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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씨와 김영삼 씨… ‘그 양반들’의 문제

순수한 남자 2011. 1. 8. 10:13

이명박 씨와 김영삼 씨… ‘그 양반들’의 문제
번호 226251  글쓴이 希望 (actsky)  조회 743  누리 237 (237-0, 18:22:0)  등록일 2011-1-7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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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씨와 김영삼 씨… ‘그 양반들’의 문제
[폴리스코프] 무의식중 반복되는 표현, 자신의 의식 반영

(서프라이즈 / 希望 / 2011-01-07)


2007년 대통령선거 분위기가 한창 가열되던 9월 27일.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20~40대 직장인들과 만났다. 공채로 입사해 최고경영자에 올랐던, 그래서 소위 ‘샐러리맨의 신화’로 불리던 이 후보가 만든 ‘샐러리맨들과 타운미팅’이었고, 이날은 다섯 번째 모임이었다.

모임 이후 권기균 한나라당 부대변인은 보도자료를 통해 “존경하는 인물에 대한 질문에 이 후보는 ‘존경하는 인물은 인도의 간디와 도산 안창호 선생이다’고 대답했다”고 밝혔다.

얼핏 보면 별문제가 없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보도내용은 좀 달랐다. “밝히고 싶지 않은데 굳이 말하라고 하면 인도의 간디를 존경하고, 국내에선 도산 안창호 씨를 존경한다”는 것이었다.

한나라당 특유의 ‘마사지 된 보도자료’에 대통합민주신당 경선후보였던 정동영캠프의 김현미 대변인은 즉각 “입만 열면 사고 치는 이 후보가 민족지도자를 욕보이는 망발을 저질렀다”며 “독립운동가인 도산 안창호 선생이 언제부터 이 후보의 친구였느냐”고 말하고, “도산 안창호 선생이 안창호 씨면 이순신 장군은 이순신 씨, 안중근 의사는 안중근 씨냐”고 꼬집었다.

역사적 위인에게 ‘씨’라는 호칭은 상식 밖이다. 한 포털사이트가 소개하는 ‘씨(氏)’의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다.

“(성년이 된 사람의 성이나 성명, 이름 아래에 쓰여) 그 사람을 높이거나 대접하여 부르거나 이르는 말. 공식적·사무적인 자리나 다수의 독자를 대상으로 하는 글에서가 아닌 한 윗사람에게는 쓰기 어려운 말로, 대체로 동료나 아랫사람에게 쓴다.”


MB : YS = ‘안창호 씨’ : ‘김구 씨’

‘안창호 씨’ 사건 이후 3년 3개월 후, 이번엔 ‘김구 씨, 그 양반’이 등장했다. 이번에도 대통령급에서 나온 발언이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5일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의 새해 인사를 받던 도중에 “나는 김구 씨를 만나 본 적이 없다”며 “그 양반이 돌아간 다음에 서울대 학생들과 경교장에 가서 시신을 본 적이 있다”고 말하고, “그 양반을 만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은 또 이승만 전 대통령과 김구 선생을 비교하면서 “이 박사가 정치적인 감각은 있었던 것 같다”며 “그런데 김구 씨는 이북에 김일성을 만나러 갔다 왔다”고 말하고, 거듭 “정치적인 시각은 이 박사가 좀 더 높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앞서 김 전 대통령은 2009년 2월 김수환 추기경 서거 당시에도 ‘그 양반’이라고 표현해 물의를 빚은 바 있다.

하필 이 자리는 김 전 대통령이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뜻을 밝힌 자리였다. 김 전 대통령은 “죽으면 끝나는 것이고 영원히 못산다”며 “내가 가진 재산을 자식에게 줄 필요가 없고, 재산을 환원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원희룡 한나라당 사무총장이 재산의 사회 환원을 약속했고, 앞서 이명박 대통령도 331억 원을 기부한 바 있다.

YS와 MB는 정말 많은 공통점들이 있다.

일단 둘 다 젊은 나이에 두각을 나타냈고, 대통령에 당선됐으며, 나라를 제대로 말아먹었다. 자녀 문제로 구설수에 오른 것도 비슷하다. 또 재산을 사회에 환원했는데, ‘사단법인 김영삼 민주센터’ ‘재단법인 청계(淸溪)’ 등 자신의 이름이 담긴 법인에 환원해 일반의 기부 관행과는 다른 양상을 보였고, 하고도 욕을 먹었다.


천박한 사고에서 나온 조악한 언어구사력

하지만 정말 비슷한 점은 바로 ‘언어구사력’이다.

김 전 대통령은 “의원들이 도저히 해서는 안 되는 말까지 하고, 대통령에 대해 마구잡이로 욕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의원이 말을 함부로 해 너무 창피하다”고 말해 천정배 민주당 최고위원을 겨냥했고, 여기에 “우리가 의원 할 때에는 대통령을 그렇게 욕하지 않았고, 최고 원로로 예우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대중 대통령에 대해 “김대중이가 완전히 발악하고 있다”거나 노무현 대통령 서거 당시 “노무현의 장례식을 국민장으로 치른 것은 이명박이 실수한 것”이라며 “국민장이 아니라 가족장으로도 충분하다”고 말한 사람, “헌화할 꽃을 그냥 던져버리고 나왔다”거나 “정신병자” “노무현이 보기 싫어 NHK만 봤다”는 ‘막말’을 쏟아낸 사람이 누구였는지는 잊은 모양이다.

이 대통령도 약진했다. 도산 안창호 선생은 ‘안창호 씨’였지만 일왕(日王)은 천황(天皇)이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광주사태”였고, 청계천을 반대하면 “곧 죽을 사람” “저런 놈”이었으며, 여운계·김수미·김을동은 “한물 살짝 간 중견배우”였다. 이외에도 ‘마사지걸’ ‘관기’ ‘장애 태아 낙태’ ‘노조비하’ ‘대학교수와 오케스트라단원 비하’ 등 수많은 어록을 남겼다.

“말 한마디로 천 냥 빚 갚는다”는 속담이 있거니와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천 냥 빚’에 해당하는 부담을 지기도 한다.

언어는, 특히 무의식중에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표현은 그 사람의 의식을 반영한다. 심리학자인 데이비드 리버만(David J. Lieberman)은 “언어란 사고의 토대이고 사고는 감정의 영역”이라고 말했다. 꼭 김영삼 씨와 이명박 씨에게 하는 말 같다.

 

希望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226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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