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모’ 김윤옥 논란, 우리는 지금 조선으로 가고 있다
(서프라이즈 / 부천사람사는세상 / 2010-11-06)
강기정 의원의 ‘몸통’ 발언에 대한 MB의 대단히 직접적인 반응과 총리, 한나라당의 엄호사격을 보노라면 왜 그토록 노 대통령이 “한나라당 집권은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고 했는지 절실히 공감하게 되며, 새삼 그의 빈자리가 그립다.
‘몸통’ 발언이 나오자 MB는 국회의원의 면책특권 축소 검토를 집권여당에 지시했다. 초헌법적 발언이 나오게 된 계기는 자신 가족이 받는 공격에 대한 ‘반격’이었다. MB가 국가를 생각하는 대통령이었다면 그렇게 직접적인 발언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의 발언도 놀랍지만, 이어 나오는 ‘몸통’ 엄호세력들의 발언을 듣노라면 참담하기까지 하다.
총리 김황식은 국회에서 강기정 의원 발언과 관련해 ‘근거를 제시하기 전까지는 허위’라고 본다면서 관련해 ‘영부인이 심각한 상처를 받았을 것’이라며 영부인의 입장을 대변했다. 국회의원이 상당히 구체적인 물증과 정황을 제시하며 수사를 촉구한 사안인데, 의원보고 수사를 하라는 말은 무책임의 정도를 넘어선다.
한나라당 황영철의 ‘국모’ 발언은 엄호사격의 화룡점정이다. 그는 국회에서 몸통 발언과 관련해 “우리의 국모가 심각한 상처를 받았다”면서 “여기서 멈추면 국모가 상처를 치유할 방법이 없다”고 발언해 파문을 낳고 있다.
|
▲ 주거니 받거니… 황영철 “강 의원 발언으로 국모가 심각한 상처를 받았다” 김황식 “영부인은 심각한 상처를 받았을 것” |
논의에 앞서 황영철은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한다. 민주공화국의 민의를 대변하는 국회의원으로서는 사용해서는 안 되는 용어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국모’란 표현은 봉건 신분제 사회에서나 통용되는 언어이다. 조선 등 왕조국가에서는 국모란 표현을 썼다. 황영철은 민주당에서 ‘김윤옥이 국모면 MB는 뭐냐?’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마음 속으로 그가 MB를 왕으로 생각하는지는 알 도리가 없으나, 민주공화국의 국회의원으로서는 입에 담기 어려운 표현을 당당하게 사용하는데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
품격이나, 국격과 관련해서도 ‘몸통’ 의혹의 대상자는 너무나 많은 구설수에 이미 올랐다. 대선 당시 한나라당 홍준표가 언급했던 다이아 반지와 관련한 세관 망신 건, MB 서울시장 재직 시 기자단 순방 때 기자단으로 동행해 언론의 지적을 받았던 혈세 낭비 사례, 대선 당시 언론에서 의혹을 제기했던 부동산 위장전입 사례 등등 많다.
MB 정권이 들어온 후 정부의 품격은 거칠게 하락하는 데 반해, 그의 발언이나 행동은 신분제 사회를 이끌고 있다는 생각을 강하게 받게 된다.
MB는 고위 공직자를 임명할 때, 늘 위장전입자나 병역 불법면제 의혹자를 고집스레 선택했다. 사람이 없어서라고 보긴 어렵고, 자신에게 충성한다면 그 정도 불법쯤은 방어해줄 수 있겠다는 오만의 발산으로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그리고 그의 그러한 대국민인식은 여러 차례 노출된 적이 있다.
국민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하는 위치에서 광우병 소고기가 싫다고 거리로 나온 ‘촛불’들에게는 먹기 싫으면 안 먹으면 된다는 말도 그렇고, 지난 추석 당시 침수피해 가족에게 ‘기왕에 이렇게 된 거 마음을 편하게 먹으라’라고 위로하는데도 불구하고 계속 힘겨운 소리를 하자 ‘그래도 사람이 살아야지’하면서 훈계한 사례도 그의 ‘대국민관’을 대변하는 사례다.
자신의 부인에 대해 공격했다는 이유로 초헌법적 발언을 마다하지 않은 MB는 그러나 청와대에서 ‘대포폰’을 사용한 것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없고, G-20이 중요하니까 포스터에 낙서도 하지 못하게 경찰력을 동원해서 막고 있다.
MB 정권 3년 만에 국격은 사라지고, 민주사회는 과거로 급속히 후퇴하고 있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선진국이었던 민주주의는 이미 ‘조선왕조’로 방향을 바꾸어 달려가고 있다.
그러나 MB는 ‘빅 브라더’가 될 수 없다. 그의 임기는 고작 2년 남았을 뿐이다. 다행이기도 하고, 불행이기도 한 ‘사실’이다.
부천사람사는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