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이야기7] 섀튼결별과 PD수첩의 거짓말 |
번호 150067 글쓴이 노피디 (kbsnkj) 조회 292 누리 173 (183/10) 등록일 2007-11-11 21:37 | 대문 4 톡톡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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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 나쁜 것은 겉으로는 진실한 채 하면서 자기 자신에게 하는 거짓말이다. 그것은 결국 그 인간의 평생을 망치게 할 것이다." - 톨스토이- 남의 진실을 까발리는 언론이라면 적어도 자기 자신에게만큼은 정직했어야 합니다. 그러나 MBC PD수첩 황우석 시리즈는 그러하지 못했습니다. 첫방송 오프닝 멘트로부터 시작되는 이미지 조작. 당시 핵심 쟁점이었던 '제럴드 섀튼'교수 결별에 대한 책임 회피로부터 방송은 시작됩니다. 뒷북치기도 아니고 이제 와 이러쿵 저러쿵 무슨 부질없는 짓인가 고민도 됩니다만...방송저널리즘을 대표하는 '한국방송대상'수상작이었습니다. 아직까지도 일부 정치인과 지식인층에 의해 <PD수첩>은 마치 '진실의 대명사'였던 것처럼 회자됩니다. 그 양반들이야 이왕지사 그렇게 살아간다 할지라도, 차세대 언론인을 꿈꾸는 젊은 세대들에게까지 <PD수첩>이 '언론인의 로망'으로 추앙받는 기막힌 현실만큼은 없어야겠다는 책임감으로 자판을 두드립니다. 2005년 11월 22일 밤. 간단한 프롤로그 영상이 나간 뒤 MBC <PD수첩>의 최승호 책임프로듀서가 등장해 방송의도를 설명합니다.
"지난 몇 개월간의 취재로 600여개가 넘는 난자들이 매매로 제공되었다는 증거를 확보했지만 이를 공개할 것인가를 놓고 제작진은 많은 고민을 해야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갑자기 미즈메디 병원이 연루된 난자매매 사건이 터지고 미국의 섀튼교수가 결별을 선언하면서 파장은 일파만파 확대되었습니다."
"외국 언론과 과학계는 검증할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는 한국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고, 우리의 언론과 정부는 황우석교수의 입만 바라보고 있는 상황에서 제작진은 저희들이 취재한 사실들을 들고 고민에 빠졌습니다."
황우석 박사팀 난자윤리에 대한 진실을 공개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는 사이 섀튼교수가 결별을 선언했고, 이미 걷잡을 수 없는 국제적 이슈가 되어 고심 끝에 방송을 내보낸다는 설명입니다. 거짓말이었습니다. (1) 공개여부를 놓고 고민했다? 방송 3 개월 전인 8월 24일, 담당 PD는 팀장 이하 동료들에게 황우석 관련 취재에 대한 두 번째 경과보고를 올립니다. 이 내용을 보면 이 때 이미 난자윤리 문제 따위는 거론도 되지 않을만큼 명백한 문제였고, 주안점은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을 중심으로 황우석 박사의 모든 의혹을 검증하는 시리즈 폭로물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제목: <황선생과 관련한 두 번째 보고> 지금 진행하고 있는 것은 자료조사를 통한 취재라인의 확장을 넘어서 '2라운드 탐색전'이다. 이것은 이후 진행될 3라운드 '근접 육박전'과 4라운드 '최종 공격'을 위한 것이다.(중략) 앞으로의 일정 및 시민사회와의 연대방안등에 대한 논의가 필요.. 프로그램으로서 완결성을 갖기 위해서는 최소한 다음의 3가지 테마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1) 진상과 폭로 : '영롱이 진이 사건'과 '2005년<사이언스>논문' 중심 2) 신화 탄생 과정 : 황 선생의 수법과 언론 플레이 3) 한국 생명공학의 현 단계 : 윤리와 시스템 2005년8월24일 한학수 올림" - 한학수著 '여러분! 이 뉴스를 어떻게 전해드려야할까요?'(사회평론) 중 99쪽 담당 PD는 이미 2005년 6월 제보자 A씨를 만난 것을 계기로 취재에 돌입, 8월3일에 공식 회의를 통해 '태스크포스팀' 결성을 추인받았습니다. 다시말해 <PD수첩> 제작진 중 나머지 7명의 PD가 일을 조금 더 하고 한학수 PD는 오로지 황우석 관련 취재만 할 수 있도록 MBC 내부의 업무분장이 끝난 상태였다는 것입니다. 방송 3개월전에 이미 난자윤리를 넘어 논문조작과 영롱이 등 시리즈물로 포커스를 맞추는 상태였습니다. '난자윤리 문제를 공개할까 고심했다'는 말은 황우석 죽이기 방송이라는 비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정직하지 못한 오프닝 멘트였습니다. (2) 갑자기 섀튼교수가 결별을 선언하는 바람에? 섀튼 교수가 결별을 선언한 것은 11월13일.
황 박사를 '형제'라 부르던 사람이 왜 갑자기 떠났을까? 사람들은 궁금했습니다. 나중에 황우석 팀으로부터 '한국인의 취재가 섀튼 결별의 진짜 원인'이라는 말이 흘러나왔을 때 <PD수첩>은 발끈했습니다. 생명공학에 대한 일반적인 취재였을 뿐이라고 부인합니다. 책임회피였습니다.
섀튼 결별 한 달여전인 2005년 10월11일. <PD수첩>은 세계지식포럼에 참석차 한국에 온 섀튼 교수를 만납니다. 생명공학에 대한 평범한 인터뷰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왜 이날 섀튼은 그런 평범한 질문을 받고 황당하다는 듯 멍한 표정을 지었을까요?
섀튼 교수는 2005 사이언스 논문의 'Senior author'(수석저자)였습니다. 과학계 관행상 수석저자라 함은, 자신의 이름을 걸고 논문의 진실성을 보증하며 논문에 대한 갖은 문제제기와 수정사항을 책임져야하는, 아파트 시공에 비유하면 '총책임 감리'역할입니다. 그런 사람에게 한국의 방송사가 뜬금없이 '줄기세포를 본 적 있느냐'고 묻습니다. 섀튼에게는 '너 관리감독 하긴 한거냐'라는 질문으로 들리지 않았을까요? 실제로 섀튼 교수는 답변을 마친 뒤 취재진에게 "왜 자꾸 이런 질문을 하느냐"라고 물었습니다.
열흘 뒤인 10월20일. 미국 피츠버그로 건너간 <PD수첩>팀은 이 날 섀튼 교수밑으로 유학 온 한국인 연구원 3 명을 차례로 인터뷰 합니다. 미즈메디 출신 김선종 연구원과 박종혁 연구원에게는 '2005 논문이 가짜인 걸 알고 있고 황우석 박사에 대해 검찰수사가 시작될 것이니 황 박사의 조작지시를 실토하라'는 질문을 던졌고, 서울대 수의대 출신 박을순 연구원에게는 '연구원 난자 강압의 진실'을 캐묻습니다.
단순히 난자윤리에 대한 질문이 아니라 논문의 진위여부부터 검찰수사까지 언급되는 포괄적이고 심각한 질문들..이 내용은 당연히 섀튼 교수에게 상세히 보고됐습니다. 당시 박종혁 연구원의 인터뷰발언입니다. " 인터뷰 내용이 뭔지를 섀튼이 당연히 알 겁니다. 네, 보고를 하게 돼있고, 당연히 MBC에서 왔다는 걸 알기 때문에 보고를 하도록 (섀튼이) 요청을 했고 저희들이 보고를 했습니다. 보고를 한 방법은 어떤 질문이 있었고 어떻게 답변했는지를 써달라고 해서 라이팅을 해서 워드 프로세서로 라이팅을 해서 보내드렸습니다. 그 내용에는 저는 모르지만 박을순 선생 인터뷰 내용도 박을순 선생이 어떻게 인터뷰를 했고 어떻게 그 쪽에다 이야기를 했는지 또는 인터뷰 내용이 뭔지를 섀튼이 당연히 알 겁니다. 근데 섀튼이 그 내용을 진짜로 거기로부터 정보를 입수했는지 딴 방법으로 정보를 입수했는지는 모릅니다." - YTN 녹취록(2005.12.4) 다음 날인 10월21일. 이번에는 워싱턴의 '사이언스'지 본사를 찾아간 <PD수첩>팀. 도널드 존 케네디 편집장을 만나 역시나 '줄기세포를 봤냐?'는 질문을 던집니다.
'논문 심사할 때 데이터만 봤느냐 아니면 세포까지 직접 검토한거냐?' 127년 전통의 사이언스지 편집장이 이런 질문을 받고 어떤 생각을 했을지 많은 설명이 필요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수많은 언론매체를 상대해온 그였다면 적어도 교신저자인 섀튼 교수에게 '뭔일있냐?'며 툭 던졌을 겁니다. (3) 섀튼은 단지 윤리문제 때문에 결별한게 아니다 그로부터 20여일 후, 섀튼의 결별선언이 터져나옵니다. 그런데 이 대목에서 국내 언론이 놓친 부분, 결별의 주된 이유입니다. 국내 언론과 <PD수첩>은 섀튼이 황우석 팀의 난자윤리 때문에 결별했다고 말해왔습니다. 그러나 섀튼 결별을 처음 보도한 '워싱턴포스트' 기사를 보면 섀튼 교수는 단순히 윤리문제만을 언급한 게 아닙니다. 겉으로는 윤리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2005 사이언스 논문에 어떤 조작이 있었음을 폭로했던 것입니다. 기사 내용을 살펴보면... 섀튼은 황 박사가 반복적으로 (난자윤리에 대한) 소문을 부인해왔고, 그 자신은 어제까지도 황박사를 믿었다고 말했다. "황우석이 그동안 나를 속여왔다는 정보를 갖게됐다. 내 믿음은 흔들렸다. 마음이 아프다. 나는 황우석과 더이상 함께 일하지 않을 것이다." (중 략) 또한 섀튼은, 2005년 사이언스 논문에 있어 몇가지 기술적 실수들을 찾아냈음을 밝힐 것이라 말했다. 비록 그 실수들은 의도하지 않은 것이었으며, 과학적 부정행위의 근거로 보기는 어렵다는 견해도 덧붙였지만..또한 그는 2004년 논문에 언급된 줄기세포는 믿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 Rick Weiss기자 'U.S. Ccientist leaves joint stem cell project' (워싱턴포스트 A2면 미국시간 2005년 11월12일) 중 이처럼 섀튼은 윤리문제 뿐 아니라, 2005 사이언스 논문 어떤 곳에 의혹이 집중되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한 뒤 공개적으로 발을 뺀 것입니다. 이 모든 사안을 종합해 볼 때 '섀튼결별'이 자신들과 무관하다고 주장해 온 <PD수첩> 제작진은 정직하지 못했습니다. 자신들이 더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옥의 티 잡기? 방송은 '기승전결'의 논리로 구성되는 논설문과는 달리 철저히 '역삼각형'의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처음 5분에서 승부가 난다'는 말처럼 가장 중요한 부분은 결론부인 끝부분이 아니라 앞부분이라는 것이고, 제작자들이 시청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하고 진실된 메시지가 바로 '오프닝 멘트'라는 것입니다. (4) 섀튼의 결별선언, 그 또 다른 의미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PD수첩>이 그 뒤에 벌어진 환란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질 필요는 없다는 생각입니다. 왜냐하면 제럴드 섀튼이 택한 결별 방식. 그 자체만으로도 이후 한국인들 사이에서 벌어진 폭력적 대립구도의 전개를 예고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섀튼에 대한 의혹은 단순한 질문에서 시작합니다. "왜 그는 언론을 통해 결별선언을 했을까?" 실제로 섀튼은 피츠버그 대변인을 통해 결별을 밝히기 전에 '워싱턴포스트'라는 세계 유수의 언론을 통해 자신의 입장을 밝힙니다. 언론플레이였습니다. 그 누구도 사이언스 논문의 진위여부에 대해 의심할 수 없었던 상황에서 논문의 문제점을 거론합니다. 그의 이런 행동은 우선 섀튼 개인의 입장에서 볼 때... 1) 논문조작의 광풍 속에서 유일하게 무죄 선언을 받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그는 조작된 논문에 무한 책임을 져야하는 'Senior author'였습니다. 그러나 피츠버그 대학이나 미 연방정부로부터 면죄부를 받습니다. 그에 대한 검증이 한창이던 때 그를 옹호하던 몇몇 미국 언론은 그를 일컬어 'Whistle Blower'(내부고발자)라고 변호합니다. 한국인들이 작정하고 벌인 조작을 나중에서야 깨닫고 워싱턴포스트에 제보하며 진실규명에 나름 역할을 했다는 논리입니다. 마치 자로 잰 듯 정교한 행보입니다. 2) <PD수첩> 입장에서 볼 때 섀튼의 결별선언은 '방송일자의 확정'을 뜻합니다. 당시까지도 MBC PD들은 방송일자를 확정하지 않은 채 황우석 팀과 줄기세포 검증공방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그 때까지는 국내적인 문제였고 물밑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섀튼의 공개결별'은 이 문제를 '세계적인 이슈'로 만듭니다. 더구나 '2005 논문의혹'이라는 암시가 들어있었습니다. 실제로 섀튼 결별이 전해지자마자 MBC PD들은 대책회의를 가졌다고 합니다. 오랫동안 특종을 은밀하게 취재해 온 언론인들의 특성상, 제작진의 의견은 아마도 '외국언론도 냄새를 맡을 수 있다. 빨리 터뜨리자'라는 쪽으로 모아졌으리라는 개인적인 추정입니다. 3) 황우석 연구팀에서 공동연구의 한 축을 맡고 있던 '미즈메디 라인'의 이탈이 가시화됩니다. 공동연구에 있어 논문의 진실성을 디펜스 해주던 섀튼이 제일 먼저 배에서 뛰어내려 도망갔습니다. 눈치빠른 사람이라면 배가 곧 침몰한다는 걸 알고 탈출을 준비할 것입니다. 제일 먼저 바꿔치기(섞어심기)의 주범 김선종 연구원이 약을 먹었고, 며칠 뒤 미즈메디 노성일 이사장이 슬그머니 <PD수첩> 제작진에게 손짓을 합니다.
노성일: 한PD, 솔직히 황 교수가 어떤 사람이오? 한PD : 네?.....어떤 뜻으로 말씀하시는 건지요? 노 : 그동안 많이 취재했으니 나름대로 판단이 있을 것 아니오? 황교수가 인간적으로 어떤 사람인지 솔직한 이야기를 듣고 싶소 한 : .......여러 부분에서 검증이 필요한 사람입니다. 노 : 그러면 내가 앞으로 기자회견을 하게 될 때, 황 교수랑 함께 서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오? - 한학수著 '여러분! 이 뉴스를 어떻게 전해드려야할까요?'(사회평론) 중 382쪽 그 뒤 노성일 이사장은 <PD수첩>의 방영일자에 맞춰 단독 기자회견을 갖습니다. 1편 난자의혹이 있기 바로 전날 첫번째 기자회견, 그리고 두번째 기자회견을 한 뒤 바로 <PD수첩> 방영. 우연의 일치였을까요? 이처럼 '섀튼 결별선언'을 정점으로 광풍이 불어오기 시작합니다. 이 무렵황우석 박사는? 검찰자료와 언론보도 내용에 따르면, 우선 김선종의 자살기도 소식을 듣고는 5만 달러의 치료비를 보냅니다. 줄기세포가 미즈메디것으로 바꿔치기 됐음을 안 직후 전화통을 붙잡고 미국에 있는 김선종, 박종혁 연구원들에게 '어떻게 된 일이냐? 들어와서 다시 만들어보자'며 재삼 요청했습니다. 황우석 박사 : 증인(김선종)은 2005년 저의 전화를 기억하시죠? 사실대로 말하면 내가 다 뒤집어 쓰겠다고, 기억나죠? 김선종 연구원 : 예 황 박사 : 그때를 실기하고 나서, 지금 증인과 내가 이런 모양으로 이 자리에 서있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이하 중략) - 황우석 박사 관련 15차 공판 중(2007.8.28) 이것이 <PD수첩>이 말하듯 논문조작을 진두진휘한 사기꾼의 입막음 행동이었는지, 아니면 끝까지 제자의 진심을 믿고 연구팀을 지키려 한 행동이었는지 독자들의 판단에 맡깁니다. 어쨌든 그 날 이후 광풍의 서막은 무대위로 올려졌고, 한국인들끼리의 피비린내나는 육박전이 펼쳐집니다. 섀튼은 쏙 빠진 채... * 어쨌든 <PD수첩>이 진실을 밝혀낸 것만은 인정해야된다는 의견도 많습니다만, 저는 줄기세포 논란이 '진실 대 국익'의 대결이 아니었다고 봅니다. <PD수첩>이 제기한 의혹은 진실이라기보단 '일방적인 이미지 조작'이었기 때문입니다. 다음 편부터 조목조목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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