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한 '천안함'의 유일한 진실. "천안함은 침몰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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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 / 이기명 / 2010-04-17) 2010년 4월 16일 오전 11시. 대한민국 국방장관 김태영이 세상에서 가장 엄숙한 표정으로 국민은 김태영 장관이 무슨 소리를 할 줄 이미 알고 있었다. “국가안보의 중대한 사태”로 인식한다고 말했다. 이 말만은 맞는 말이다. 이토록 국민이 군을 불신하는 사태 이상으로 국가안보의 중대한 위기사태가 어디 있단 말인가. 최첨단 장비로 무장한 초계함이 두 동강이 났다. 하늘에는 군사인공위성이 주야로 감시하고 서해안에서는 한국군과 미군이 군사훈련을 하고 있었다. 전시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참새 한 마리 날라 오는 것도 알 수 있다는 ‘이지스함’이 떠 있었다. 이런 무기력하고 무책임한 군과 정부를 믿고 살아야 하는 국민이라는 생각에 한숨이 나온다. 불쌍해서 눈물이 난다. 윤덕용 합동조사단 공동단장은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내부폭발보다 외부폭발 가능성 매우 크다.” 발표하는 그들의 얼굴을 보면서 생각했다. 저 사람들이 지금 뭘 생각하고 있을까. 절단면이 어떻고 버블제트가 어떻고 내부 폭발은 아니고 외부 폭발 가능성이 크다고 말을 하면 국민들이 곧이곧대로 믿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일까. 정말 그렇게 믿으면서 저 말을 하는 것일까. 물어보고 싶다. 전문가들의 지식이란 진실을 호도하는데도 요긴하게 쓰인다. 국민들은 믿을까. 왜 믿지 않느냐고 물을 것이다. 대답한다. 늘 그랬다. 천안함 침몰사건에 대한 당국의 발표를 믿는다는 국민이 과연 얼마나 될까. 김태영 장관의 대답 좀 들어보자. 은폐기도와 말도 안 되는 변명 등은 일일이 지적할 수 없을 정도다. 천안함 사건과 관련한 당국의 발표는 끊임없이 바뀌면서 온갖 의혹을 불러 일으켰다. 심지어 함상 폭동이라는 끔찍한 유언비어도 나돌았다. 또 한 가지. 환자복 기자회견은 뭔가. 군복은 명예다. 긍지다. 사고가 난 시점부터가 자꾸 바뀐다. 사고가 난 2주일이 지나서야 3월 26일 21시21분57초에 사고가 났다고 했다. 합동조사단의 발표다. 그러나 최원일 함장이 컴퓨터에서 확인했다는 시간은 다르다. 합참의장이 첫 보고를 받은 시점을 비밀이라고 공개하지 않고, TOD영상을 계속 숨기고, 편집된 내용 일부만 보여주다가 숨겨진 화면이 있었다는 지적을 받고 나서야 추가로 공개했다. 합참의장은 대통령보다도 늦게 보고를 받은 대단한 군인이다. 침몰사고 대응 발표도 계속 바뀐다. 서해 상 해군의 가장 강도 높은 대비 태세인 ‘서풍1′의 발령 시각도 원래 21시 45분이라고 발표했다가, 21시 40분으로 수정했다. 5분 줄였다. 승조원이 69시간 동안 생존할 수 있다고 발표하며 구조작업을 독려하더니 나중에는 초기 사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을 바꾸었다. 실종자 명단을 가족에게 먼저 공개했다고 하더니, 언론에 먼저 공개했던 사실도 드러났다. 새떼에게 함포를 발사했다는 코미디도 나왔다. 초등학생 병정놀이도 이보다 낫겠다는 우스개가 나온다. 위기 상황에서는 정직하게 공개해야 한다는 위기대응 원칙에도 한참 벗어난다. 믿어야 국민이 힘을 모은다. 끝내 숨길 수 있다고 믿었는가. 천안함 사태 발생 후 그 비싼 군 장비와 조직을 자랑하던 막강 국군이 얼마나 엉성하게 관리되고 있었는지 매일같이 국민에게 공개된다. 그 많은 국방예산 국민에게 미안하지도 않은가. 이러면서 어떻게 군을 믿고 마음 놓고 살라고 국민에게 말할 수 있단 말인가. 국민이 느끼는 배신감이 서해 바다보다 깊다. 첨단장비가 무슨 소용이 있는가. 운영하는 사람이 못나면 오히려 화가 된다. 왜냐면 방심이 화를 부르기 때문이다. 군대도 안 간 사람들이 청와대 지하벙커에서 아무리 비상대책회의를 한들 국민이 믿으랴. 국가 안보의 가장 큰 적은 신뢰상실이다. 국민들은 의혹의 눈초리로 지켜본다. 사고원인을 하나둘씩 배제하고 예감이 안 좋다. 느낌이 이상하다. 이미 결론은 내린 것이 아닌가. 군사기밀이라는 한 마디로 철벽을 쌓아놓고 그 속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국민은 모른다. 그렇게 끝난다. 그럼 무엇이 진실인가. 조사단의 발표가 진실인가. ‘천안함은 침몰했다’ 는 사실만이 진실이다.
진실은 어디에 숨어 있는지 기자에게 물었다. 자기들도 모르기는 마찬가지란다. 왜 기자 하느냐고 물었다. 군사기밀이라는 데 도리가 있느냐고 했다. 받아쓰기 좀 고만하라고 했다. 기자 노릇 좀 제대로 하라고 했다. 군사기밀은 철옹성이다. 넘지 못할 명박산성이다. 진실을 은폐하는 주인공이 있다.
2010년 4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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