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천안함 '섬광' 각도 바뀐 이유 "초병 착각" 해명
보고서는 진술서와 다르게 기술…폭발원점과는 여전히 다른 방향
(프레시안 / 안은별 / 2010-10-21)
천안함 사고 당시 섬광이 나타난 위치 논란과 관련해 백령도 초병이 최초 진술한 각도와 정부의 천안함 최종보고서에 실린 각도가 다른데 대해 '초병의 1차 진술에 착각이 있었다'는 해명이 뒤늦게 나왔다.
천안함 민군 합동조사단 단장을 지냈던 윤종성 국방부 조사본부장은 21일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나중에 초병에게 (1차 진술서의) 위치가 정확하냐고 물으니까 '정확하지 않다'고 진술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윤종성 본부장은 이날 한나라당 정옥임 의원이 "정부의 천안함 최종보고서에는 섬광 발생 방위각이 (초소 기준) 270도로 나와 있지만, 초병은 진술서에서 280도라고 했다"고 지적하자 "그 초병은 최초 280도라고 진술한 게 맞지만 나중에 구체적인 현상을 말해보라고 하니까 (270도로) 번복했다"고 설명했다.
초병이 당초 진술의 오류를 인정하고 이를 바로잡았다면, 왜 이제야 밝히느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앞서 12일 한국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전국언론노동조합 등으로 구성된 '천안함 조사결과 언론보도 검증위원회'가 보고서를 통해 초병 진술서와 정부보고서에 명시된 섬광 위치의 방위각이 다름을 지적했을 때는 그같은 해명이 없었다.
섬광 발생은 천안함 쟁점 중 하나인 물기둥의 발생 위치와 관련이 있다. 언론 검증위는 백령도 초병들이 섬광을 본 방향이 폭발원점(초소 기준 남서쪽)과 전혀 다른 '두무진 돌출부' 혹은 '방위각 280도'(초소 북서쪽) 쪽이었다고 진술한 것을 근거로 국방부가 초병들의 진술을 왜곡했다고 지적했다.
이 와중에 국방부는 최종 보고서에서 방위각을 270도로 고쳤고, 국정감사에 와서야 '실수'라는 해명을 한 것이다. 그러나 방위각 270도 지점도 폭발원점과는 거리가 커서 의미 없는 해명이라는 평가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안은별 기자 / 프레시안
출처 :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40101021195919§ion=05
북한 연어급 잠수정은 '3단 변신'? 참여연대 천안함 보고서에 나타난 국방부 말바꾸기 '천태만상'
(프레시안 / 곽재훈 / 2010-10-22)
'연어급 잠수정의 폭은 3.5m다.' → '아니다, 2.75m다.' → '아니, 3.2m다.' → '아니다, 3.5m가 맞다.'
국방부가 천안함에 어뢰 공격을 했다고 주장하는 '연어급 잠수정'의 제원에 대해 밝힌 내용이다. 국방부는 지난 5월 30일 연어급 잠수정의 폭이 3.5m라고 밝혔으나, 7월 15일 국방부 주최 시민단체 설명회에서는 2.75m라고 했다가, 한 시간만에 3.2m라고 정정했다. 그러나 같은 달 21일에는 다시 3.5m로 다시 말을 바꿨다.
국방부의 '말 바꾸기'만 모은 보고서 나와
천안함 사태에 대한 국방부와 합동조사단(합조단)의 '말 바꾸기 백태'를 모은 참여연대의 보고서가 21일 발간됐다. 말을 바꾼 경우가 한두 번도 아니고 24번이나 되다 보니 보고서의 분량도 35쪽이나 됐다.
참여연대는 <국방부 24대 말 바꾸기>라는 이 보고서에서 "천안함 침몰 원인을 밝히는데 중요한 근거가 되는 사실들에 대해 합조단과 국방부가 어떻게 입장을 번복해왔는지를 살펴보고 이러한 사실들에 어떤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지를 정리"했다며 "진상규 명과 책임 추궁을 위해 여야를 넘어선 국회의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일각에서 제기한 의혹처럼 국방부의 어떤 의도가 있는 것이든 단순히 혼란과 무능으로 인한 것이든, 35쪽 분량의 '말 바꾸기'를 한 국방부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이 보고서에 담긴 '말 바꾸기' 중 주요 사례다.
△ '천안함은 버블제트로 침몰했다'는 합조단 조사 결과에 영향을 미친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어뢰 폭발로 인한 물기둥이 목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방부는 5월 20일의 조사 결과 발표 전까지는 "물기둥을 본 사람은 없다", "버블제트 현상에 반드시 물기둥이 수반돼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이었으나 발표 후 "백령도 초병이 백색 섬광을 관측했다는 진술 내용은 물기둥 현상과 일치한다"고 다른 말을 했다.
△ 천안함 사고를 촬영한 열상감지장비(TOD) 동영상과 사고 발생 시각은 이미 여러 차례 논란이 됐다. 국방부는 3월 30일 1분 20초 분량의 TOD 영상을 공개하며 "더 이상의 영상은 없다"고 밝혔으나 4월 1일과 7일, 5월 30일에 각각 '더 이상 없다'던 영상을 추가로 공개했다. 사고 발생 시각도 '21시 45분→21시 30분→21시 15분→21시 25분→21시 22분'으로 바뀌었다. 참여연대는 "국방부가 자신들의 편의대로 TOD영상을 편집하고 국민들에게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 사고 초기에 합조단은 천안함 스크루 프로펠러의 변형은 "해저에 부딪쳤기 때문"이라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이후 "천안함이 급정지하면서 관성력 때문에 생긴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스크루 손상 시뮬레이션과 관련해서도 "시뮬레이션 실험 결과 동일한 형태의 변형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지난 6월 29일 합조단이 발표했으나, 7월 9일에는 "변형될 수 있음을 확인했으나 실제 천안함과 동일한 변형 현상을 정확히 재현하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스크루 손상 자체도 애초에는 "없다"고 했으나 "선체가 침몰 및 인양하는 과정에서 생긴 것"이라고 뒤늦게 인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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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란이 된 어뢰 설계도 | △ 천안함을 침몰시켰다는 어뢰에 대해서도 당초 "북한 어뢰 설계도와 수거한 어뢰가 일치한다"고 했으나 실수로 비슷한 다른 어뢰 설계도를 공개한 것이 나중에 밝혀졌다. 어뢰 설계도가 실려 있다는 '북한산 무기 소책자'에 대한 입장도 '확보하고 있다→소책자가 아니라 인쇄된 종이 몇 장이다→소책자는 없고 CD에 수록돼 있으나 보안상 공개할 수 없다'로 바뀌었다.
△ 사고 후 천안함에 탑승한 장병들의 생존 가능성에 대해서도 '말 바꾸기'는 있었다. 3월 27일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은 탑승 장병들의 가족에게 "밀폐 가능한 침실에 머물러 있던 승조원은 21명 정도로 이들이 함께 호흡할 경우 최대 69시간가량 생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태영 국방장관은 4월 7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천안함은 잠수함이 아니기 때문에 완벽한 방수 기능은 갖추지 않고 있어서 처음부터 완벽하게 수밀(水密)이 돼 생존해 있으리라 생각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말 바꾸기와 번복에 대해서는 납득할 만한 해명이 없었다"며 "그 결과 합조단의 발표를 둘러싼 의혹과 문제 제기는 시간이 지날수록 오히려 증폭되고 있는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또 "보고·발표 내용의 잦은 번복은 책임 있는 정부 당국에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국방부와 정부는 자신들의 정보 왜곡과 말 바꾸기가 전 국민들, 나아가 국제사회에 미친 혼란에 대해 아무런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곽재훈 기자 / 프레시안 출처 :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40101021195919§ion=05 | ※ 본 글에는 함께 생각해보고싶은 내용을 참고삼아 인용한 부분이 있습니다. ('언론, 학문' 활동의 자유는 헌법 21조와 22조로 보장되고 있으며, '언론, 학문, 토론' 등 공익적 목적에 적합한 공연과 자료활용은 저작권법상으로도 보장되어 있습니다.)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2088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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