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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연속된 정치적 불행에 대하여..

순수한 남자 2010. 1. 29. 16:45

한국의 연속된 정치적 불행에 대하여..
번호 110867  글쓴이 귄터반트 (nemesis1827)  조회 693  누리 251 (256-5, 11:30:1)  등록일 2010-1-29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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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연속된 정치적 불행에 대하여…
(서프라이즈 / 귄터반트 / 2010-01-29)


제가 언젠가 현재 노조는 하층 노동자를 대변하지 못함으로 인하여 강력한 노동자 공동체 의식이 사라진 이상 대한민국에서는 노동자 대변정당의 집권은 영구히 불가능하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이유가 아니더라도 노동자만을 주 타겟으로 해서는 어차피 집권이란 영구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정당의 주요 노선 중 하나에 노동자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라면 몰라도 말이죠. 여하튼, 현재 상황으로서는 여간 그 매듭을 풀기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편의점 알바, 백화점 매장직원, 마트 직원, 수많은 일용직들, 농민들, 중소기업 노동자들, 실업자… 정상적 상황이라면 이들은 모두 민주노동당의 지지자가 되어야 하건만 그렇지가 않습니다.

거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우선, 우리 국민 대다수는 진보가 무엇인지 계층 간 대립이 무엇인지 알지 못합니다. 이익으로 인하여 정당 간에 싸운다는 사실은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특히 정치인들의 이익에 대해서 말이죠. 그런데 그 정치인들이 특정 계층의 이익을 위해 싸운다는 개념 자체가 없습니다.

정치인 사익 다툼에 계층 다툼은 지워져 버리는 것이지요. 그들이 사익을 위해 다툰다는 사실에 하층 국민들의 이익을 대변해 준다는 사실이 묻혀 버려서 계급 배반적 투표를 하고 있습니다.

그건 기억이라는 현상 때문인데요. 현재 한나라당의 뿌리인 과거 박정희의 공화당 때를 자꾸 연상한다는 거지요. 대단히 배고팠던 시절 박정희의 18년 독재시기를 거쳐 그나마 끼니 걱정을 덜었다는 겁니다.

비극인 것은 박정희식 경제의 한계를 보여주는 1979년에 국민이 그의 경제운영이 무오류가 아니라는 것을 철저히 알 좋은 기회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해 곧바로 암살되었다는 것이 비극이라는 것입니다. 알다시피 그 당시 석유파동으로 인하여 세계경제가 불황이 되자 박정희식의 자산의 몇 배가 넘는 채무구조의 산업은 연쇄부도로 나타나게 되었던 것인데 그 파장의 여파가 노동자 밀집지역인 부산 마산지역에서 일어나자마자 암살되었다는 거죠.

그 후 다시 전두환의 쿠데타, 전두환은 집권 후 조순의 충고를 따라 수많은 경제개혁을 하였으나 한국경제에 역시 가장 취약한 재무구조를 개선하지 않았습니다.

경제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전두환은 자신이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사람이었습니다. 그것이 다행. 노태우에게도 그것은 이어졌고, 역시 재무구조는 그대로, 불행은 김영삼 때 나타납니다.

가장 무서운 것은 무식한 사람이 자신이 가장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알다시피 IMF를 가져왔습니다.

IMF는 한국 자체에도 불행이지만 IMF로 인하여 겨우 정권을 잡게 된 김대중에게도 불행이고 민주당에게도 그것은 불행입니다.

이것은 진보 vs 보수의 싸움이 될 수 없는 구조를 만들어 내게 되니까요. 그전에 잠시 미국의 정치이야기를 하자면, 미국의 민주당이 집권하게 된 것은 대공황 덕분입니다. 바로 루스벨트죠. 그런데 루스벨트 이전에 민주당은 집권한 적이 없습니다. 남북전쟁 이후 1860~1932까지 공화당이 줄곧 집권해 왔습니다. 한 두 번 제외하고 말이죠.

한국이 IMF를 통하여 민주당이 집권한 것처럼 미국 민주당은 대공황을 통하여 집권하게 된 것입니다. 다른 점은 미국 민주당은 민주당이 승리한 지역이 미국 모든 주를 거의 석권하다시피한 것이나, 반면 한국 민주당은 DJP 연합과 개혁후보의 대선 출마 포기가 겹쳤음에도 매우 근소한 차이로 이겼습니다. 30만 표 차이죠. 이것만 보아도 한국은 참으로 유별난 나라입니다.

IMF 이후 김대중의 국민의 정부가 해야 할 일은 IMF 체제를 극복하는 것. IMF를 극복하는 길은 혹독한 기업과 은행의 구조조정이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구조조정 열풍이 불었던 것은 대략 10년 전의 일입니다. 영국 보수당의 대처 정부, 미국 공화당의 레이건 정부, 흔히 대처리즘과 레이거노믹스로 대변되는데 기업규제감소, 세금인하, 자유주의 확대, 기업 경쟁력 강화로 요약됩니다.

또 하나의 특징은 크리스트교(개신교와 천주교)의 정치분야 연합전선이 특징입니다. 그것이 줄곧 이어진 것이 부시 때까지 였습니다.

그러니까 김대중의 국민의 정부는 원래 보수정당이 해야 할 일을 역사적으로 하게 된 시기에 집권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비극입니다.

반면 미국의 민주당 또한 그렇습니다. 본디 민주당은 남부 백인과 서부 개척인들이 주요한 지지자였습니다. 인종차별적이고 백인기득권층을 대표하는 성격이 짙었습니다만, 대공황을 통하여 대변신하게 됩니다. 엄청난 규모의 토목공사를 함으로 인하여 하층민들이 종래에 공화당에 100% 투표하던 것이 루스벨트 재신임시기에는 돌변하여 90%가 미국 민주당에 투표하게 됩니다.

그 후 이것이 정착하여 지역적으로는 원래 민주당의 텃밭이 미국 남부와 서부였으나 역전되어 미국 남부와 서부는 공화당에 북부는 민주당에, 전통적으로 공화당 지지지역인 북동부는 그대로 공화당에 지지를 하는 현상이 일어납니다.

그 이후 보다시피 미국 민주당은 현재의 모습과 같이 온건 진보성향을 띠게 됩니다. 반면 링컨의 공화당은 역전되어 백인기득권층을 대변하는 보수성향을 띠게 됩니다.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서 보면 제가 지난 시간에 민주노총이 노사정 위원회를 탈퇴한 후 대기업 위주의 노조활동으로 인한 노동자 공동체 의식이 완전히 궤멸되었음을 비판한 바 있는데, 이에 대하여 변명하자면 바로 김대중 정부가 맡은 역할에 있는 것입니다. 앞서 말했다시피 비극인 거지요. 진보성향의 지지자들을 일부 포함한 민주당이 보수정당이 해야 할 일을 해야 하는 시기에 정권을 잡았다는 겁니다. 강력한 구조조정이 들어가자 노동안정성이 파괴됩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길거리에 연일 쏟아지자 그야말로 노동자가 주 타겟은 아니어도 주요지지자임은 분명했던 이들이 이탈하게 된거지요. 그것이 바로 민주노총의 노사정 탈퇴사유입니다. 국민의 정부는 사측의 입장만 대변한다는 쓴소리를 들으며 말이죠.

비극은 한두 가지가 쌓여서 비극이 아니라 여러 가지가 누적되어서 나타납니다. 근심은 혼자 오지 않고 그래서 항상 여러 개가 같이 온다고 하는 속담이 있는가 봅니다.

1979년 당시 김재규가 경제불황 당시 의거하지 않고 그냥 두었더라면 국민들 다수는 박정희에 대해서 달리 평가했을 것이고, 석유파동과 같은 외부의 조그만 충격에도 한국기업과 같은 무분별한 문어발식 확장은 재앙이라는 분명한 경고가 되었을 텐데 말이죠.

김구가 초대 대통령이 되지 못한 불행으로 인하여 남북 분단=> 6·25 발발 => 이승만 정권의 장기집권 => 친일파 득세 => 친일 기득권세력 고착화 => 장면의 미친 짓 이후 박정희 집권 => 김재규의 이른 박정희제거로 인한 박정희에 대한 냉정한 평가 유보 => 최규하의 미친 짓 2로 인한 전두환 집권 => 양김의 단일화 실패로 인한 노태우 집권 => 김영삼의 삼당합당 => 호남고립 => IMF => 보수정당이 해야 할 일을 맡게 된 김대중의 집권 => 민주노총의 노사정위원회 탈퇴 => 노동자 공동체 의식 궤멸

이와 같은 길을 걸어오게 된 것입니다. 또 한 가지 더 비극적인 것은 김대중이 집권할 당시의 민주당의 정치적 동지들은 군부정권에 맞선다는 것 외에는 김영삼의 정치인들과 정책적 차별성이 거의 없습니다. 차이라고는 남북문제에 대한 시각뿐이죠.

오직 김대중만이 조금 달랐을 뿐인데, 강력한 우군이던 민주노동당 세력은 독립, 김대중 하 동교동계는 김영삼의 상도동계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한 치의 차이도 없다는 것이죠. 민주당 내 최고계파인 동교동계를 지켜봐 온 다른 계파 또한 마찬가지인 상태에서 노무현의 참여정부가 탄생합니다.

한국 또한 미국처럼 지역주의가 심한 상황, 미국 민주당이 케네디 이후 정권을 찾은 것은 공화당의 근거지인 남부에서 후보를 내어서 승리하였던 것처럼, 민주당은 호남이 근거지인 상태에서 한나라당의 근거지인 영남후보를 내어서 승리하였던 것이죠.-버락 오바마를 제외하고선 1964~2004년까지 민주당에서는 북부지방 후보가 대권을 장악한 적이 없습니다. 오바마가 정권을 잡은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입니다. 그가 북부출신임에도 정권을 잡은 것은 강력한 우군이던 흑인들의 민주당 지지를 더욱 강력하게 한 것, 미국 경제불황이 두 가지 이유입니다.-

제게는 노무현의 참여정부의 집권이 케네디를 연상케 합니다. 비교적 젊은 후보였다는 점, 개혁성향의 후보였으나 그 이후 오랫동안 미국 민주당은 궤멸하다시피 한 점, 적과 아군의 맹공을 동시에 받았다는 점, 집권 당시 비난 받던 것과는 정반대로 오랫동안 그를 그리워한다는 점등에서 말입니다.

참여정부는 국민의 정부와 비교하여 많은 진보적인 정책을 펼쳐왔으나 진보적이라 평가하기에는 너무나 냉혹한 평가를 받았다는 것도 비슷합니다.

더군다나 현재 반한나라당 진영의 미래가 앞으로도 불행하리라 생각하는 이유는 진보언론은 한국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절대적인 것으로 자꾸 간주합니다. 아이디얼 한 상태의 이상기체 방정식 같다고나 할까요? 더군다나 그 와중에 전혀 비 진보적인 지역주의 유력정치인에게 우호적입니다. 비슷한 대결양상이면 그렇게 하여도 무방합니다만 알다시피 그렇지가 못하다는 것이죠. 예를 들면 미국 민주당은 온건 진보인데 진보지식인들은 과거 케네디에 대한 냉혹한 비판의 결과의 교훈을 깨달았는지 절대적으로 방어하려고 노력합니다만, 반면 한국의 진보는 아직도 김대중과 노무현에 대하여 냉혹합니다. 정치인은 제외하고 언론에 대해서만 보아도 앞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죠. 한국은 대단히 불행한 나라입니다.

 

(cL) 귄터반트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1108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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