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국민이 군을 불신하면 군은 누굴 위해 존재해야 하는가.

순수한 남자 2010. 4. 11. 15:26

국민이 군을 불신하면 군은 누굴 위해 존재해야 하는가.
번호 131265  글쓴이 이기명 (kmlee36)  조회 2250  누리 631 (631-0, 22:91:0)  등록일 2010-4-10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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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이 군을 불신하면 군은 누굴 위해 존재해야 하는가
국방은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로부터 이루어진다

(서프라이즈 / 이기명 / 2010-04-10)


전쟁 중에도 학생들은 특혜를 받았다.
대학생들은 군 입대를 유예받았다. 소 팔고 땅 팔아 대학에 보냈다.
우골탑이라는 한국만의 신조어도 그래서 생겼다.

‘빽’이라는 말도 생겼다.
일선에서 적탄에 맞아 쓰러진 병사의 마지막 한 마디는 ‘빽’이었다고 한다. 빽이 없어 죽는다는 한 맺힌 절규다.

배경이 좋은 사병은 국방부와 육군본부와 후방의 이른바 편한 곳에서 근무했다. 칼처럼 날을 세운 군복에 훤한 얼굴은 그대로 특권의 상징이었다. 군복 상의에 국방부 표시와 육군본부 명찰은 일선에서 휴가 나온 졸병들을 기죽게 만들었다.

용산역은 휴가병 전용역이었다. 구두닦기들이 휴가병을 강제로 의자에 눌러앉게 하고 구두를 닦게 했다. 왕창 바가지를 씌웠다. 몇 푼 되지도 않은 휴가비를 털렸다. 졸병은 호구였다.

일선에서는 배를 곯았다. 휴가 나오면 외계인 취급이다.
부대장이 졸병들에게 벌목을 시키고 이를 업자들에게 팔아넘겼다.
사병들이 먹을 식량을 팔아먹었다. 졸병들은 배불리 밥 먹는 게 소원이었다. 이른바 “쌍팔년도” 신화다.

고지 위에 밥을 지고 올라가던 졸병이 밥통에서 자신도 모르게 밥을 손으로 움켜 먹으며 고지에 오르니 이미 밥통이 비었다고 했다. 희극인가 비극인가. 이들에게 국가에 충성을 요구할 대통령이 있는가.

권력이 있거나 돈 많은 재벌의 자식들은 무슨 핑계를 대든 군대에 안 갔다. 어깨뼈가 어떻고 폐가 나쁘고 돈만 내면 병종이었다.

군대에 가면 사람의 아들이고 기피자나 면제자는 ‘신의 아들’이었다.
그런 ‘신의 아들’들이 지금도 있다.

세상 많이 변했다. 그러나 아직도 문제는 많다. 국민들이 그렇게 생각한다. 청와대 지하벙커 속에서 열심히 조국의 위기를 토론하는 공직자들을 바라보는 눈은 곱지 않다. 의무를 다하지 않은 자들은 국민에게 신뢰를 받지 못한다.

오래전 최전방 철책선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개인 사물함을 열어봤다. 어! 커피 통이 나온다. 너무 놀랐다.
지휘관이 웃으며 말한다. 요즘 사병 애들 다 그렇다고. 편해진 것이다.

사병들은 잘 먹이고 잘 입히고 잘 재우면 강군이 된다고 한다.
지금이 그런가. 배고프지 않아서 강군인가. 군복 멋있어서 강군인가.
잘 재워서 강군인가.

그것이 강군이 되는 조건의 일부일 수는 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신뢰다. 군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국가에 대한 군인들의 믿음이다.

천안함이 침몰했다. 생때같은 45명의 젊은 목숨이 사라졌다.
이유가 무엇인가. 왜 천안함이 침몰했는가. 아직 모른다.
설만 무성하다. 영원히 모를 것 같은 느낌이다. 뭔가 감추고 있다는 생각을 국민은 지을 수가 없다. 뭘 감추는가.

▲ 8일 오후 경기 평택 해군2함대 정비지구 식당에서 천안함 생존 장병 40여명과 실종자 가족 5~60여명이 만난 가운데 한 실종자 어머니가 생존 장병을 껴안은 채 눈물을 흘리고 있다. ⓒ 뉴시스

왠지 억울하다는 생각이 든다. 내 새끼가 천안함에 타지 않았어도 사고를 당하지 않았어도 왠지 분하고 서럽다. 믿지를 못하기 때문이다. 왜 믿지를 못하는가. 믿어지지 않는데 어떻게 믿으란 말인가.

아무리 과학적으로 설명을 해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
왜 이럴까. 이유는 무엇인가. 국방부와 안보회의 참석자들이 잘 알 것이다.

대통령과 국무총리, 대통령비서실장과 국정원장. 집권당의 원내 대표는 군대 문 앞에도 못 가 봤다. 이들이 아무리 이러고 저러고 입으로 침을 튀겨도 국민은 안 믿는다.

말할 자격이 있는 사람이 말을 해야 믿는다. 그들에게 자격이 있는가. 차라리 ‘난 자격이 없으니 아무 말도 안 하겠소.’ 했다면 불신이 좀 덜 했을 것이다.

언론인 김선주가 칼럼을 썼다. 칼럼을 소개하는 이유는 군 면제 받은 잘난 양반들 좀 보라고 하는 것이다.

[김선주 칼럼] 병역 의무의 값이 없어졌다 (2010-04-05)

천안함 침몰과 관련해 온갖 추측과 해설이 난무한다. 그 가운데 제일 마음이 쓰렸던 것은 아들을 둘 둔 아버지가 이를 악물고 토해내듯 쓴 글이었다.

“… 내 아들 둘은 절대 군대에 안 보낸다. 그동안 아들한테 군대는 꼭 다녀와야 한다고 역설했다. 인맥과 돈을 동원해서 병역면제를 받을 방법을 모르는 것도 아니었다. 그래도 안 했다. 마음이 바뀌었다. 절대 이런 나라의 군대에 내 아들을 보내지 않겠다. 외국으로 보내서 평생 한국에 못 들어온다 하더라도 안 보낸다. 내 장기를 팔아서라도 하겠다. 악착같이 돈을 벌겠다. 평생 못 보는 한이 있더라도… 죽는 것보다는 낫다…”

해군 병사들이 찬 물속에서 생사를 넘나드는 동안 대통령을 필두로 지하벙커엔 한 번도 들어가 본 적이 없을 병역면제자들이 청와대 지하벙커에 모여 국가안보회의를 했다. 그들의 자녀들은 결코 졸병으로 차디찬 바다에서 생사의 갈림길을 넘나드는 운명을 만들 리 없는 면면들을 보면서 아들을 군대에 보내야만 하는 보통의 부모들이 느낀 열패감과 좌절감, 분노가 절절히 배어 있는 글이다.

현 정부의 장관들 가운데 이렇게 병역면제자가 많았는지 정말 몰랐다. 병역면제자의 비율로 따지면 사상 최고의 내각이 아닌가 싶다. 병역면제자인 줄 알면서도 국민이 선택한 대통령이다. 대통령이 됨으로써 본인은 국민들로부터 면죄부를 받은 셈이지만 병역면제자를 곳곳에 중용하는 것까지 국민들이 용인하지는 않는다. 특히 국가안보와 군대 문제와 관련해 위기나 불행한 일이 생겼을 때는 이 정부로서는 전혀 말발이 서지 않게 되어 있다.

딸 키우는 부모들은 결코 모를 일이 있다. 아들이 입시지옥을 빠져나와 대학에 들어가면 바로 닥치는 군대 문제다. 아들이 선선히 군대에 가겠다고 나서면 다행이다. 유학과 진학, 취업을 핑계로 시간을 질질 끌고 있으면 답답하다. 군대 안 가면 사회생활에 지장이 많다고 타이르면 대통령도 국무총리도 여당 원내대표도 장관도 재벌도 언론사 사주들도 그 아들들도 모두 군대에 안 갔다면서 귓등으로도 안 듣는다. 이렇게 무능한 부모를 둔 것도 너의 운명이니 어쩔 수 없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군대에 안 가는 것은 특혜고 특전이다. 산업체 요원, 국위선양, 질병 들의 이유로 병역면제의 특권이 주어진다. 병역비리가 쏟아져 나올 때마다 특례와 특혜, 질병을 교묘히 악용·남용하는 것이 드러난다. 안 갈 수만 있으면 안 가고 싶은 곳이 군대다. 군대는 한창때의 젊은이들이 2년 동안 몸으로 시간으로 때워야만 하는, 시간이 유예된 곳이라고 생각하는 탓이다. 그런데도 어떤 집단은 세습적으로 군대에 안 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또 그것이 부끄럽지도 않게 된 세상이다.

우리는 지금 군인들이 바다에서 공중에서 육지에서 어떤 장비로 어떤 악조건에서 근무하는지 시시콜콜 알게 되었다. 텔레비전에서 비춰주는 갖가지 화면과 정황들은 군대의 실상이나 어려움, 우리 아들들이 어떤 곳에서 어떤 장비로 어떤 군대생활을 하는지 낱낱이 드러내고 있다. 아들을 군대에 보낸다는 것의 의미, 만일의 경우 얼마나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는지도 상세히 알게 되었다. 천안함 침몰 이후 아들을 군대에 안 보내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부모들이 늘어날 것이 정말 두렵고 그 파장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것 같다.

이 시점에서 국위선양을 이유로 병역면제의 특전을 주는 것도 재검토해야 한다. 때에 따라, 여론에 따라 남용되고 있을뿐더러 병역을 마친 사람들과의 형평성도 고려해야 한다. 다른 방법의 보상을 찾는 게 마땅하다. 신성한 국방의 의무가 면제된 것을 축하하는 나라에서는, 그것이 특권이 되는 나라에서는, 국방의 의무는 값이 없어지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 김선주님에게 죄송한 말씀 전한다. 허락받지 않고 글을 옮겼다. 이해해 주시면 고맙겠다.

합동조사단이 꾸려지고 거기엔 미국 영국 호주 스웨덴의 해난사고 전문가들이 참여한다고 한다. 아마 정부도 국민의 불신을 잘 아는 모양이다. 그래서 ‘우리를 못 믿는다니 외국 전문가를 모셔 오겠습니다’ 하는 모양인데 그래 봤자 믿을 것 같지가 않다.

단추를 잘못 끼었다.
인간은 한순간을 모면하기 위해서 거짓말을 한다.

거짓말을 합리화시키기 위해 또 거짓말을 한다. 한 번 하고 두 번 하고 자꾸 하다 보면 머리가 안 돌아 간다. 무슨 거짓말을 했는지조차 모르게 된다. 그래서 처음부터 참말을 해야 한다. 그럼 거짓말할 필요가 없다. 진실은 결코 잊혀 지지 않으니까.

어째서 이런 초보적 상식도 모를까. 그 좋은 머리로 훌륭한 교육을 받고 대학총장 지내고 고등고시 합격했는데 왜 상식은 몰상식인가.

하도 거짓말을 많이 해서 거짓이 체질화됐기 때문인가.
그것을 국민들이 안다. 그러니 믿을 수가 없다.

지난 4일 합동조사 단장인 박정이 육군 중장은 “이미 공개된 동영상 영상 말고 다른 영상은 없으며, 그 이전에 녹화된 것도 없다”고 말했지만 사흘 만에 새로운 사실이 확인됐다. 새로운 동영상이 공개됐다. 이러니 믿는 사람이 바보가 된다.

사고 발생 시간이 오락가락 한 것은 보고 과정의 혼선 때문이라고 변명한다. 이런 변명을 하는 지휘관이 안쓰럽다. 보고 과정의 혼선 때문에 전쟁이 났다면 역사는 ‘혼선’을 전쟁범인으로 기록할 것인가.

국민은 전문가가 아니다. 그러나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는 안다. 부모의 자식에 대한 느낌은 신의 경지다.

아무리 고성능 무기를 개발하고 억만금을 들여서 최신무기를 수입해도 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사람이다. 사람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아무것도 못한다. 사람이 누구인가. 국민이다.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국민의 믿음을 상실해 버리면 군은 어떤 모습국민의 가슴에 남아 있을 것인가. 답이 없으니 국민은 답답해 미칠 지경이다.

돌을 맞더라도 진실을 말하자. 국민이 불쌍하지도 않은가.

 

2010년 4월 10일
이 기 명(전 노무현후원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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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제안! 군 면제 안보회의참석자들은 자진입영, 군 체험하라
애원한다. 착한 국민 가슴에 더 이상 대못질하지 말라
검찰이 ‘한명숙 무죄’를 확실하게 입증해 주고 있다.
무슨 염치로 국민에게 애국심을 요구하는가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131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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