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핏빛침출수’, 이명박 4대강 삽질 끝내는 ‘카운터 펀치’
(서프라이즈 / 耽讀 / 2011-02-17)
기쁨은 나누면 두 배가 되고 고통은 나누면 절반이 된다고 했습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은 넉넉해진 강물을 따라 생명과 생태환경이 살아나고 40조 원의 경제효과와 지역경제가 성장하는 녹색성장 프로젝트입니다. 4대강을 따라 전 국토의 균형발전이 흐르고 풍요로운 문화와 환경으로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도 골고루 향상됩니다. 일자리를 제공하고 함께 나누는 것은 곧 가정의 미래와 화목, 건강을 나누는 것입니다. 4대강 살리기는 홍수와 가뭄에 시달려온 서민들이 내린 준엄한 시대적 명령입니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은 생명을 무시하지도, 생태질서를 거스르지도 않습니다. 생명과 환경을 복원하고, 우리의 삶의 질과 정서를 풍요롭게 하고자 합니다. 우리의 결단과 행동으로 4대강과 대한민국은 올곧고 힘차게 흐를 것입니다. (<4대강 살리기> - ‘4대강 살리기 사업에 대한 오해와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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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강 살리기 홍보 사진 ⓒ4대강 살리기 사업 |
이명박 정권이 4대강 사업을 비판하는 사람들 위해 <4대강 살리기> 누리집에 적어 놓은 글이다. 쉽게 말해 4대강 사업은 죽이기가 아니라 살리기라는 말이다. 이 명제 때문에 이명박은 시민 70%가 반대했지만 기어이 불도저처럼 밀어붙였다. 이 사업 때문에 예산안도 날치기 처리해야 했으며 경상남도가 반대하자 사업권을 빼앗기도 했다. 날씨가 더워도, 날씨가 추워도 한다. 비가 오고 눈이 와도 밤낮을 가리지 않고 삽질은 진행 중이다.
4대강 사업으로 건설토건족 배만 ‘빵빵’하게 채워 준다는 시민단체 폭로에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강물이 썩어가고 강둑이 무너지는 사진이 고발되어도 도산 안창호 선생까지 들먹이면서 이명박은 꿋꿋하게 4대강 삽질을 하고 있다. 이제 더 이상 이명박의 4대강 삽질은 그 어느 누구도 막지 못할 것으로 보였다. 그동안 갖가지 방법으로 4대강을 막기 위해 힘썼던 수많은 이들도 이명박 정권하에서는 더 이상 막지 못한다는 자괴감마저 들었다. 정권이 끝나면 이명박은 4대강 청문회에 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외침이라도 해야 가슴에 맺힌 분노를 표현하는 유일한 길로 보였다.
그런데 의외의 복병이 등장했다. 이명박이 무능력해 320만 마리를 파묻은 소와 돼지 침출수 때문이다. 320만 마리를 땅에 파묻었으니 얼마나 많은 침출수가 지하수로 흘러들어 가겠는가. 문제는 제대로 매몰을 하지 않아 침출수가 강으로 흘러들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비가 오면 매몰지가 무너질 수도 있다고 한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인천 부평을) 16일 “재 매몰지에서 예상되는 침출수 양은 보수적으로 계산하더라도 소에서 2400만L, 돼지는 3756만L로 총합 6156만L의 침출수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500mL 생수병 1억 2312만 개에 달하고 올림픽 규격 수영경기장 32개를 채우고도 남는 엄청난 양”이라고 밝혔다.
침출수가 수영경기장 32개를 채우고도 남는다니. 만약 이 침출수가 강, 특히 사람들이 먹는 상수원 지역으로 흘러들어 간다면 상상하기 힘든 일이 벌어질 것이다. 아래 사진은 15일 <국민일보> 인터넷판인 <쿠키뉴스>에 실린 “핏물이 도랑을 타고 ‘줄줄줄’… 구제역 침출수 사진 인터넷 강타” 기사에 실린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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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일 트위터에 올라온 침출수 사진 ⓒ쿠키뉴스 |
구제역 매몰 대재앙은 이제 환경 대재앙으로 우리에게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한겨레>는 16일 “수도권 시민 2500만여 명의 식수원인 경기도 팔당 상수원 보호구역 인근 상류에 조성한 구제역 가축 매몰지가 137곳에 이르고 경기도 내 각 하천 인근에 만든 매몰지도 149곳이나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다. 홍영표 의원 보도자료와 <한겨레> 보도 내용이 사실이라면 팔당호로 침출수가 흘러들어 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4대강 사업에 찬성했던 사람들도 자기가 마시는 상수원으로 구제역 침출수가 흘러들어 가면 어떤 일이 벌어지겠는가? 4대강을 살린다더니 침출수 하나 제대로 막지 못했다면서 민심이 폭발할지 모른다. 이명박 정권은 구제역을 너무 쉽게 보았다. 그냥 파묻기만 하면 다 될 줄 알았다. 구제역 원인은 축산농민에게 뒤집어씌우고 시간만 지나면 끝날 줄 알았다.
하지만 생매장당했던 돼지들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아무리 돼지라지만 산채로 자신들 파묻는 인간들에게 반격하기로 마음을 먹은 것이다. 아니 구제역 초동 방역을 철저히 했다면 320만 마리를 파묻지 않아도 되었다. 김대중 대통령은 2200마리로 끝냈는데 왜 일 잘한다는 이명박은 320만 마리를 파묻어도 아직 끝날 줄 모르는가? 그렇게 무능한 정부라고 비난했던 노무현 대통령 때는 구제역 ‘구’ 자도 걸리지 않았는데 왜 이명박 때는 벌써 3번째인가? ‘무능해도 이렇게 무능한가?’라고 돼지가 따져 묻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은 4대강을 살리라고 말했다. 굽이굽이 흐르는 4대강이 희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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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강 살리기 홍보 사진 ⓒ4대강 살리기 사업 |
하지만 구제역 핏빛침출수 앞에 4대강도 절망이 될 것이다. 구제역 핏빛 대재앙이 4대강 삽질을 끝내는 한방이 되고 있는 것이다. 더 비극을 막기 위해서라도 이명박은 4대강 삽질을 지금이라도 멈추고 구제역 핏빛침출수 막는 일에 온 힘을 쏟아야 한다. 이를 멈추지 않고 불도저로 밀어붙이면 구제역 핏빛침출수는 4대강 사업과 이명박 정권을 끝내는 ‘카운터 펀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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