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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등 신문’ <조선>이 굳이 낙종을 무릅쓴 이유

순수한 남자 2010. 12. 23. 14:46

‘1등 신문’ <조선>이 굳이 낙종을 무릅쓴 이유
번호 223040  글쓴이 希望 (actsky)  조회 1100  누리 308 (313-5, 19:39:0)  등록일 2010-12-23 13:19
대문 21 [언론개혁] 


‘1등 신문’ <조선>이 굳이 낙종을 무릅쓴 이유
조선 민중을 일왕의 자식으로 만들고도 “친일 안 했다”

(서프라이즈 / 希望 / 2010-12-23)


정의옹호(正義擁護), 문화건설(文化建設), 산업발전(産業發展), 불편부당(不偏不黨).

우리나라에서 가장 발행부수가 많은, 그래서 자칭 ‘최대신문사’인 조선일보가 거창하게 내걸고 있는 기업이념이다. 특히 ‘정의옹호’에 대해서는 “조선일보는 민족지로서 민족의 정의를 으뜸가는 가치로서 정치적 정의, 경제적 정의, 사회적 정의를 옹호하겠다는 신념의 피력이며, 아울러 이러한 정의를 존중하는 여론기구로 자임함을 천명한 것”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불편부당’도 못지않다. 조선일보는 “불편은 좌파나 우파나 치우치지 않고 중립적 가치를 지향한다는 의미”며 “부당은 어떤 정치력, 지배력 또는 경제력에 의해서도 흔들리지 않고 운영해나갈 수 있다는 자신을 표명한 것”이라고 강조한 뒤 “이후 이 사시는 어떤 세력에 의해서도 좌우되지 않는다는 조선일보의 뚜렷한 좌표로 발전됐다”고 밝히는 데 이른다.

역시 ‘1등 인터넷뉴스’ 타이틀을 내건 조선닷컴은 “조선일보의 사시는 일제강점기인 1933년 4월에 만들어졌다”며 “계초 방응모 사장의 조선일보 인수 이후 당시 사장이었던 독립운동가 조만식 선생과 방응모 선생이 주도했다”며 “이 사시는 지난 세월동안 조선일보의 흔들림 없는 이념과 지향점이 됐다”는 내용을 소개하기도 한다.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1등 신문의 ‘낙종’과 다른 매체들의 ‘낙종 동참’

그런데 자칭 ‘최대신문사’ ‘1등 인터넷뉴스’가 대부분의 매체가 보도한 뉴스를 빼먹는 사고를 일으켰다. 국내외에서 발생하는 사건의 대부분을 신속하게 보도해온 조선일보의 평소 모습과는 영 다르다. 게다가 자사 관련 뉴스였으니 ‘특종(特種)’은 ‘따 놓은 당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낙종(落種)을 감수했고, 심지어 만 하루가 지나도록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판사 서태환)가 22일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이 “친일 인명사전에 방응모 전 조선일보 사장의 이름을 등재하지 말라”며 낸 친일반민족행위결정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일부 승소판결을 내렸다. 연합뉴스는 “방응모, 친일결정취소訴 일부승소” “방응모 친일 부당결정 아니다” 등 평소와 다른 ‘모호한 제목’으로 혼동을 야기하기도 했다.

서울신문이 “방응모 후손, 친일등재취소訴 일부만 승소”라는 제목을 썼지만 많은 매체가 명확하게 타이틀을 뽑아냈다. “법원 ‘방응모, 친일파 맞다’”(뉴시스), “법원 ‘방응모, 친일 인정’”(경항), “법원, 방응모 ‘친일’ 인정”(한겨레), “방응모 친일행위 결정처분 정당”(한국) 등으로 썼으며 심지어 동아일보도 “방응모 친일 부당결정 아니다”는 인터넷뉴스를 게재했다.

하지만 방 전 사장의 친일파 공식인정과 관련된 뉴스는 지상파TV 중 MBC만 ‘뉴스데스크’를 통해 보도했을 뿐 KBS의 ‘뉴스9’와 SBS의 ‘8시뉴스’에서는 볼 수 없었다. 신문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앞에서 소개한 신문들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침묵했다. 포털사이트 검색순위에서 상위에 오른, 누가 봐도 궁금해할 만한 가독성 높은 이슈를 대놓고 외면하는 셈이다.


1938년 1월 1일 일왕 부부 사진과 함께 ‘내선일체’ 주장

이날 재판부는 “1944년 조선항공업 창립발기인으로 활동한 부분에 대해 친일행위로 판단한 부분을 취소하지만 나머지 활동에 대해서는 친일행위로 인정된다”고 판결했다. 방 전 사장은 국민총력조선연맹 참사, 조선임전보국단으로 친일활동에 앞장섰고, 1937년 경성방송국 시국강연에서 “일본제국은 극동평화를 확립시키려 한다”는 내용에 강연을 하기도 했다.

1938년 조선총독부의 언론통제정책에 협조하기 위해 조직된 조선춘추회 발기인 겸 간사로 활동했다. 조선일보는 1938년 1월 1일자 1면에 일왕 부부의 사진을 게재하고 내선일체를 주장했으며 1940년 4월 일왕의 생일에는 ‘제39회 어탄신을 맞이하옵시사’라는 내용을 실어 졸지에 조선 민중을 일왕의 자식으로 표현하는 등 “하지 말아야 할 말만 하는 신문”이었다.
 
방 전 사장은 사비로 고사포를 매입해 일본군에 기증했고 전국을 순회하며 황군 지원을 독려했다. 조선일보가 박정희의 유신 개헌을 “가장 적절한 시기에 가장 알맞은 조치”라고 찬양하고, 전두환을 “가장 잘 훈련되고 조직된 군부 엘리트로서 도덕성과 성실성이 뛰어나고 진취력이 강해 새 시대를 열고 새 정치를 펼칠 지도자”라고 칭송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이를 지켜보는 동아일보의 표정도 씁쓸하다. 김재호 동아일보 사장이 창업주이자 자신의 할아버지인 김성수에 대한 친일반민족행위 결정을 취소해달라며 소송을 냈고, 같은 법원에서 심리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잘못을 깨끗이 인정했으면, 아니 차라리 그냥 얌전히 있기만 해도 나을 뻔했다.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이래서 초록은 동색(同色)인가 보다.

 

希望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223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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