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의 출마검토에 대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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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 / 가을들녘 / 2011-02-16)
관련 글 읽기 ☞ 4·27 재보선, ‘분당을’에서 이기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이제 70일 남은 4·27 재보궐선거는 내년 총·대선 권력대탈환 투쟁의 신호탄이고 바로 이 수도권의 관문 ‘분당을-노르망디 상륙작전’에서 이겨야 내년 총선에서 딴나라당의 수도권 의원들을 절멸시키고 고토를 회복할 수 있다. 이기지 못해도 좋다. 적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어놔야 내년에 뭐가 되어도 된다. 여기에 총력집중, 꼭 필요하다. (※ 참고 : 수도권에서 딴나라당 의원들을 50명 이상 떨어뜨리지 못한다면 현 야권은 ‘최상의 완벽한 연합과 통합’을 이룬다 해도 160석을 넘기기 힘들 것이다. 만에 하나 수도권에서 35석을 뺏어오지 못하면 의회 과반수 연합 달성 자체가 매우 힘들어진다. 수도권 35석 탈환이 쉬울 것 같나?)
이 중요한 ‘분당을’ 전투에 우리는 어떤 장수를 내세워야 하나? 오마이뉴스의 부사장 김당 기자는 [‘거적때기’는 식상하다… ‘빅매치’ 원하는 분당 : [정치 톺아보기] 4·27 재보선과 손학규의 운명… 분당에서 떨어져도 ‘본전’]이란 기사에서 손학규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의 글을 잠깐 보자.
본격적으로 손학규 분당을 카드를 점검하기 전에 김당 기자의 글에서 꼭 하나 짚을 것이 있다. 김당 기자의 말대로 어느 쪽이 이기든 내년도 총선 승리는 대선 승리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긴 하다. 그러나 내년도 총선 승리의 과실을 손학규 현 민주당 대표가 고스란히 혼자서 집어삼킬 가능성은 매우 낮다. 왜? 손학규 대표의 임기는 아무리 길어봐야 올해 12월 중순이고 민주당은 내년도 4월 총선을 빠르면 올 연말, 늦으면 내년 정초에 새로 들어설 지도부에 의해 치르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야권 총선 연합’과 현 민주당의 손학규/정동영/정세균의 완벽하고 팽팽한 3분지계의 형국을 고려하면 김당 기자의 (손학규 대표에겐) 희망 섞인 전망은 말 그대로 희망에 그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당 기자의 손학규 분당을 출마 권유는 의미가 있고 반갑다. 졸문 [이러다 큰일이 나는 수가 있다]에 서프라이즈 대문 편집팀에서 덧붙여 놓은 미디어오늘 류정민 기자의 기사 [물밑 재보선 공천전쟁… 언론은 ‘은근한 훈수’]에서 언급된 것처럼 한·경·오·프에서 본격적으로 이번 재보선에 임하는 야당의 공천 전쟁에 은근한 훈수를 두는 것은 바람직하다. 조중동이 하는 못된 짓이나 지난 대선 때 오마이뉴스의 문국현 올인 같은 어리석은 행동만 아니라면 언론이 정치권과 함께 공동으로 좋은 후보를 발굴해내고 그를 지도자의 반열로 일으키는데 도움을 주는 것을 마다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얼마 전 오마이뉴스의 조국 교수 띄우기가 분명히 큰 효과가 있었던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고 진보개혁진영 전체에 작은 활력소가 되지 않았던가? 각설하고 진도 나가자. 선거는 장난이 아니다. 선거에서는 ‘이기는 것’을 제외하고도 중요한 가치들이 많이 있지만 이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가치는 아무것도 없다. ‘원칙 있는 패배’는 패자들의 변명이고, 그 원칙 있는 패배를 자양분 삼아 종국에 승리한 자의 추억이고, 자부심일 뿐이다. 이 세상에는 원칙 있는 패배를 감수한 수많은 정치인들이 명멸해갔다. 그리고 그들은 잊혀졌고 그들을 패배의 나락으로 자빠트리고 호의호식한 위선자들은 여전히 여의도에서 배를 두들기고 있다. 불과 3년 전까지 우리는 매번 선거 때마다 민생파탄, 무능한 진보, 747, 대운하, 줄푸세와 뉴타운이란 거짓말과 사탕발림으로 무장한 저들에게 나름 원칙을 지키면서 패배했다. 그 패배들이 그리도 자랑스러운가? 지난 3년 당해보니 감내할 만 하던가? 내년에도 또 저들은 국민을 상대로 대담한 사기행각을 버젓이 벌일 것이다. 장담한다. 저들의 사기행각은 그 대담함이 더해지면 더해지지 절대로 덜하지는 않을 것이다. 또 패배할 텐가? 저들을 이기는 것보다 더 중요한 목적이 도대체 뭔가? 원칙을 져버리자는 소리가 아니다. 이번 4·27재보선에서 승리보다 중요한 원칙이 한가지 있다. 그건 ‘연대의 정신’이다. 연대의 정신을 훼손하며 4·27선거에서 승리하는 것은 바보짓이다. 연대의 횃불을, 원칙을 지키며 승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선거 국면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악마들의 세상을 저지할 수 없음을 강조하기 위해 하는 소리였다. 저 악마들을 이기기 위해서 나는 우리 편 누구든 지지할 의사가 있다. 그 지지의 단 한 가지 조건은 이거다. “연대에 동의하고 그 결과에 승복할 것만 약속하라!” 다른 어떤 조건도 없다. 그가 민주당이든, 민노당이든, 참여당이든, 무소속이든 가리지 않을 것이다. 그동안의 모든 감정도 다 잊고 만약 누가 ‘단일 후보’가 되든 나는 연대론자로서 깨끗이 그 결과에 승복하고 그의 피켓 들고 운동할 생각이다. 이건 2012년 12월 대선에서도, 4월 총선에서도, 그리고 다가오는 4·27 재선거에서도 마찬가지다. 손학규에 대해서 노빠로서 왜 회한이 없고 왜 서운함이 없겠나? 아무리 봉하 묘소에서 무릎을 꿇었다 한들 어찌 내 안의 응어리들이 다 풀렸겠나? 정동영에 대해서 왜 분노가 없고 증오가 없겠는가? 그러나 만에 하나 그가 공정하고 합리적인 절차에 따라서 야권단일후보가 된다면 나는 기꺼이 그를 위해 글을 쓰고 그의 유세장에서 그의 이름을 부를 것이다. 그가 노회찬이든, 심상정이든 가리지 않을 것이다. 왜? 악마들이 5년 더 나라를 절단내는 것을 막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으니까 말이다. 그 안에서 나의 원칙이나 나의 의지가 훼손되는 것쯤은 아무것도 아니다. 이기기 위해서는 악마만 아니면 누구와도 손잡는다. 그게 내 원칙이다. (이쯤 각오했으니 연대, 연대, 연대… 노래를 불렀던 것이다. 물론, 요새는 연대에 대해 매우 회의적이지만 말이다. 제발 연대하자면서 ‘내 편’ 아니면 승복 안 하겠다는 그런 편협한 자세는 버려야 한다. 차라리 연대하지 말자는 진보신당 원칙주의자들이 그들보다 훨씬 올바르고, 나는 그런 그들의 결기를 진심으로 존중하고 존경한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 이겨서 천정배 최고위원 말대로 나라 꼴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놓고 희희덕거리고 있는 이명박 정권, 딴나라당, 조중동을 확 죽여버려야 한다. 이기기 위해서 손학규가 필요하다면, 손학규를 내는 것이 최선중의 최선이라면, 얼마든지 김당 기자의 손학규 카드 제안을 환영한다. 그런데 정말 손학규로 이길 수 있을까? 다시 말하지만 우리는 분당을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단 한 표의 누수도 허락해서는 안 된다. 손학규라면 민주당, 민노당, 참여당의 지지자들 표를 전부 긁어모을 수 있을까? 정말로 손학규가 우리가 내세울 수 있는 극강의 카드가 맞는 건가? 정말 김당 기자는 정밀하게 검토해보고 이 중차대한 분당을 선거에 훈수를 두고 있는 걸까?
상대가 ‘빅매치’를 위해 흘러간 퇴물을 ‘거물’이란 이름으로 내세워 선거틀을 짜는데 우리도 거기에 따박따박 손 맞춰 수를 둬주는 게 맞는 걸까? 오히려 이런 썩은 물을 갈아엎을 ‘되는 물건’, 새로운 마증물을 내놓고 ‘과거 vs 미래’의 새로운 프레임 싸움을 하는 게 더 나은 선거전략 아닐까? 물론, 이런 딴나라당의 ‘거물프레임’에 맞서서 승부를 걸어 이길 수만 있다면 우리 측의 ‘거물’ 손학규 카드를 내보자는 제안에도 박수 칠 수 있다. 그런데 정말 그게 되겠느냐는 말이다.
이번 선거에서 우리 진보개혁진영은 두 가지 프레임을 갖고 싸워야 한다. 하나는 뭐니 뭐니해도 ‘정권심판’이다. 이 가혹하고 악마 같은 정권을 심판하기 위해 얼마든지 투표장으로 나올 채비를 하고 있는 유권자들이 수두룩하다. 또 하나는 바로 ‘화합과 단결’이다. 각 당 내부에서 화합하고 당과 당이, 지지자와 지지자들이 화합하고 단결하는 선거를 치러내야 한다. 화학적 결합까지는 못하더라도 물리적으로라도 고리와 고리를 걸어야 한다. 이번에 해봐야 내년 총·대선에서 낯설지 않다. 양보할 것 양보하고, 거래할 것 거래하고, 덮을 건 덮고, 다른 것 인정하고 같은 것 극대화해서 우리들 단결의 위력을 보여야 한다. 우리들 스스로 총단결은 승리의 보증수표임을 몸으로 절감을 해봐야 한다. 그 마지막 순간이 지금이다. 그동안 이겨왔다. 이번엔 더 크게 이겨야 한다. 쭉 이겨왔는데 내년 총선 전 마지막 전투에서 패배하면 정말 ‘큰일’이 되어버린다.
감히 말한다. 손학규 카드는 분당을 필패 카드다. 민주당 내부 역학관계가 그렇다. 손학규, 정동영, 정세균은 분명히 하나로 모이겠지만 지금은 아니다. 그 셋 중 하나가 분명히 내년 여름이나 가을쯤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될 것이고 민주당은 대통령 후보 선출 직후부터 총단결할 것이다. 누가 되든 셋은 손에 손을 잡고 ‘민주당’ 깃발을 함께 추켜올릴 것이다. 그러나 그전에는 절대로 남의 몸집 키워주는 일 하지 않는다. 셋의 진검승부는 내년이다. 그전까지는 서로 대립과 견제를 피할 수 없다. 다른 한편에서는 유시민, 이정희가 각각 참여당과 민노당의 깃발을 들고 손·정·정의 대표주자와 마지막 최종 후보단일화라는 고갯길에서 만날 것이다. 욕하거나 비웃으려고 하는 소리가 아니다. 그게 정치의 생리이고 당연한 정치투쟁의 과정이며 결과라는 것을 이해하기에 하는 소리다. 진검승부가 나기 전까지는 서로 적당히 긴장관계 갖고 밑의 지지자들끼리는 서로 험한 말도 오가는 게 당연하다. 엇비슷하게, 유시민 지지자들이 지금 시점에서 손학규 좋은 일 쉽게 하려고 하겠나? 유시민 아닌 다른 정치인을 염두에 두고 있는 사람들이 지금 어떻게 하고 있는지 우리 솔직히 다 알고 있고 절감하는 부분 아니겠나? 게다가 패배하면 상처가 너무 크다. 김당 기자는 져도 본전이라고 하지만 그건 분당을 선거를 우습게 보거나 패배주의에 찌든 자의 허튼소리일 뿐이다. 정말 중요한 선거라면, 그래서 제1야당의 대표가 지역구까지 바꿔가며 뛰어들어야 할 정도로 중차대하다면, 손학규 카드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손학규 카드 내서 야권연대가 잘 작동되지 않고 하부에서 흩어지고 결과까지 패배로 이어진다면 차라리 분당을 선거를 포기해버린 것보다 못하다. 있는가? 우리에게 정권심판과 야권 총단결을 가져올 단 하나의 필승 카드는 있는가? 많다. 차고 넘친다. 쓸데없이 조중동이 던져놓은 거물프레임이라는 미끼를 덥석 물지 않고 정신을 바짝 차리면 좋은 사람들이 보인다. 민주당, 참여당, 민노당이 흔쾌히 혹은 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필승카드가 분명히 있다. 바로, 김창호 전 국정홍보처장이다. 2월 초 분당을 관련 세 개의 시리즈 글 마지막 편 [분당을 후보 전술과 관련하여]에서 나는 손학규 대표를 포함해서 총 일곱 명의 우리 편을 언급했다. 손학규 대표를 빼면 그들 대부분이 출마를 전혀 고려하지도 않고 있고 고사하고 있다고 한다. 이제 세 명으로 압축이 되었다.
최근 보도를 보니 김창호 참여정부 국정홍보처장이 출마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한다. 알고 보니 분당을에서만 십수 년을 살았다고 한다. 얼마 전부터 백만민란 국민의명령의 브레인으로 통합정당운동의 이론적 기초의 뼈대를 다듬고 있고 최근에는 노무현 대통령님을 모시고 조중동과 전쟁을 치렀던 전사답게 다시 ‘조중동매연 종편’ 결정에 대해 분노하여 글쓰기를 개시했다. 나는 분당을 전투에 그만 한 적격자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민주당 김병욱 후보, 참여당 이종웅 후보와의 단일화에서 승리하기만 한다면 (손학규 후보가 출마하면 그 단일화가 ‘화합의 단일화’가 되겠나? 말 그대로 군소 후보 주저앉히기가 될 것이다.) 김창호 처장의 득표력은 폭발적으로 확장될 것을 확신한다. 그는 조중동과의 싸움에서 끝까지 결기를 잃지 않았다. 딴나라당, 조중동, 이명박의 명줄을 따는 이 분당을 전투를 그와 함께하고 싶다. 나는 일전에 [다시, 김창호 국정홍보처장을 생각한다]라는 글의 마지막 문단을 이렇게 끝맺었다.
김창호 처장에게 간곡히 청한다. “이 전투의 깃발을 치켜들어 주십시오. 이명박 정권 심판의 국민적 염원을 야권 전체의 대화합 속에서 치러내고 반드시 승리해 주십시오. 당신의 말과 글에 귀 기울여 온 사람들이 당신을 위해 함께 어깨 걸고 싸울 것입니다.”라고 말이다. “어려운 도전을 회피하지 말아 줄 것을, 비관을 낙관으로, 패배주의를 승전보로 바꿔 줄 것을, 그리하여 올가을부터 시작될 조중동 종편의 삽질을 국회에서 따져 묻고 박살 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라고 말이다.
☞ 이명박을 ‘종편 청문회’에 세우자
가을들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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