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19일 한명숙 전 총리 공판 정리
(서프라이즈 / 논가외딴우물 / 2010-03-20)
18일 공판 정리를 너무 정신없이 썼다. 너무 긴 글이어서 나누어 썼는데 1편을 올리니 새벽 2시가 넘었고, 2편을 올린 시각은 이미 새벽 5시를 넘었는데, 19일 공판은 아침 아홉 시부터…. 정말 마지막엔 비몽사몽, 다시 한번 읽는 것마저 포기했다. 소파에 누워 한 시간이라도 자야 하는데 온갖 꿈이 괴롭힌다. 1시간 정도 눈을 붙이고 다시 서초동으로 이동해 재판정에 앉아 있으니 이게 이게…. 영 컨디션이 제로다. 재판이 끝나고 몇 개의 일정을 치르고 술에 취한 채 밤늦게 들어왔다. 19일 공판 정리를 쓰고 자야 하는데 솔직히 자신이 없다. 혹시라도 재판정 방청석에 앉아 있다 죽으면 웃기지 않겠나? 죽어도 멋있게 죽어야지 방청하다 죽는 일은 있을 수 없다. ㅋㅋ “에라~ 일단 자자!”
오늘은 오후 재판 계획이 원래 없었는데 어제 증인 심문이 길어지는 바람에 아홉 시에 재판이 시작되었다. 원래 이국동 증인이었는데 어제 심문을 하지 못한 강세희, 조한기 증인으로 바뀌었다. 22일 현장검증이 있는데 그전에 미리 두 증인에 대해 심문을 해야 한다는 변호인의 주장이 받아들여져 오히려 이국동 증인을 뒤로 늦추고 18일에 증언을 하지 못한 두 증인을 심문키로 한 것이다. 두 사람은 한 전 총리의 수행과장, 의전비서관을 지냈다. 먼저 강세희 증인이 증언대에 오른다.
강 증인에 의해 새롭게 밝혀진 사실은 메인 요리가 들어갈 즈음 강세희 증인은 대개 점심을 하곤 했다는 것이다. 삼청동 공관 직원식당이나 공관 바깥에 나가 식사를 하고 돌아왔다는데 그동안에도 문자를 통해 오찬 등 행사의 진행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있었다고 한다. 메인 요리가 들어가도, 후식이 들어가도 문자로 지금 행사가 어떤 순서가 진행되고 있는지 알고 있었고, 특히 후식이 들어가면 모든 관계자가 오찬장 앞에 대기 상태로 모여 있었다고 진술했다. 또한, 자신이 식사 중에 경호팀장이 어떤 위치에서 근무했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자신이 오찬장 앞 소파에 앉아 다음 일정 등을 준비하고 있을 때에는 경호팀장이 오찬장과 현관 사이의 복도 및 소파 사이를 서성거리며 위치하고 있었다고 한다. 공관팀장은 주방과 오찬장 사이의 메신저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고, 나머지 경호관은 유리로 만들어진 부속실 안에서 창을 통해 실내를 보고 있었다고 한다. 현장검증을 하면서 아예 정운찬 총리에게 묻는 것은 어떨까? 2층 공간이 아닌 1층 공간에 한 명의 경호관도 없으면 어떻겠냐고…. 이건 뭐 죽어라 사람이 없었지 않으냐고 묻는 이유를 모르겠다.
그러니까 한 전 총리와 곽영욱 씨가 남이 보지 못하는 사이에 뭔 일을 했다는 것을 주장하자는 것인데, 이런 경우를 두고 우리는 “어처구니가 없다.”라고 표현한다. 이젠 징그럽다. 똑같은 질문을 말만 바꿔 묻고 또 묻고….
총리는 내빈이 있을 경우, 항상 현관 앞까지 마중을 나왔으며, 당일에는 정부청사 내 집무실에 아예 출근도 하지 못하고 오전부터 외부일정이 있던 날이었기에 바로 청사로 이동했을 것이라고 강 증인은 증언했다. 그러자 검찰 측이 바로 청사로 떠나지 않고 혹시 공관에 다시 들어가면 어떻게 행동하느냐고 묻는다. 강 증인은 그런 경우라도 당연히 쫓아 들어갔을 것이고, 추후 일정, 오찬 중 연락 온 것 등을 보고드리는 일들을 수행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혹시라도 오찬장에 물건을 놓고 나올 때에 어떠냐는 질문에 그런 때에는 부속실 직원이 항상 챙겨서 강 증인에게 전해 주었다고 한다.
혹시 외투를 입은 상태에서 오찬장에 들어가 오찬장 내에서 벗는 경우는 없느냐고 검찰이 묻는다. 그런 일은 의전상 예의도 아니고, 특히 여성 총리인 관계로 타인 앞에서 옷을 입고 벗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을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답변이었다. 솔직히 승용차에서 내려 몇 미터만 걸으면 바로 실내로 이어지는 상황에서 외투 입고 차에서 내릴 일이 있을까? 그것도 공관에 가면서 외투 입고 승용차에 앉아 있었을 리도 만무하고, 만약 그런 경우라도 외투와 핸드백 등 모든 소지품은 수행과장인 자신이 챙긴다는 것이다.
강 증인은 곽영욱 씨를 그날 처음 봤다고 한다. 또한, 밤 9시쯤에 전화를 그로부터 받은 기억이 없다고 한다. 총리 재직 시절 국무총리실에서 총리 앞으로 지급된 핸드폰은 2개로 총리가 직접 쓰는 핸드폰 1개와 수행과장용으로 1개였는데, 2개 모두 외부 일정을 소화하고 있을 때에는 강 증인이 소지하고 다녔으며, 밤 9시라면 대개 외부일정을 소화할 시간이므로 자신이 받을 수밖에 없음에도 기억이 없다는 것이다. 한 전 총리가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자신 명의로 소유한 개인용 핸드폰이 있었는데 이 핸드폰은 총리 재직 기간에 사용한 일이 없다고 한다. 전화번호를 아예 없앤 것은 아니지만, 총리의 수행기사 핸드폰에 착신전환을 해 놓은 상태였고, 핸드폰 자체를 들고 다니지 않았으므로 만약 그 전화번호를 아는 사람이 전화를 해왔다면 수행기사 핸드폰으로 연결되었을 것이라고 한다. 이 부분은 수행기사 증언에서 확인될지도 모르겠다.
골프 치는 것을 본 적이 없느냐고 묻는 질문에, 8년을 근무하면서 한 번도 보지 못했으며 골프와 관련된 어떤 일정도 잡은 적이 없다고 말하는 증인에게 검찰 측이 국외 출입기록을 보여주었다. 출국 국가 등을 간단히 기록한 것인데, 강 증인은 개인적으로 수행일지를 써와서인지 일부분이 잘못 기재되어 있다고 반박했다. 2007년 5월에 미국이라고 기재된 기록은 미국이 아닌 일본이며, 니케이 포럼에 참석차 출국했다는 것이고, 2005년 9월에 일본과 영국을 관광시찰했다고 적혀 있는 부분도 일본 여성단체 주최의 행사와 강연 목적이었으며, 영국의 경우는 외교부 국정감사 목적이었다고 증언했다. 법무부 출입국 관리소 기록의 신뢰도까지 추락하는 순간이다.
한 전 총리가 의원 시절이나 장관, 국무총리 재임 중에 외국을 방문하는 경우, 거의 모든 일정이 정부 공식 방문이었거나 아니면 초청자가 비용을 부담하는 방문이었다고 한다. 강연의 경우에는 별도의 강연료까지 받았다고 하는데 사사로운 일정이나 쇼핑 등을 할 정도로 여유가 있는 일정이 아니었다고 한다. 조한기 증인의 증언에 의하면 국무총리실 직원들에게 작은 선물을 마련해야 하는 경우라도 총리는 살인적 일정을 소화하느라 정신이 없으므로 비서실장이 이를 준비해야 할 정도라니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다.
한 전 총리는 공식행사에서 마시는 와인이라면 모를까 술도 안 하며 사저의 살림살이나 소지품도 대단히 검소해 총리실 직원들이 돈을 모아 핸드백을 선물한 적이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당연히 거액의 달러를 대신 환전해준 적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강 증인은 전혀 없었다고 답변했다.
오늘도 변함없이 검찰이 느닷없이 또 하나의 자료를 들이대면서 질문에 들어갔다. 2006년 3월 24일 자 동아일보의 기사였는데 단 한 부를 가져왔다. 재판장도 변호인도, 증인도 또 어리둥절!
변호사가 이 기사를 검찰이 인지한 것이 언제냐고 물으니 최근이라고만 답한다. 오래전부터 준비해온 것이 아니라니 조금 의심이 간다. 어떤 의심이냐면 동아 측에서 검찰에 제공한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다.
증인을 심문하기 위해 자료를 열거하려면 법원에 증거물로 제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재판장의 물음에 그냥 참고자료라 하면서 어물쩍 심문하려 하자 재판장이 제지한다. “밥 먹고 하자!” 이거 끝내고 하면 안 되겠냐고 검찰이 요청하니, 재판장이 한마디 한다. “아니 읽어봐야 할 거 아니냐?” 그래도 검찰이 우기니 그럼 휴정을 하겠다고 재판장이 선언한다. 그냥 밥 먹고 하면 휴정 시간 15분은 점심 시간으로 대체되었을 것을 불필요한 15분의 시간낭비를 감수하면서까지 이와 관련한 심문을 오전 공판 중에 마치려고 한 검찰의 의도는 무엇이었을까? 혹시 오전 중에 기삿거리 제공 의무가 있었던 것일까? 해당 동아일보 기사에서 검찰 질문의 핵심은 골프였다.
해당 기사에 기록된 한 전 총리의 발언 한마디가 도마에 올랐다. “쳐본 적은 있지만, 너무 못 쳐서 못 칠 것 같다.” 이 인터뷰 발언을 빌미로 삼아 과연 친 적이 없다고 할 수 있느냐고 강 증인에게 다그친다. 강 증인은 가족과의 휴가 중에 친인척이 함께 골프장에 갈 때에 함께 코스를 돌았을 수도 있을 것이고 골프를 한번 쳤을 수도 있겠지만, 분명히 말하건대 골프장을 예약한다거나 하는 등의 골프 관련 일정을 준비한 일이 없었으며 이외에 어떤 것도 알지 못한다고 말한다. ‘쳤다’와 ‘쳐봤다’가 같은가? 그래서 비루한 검찰이라는 말이 나도는가보다. 재판 내내 설득력 있는 증언이나 물적 증거는 하나도 없었고, 초지일관 관계없는 일들로 사람을 매도해 이를 유죄와 연결시키려는 검찰을 그럼 뭐라 표현할까? 이게 무슨 17세기 아메리카 대륙의 청교도들 이야기도 아니고 말이다. 골프 할 줄 안다면, 또 골프를 쳐봤다면, 아니 골프에 관심이 있다면 골프채 선물 받는 거야? 참으로 대한민국 법정은 너무나도 저질이다.
그리고 한 전 총리 측이 언제 골프를 칠 줄도 모른다고 한 적이 있었던가? 이런 식으로 골프를 칠 줄 아는 사람이니 골프채를 받았다는 식으로 매도하는 게 얄미웠던지 변호인 측은 2010년 1월 27일 자 중앙일보 기사를 들어, ‘2,000년 초반에 골프를 배웠으며, 2,004년 노골프 선언에 동참했다’는 사실을 적시했다.
내친김에 아들 이야기도 올랐다. 한 전 총리의 아들이 현재 유학 중인데 이 비용의 조달을 하려면 매년 10만 달러 이상의 달러가 필요할 것인데 이와 관련한 환전 기록이 없다는 것이다. 10만 달러? 오늘 환율로 1억 1천만 원이 훌쩍 넘는 금액이다. 검사는 자신이 1년 전에 유학을 해봐서 안다면서 이 금액을 거론했다. 참 돈도 많다. 1년에 10만 달러씩이나 주고 유학했던 검사의 솜씨가 이거냐? 그리고 유학은 부모 돈으로만 하는 거고? 이 부분은 강 증인이 답변할 일은 아닌 것 같다. 아무리 수행과장이라도 남의 가족 이야기까지 어떻게 알겠는가? 기대해보자!
변호사가 자택을 방문했을 때나 이사 시에 도우면서 혹시라도 한 전 총리가 골프채를 가지고 있는 것을 보았느냐 묻는 말에, 강 증인은 본적이 없다고 대답했다.
오전 재판을 마치면서 갑자기 검찰이 월요일에 있을 총리 공관 현장 검증에 다른 경호관들을 모두 입회시켰으면 하며, 이들에 대한 진술조서가 있다면서 이를 증거로 제출하겠다고 한다. 재판장은 공관에 통보한 인원이 있는데, 왜 검찰 측 증인이기도 했던 경호관이 참석하게 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러느냐고 묻는다. 검찰은 윤 경호관이 말을 바꿨다고 생각하기에 다른 경호관들 모두의 이야기를 들어야겠다는 것이다. 이런 식이면 이들 모두가 증인으로 서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복잡한 문제이니 밥 먹는 동안 생각하기로 하자고 재판장이 제안한다.
변호인 측은 내사착수보고서를 증거로 제출하게 해달라고 재판장에게 요청한다. 오로지 타인만을 대상으로 한 내사가 아니라 한 전 총리와 타 정치인 다수가 포함된 내사 보고서라면 이 사건을 수사하게 된 경위부터 확인하기 위해 공개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곽영욱 씨의 진술 신빙성을 탄핵해야 하기 때문에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검찰의 내사 및 수사 진행에 따라 그가 진술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통찰해보겠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게 들렸는지 대화 내내 재판부는 공개하라는 쪽으로 기울었다. 검찰은 제삼자의 명예 운운하면서 공개 불가로 평행선을 달린다. 그놈의 명예! 대한민국 검찰이 제삼자의 명예를 논할 자격이 없는 집단임을 모르는 대한민국 국민도 있었던가? 입에서 욕이 나온다. 솔직히 내가 증인이었다면 지금쯤 난리가 났어도 한두 번이 아니었을 것이다. 쓸데없는 질문 나오면 그런 질문이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나와 검사가 옥신각신 난리가 났을 텐데…. 아쉽다!
이어진 오후 재판, 시작부터 경호관의 현장검증 입회 문제로 대립했다. 결국, 재판관은 당일 근무조만 모두 입회시키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 또한, 현장검증 시 양측이 하고 싶은 모두를 다하게 배려할 것이라 말한다. 그러나 입회인은 입회인일 뿐 이들은 증인이 아니고 현장에서의 증언은 조서에 남기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분명히 말하건대 설명만 듣는 취지라는 말이다. 이분 참 명쾌한 재판관이다. 굉장히 원칙에 충실하기도 하고 진행에는 부드러운 재판관, 생각건대 그는 사법부의 새로운 장을 여는 기분으로 재판에 임하는 것 같았다. 그건 공개를 중시하는 법정이 아닐까? 다시 말하건대 이곳이야말로 민주주의의 최일선이다.
이번에는 조한기 의전비서관의 순서다.
조한기 비서관은 경호관과 같은 의견을 하나 내놓았다. 오찬장 문을 매우 조금이지만 열어놓는다는 증언이다.
오랜 시간에 걸쳐 외국 방문 시에 관련된 심문이 이어졌다. 국무총리의 경우 외국을 방문하게 될 때 일비를 지급한다고 한다. 이는 어떤 공무원이나 동일하다. 해당 국가의 물가 등을 고려해 국가의 급수를 나누고 지위의 고하를 따져 일종의 어드밴티지 비용을 지급한다는 것이다. 영수증 소명이 필요하지 않고, 남아도 반환할 필요가 없으므로 개인이 절약하면 일종의 소득이 되는 돈이다. 미국의 경우 하루 220~230달러 정도이고, 제일 낮은 등급의 국가일 경우 약 170~180달러를 지급한다고 조 증인은 답변했다. 또한, 국무총리는 특수활동비로 연간 약 8억 원 이상을 쓸 수 있다고 한다. 이 또한 영수증이 필요없는 돈이다. 이름하여 금일봉 등을 전달하는 용도로 쓸 수 있는 돈이며 이를 어떻게 사용하는가는 총리의 재량 사항이다.
또한, 의원 신분으로 출국 시 공무로 나가게 되면 국회의장이 일정액의 격려금을 주고 있으며, 기타 초청으로 방문하게 될 때에도 초청자가 모든 경비와 강연료 등을 지급한다고 한다. 이게 팔자 고칠 정도로 큰 금액 아니겠지만 적어도 일국의 국무총리, 또는 의원으로서 품위 유지에도 꼭 필요한 부분이 있을 것이기에 이를 법률로 정하지 않았을까? 생각해보면 한 전 총리쯤 되는 사람이면 거의 개인적으로 소비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그건 나중에 밝혀질 것이고….
오전에 이루어진 강 증인에 이어 조한기 증인에 대해서도 아들 관련 질문이 이어졌다. ‘학비가 얼마가 들것이다.’라는 식의 의견을 달아 질문하는 통에 또다시 재판장이 질책한다. 의견을 말하지 말고 사실을 확인하는 심문만 하라는 것이다. 그러자 검찰 측은 전제가 되어야 질문이 가능하다면서 강행하려 하고, 변호인은 그런 식의 발언은 나중에 증인 심리가 종료되고 난 후 검찰 논고를 통해 주장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되물으면서, ‘OO 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라는 식의 질문도 자제해 달라고 검찰에게 부탁한다. 말하자면 전제를 해 답변의 폭을 규정해버리는 방법으로 의견을 강요하는 질문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듣고 싶은 말만 들으려는 검찰의 입장이 이길 리가 없을 터, 결국 질문을 조서에서 삭제하고 다시 단답형으로 질문에 나선다. ㅠㅠ
이제 재판장이 약속한 시간이 다 되었고, 검찰의 증인 심문도 끝이 났다. 그런데 부장검사가 나선다. 몇 개 질문을 하겠다고 한다. 재판장은 어제 분명히 오늘 오후 1시까지 공판이 끝나야 한다고 말했고, 그럼에도 오후 3시 반까지 늘려 심리를 했는데 지금 재판부가 모두 행사에 참여해야 함을 알리면서 얼마나 걸리겠느냐고 묻는다. 그냥 빨리 끝내겠다고만 하는 답변에, 길어질 것 같으면 다시 날짜 잡아서 충분히 하라는 재판장에 맞서 부장검사는 오늘 꼭 해야 한단다. 당연히 심문조서에는 없는 추가 질문이다. 얼마나 걸릴지는 그 부장검사만 아는 상황이고….
재판장이 그럼 질문 요지를 말하라고 한다. 얼마나 걸릴지 예측해보고 결정하자는 것이다. 오늘 몇 분 안에 끝낼 것 같으면 빨리 진행하고, 길게 걸릴 일이면 재판부의 사정도 있으니 따로 기일을 잡자는 의견은 타당해 보인다. 부장검사는 그냥 빨리 끝난다고 막무가내! ㅠㅠ 사실 이는 어쩌면 당연하다. 질문 하나에 대해 답변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질문은 꼬리를 물 수 있지 않겠는가? 당연히 검사는 시간을 특정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난리를 겪고 한 질문은 이렇다.
국회의원 시절, 남편과 함께 간 적이 있느냐? “모르겠다.”
함께 간다면 관광 아닌가? “당신들이 낸 출국 기록 봐라. 모두 주최와 초청자가 있다.”
국외 출장 일비를 한화로 주는 때도 있는가? "모르겄다 ~~~"
재판 내내, 어제 재판장이 공소장 변경을 권한 부분에 대해 검찰은 답이 없었다. 18일 자 글을 쓰면서 밝혔지만, 어제에는 검찰 측이 갑작스럽게 밤 공판을 멈추어 달라고 요청했다. 저녁밥을 먹는 사이에 일정이 생겼는지 느닷없이 다들 약속이 있었다면서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재판의 조기 종료를 요청하고 나섰던 것이다.
그리고는 오늘, 경호관들의 심문조서를 증거로 제출하겠다고 하고, 현장검증에 입회시키겠다고 주장한다. 그들 모두는 현직 경찰관이다!
공소장 변경? 그건 대한민국 검찰의 조종을 울리는 항복문서가 될 것인데 어떻게 변경할 수 있을까? 게다가 지급 대법원과 이명박 정부는 그야말로 폭발 직전의 상황으로 내달리고 있다.
정치권력으로부터 이나마도 어렵게 탈출한 사법부가 다시 정치권력의 품으로 돌아갈까? 솔직히 말해 민주주의는 권력과 권력의 대립을 통해 균형을 유지하고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사법권력이 정치권력 아래로 들어가려고 하겠는가? 국민이 이를 용납할까?
생각건대, 바보만 모여 사는 국가라면 모를까, 언제든지 자신의 인신을 구속할 수 있는 사법권력이 다른 권력의 노예가 되는 모습을 보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는 검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정치권력의 아래로 사법부가 들어가 꼬리 치는 모습을 또 보기에는 이미 대한민국은 너무 멀리 온 나라다! 지금 의회 구도와 지방권력, 행정부 권력이 거의 유신 정권 수준에 이르렀지만, 그럼에도 대한민국 국민을 너무 우습게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cL) 논가외딴우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