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막내 기자들 “KBS 망친 건 사장 당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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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 조현호 / 2010-12-27) 강규엽 고순정 김경진 김재노 백미선 손원혁 신방실 양성모 유승용 이정훈 장성길 조정인 조지현 최경원 한승연 허솔지 등 25명의 34기 막내 기자(2008년 입사)들은 27일 오후 성명을 발표하고, “입맛에 안 맞는 기사는 막고 비판적인 기자는 잡아 가두던 군사정권의 화석이, 저희가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되살아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공영방송 KBS의 명예를 실추시킨 장본인은 김인규 사장과 사측이라고 지목했다. 이들은 자신들에 대해 입사 4년 차로 접어드는 기자이자, 전국 곳곳에서 KBS 기자로서 각자의 모습을 만들어가고 있는 시기이며, 신참으로 가장 활기차게 일해야 할 시기라면서도 “하지만 KBS 기자로서의 모습에도, 조직의 신참으로서의 모습에도 의욕을 갖기 힘든 상황”이라고 현실을 진단했다. 이들은 MB 특보 출신인 김인규 사장 취임 이후 탐사보도팀 해체와 부당 징계, 보복 인사, 잇단 정권 홍보를 포함해 KBS에서 벌어진 비상식적인 일들에 저항하며 수차례 제작 거부와 파업에 동참한 이유가 더 이상 KBS를 망가뜨리지 말라는 경고였다면서 “하지만, 상황은 신기록을 작성하듯 나빠졌다”고 개탄했다. KBS 뉴스가 의제설정은커녕 벌어진 일도 기사로 쓰기 힘든 언론이 됐다는 한탄이다. “역사의 기록인 줄만 알았던 대통령 찬가가 9시 뉴스에서 방송되고, 지금도 실체를 모를 G20 정상회의에 KBS의 모든 역량이 투입됐습니다. 반면, 올해 가장 뜨거운 이슈였던 천안함 사태와 4대강 사업에 대한 심층취재물은 우여곡절을 겪고서야 방송됐습니다. 새로운 의제를 제기하기는커녕, 이미 벌어진 일을 기사로 쓰기도 힘든 언론사가 된 것입니다.” 이들은 또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징계의 칼바람에 대해 “국내 대표 언론사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는 믿기 힘든 치졸한 일이 잇따르고 있다”며 놀라운 심정을 드러냈다. 미디어오늘 기고를 통해 KBS의 G20 정상회의 과잉홍보를 비판한 김용진 기자가 정직 4개월을 당한 것에 대해 이들은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이유는 저희들이 보기에, 이미 수뇌부가 실추시킨 KBS의 명예를 너무 적나라하게 고발했다는 의미로 읽힌다”며 “능력 있는 직원의 고언에 징계로 화답하는 회사의 치졸함이 온 세상에 알려졌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사장에게 입바른 소리를 한 동기 김범수 PD의 글을 삭제하고 징계를 검토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며 “KBS본부노조 파업 동참을 이유로 60명에게 징계를 통보한 일도 회사의 수준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한 달이나 파업을 한 것을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 없다면 본부노조원 1000명에게 모두 징계를 내리실 것을 권한다”며 “사장과 간부들에게 고까운 노조를 만든 책임을 묻겠다면, 그 책임은 저희들부터 기꺼이 지겠다”고 단언했다. 이들은 이어 현재의 KBS를 보며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음을 토로했다. “1980년대에 태어난 저희 대부분은 군사정권의 언론 탄압에 대해 책으로만 배웠습니다. 입맛에 안 맞는 기사는 막고 비판적인 기자는 잡아 가두던 군사정권의 화석이, 저희가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젊은 기자들의 이 같은 탄식은 김인규 사장과 사측에 대한 정면 비판으로 이어졌다. 이들은 “밖으로는 정권의 방송이라는 비난을 받게 하고, 안으로는 비판하는 입을 막아 KBS의 명예를 땅에 떨어뜨린 책임은 누가 져야 하느냐”며 “KBS의 명예를 실추시킨 장본인은 시계 바늘을 거꾸로 돌리고 있는 김인규 사장과 사측, 바로 당신”이라고 성토했다. 다음은 KBS 보도본부의 막내 기수(2008년 입사)인 34기 기자들이 연명으로 발표한 성명 전문이다.
누가 KBS의 명예를 실추시켰습니까? 공교롭게도 저희가 입사한 2008년 이후 두 번이나 사장이 교체됐고, 그때마다 안팎의 우려가 많았습니다. 그 우려는 KBS가 정권의 방송으로 전락했다는 비난이 되어 돌아오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비난은 정치권력으로부터 KBS를 지키러 왔다는 김인규 사장 취임 이후 점점 더 거세지고 있습니다. 1980년대에 태어난 저희 대부분은 군사정권의 언론 탄압에 대해 책으로만 배웠습니다. 입맛에 안 맞는 기사는 막고 비판적인 기자는 잡아 가두던 군사정권의 화석이, 저희가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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