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대 정기영 교수 “천안함 흡착물질, 폭발 단정 못한다”
(민중의소리 / 김경환 / 2010-11-15)
천안함 선체와 ‘결정적 증거물’에서 발견된 흰색흡착물질이 폭발로 인한 것이 아니라 100℃ 이하에서 생성되는 알루미늄황산염수화물이라는 전문가의 분석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광물 분석 분야의 권위자인 정기영 안동대 교수(지구환경과학과)는 독자적으로 흡착물질을 조사한 결과 최근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한겨레21>이 15일자 최신호에서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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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안함 침몰사고’ 민군합동조사단이 13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천안함 사건 합동조사결과보고서’ 발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민중의소리 김철수 기자 |
정 교수는 지난달 중순께 <한겨레21>로부터 언론3단체가 국회 이정희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흡착물질의 일부를 넘겨받아 분석을 했다.
정 교수는 천안함 선체 3곳과 어뢰 2곳 등 5곳의 흡착물질 시료를 가지고 주요 성분과 화학 조성 비율을 분석했다. 현미경 분석, 엑스선회절분석(XRD), 에너지분광분석(EDS)과 같은 기초적인 분석뿐만 아니라 전자현미화학분석(EPMA), 원소분석(EA) 등 총 11가지 실험을 실시했다.
이를 통해 정 교수는 흡착물질 내 알루미늄-황-산소의 비율이 ‘아시’에 있는 각 성분의 비율과 거의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아시’는 양판석 캐나다 매니토바대 지질과학과 분석실장의 결론과 같은 것이다. ‘아시’라고 불리는 알루미늄황산염수화물과 바스알루미나이트는 사실상 같은 물질을 말하는 다른 이름이다.
정 교수는 흡착물에 있는 알루미늄과 산소만을 주목해 알루미늄산화물이라고 결론 내렸던 국방부와 달리 황(S) 성분의 존재를 무시하지 않았다.
정 교수는 이 물질이 어떻게 형성됐는지를 밝히기 위해 주사전자현미경(SEM)으로 미세 구조를 분석한 결과, 분말 형태의 물질이 결정 상태로 흡착된 게 아니라 바닷물 속에 녹아 있던 물질이 점액질 상태로 흡착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흡착물이 해수에 녹은 상태에서 침전됐다는 뜻이다. 흡착물질은 대체로 일정한 방향성을 띠면서 쌓였다. 폭발에 따른 것이었다면 ‘규칙성 없이 무질서하게 쌓이는 흡착’이었겠지만 그와 다른 양상이었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한 층 한 층 쌓이면서 만들어진 구조로 볼 때 폭발을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또 “아시는 알루미늄과 해수에 녹아든 황이 만나 결합된 것”이라며 “형태를 봤을 때 뭔가 갑작스러운 ‘환경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 ‘환경 변화’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 수는 없지만 100℃를 넘지 않은 상태에서 ‘아시’가 만들어졌다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황의 기원에 대해 그는 바닷물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알루미늄에 대해서는 흡착물질 시료만으로는 기원을 밝힐 수 없다고 결론을 유보했다. 흡착물질이 선체와 어뢰 부품 어디에 어떤 형태로 흡착됐는지를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시료 분석만으로는 풀리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국방부가 XRD, EDS 등 기초적인 실험만 하고 웬만한 대학·연구소에 다 있는 일반적인 장비를 통한 실험으로 넘어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방부가) 시간이 모자라서였든, 아니면 다른 상황이 있었든 좀 더 다양하게 분석했다면 중요한 정보를 놓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http://www.vop.co.kr/A0000033705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