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끝난 것이 아니고 하프타임입니다 |
번호 191416 글쓴이 독고탁 (dokkotak) 조회 1036 누리 417 (452/35) 등록일 2007-12-25 04:56 | 대문 17 톡톡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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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하지 않아야 열려있는 가능성을 보게 됩니다 1. 총선 예측에 대한 우려
오마이뉴스에 오른 분석글에 의하면 내년 총선이 대선처럼 치뤄질 경우 개헌선을 넘어설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예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한나라당은 대통령, 지자체에 이어 국회 마저 완전히 장악하는 ‘슈퍼여당’이 된다는 것이지요.
간략하게 인용하자면, 한나라당은 수도권과 영남을 싹쓸이하고 강원권의 대부분 충청권의 절반이상을 확보하여 지역구에서만 195~210석, 비례대표에서 27석, 합하면 총 국회의석수 299석 중 230석을 확보하게 되어 개헌선(200석)인 2/3를 훌쩍 넘어 3/4도 넘본다는 계산입니다.
통합신당을 비롯 야당의 사정을 보면 비례대표 포함, 통합신당이 49~53석, 이회창 신당이 20석 전후, 창조한국당 3석, 민노당 3석, 민주당(원내진출실패) 등의 그림이 나온다고 분석하고 있는데 ‘총선은 대선과 다르다’는 가정을 염두에 둔다 하더라도 끔찍한 결과가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계산 자체가 ‘이번 대선처럼 치뤄지면’이라는 단서를 달고 있기는 하지만, 지금 현재 흘러가는 상황을 보면 이번 대선의 구도보다 어려우면 어렵지 더 나아질 기미가 없어보인다는 데에 심각성이 있습니다.
2. 비난보다 못한 것이 방관입니다
이쯤해서 속상하는 마음에 투정 한번 부리고 넘어가겠습니다. 어느 순간 ‘나는 도저히 지지할 수가 없다’라고 결단을 내리고 완전히 방관자 모드로 돌입하신 분들께 투정을 부립니다. 예. 기권도 방관도 의사표시의 하나입니다. 가치가 다른 사람에게 표를 준다는 것에 거부감을 느끼실 수 있고 그래서 보이콧 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통합신당이 처절하게 깨져봐야 된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 심정 누구나 똑같았을 것입니다. ‘한번 바닥까지 내려 가봐라’하는 심정, 이해 못 할 사람 아무도 없습니다. 그보다 더한 채찍을 가하고도 남을 만큼 울화통이 터진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지요. 백 번 천 번 이해합니다.
그러나 ‘포기하고 싶은 마음’과 ‘실제로 포기하는 것’과는 많이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국민들 특히 민주주의 가치를 지키려는 사람들은 부모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인들은 자식인 셈이지요. 자식들은 부모가 가르치는 대로 자란다고 생각합니다.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지요.
부모 속 썩이는 자식들 많습니다. 아쉬울 땐 애교부리고 배부를 땐 딴짓하고 하지말란 짓 골라하며 속 썩이는 자식들도 많습니다. 정말 속상한 마음에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갖는 적도 있지만 ‘죽도록 내버려 두는(포기하는)’ 부모는 없습니다. 만약 있다면 부모이기를 포기하는 것이고 사람이기를 포기하는 것이지요.
쥐(鼠)과 의원들의 열린우리당 탈당러시(개별 혹은 집단탈당)로부터 시작된 철없는 아이들의 삽질은 열린우리당 해체와 졸속창당에 이어 난잡한 경선과 헛발질 대선을 관통하는 동안 꾸준히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결국 대선을 고스란히 넘겨주었습니다.
자, 방관하셨던 분들께 여쭙니다. 어느 시점에서 손을 떼셨습니까? 어느 시점에서 포기하셨습니까?
사실, 정치적 감각이 유달리 뛰어난 분들의 집합체가 서프앙인데, 그런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예측하지 못한 분이 한분이라도 있나요?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믿었던 사람이 천연기념물 같은 존재 아닌가요? 적어도 우리가 갖고 있는 잣대가 고무줄로 만든 것이 아니라면 누구나 상당히 정확하게 재었을 터입니다.
그럼에도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만 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요.
3. 경기가 끝난 것이 아니고 하프타임입니다
일부 분석이 우려하는 바대로 된다고 가정했을 때, 개헌저지선을 넘는 정당의 출현은 지난 90년 인위적 정계개편을 통한 민자당의 출범(216석)이래 18년만의 일이 될 것이라 합니다. 정치시계바늘을 18년 거꾸로 돌리게 되는 셈입니다. 더 앞서는 67년에 개헌선을 넘긴 공화당이 3선 개헌을 단행한 바 있습니다.
이번의 경우 20년마다 한번씩 돌아오는 대선+총선의 랑데뷰로 인해 선거가 연말연초로 걸쳐져 있습니다. 즉 전반전(대선)과 후반전(총선)을 잇달아 치뤄야 하는 상황이고 결과적으로 대선의 성적이 고스란히 총선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게 될 가능성이 20년 내 최고로 높은 선거인 셈입니다.
대선을 포기하신 분들께 여쭙습니다. 전반전을 포기하셨으니 후반전도 포기하시렵니까? 그렇게 철저히 무너져 내리기를 바라시겠습니까?
그래서 개헌저지선도 확보 못하면, 무소불위의 슈퍼여당이 입맛대로 개헌을 한다해도 ‘어쩔 수 없다. 그것이 민주주의다’라며 방관하시겠습니까? 그래서 만약 앞뒤 잴 줄 모르는 의협심 강한 어린 학생들이 불의에 맞서 피를 흘린다면 ‘그것이 민주획득의 대가다’라며 방관하시겠습니까? 그건 아니지 않습니까..
우리는 전반전을 처절하게 졌습니다. 방관하신 분들로 인해 더 졌습니다. 그러나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분들이 있어서 더 추락하는 것을 막아 놓은 상태, 그것이 지금의 모습입니다.
지금 우리는 경기가 끝난 것이 아니고, 하프타임을 맞아 숨 고르며 물 한잔 마시고 있는 중인 거지요.
4. 그나마 다행인 것은 선수 무한교체가 가능하다는 것
후반전(총선)에는 전반전에 뛴 선수 전부를 교체해도 가능하니 그나마 다행이지 않습니까?
모두 다 교체할 필요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만, 가능하면 헛발질한 선수들 대부분을 교체했으면 좋겠습니다. 체력도 떨어지고, 노쇠하거나, 오만한 선수들은 모두 교체해야 합니다. ‘탄돌이 특채’로 지갑주워 대거 선발된 아이들 역시 물갈이 1순위입니다. 마이너리그로 보내든지, 집으로 보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이번 전반전에서 ‘정말 수고가 많으셨던 분들’ - 정동영, 이회창, 문국현, 이인제, 권영길 - 이 분들은 정치선수 명부에서 완전 삭제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자신의 역량에 맞는 포지션이 어딘지도 모르고 너나 할 것 없이 골 넣겠다고 센터포드 위치에만 오골오골 모여 있다가 패가망신케 한 작자들이라 당연 퇴출입니다.
교체해야 합니다. 완전한 물갈이를 이루어내지 못하면 후반전 경기 역시 ‘안 봐도 DVD’ 되는 겁니다.
나와바리 논리와 기득권이 있는 마당에, 온갖 수모 겪어가며 이 바닥까지 온 사람들이 쉽게 옷 벗으려 하지 않을 것이지만, 그렇게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가 그렇게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의 책임입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부모이기 때문이지요. 때론 회초리를 들어야 아이들이 잘 자라는 법입니다.
5. 감동이 없으면 아무 것도 이룰 수 없다
선수들 대거 교체한다고 감동이 쓰나미처럼 밀려올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자신의 욕심을 완전히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일 때 비로소 잔잔한 감동이 전해오기 시작하는 것입니다.
노무현 후보의 연설과 정동영 후보의 연설을 들으면서 어떤 생각이 드셨습니까?
왜 한 사람의 말은 가슴 속 깊이 전율처럼 감동이 전해져 오는데, 다른 한 사람은 머리로만 느껴질까 하는.. 그런 느낌 말입니다.
그것은 말이 나오는 경로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한 사람은 가슴으로부터 말이 나오기 때문에 가슴으로 전해지는 것이고, 다른 한 사람은 머리에서 말이 나오기 때문에 머리로 느껴지는 것입니다.
감동(感動)은 ‘느끼고 움직이는 것’입니다. 느끼게 해야 합니다. 그래야 움직입니다.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군상들의 마음 속에 강렬하게 느낌(感)을 주어야 합니다. 그래야 그들 스스로 동(動)하고 주변을 동(動)하게 역할하는 것입니다.
이번 총선에서는 어떤 전략으로 감동을 일구어 낼 수 있을까요. 쉽지 않은 길, 그러나 가야만 하는 길..
그 주제로 다음 3편 글을 준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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