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자동차

전기차는 그저 깨끗하면 된다고? - NISSAN LandGlider

순수한 남자 2010. 7. 23. 19:34

전기차는 그저 깨끗하면 된다고? - NISSAN LandGlider

 자동차생활, 2010년 0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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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이 제안하는 시티 커뮤터 랜드글라이더는 깨끗할 뿐 아니라 잘 달린다. 2인승 시트를 앞뒤로 배치한 탠덤 구조로 차폭이 1.1m에 불과한 대신 좌우 바퀴를 움직여 차체를 좌우로 기울이는 메커니즘 덕분이다. 속도와 타각, 요잉에 따라 기울기를 결정하면 원심력을 거슬러 재빠른 코너링이 가능하다.

닛산이 제안하는 새로운 시티커뮤터. 랜드글라이더는 좁은 차체를 기울여 날렵한 달리기를 실현한다

비행기 조종간을 연상시키는 운전석

시트는 앞뒤로 하나씩 탠덤 2인승 구조를 보여준다

랜드글라이더는 속도와 스티어링 타각 등을 종합 계산해 최적의 차체 기울기를 스스로 선택한다. 좁은 차체로 코너링 속도를 높인 비법이다. 동력은 리튬이온 배터리와 2개의 모터로 얻는다. 구동방식은 뒷바퀴굴림

높이 1,415mm에 비해 너비는 1,100mm에 불과하다

창공을 가르는 하얀 날개, 글라이더는 동력 없이 활강하는 무동력 비행기다. 긴 날개로 양력을 만들어내고, 상승기류를 타면 수천 미터를 날아오르기도 한다. 하지만 닛산이 만든 랜드글라이더는 비행기가 아니라 자동차. 동력원이 달렸을 뿐 아니라 날개는 없고, 오히려 일반 자동차보다 좁은 독특한 보디 형태를 지니고 있다.

이 차가 글라이더라 불릴 만한 요소는 두 가지. 우선 무공해의 동력원이 그것이다. 원래 글라이더는 자체 엔진 없이 다른 비행기나 자동차에 끌려 날아오른 후 바람을 타고 비행하게 된다. 랜드글라이더는 전기차라 주행 중에 공해물질을 전혀 만들어내지 않는다. 또 다른 하나는 비행기 캐노피를 닮은 캐빈룸과 탠덤 2인승의 시트 배치. 글라이더의 조종석 부분을 떼어낸 후 가동식 펜더와 바퀴를 붙인 듯한 모습이다. 차체 크기는 길이 3,100mm, 너비 1,100mm, 높이 1,415mm에 휠베이스 2,180mm.

날지 못하는 글라이더, 하지만……
닛산은 이 차가 도심에서의 새로운 교통수단이 되길 원했다. 그래서 좁고 복잡한 도로에서 여유 있게 달릴 수 있는 좁은 차체에 앞뒤로 두 개의 시트를 배치했다. 대부분의 시티 커뮤터는 속도가 느리고 달리기 성능도 보잘 것 없다. 하지만 닛산은 시티 커뮤터에서조차 달리는 즐거움을 놓치고 싶지 않았고, 그 결과 랜드글라이더의 독특한 구조와 메커니즘을 만들어냈다.

극단적으로 차체가 좁은 랜드글라이더를 코너링 머신으로 변신시키기 위해 닛산은 숙련된 모터사이클 라이더의 코너링 기법을 도입했다. 차체를 최대 17° 기울여 원심력에 버티는 방법은 1980년대 GM이 선보였던 린머신(Lean Machine) 컨셉트나 네덜란드산 스포츠카 카버(Carver) 등을 통해 우리에게도 익숙하다. 닛산은 여기에 운전자의 조작을 전기적으로 처리하는 스티어 바이 와이어 시스템을 결합하여 주행속도나 타각, 요잉에 따라 최적의 경사각도를 결정한다. 단순히 스티어링에 비례해 차체를 기울이던 이전 시스템들과 달리 컴퓨터가 섬세하게 제어하는 새로운 기구 덕분에 더욱 부드럽고 날카로운 코너링이 가능하다.

구동계는 차체 바닥에 배치된 리튬이온 배터리가 전기를 공급하고 2개의 모터가 뒤쪽 좌우 바퀴를 구동하는 레이아웃. 닛산이 개발 중인 비접촉식 충전장비 덕분에 커넥터를 연결하지 않고 특정 구역에 주차하는 것만으로 충전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카 로보틱스’ 기술이 주행안전성을 확보한다. 랜드글라이더와 함께 발표된 집단주행로봇 ‘에포로’를 통해 선보인
이 기술은 주변 차의 움직임을 센서가 감지해 차의 방향과 속도를 자동으로 제어해 충돌을 예방한다.

랜드글라이더는 폭이 1.1m에 불과해 달리는 모습이 마치 화면을 좌우로 납작하게 눌러놓은 듯 묘한 느낌을 준다. 그 덕분에 차들이 가득 주차된 좁은 골목길에서도 자유롭고 좌우로 기울어지는 차체는 연속되는 타이트 코너를 유연하게 달릴 수 있게 해준다. 닛산이 구상하는 미래의 도심 교통수단은 작고 깨끗할 뿐 아니라 재빠르고 날렵하기까지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