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감한 미국경제, 이들은 어디서 해법을 찾으려 할까
(서프라이즈 / 권종상 / 2010-12-24)
성탄이 가까워지고, 곧 새해가 다가오겠지요. 벌써 다른 직장들은 크리스마스 휴가가 시작됐고, 또 학교들 역시 두 주간의 짧은 겨울방학에 들어갔기 때문인지, 아침 출근길은 무척 쾌적했습니다. 시속 80마일의 쾌속으로 I-5 고속도로를 달려 30분도 채 걸리지 않아 일터에 도착했습니다.
비가 내립니다. 이 비는 시애틀의 날씨가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신호이기도 하지요. 지난번에 이곳에 큰 눈과 비를 뿌렸던 '하와이안 익스프레스'는 캘리포니아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그 바람에 남가주가 물바다가 되고, 캘리포니아의 좀 높은 지역엔 엄청난 눈이 내렸다는 이야기가 다 들릴 정도입니다. 사실 LA 같은 곳은 정말 물 빠질 곳이 바다밖에 없기에, 한번 비가 크게 오면 심각한 수준이 됩니다. 거기에 항상 땅이 말라 있다가 갑자기 많은 비가 내리면 물기를 머금은 지반이 무너져내리는 일이 많아서 산사태의 위협도 크지요. 별 일 없이 지나가야 할 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크리스마스를 이틀 앞두고 나르는 소포의 양은 정말 꽤 됩니다. 지난해와 비교해 볼 때 두 배 가량 늘었습니다. 그런데 해마다 이맘때를 앞두고 계속 나왔던 소매점의 카달로그, 우편통신 판매량은 많이 줄었습니다. 대략 두 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을 듯 합니다. 하나는 우편 카달로그 대신 인터넷을 사용한 주문이 많이 늘었을 거라는 것이고, 또 하나는 지난해에 비해 가용자금들이 늘어났다는 것입니다.
사실 주택 가격의 이상 폭등, 그리고 이 거품의 갑작스런 붕괴로 인해 많은 사람들은 집이 가장 비쌀 때 투자했던 자금을 은행에 갚을 수 없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당연히 이것은 개인부도로 이어지고, 이것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은행들도 타격을 입게 되자 대형 은행들도 자금을 회수하지 못해 이런 공황을 불러왔었습니다. 당연히 당시에 집은 초과공급량으로 인해 남아돌고 있었지만, 집값만큼은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이상한 믿음은 계속해서 사람들에게 투자를 하게 만들었고, 그것은 결국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에 '미국발 공황'을 불러일으키는 계기가 됐던 거죠. 그런 일이 생긴지 몇 년이 지났습니다. 그리고 지금 집값은 분명히 떨어졌습니다. 거품이 꺼진 것이지요. 그리고 모기지를 갚을 수 없어 집을 '내던진' 사람들은 조금씩 돈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올해의 늘어난 소포량엔 아마 이런 사연들이 감춰져 있을 것 같습니다.
미국인들의 소비 패턴 자체가 바뀔 거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번의 공황을 겪고 나서 미국인들의 모습은 많이 달라진 것 같습니다. 소비경제로 운용되는 미국경제의 모습을 볼 때, 아직 미국의 불황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거시적인 지표가 좋아졌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 미국민들에게 '직장'을 보장할 수 있는지는 불투명합니다. 아무튼, 저는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나름 안정된 직장을 가지고 있고, 그 때문에 그저 감사하게 생각할 뿐입니다. 아무튼 미국의 경제 회복은 결국 미국 내의 일자리 증가에서만 찾을 수 있는데, 갑자기 미국에서 직장이 늘어나기란 어렵습니다. 아무튼 이곳에서 말하는 '전통 자본주의 체제'를 지켜내기 위해서라도 약간의 사회주의적 제도들이 필요한데, 오바마 대통령은 최상위 부자들에게 더 세금을 걷자는 애초의 안을 꺾고 공화당과 전체 감세 2년 연장으로 타협을 봤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이같은 감세는 병아리 오줌처럼 사람들이 조금 더 '구매'하는 데 도움을 줄 뿐이고, 실제로 도움을 주려면 일자리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근로 생산직의 많은 부분이 NAFTA (북미자유협정)에 의거해 멕시코로 나가 있거나 혹은 중국에서 생산하는 물건들이 더 많은 미국 기업들이 이미 자유로운 신용카드 발행 이후 보게 된 돈 맛을 뒤로 하고 생산시설을 미국내로 다시 가져올 것인가 하는 것이고, 이런 상황을 볼 때 미국의 경제적 회복이 된다 하더라도 이미 몇년 전 수준으로 돌아가긴 분명히 글렀다는 것입니다.
미국은 어떤 식으로든 이걸 해결하려고 들 텐데, 과연 이들이 '어떻게' 해결하려 할 지를 두고보는 것은 매우 중요할지도 모릅니다. 지금 이들이 이라크 파병 인원과 아프간 파병 인원을 거둬들인다면 어떤 식으로 나오게 될지. 이들에게 국지전은 매우 구미 당기는 메뉴일지도 모르고, 그렇다면 원래 극동 지역으로 파견되어야 하는데 지금 이라크로 모두 나가 있는 포트 루이스의 '스트라이커 기갑여단' 같은 것이 모두 이라크를 빠져나오는 순간, 평화는 찾아올까요? 천만에요. 그렇다면 이들의 다음 예봉은 어디로 향하게 될까요? 여러가지 생각들이 겹치는 세모입니다. 가뜩이나 살기도 빡빡한데.
언제나 '뜨끈한' 글거리를 주시는 당신은 '보온' 상수
(서프라이즈 / 권종상 / 2010-12-23)
안상수 대표님...
잊을 만 하면 꼭 한건씩 터뜨려 주시는 그분...
그동안 나름으로 그분이 제 글감을 제공해주신 것도 꽤 됐었지만...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101&articleId=2658159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4117722
글쎄요. 하도 이런 일들이 터지니 뭐라 말할 수도 없지만, 얼마전 의사협회 회장이란 분이 기자들 있는데서 건배사로 외쳤다는 "오바마!" 와 비교해 보면 대략 그림이 잡힙니다. 이들이 어디를 가고, 어떻게 어울려 놀고... 그런 모습들이 그냥 눈에 보이는 듯 합니다. 하긴, 이 정권의 정점에 계시는 분께서는 그런 말씀도 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얼굴 예쁜 여자보다는 못생긴 여자가 서비스가 더 좋다" 라는 말이었던가요? 그분이 햄스터같은 영롱한 눈망울을 반짝거리며 그런 말씀을 하실 때, 원내에서 그 분을 받쳐주시는 분께서야 뭐 비슷한 생각을 할 수 있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겠지요.
사실 이 사건에서 메시지가 되어야 하는 부분은 '외모지상주의'에 관한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그 핵심은 '성이 상품화되는 것을 당연히 여기는 사회환경'이고, 그것을 척결하는 데 앞장서야 할 지도층이 먼저 '룸살롱'을 운운하는 실태이며, 그것을 당연히 여기는 사람들의 정신상태일 것입니다.
뭐, 굳이 이런 걸 논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대한민국의 권력의 중심에 있는 사람들이 어떤 모습인가를 스스로 알아서 이렇게 백일하에 드러내는 판인데. 문제는 이런 사람을 권력에 앉힌 사람들이겠지요. 제발, 다음번엔 선거 잘 해 주시길. 아니, 적어도 그냥 표 던져버리는 분들이 없으시기를. 적어도 어떤 사람들이 권력을 잡게 됐을 때, '모두들 들러붙어 해 봤더니, 이렇게 나와서 승복한다' 정도의 컨센서스는 있어야 할 것 아닙니까.
어쨌든 계속해 제게 글거리를 제공해 주시는 늘 뜨끈뜨끈한 보온병 같은 안상수 대표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복된 세모 되시고,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아마 복받기보다는 동네 북이 되어 엄청 터지셨을거라 생각은 되지만, 저는 그것이 님이 혹시 권력의 정점에 계신 그분을 몸빵해 드리기 위해 그 자리에 계신 것이 아닌가... 하는 망상을 가끔 해 보기도 합니다.
시애틀에서...
권종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