인지는 하느님만이 안다.’ 국민도 이제 비키니 섬의 거북이 신세는 싫다. 2010년 10월 18일
이기명 칼럼니스트 다른 글 보기
| ||||||||||||||||||
|
'칼럼' 카테고리의 다른 글
KBS와 인터넷 언론 views&news(뷰스앤뉴스) (0) | 2010.10.21 |
---|---|
국정감사인가. 국민절망확인감사인가. (0) | 2010.10.20 |
김문수도 대권 꿈이라고. 정직부터 배우길. (0) | 2010.10.18 |
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운명적 패착. (0) | 2010.10.14 |
-이정희 죽이기.- (0) | 2010.10.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