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선이 죽은지 5년, 불평등한 한미관계 여전
미 대사관 앞에 효순이와 미선이, 허세욱 열사의 영정이 나란히 섰다. 평택지킴이였던 이유빈 씨가 '유언'이라는 민요를 북장단에 맞춰 부른다.
모진 세월은 다끝났다고 성조기 흔들며 좋아했는데 /징용간 내 아들 품에 돌아와 으스러지게 안아 볼 줄 알았는데 /일본놈 쫓아내고 행방시켜 주었다고 코쟁이 인사하며 땡큐 땡큐 했는데 /보릿고개 넘어갈제 목숨 살려준 못난민족 은인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여, 그게 아니여 지주같은 도적놈은 그놈이였어/삼팔선 그어 허리자르고 이승만 앞세워 주인이 됐어 /내말 명심혀라 이땅은 우리것이여 독립투사 피로 되찾은 우리 것이여 /미국놈 몰아내야혀 쫓아내야혀 그래야 나도 살고 나라가 살어 /그래야 나도 편히 눈을 감을 수 있어
12일 열린 93차 미대사관 앞 반미연대집회는 효순이 미선이의 죽음 5주년을 맞아, 한미관계의 현재를 돌아보고 미국과의 현안을 되짚어보는 자리가 됐다. 참가자들은 버시바우 주미대사의 내정간섭과 주한미군방위비분담금 산정 협상 중단, 유엔사 해체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된 이시우 사진작가의 석방을 촉구했다.
이 날 집회에는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을 비롯해 민가협양심수후원회,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미군기지확장반대 평택대책위 등 11개 사회단체 회원 50여명이 참여했다.
"버웰 벨 주한미군 사령관의 발언은 한국의 자주권 침해"
평통사의 오혜란 평화군축팀장은 버웰 벨 주한미군 사령관이 한국정부에게 전시작전통제권 반환에 앞서 답변을 요구한 질문을 소개하면서 "한국군의 핵심에 관련된 사항을 미군의 의지대로 끌고 가겠다는 것은 오만방자한 발언이 아닐 수 없으며 자주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오 팀장이 소개한 벨 사령관의 질문 내용은 △전시작전통제권 반환 뒤의 한국정부의 전쟁목표와 최종상태 △미국의 전시증원전력의 규모 △전시작전통제권 반환 시 정전협정 유지 및 위기관리방법과 유엔사의 역할 변화 문제 등에 대한 것이다.
오 팀장은 "한국군의 공격범위와 군사분계선의 위기발생시 유엔사의 전쟁결정권, 대북전쟁시 북한정권에 대한 문제들에 대해 자신들의 입장만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유엔사 해체의 시점에서 한국군에게 전시작전통제권을 반환할 의사가 없는 것 아니냐"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버시바우 대사는 내정간섭을 중단해야"
범민련 이경원 사무처장은 "미대사관이 청와대보다도 우리 대한민국에서는 힘이 세고 실질적인 통치 기관"이라고 주장하면서 "실질적으로 대통령을 뒤에서 조종하는 자가 바로 버시바우 대사"라고 주장했다.
이 사무처장은 남북장관급회담에 앞서 버시바우 대사의 행보에 주목하면서 "버시바우 대사가 통일부 장관을 찾아와 '6자회담보다 앞서면 안된다. 한 발짝 뒤에서 남북관계가 따라와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라크 파병시에도 버시바우 대사는 한국정부에 파병을 요구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직까지 언론을 통해 어느 나라 대사가 우리 정부에게 이같은 요구를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면서 "더이상 한미관계는 종속적인 것이 되어서는 안된다. 근본적으로 호혜평등의 관계가 되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내정간섭을 일삼는 버시바우 대사를 정부가 추방하지 못한다면 한국의 민중들이 나서서 추방해야 한다"며 내정간섭 중단을 촉구했다.
"국방부가 나서서 주한미군의 불법행위 합법화"
평통사의 유영재 미군문제팀장은 "싱가포르에서 지난 2일 한미국방부장관회담이 있었다. 그곳에서 김장수 국방장관은 미국의 압력때문인지 방위비 분담금 전용을 이해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서 그는 "한국 외무부와 미 국무부 사이에 방위비 분담금 협정에 대한 제도 개선 협의가 시작됐다"고 전하고 "산정방식을 바꾼다는 것은 총액제 방식에서 필요한 만큼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을 책정하는 방식과 현물과 현금 지급으로 제공되는 부분에서 정부가 현금 지급 비율을 늘리려 한다"고 설명했다.
유 팀장은 이같은 방식이 현재의 방위비분담금 규모를 더욱 늘리는 결과를 초래할 뿐 아니라, 현금 지급 비율이 높아짐으로써 국회에서 지적했던 방위비분담금 전용 가능성을 더욱 유용하게 하는 효과를 낳을 것으로 내다봤다. 더욱이 "필요한 만큼 제공한다"는 부분에 대해 그는 "미2사단 기지이전비용을 포함시킬 것"으로 우려했다.
또한 유 팀장은 "한국과 미국이 주한미군 주둔비용에 대한 분담을 5 대 5 비율로 나누고 있는 현행 제도에서 7.5 대 2.5 비율로 주한미군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미국이 요구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한국정부의 행태로 보아 이같은 요구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시우 작가, 평화의 길 모색하다 유엔사 해체 주장한 것 뿐
평화사진작가 이시우 씨의 부인인 김은옥 씨가 마이크를 잡았다.
"남편은 비무장지대를 소재로 사진을 찍으면서 미군과 유엔사의 본질을 알게 됐습니다. 대인지뢰와 같은 살상무기가 여전히 민간인을 살상하고 있음을 알게 되면서 우리나라에서 미군이 물러나지 않으면 완전한 독립이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이후 남편은 끊임없이 유엔사 문제를 연구했고, 그들의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그리고 유엔사 해체를 위한 걷기운동 등을 통해 몸소 실천하면서 온갖 노력을 해왔습니다."
김씨는 "5.1절 노동절에 남북의 노동자들이 통일축구대회를 진행하고 우리 민족끼리 통일하자고 한 6.15남북공동선언이 7주년이 되고, 경의선이 남북을 오가는데 대선만 되면 간첩이 꼭 나오니 이 얼마나 웃지못할 코메디냐"면서 격분하기도 했다.
김씨는 "아이와 침대에서 뛰노는 남편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서 "가정파괴법인 국가보안법을 반드시 폐지해야 한다"고 투쟁을 호소했다.
김씨는 이어 "우리는 IMF 이후 자신의 안위를 유지하기 위해 정신없이 살아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자기의 나무만 바라보고 숲이 사라진다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면서 7월 초로 예정되어 있는 이시우 사진작가의 재판 과정에 "많은 관심"을 부탁했다.
집회가 끝난 뒤, 노수희 전국연합 공동의장과 이영 민가협의장, 김종일 평통사 사무처장은 집회 전에 준비한 항의서한을 미대사관에 전달하기도 했다.
한편, 이 날 저녁 7시에는 효순이와 미선이를 추모하는 문화예술인 공동의 날 행사가 청계광장 일대에서 진행될 계획이며, 다음 날인 13일에는 두 여중생이 숨진 현장에서 넋을 기리는 추모제와 현장순례가 진행될 예정이다.
/ 윤보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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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효순이와 미선이가 죽은 지 5년이 지났다. 하지만 여전히 한미관계는 달라진 것이 없다. ⓒ민중의소리 김철수기자 |
미 대사관 앞에 효순이와 미선이, 허세욱 열사의 영정이 나란히 섰다. 평택지킴이였던 이유빈 씨가 '유언'이라는 민요를 북장단에 맞춰 부른다.
모진 세월은 다끝났다고 성조기 흔들며 좋아했는데 /징용간 내 아들 품에 돌아와 으스러지게 안아 볼 줄 알았는데 /일본놈 쫓아내고 행방시켜 주었다고 코쟁이 인사하며 땡큐 땡큐 했는데 /보릿고개 넘어갈제 목숨 살려준 못난민족 은인인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여, 그게 아니여 지주같은 도적놈은 그놈이였어/삼팔선 그어 허리자르고 이승만 앞세워 주인이 됐어 /내말 명심혀라 이땅은 우리것이여 독립투사 피로 되찾은 우리 것이여 /미국놈 몰아내야혀 쫓아내야혀 그래야 나도 살고 나라가 살어 /그래야 나도 편히 눈을 감을 수 있어
12일 열린 93차 미대사관 앞 반미연대집회는 효순이 미선이의 죽음 5주년을 맞아, 한미관계의 현재를 돌아보고 미국과의 현안을 되짚어보는 자리가 됐다. 참가자들은 버시바우 주미대사의 내정간섭과 주한미군방위비분담금 산정 협상 중단, 유엔사 해체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구속된 이시우 사진작가의 석방을 촉구했다.
이 날 집회에는 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을 비롯해 민가협양심수후원회,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미군기지확장반대 평택대책위 등 11개 사회단체 회원 50여명이 참여했다.
"버웰 벨 주한미군 사령관의 발언은 한국의 자주권 침해"
평통사의 오혜란 평화군축팀장은 버웰 벨 주한미군 사령관이 한국정부에게 전시작전통제권 반환에 앞서 답변을 요구한 질문을 소개하면서 "한국군의 핵심에 관련된 사항을 미군의 의지대로 끌고 가겠다는 것은 오만방자한 발언이 아닐 수 없으며 자주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오 팀장이 소개한 벨 사령관의 질문 내용은 △전시작전통제권 반환 뒤의 한국정부의 전쟁목표와 최종상태 △미국의 전시증원전력의 규모 △전시작전통제권 반환 시 정전협정 유지 및 위기관리방법과 유엔사의 역할 변화 문제 등에 대한 것이다.
오 팀장은 "한국군의 공격범위와 군사분계선의 위기발생시 유엔사의 전쟁결정권, 대북전쟁시 북한정권에 대한 문제들에 대해 자신들의 입장만을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유엔사 해체의 시점에서 한국군에게 전시작전통제권을 반환할 의사가 없는 것 아니냐"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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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우 사진작가의 부인 김은옥 씨 ⓒ민중의소리 김철수기자 |
"버시바우 대사는 내정간섭을 중단해야"
범민련 이경원 사무처장은 "미대사관이 청와대보다도 우리 대한민국에서는 힘이 세고 실질적인 통치 기관"이라고 주장하면서 "실질적으로 대통령을 뒤에서 조종하는 자가 바로 버시바우 대사"라고 주장했다.
이 사무처장은 남북장관급회담에 앞서 버시바우 대사의 행보에 주목하면서 "버시바우 대사가 통일부 장관을 찾아와 '6자회담보다 앞서면 안된다. 한 발짝 뒤에서 남북관계가 따라와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라크 파병시에도 버시바우 대사는 한국정부에 파병을 요구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직까지 언론을 통해 어느 나라 대사가 우리 정부에게 이같은 요구를 하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면서 "더이상 한미관계는 종속적인 것이 되어서는 안된다. 근본적으로 호혜평등의 관계가 되어야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내정간섭을 일삼는 버시바우 대사를 정부가 추방하지 못한다면 한국의 민중들이 나서서 추방해야 한다"며 내정간섭 중단을 촉구했다.
"국방부가 나서서 주한미군의 불법행위 합법화"
평통사의 유영재 미군문제팀장은 "싱가포르에서 지난 2일 한미국방부장관회담이 있었다. 그곳에서 김장수 국방장관은 미국의 압력때문인지 방위비 분담금 전용을 이해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서 그는 "한국 외무부와 미 국무부 사이에 방위비 분담금 협정에 대한 제도 개선 협의가 시작됐다"고 전하고 "산정방식을 바꾼다는 것은 총액제 방식에서 필요한 만큼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을 책정하는 방식과 현물과 현금 지급으로 제공되는 부분에서 정부가 현금 지급 비율을 늘리려 한다"고 설명했다.
유 팀장은 이같은 방식이 현재의 방위비분담금 규모를 더욱 늘리는 결과를 초래할 뿐 아니라, 현금 지급 비율이 높아짐으로써 국회에서 지적했던 방위비분담금 전용 가능성을 더욱 유용하게 하는 효과를 낳을 것으로 내다봤다. 더욱이 "필요한 만큼 제공한다"는 부분에 대해 그는 "미2사단 기지이전비용을 포함시킬 것"으로 우려했다.
또한 유 팀장은 "한국과 미국이 주한미군 주둔비용에 대한 분담을 5 대 5 비율로 나누고 있는 현행 제도에서 7.5 대 2.5 비율로 주한미군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미국이 요구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한국정부의 행태로 보아 이같은 요구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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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소리 김철수기자 |
이시우 작가, 평화의 길 모색하다 유엔사 해체 주장한 것 뿐
평화사진작가 이시우 씨의 부인인 김은옥 씨가 마이크를 잡았다.
"남편은 비무장지대를 소재로 사진을 찍으면서 미군과 유엔사의 본질을 알게 됐습니다. 대인지뢰와 같은 살상무기가 여전히 민간인을 살상하고 있음을 알게 되면서 우리나라에서 미군이 물러나지 않으면 완전한 독립이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이후 남편은 끊임없이 유엔사 문제를 연구했고, 그들의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그리고 유엔사 해체를 위한 걷기운동 등을 통해 몸소 실천하면서 온갖 노력을 해왔습니다."
김씨는 "5.1절 노동절에 남북의 노동자들이 통일축구대회를 진행하고 우리 민족끼리 통일하자고 한 6.15남북공동선언이 7주년이 되고, 경의선이 남북을 오가는데 대선만 되면 간첩이 꼭 나오니 이 얼마나 웃지못할 코메디냐"면서 격분하기도 했다.
김씨는 "아이와 침대에서 뛰노는 남편의 모습을 보고 싶다"면서 "가정파괴법인 국가보안법을 반드시 폐지해야 한다"고 투쟁을 호소했다.
김씨는 이어 "우리는 IMF 이후 자신의 안위를 유지하기 위해 정신없이 살아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러나 자기의 나무만 바라보고 숲이 사라진다면 무슨 의미가 있느냐"면서 7월 초로 예정되어 있는 이시우 사진작가의 재판 과정에 "많은 관심"을 부탁했다.
집회가 끝난 뒤, 노수희 전국연합 공동의장과 이영 민가협의장, 김종일 평통사 사무처장은 집회 전에 준비한 항의서한을 미대사관에 전달하기도 했다.
한편, 이 날 저녁 7시에는 효순이와 미선이를 추모하는 문화예술인 공동의 날 행사가 청계광장 일대에서 진행될 계획이며, 다음 날인 13일에는 두 여중생이 숨진 현장에서 넋을 기리는 추모제와 현장순례가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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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소리 김철수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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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중의소리 김철수기자 |
/ 윤보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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