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경고, ‘민주당. 착각하면 공멸이다.’
확실한 정권 심판… ‘7.28 보선의 우선순위 1위’
(서프라이즈 / 이기명 / 2010-06-14)
선거가 끝나면 반드시 등장하는 말이 있다.
‘이뻐서 너 찍어 준 줄 아냐.’
이번에도 등장했고 그 말은 맞다. 따져보면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을 심판, 응징하기 위해 야당을 선택한 것이다. 결코 잘 해서가 아니다. 이걸 모를 리 없다. 알면서도 모른 척 하는지 모른 척 해야 될 일이 있는지 알 듯도 하고 모를 것도 같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착각을 하면 국민은 가차 없이 버린다는 사실이다. 택시 승객 10명 중 9명은 이명박 정권을 심판해야 된다고 하더라는 기사님의 말씀이다. 민주당을 지지해야 한다는 말은 없었다고 한다.
이번에 여론조사 한 사람들 얼굴 못 들고 다닌다. 한심하다. 이런 여론조사를 해 놓고 남의 돈 받아먹었으니 도둑이 따로 없다. 앞으로는 택시 기사님들한테 여론조사 맡기면 어떨까. 최소한 50% 지지라는 황당한 결과는 안 나오리라고 믿는다.
복잡할 것 없다. 이번 선거는 오직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기 위해서 투표를 했다는 것이 된다. 무조건 이명박 정권이 잘못한다. 그래서 심판을 해야 한다. 정말 무서운 국민이다. 정치판만 모르는가.
만약에 이런 여론임에도 불구하고 야권이 분열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보나마나 완패였을 것이다. 분열의 꼴이 보기 싫어서다. 아니 호남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두 패했을 것이다. 실례를 들 수 있다. 고양시의 경우다. 야권이 완벽하게 승리했다. 연대의 힘은 이렇게 무서운 것이다. 인천의 경우도 같다. 진보정당 구청장이 탄생했다.
서울시 교육감의 경우도 민주세력이 단일화 못했다면 무슨 수로 곽노현이 당선됐겠는가. 연대의 실패가 가져 온 가장 대표적인 예가 서울이다. 노회찬 후보가 뭐라고 이유를 대도 단일화 했다면 승리했다. 서울이 승리했다면 국민의 소망인 정권 심판은 끝이 났을 것이다. 외면했기 때문에 절반의 심판이 된 것이다. 통탄할 일이다.
이승만 대통령이 딱 한 가지 옳은 말을 한 것이 있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이번에 확실하게 증명했다.
민주당의 얼굴이 활짝 폈다. 정당이 선거에서 이겼으면 이건 경사 중에 경사다. 더구나 예상을 뒤집고 엄청 승리를 했으니 좋아서 춤이라도 출 일이다.
헌데 민주당으로선 걸리는 게 있다. 절대로 너희들이 이뻐서 찍어 준 것이 아니라는 여론이다. 민주당이 잘 해서 찍어 준 것이라고 했으면 얼마나 좋으랴. 그런데 아니다. 한나라당이 싫어서 찍어 줬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구원투수다. 한나라당에 고맙다고 해야 한다.
사실이 그렇다. 많이 물어 봤는데 그 말이 맞다. 연대까지 했으니 안 찍어 줄 도리가 있느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단서를 달았다. 아직 민주당이 정신을 못 차린 것 같다고 했다.
무슨 소린가 했더니 한명숙 떨어진 거 민주당 탓이라고 한다. 유시민 떨어진 거 민주당 탓이라고 한다. 틀린 말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게 믿는 국민은 하나 둘이 아니다. 구청장 20개를 먹었는데 왜 시장은 졌느냐는 것이다. 시장군수 이겼는데 왜 유시민이 떨어졌느냐는 것이다. 그들의 판단이 단순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게 전혀 맹탕 헛 주장인가.
공동묘지 가보라. 핑계 없는 무덤 없다. 자기 자식이 넘어져 코가 깨졌는데 노무현 탓이라고 했다는 우스개가 있었다.
유시민이 당선되면 확실한 대통령 후보감이 되는데 그거 막아야 된다는 이유. 한명숙이 당선되면 민주당 내 비주류가 힘을 못 쓴다는 이유. 믿거나 말거나라고 생각하지만 소문이란 뭔가 근거가 있기 마련이니 민주당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이런 바보 짓 하면 망한다.
앞으로 7.28 재보선이라는 넘어야 할 험준한 산이 있다. 이거 넘지 못하면 이번 승리는 도로아미타불이다. 더구나 이번 지방선거에서 참패를 했다고 생각하는 한나라당이 절치부심을 하고 있는데 한나라당의 비장한 각오가 어디 만만한 것인가.
이번 7.28 보선에서 쥐나 개나 다 출마를 하겠다고 할 텐데 이게 보통문제가 아니다.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의 운명을 가른다.
한나라당은 이번에 또 참패를 하면 그야말로 확인사실을 당하는 꼴이 된다. 서울 경기 충남 충북 광주 강원, 이렇게 보면 이건 말 그대로 미니 총선이다. 전국선거다.
전망은 어떤가. 앞일을 미리 얘기하면 귀신이 웃는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예상은 대충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20%차이도 뒤집어 지는 여론조사라는 것도 있는데 말이다.
한나라당이 비관적이라면 민주당은 낙관적인가. 아니 야권이 낙관적인가. 이번 6.2 선거로 비교한다면 야권이 단일화만 되면 낙관을 해도 좋다. 하지만 야권 단일화가 말대로 쉽게 될 수 있을까. 아마 한나라당은 야권이 분열하기를 정안수 떠 놓고 빌고 싶을 것이다.
민주당은 벌써부터 예비후보 하마평이 요란하다. 말이 하마평이지 이건 내가 먹을 갈비다 하며 미리 침 발라 놓는 것이다. 자가발전이다. 언론에 이름 나오는 것도 선거운동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침 발라 놓은 지역의 인물들을 살펴보니 아차 싶다. 오랜 정치판 경험으로 이것저것 스스로 정치박사라고 하겠지만 국민의 기대치와는 한참 거리가 있다. 이제 뒤로 물러서서 훈수나 해 줘야 될 사람들이다. 은퇴 노인이 전투병 지원하는 격이다. 다 된 밥에 코 푸는 사람들이다.
‘은평’에는 최고위원을 한다는 모씨를 비롯해서 이름만 들으면 대단한 인물들이다. 그럼 이들을 보는 국민들의 시각은 어떨까. 국민들은 치사하다는 생각을 할 것 같다. 이름만 걸쳐 놓은 사람들도 많다. 밑져 봐야 본전이라는 것인가.
이들이 모두 나와서 박 터지게 싸워보라. 공멸이다. 해답은 무엇인가. 이번 6.2선거를 통해서 이미 겪었다. 다 알고 있다. 국민들은 확실하게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는 방법을 야당에게 제시했다.
어떻게 할 것인가. 거부할 것인가. 그럼 공멸이다. 낭떠러지에서 떨어져 비참한 최후를 맞이할 것이다. 동정의 눈물 한 방울 국민들은 흘려주지 않을 것이다. 확실하게 죽는 것이다.
야당이라도 민주당은 큰 정당이다. 호남이란 든든한 지역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아니라고 하면 그건 정직하지 못하다. 이번 7.28 선거에서 민주당의 역할이 중요한 것은 제1야당이고 큰 정당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민주당이 해야 할 일이 참으로 중요하다.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가 산적해 있지만 이번에 국민에게 자신을 버리는 감동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러면 민주당은 국민의 정당으로 확실하게 선다.
유시민 비토론 같은 것은 뻥끗도 말아야 한다. 이제 유시민은 민주당이 비토 한다고 사라질 정치인이 아니다. 유시민은 민주당이 함께 해야 할 야당의 지도자다. 그를 따르는 세력들을 알지 않는가. 노빠와 겹친다.
민주당 안에 비토세력이 있는 것을 국민들은 안다. 그들이 누구인가. 과거 노무현을 헐뜯던 세력이라면 아니라고 할 자신이 있는가. 유시민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높아지면 자신에게 불리하다는 초등학교 수준의 사고에서 벗어나야 제대로 된 정치인이 된다.
경쟁해서 안 되면 다음을 기다리면 된다. 시간은 많다. 기다리는 지혜를 터득해야 한다. 이제 억지로 하는 정치는 접어야 한다.
이번 6.2 선거에서 민노당이 보여 준 모습은 국민들에게 바람직한 정치로 인식되었다. 헌신적이었다. 그것이 가슴으로 느껴졌다. 서로의 정치적 이념은 다를지언정 참다운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길은 같고 퇴행의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자는 공감대도 확실하다고 믿는다.
6.2 선거에서 시민단체의 역할도 참으로 고무적이었다. 앞으로도 그들의 조언을 들어야 한다. 민주세력이 이렇게 뭉쳐 있다고 국민에게 보여주고 국민이 신뢰할 수 있도록 해 줘야 한다. 신뢰가 얼마나 강한 힘을 발휘하는지 이번에 모두들 알았을 것이다.
민주당은 절대로 혼자 먹을 생각을 말아야 한다. 곳간에서 인심이 난다고 한다. 민주당이 제일 부자가 아닌가. 나눠야 한다. 다 주라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상식이 이 정도면 됐다 할 정도로 나누면 된다.
민주당이 지금 세가 가장 강하다고 하지만 혼자로는 절대 안 된다. 표현이 그렇지만 혼자 배 채울 생각은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 나눠 먹지 않으면 체한다. 약도 없다. 국민이 약을 주어야 하는데 절대로 약을 주지 않을 것이다.
국민참여당을 흡수 통합하겠다는 소리 꿈에서라도 하지 말라. 약자에게는 오기가 있기 마련이다. 이런 말이 있지 않은가. 당선은 못 시켜도 낙선을 시킬 수 있다고. 국민참여당 우습게 알다가 큰 코 다친다. 국민참여당은 젊은 당이다. 민주당 같은 오합지졸이 아니다.
민주당의 기득권자들을 보라. 국민들에게는 전혀 사랑받지 못하면서 당내 세력만 과시하는 군상들. 전당대회에서 당권 장악하려고 벌써부터 꿈틀거린다는데 민주당 망치려면 마음대로 하라고 경고한다. 민주당 말아먹고 정권 심판 할 것인가. 어디 가서 밥 빌어먹을 것인가.
강기갑 대표를 보라. 군소정당이지만 배워야 한다. 비록 나이는 젊고 정치경험이 짧다 해도 이정희 의원의 진실성을 배워야 한다. 그들과 함께 연합하면 민주당이 덕 본다.
한나라당이 7.28 보선에서 절반이라도 얻으면 어떻게 되는 줄 알기나 하는가. 한나라당은 국민의 신임을 받았다고 큰소리 칠 것이다. 더 볼 것도 없다. 국민 개무시하고 민주당 졸로 알고 확실하게 독재의 칼을 뽑아 들 것이다.
소름 끼치지 않는가. 민주당은 욕심 부리지 말라. 이번에 나누면 다음에는 생각지도 못한 큰 것을 얻는다. 국민의 지지다. 노희찬의 경우를 남의 일로 보지 말라. 보고도 고치지 못하면 바보천치다.
7.28 선거는 민주당과 이 땅 민주세력의 사활이 걸린 중요한 선거다. 작은 이익에 집착하지 말자. 작은 것은 버리고 큰 것을 택해야 한다. 그것은 바로 국민에게 희망을 준다는 것이다.
2010년 6월 14일
이 기 명(전 노무현후원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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