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짱님

서로 신명나게 갈 수 밖에

순수한 남자 2007. 6. 14. 09:10
서로 신명나게 갈 수 밖에
  글쓴이 : 폐인(嬖人)   날짜 : 07-06-13 12:31   조회 : 533     추천 : 21     반대 :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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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를 앞두고 당이 분열하는건 흔한 일이었지만 이렇게 기묘한 방법으로 집권당으로부터 탈당하는건 정말 희귀한 일입니다. 선도탈당, 기획탈당, 순차탈당, 승인탈당... 또 뭐라고 해야 하나... 이젠 동시탈당하자는 말까지 나오네요. 에효...~

 

정치권에선 일상에서 보기 어려운 해프닝이 종종 벌어지지만 2007년 6월의 현재 상황만큼 난감한 해프닝은 본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예정된 것만도 15일, 18일 줄줄이 탈당일정이 잡혀 있다고 하니 국민들 심심할까봐 그러나요. 대체 무슨 일을 이렇게 요지경으로들 하십니까.

 

정치란 궁극적으로 정권을 잡음으로써 집단의 정책과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행위이기에 정치인들의 최대의 목표가 정권쟁취라는 사실에 이의를 달 수는 없습니다. 민주화 세력들이 우리당이란 간판으로 정권수호가 어렵다고 판단해 헤쳐모이자 결의한 것 그것까지도 좋다 합시다. 생각과 판단이 다르면 어쩔 수 없지요.

 

그래도 최소한 국민을 향한 약속이나 기본적인 원칙 정도는 갖고 움직여야 정치 도의에 맞지 않을까요. 이혼에도 예의가 있다는데 갈라서기로 했으면 깨끗하게 한꺼번에 뭉쳐 나가던가, 슬금슬금 찔금찔금 탈당하면서 우리당을 모욕하는 이런 경우는 있어선 안되는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당원들 뿐만이 아니라 우리당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해 주었던 국민들에게도 너무도 무례한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이러니 우리당이 역대 최악의 팀이었다는 말까지 나오는거 아니겠어요.

 

물론 찔끔찔끔 탈당에 이유가 없는 건 아닙니다. 무엇을 중심으로 누가 대세를 만들까 눈치를 보다가 고건, 정운찬 낙마하고 나니 먼저 나가봐야 차지할 땅도 없고, 성질 급한 사람 먼저 나갔는데 통합은 쉽지 않고, 이런 상황이 은근슬쩍 민주당 부활의 빌미를 주게 되었고 박상천의 배타적 소통합이라는 치욕적인 상황까지 몰리면서, DJ의 소통합은 안된다는 훈수에 다시 대통합 쪽으로 분위기가 가고 있는 모양입니다.

 

그러니까 계획도 원칙도 없이 무작정 일을 벌였다고 봐야겠지요. 한마디로 기존판은 깨트렸는데 새로운 판이 만들어 지지 않으니까 찔끔찔끔 탈당사태까지 온 것이고, 문제는 기존판을 깨트리면서 동시에 새로운 중심세력 쪽으로 급격히 권력이동이 되었어야 했는데 안된 것이 대통합이든 소통합이든 지지부진하게 된 원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 과정에서 민주화 세력 전체가 큰 상처를 입고 있고 노무현 대통령은 이러한 답답한 공백의 기간을 지키느라 악전고투, 고군분투하고 있는 그런 상황 아니겠어요.

 

어차피 6,7월은 민주화 세력에겐 무엇이든 결정되어야만 하는 숨가쁜 시간이 되겠지만 그러려면 급격한 권력이동을 받을만한 주체가 속히 만들어져야 합니다. 그 권력이동의 힘은 정치권 내부로부터가 아니라 국민으로부터, 민심으로부터 나온다는 당연한 사실을 잊어선 안되겠습니다. 이에 우리 유빠들이 할 일은 민심에 군불 지피는 것.

 

자칭 타칭 여권 포함 반한나라당 전선에서 거론되고 있는 대선후보군이 20여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박과 이로 거의 확실하게 좁혀진 한나라당보다 앞으로 어떻게 전선을 만들어 가느냐에 따라 흥미진진한 사건들이 많이 벌어질 걸로 생각하고, 이때 과오적 행동들로 인해 잃어버린 민심을 만회해야 합니다.

 

너무 오랫동안 실망해서 그럴까요. 이젠 누구를 어느세력을 지목해 비난하고픈 마음조차 들지 않습니다. 그것은 국민들이 기억하고 평가하겠지요. 다만 국민에게 실망을 준 시간이 많았던 만큼 새로운 판이 만들어지면 (현재로선 몇개의 판이 만들어질 것으로 판단됩니다) 신명을 다하고 서로 페어플레이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민주화 세력의 '잃어버린 10년'이 아니라 '의미있는 10년'으로 올바른 평가를 받기 위해서라도 이제부터라도 작은 것은 내려 놓고 큰 뜻을 찾아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그정도는 마땅히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탈당하시는 여러분!.

 

오늘의 주문은 만 아니 십만회원을 기원하며 이것으로 하겠습니다... (출처:칼 융님 글에서 훔침)

 

 

2007년, 유시민과 함께 하는 유쾌한 도발에 당신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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