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별들의 합창
(서프라이즈 / 마늘한접 / 2010-12-05)
연평도의 긴장이 조금씩 씻겨지고 있다.
예의 가죽점퍼는 그러나 전쟁기념관이 아닌 곳에서 또 한 번 북한에 아낌없는 격려(도대체 격려로 밖에 이해가 되지 않는다)를 보내 주었고, 국방부 장관은 (임의의) 마사지 혐의(?)로 사퇴하였다. 생때같은 목숨 쉰여 명을 수장할 때도 멀쩡했음에도 불구하고 유일한 지지층이랄 호전광들의 원성을 샀다고 하니 진정 국가 안보가 이명박 정권의 최우선인지 먼저 묻고 싶다.
연평도 포전 이후, 국방부는 또한 천안함과 마찬가지로 연일 쏟아지는 질타에 대한 변명에 하루해를 마감하고 있다. 대응포의 탄착이 확인된 후, 굳이 잘 보이지 않는 곳까지 확대하여 들춰내고, 살상반경이 어쩌고 하면서, 북도 상당한 피해를 입었을 것(!)이라고 항변한다. 살상반경이란 도시적인 성능으로 피해규모를 파악해야 할 정도로 우리 군의 첩보 능력이 그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고백과 전혀 다르지 않으니… 이 또한 미군 가랑이를 잡으려는 몸부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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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평도에 첫 배치한 M-270 다연장로켓발사기(위)와 지대공 단거리 미사일 천마(아래) 발사 모습 ⓒ서울신문 |
한편, 연평도 포전 이후 군은 연평도에 천마를 비롯하여 다연장포 등 화력을 증강배치하고 있는데… 분명히 잘 생각해 볼 일이다. 이번에 증강배치가 되는 각종 화력이 창고에서 예비전력으로 수용하고 있던 것이라 해도 유사시를 대비한 절대 물량의 감소에 따른 추가확충 계획이 우선되어야 한다.
더구나 이번 화력의 배치가 중서부 수도권방어력의 일부라고 하니, 결국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땜질에 지나지 않는다. 수도권의 방어력이 취약해진 것은 말할 것도 없다. 그 정도의 재배치로 수도권이 위협을 받지 않는다는 변명은 물론 말이 되지 않는다. 이전에 불필요한 병력이 배치되어 있음을 의미하며 실전 배치에 따른 자연손실을 방치하였다는 의미이다.
더 심각한 것은 이번에 전개된 화력이 유개진지도 아닌 야지에 노출이 되어 있고 야트막한 산그늘에 그 몸을 숨기고 있지만 그 좌표 역시 백주에 노출하고 있으니 일반 곡사화기로도 충분히 타격을 입을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즉 이번 증강배치는 유사시 적의 첨병을 가로막는 전개 화력의 역할이 아닌 초기 발발 시 적의 포연을 유도할 타깃으로만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가 개전하지 않는 이상 먼저 두들겨 맞고 시작하는 것은 뻔할 것이고 적의 입장에 생각하면 무엇을 먼저 주 타깃 삼아야 하는가는 생각할 필요조차 없다. 기본적인 전개 화력의 배치에 있어 수억 아니 수십억을 단지 대국민 홍보용으로 펼치고 있을 뿐이다.
아무리 사거리가 어쩌고 정밀도가 어쩌고 설레발을 떤다 하여도 그 정도의 정밀도와 사거리를 지닌 무력을 곡사화기의 사거리 내에 두고 그 배치까지 노출한다는 것은 분명히 북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국민을 호도하기 위한 목적임에 틀림이 없지 않느냔 말이다.
또한, 천안함과 이번 포전 등을 이유 삼아 서해 상에 (통합) 사령부를 신설하는 것을 구상하고 있다는데… 어쩜 여의도의 그분들과 완전히 일치하는지. 패전의 책임에 따른 문책과 이미 천안함에서 드러난 보고선 상의 난맥 일선 지휘관의 눈치 보기가 재현이 됨에 따른 책임과 문책보다 일단 또 다른 보직 먼저 확보하고 보자는 발상이 아니고 무엇인가!
신규 사령부이니 사령관은 별 네 개에 참모진을 비롯한 예하 군단급의 배치가 뒤따를 터 최소 50개 이상의 별이 필요한 마당에 급작스레 장성을 퇴진하여 물갈이한다면 전력에 누수가 생기니 뭐니 볼멘소리로 현재의 문책 상황을 벗어나고자 하는 발상, 참으로 멋지지 않은가! 기회주의자의 휘하에서 위기를 곧 기회 삼는 진정한 산업역군이 아닌가! 하는 품새를 보나 심보을 보나 삽질이 딱인데 왜 굳이 꼬챙이 들고 나대는지.
전작권도 없고 대응규칙조차 남의 뜻을 좇아야 하는 이 기가 막힌 현실은 보여주지 않는다. 그저 립서비스에 화력의 제원을 나열하며 이미 북한보다 월등한 화력을 지니고 있다는(그러나 미군이 꼭 필요하다는 아이러니함. 아주 대놓고 눈뜬장님이라고 홍보하고 다니신다.) 뉴스는 매일 지면과 화면을 메우고 있지만 아무리 총검으로 잘 무장하고 훈련이 잘되어 있다 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원전에 끼워 팔리는 신세로 전락한 지 오래요, 모래 퍼 나르며 실전훈련을 하고 있는 공병의 현실. 어디서 사기를 찾고 의욕을 부른다는 것인가!
행정화 된 군대의 모습 이전에 정치에 휘둘리며 가장 값싼 용병으로 전락하지 오래다. 불상사가 생기면 무공훈장 하나 던져주고 빙송에서는 국민성금 모금이 전개가 된다. 도대체 정부는 왜 존재하며 국가 예산은 다 어디에 박혀있는가! 공구리가 그렇게 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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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기대응 전략’이라고는 “가죽점퍼를 입고 지하벙커에서 오바마한테 전화하는 것”밖에 없으니 이참에 미군으로 종속되는 것은 어떨지… |
또 한 가지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더욱더 미군 종속이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정보에 있어 100% 어깨를 빌고 있는 입장이니 더 말할 것도 없지만 차제에 필요한 각종 화력과 보조수단 역시 모조리 메이드인 유에쎄이로 깔릴 듯 하다. 자주국방이 아닌 미주국방이 현실화되고 있으니, 60년 성상에 g20 (순회) 의장국이면 또 무슨 소용이 있으랴. ‘이렇게 약할 줄은 몰랐다’는 비아냥. 너희를 향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에 대한 모욕임에도….
이참에 아예 국군 딱지 떼고 미군으로 종속되는 것이 어떨지. 솔직히 미군의 지휘하에 미군의 지시에 따라야 하는 용병(더구나 지독하게도 싸기만 한 용병)이 아닌가! 전사에 대한 탐구는 전무하고 전술에 대한 기초적인 (무력배치의) 원칙마저 망각한 채 그저 이 한 몸 무사히 전역하게 하옵소서를 간구하는 이 깊으신 신앙. 여기에 권리조차 없는 확전을 부르짖고 있는 조중동의 선동.
이 합창에 이제 귀가 따갑다. 연평도 이제 그만 떠들지. 평화를 몰아내고 포성을 부른 놈이 평화를 부르짖으며 원칙에 살다 주검으로 떠밀린 대통령을 부관참시하려 하는가! 군의 현대화와 자주를 말하며, 애써 세운 자주의 기틀을 누가 무시하고 삭제하였으며, 또 누가 전횡하였는지.
아무리 떠들어도 국민은 안다. 똥별의 합창 그 소음 속에도 분명히 평화와 주권에 대한 요구는 뚜렷하게 들린다.
마늘한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