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짐승의 벽을 무너트린 용맹한 무리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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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 / 이기명 / 2010-08-16)
죄를 자백한 인간이 누구인가. 신재민이란 인간이다. 신재민은 누구인가. 이번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광부)장관 후보로 지명된 사람이다. 자백한 죄명을 무엇인가. 주민등록법 위반이다. 그는 10년 동안에 5번이나 위장전입을 해서 ‘위장전입의 교과서’ ‘위장전입의 달인’ 이란 영광(?)스러운 별명을 얻었다.
현행 주민등록법은 위장전입을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되어 있다.
이명박 정권에서 위장전입으로 국민 앞에 얼굴을 보인 고위공직자의 얼굴을 보면 그 면면이 너무나 화려하다.
어떤가. 너무나 끔찍해서 눈을 뜰 수가 없다. 사람인 것이 부끄러워 하늘을 처다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을 움직이는 이 많은 힘 있는 사람들이 모두가 범법자다. 이들은 모두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의 벌금을 내야 할 범법자다. 기분이 어떤가. 행복한가.
‘위장전입의 교과서’를 집필한 것이나 다름없는 ‘위장전입의 달인’ 신재민의 경우를 보자. 그는 10년 동안에 무려 5번이나 위장전입을 했다. 얼마나 많이 머리를 굴렸을까. 아니 장관이 될 생각은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가 위장전입의 달인이 되기까지 그는 언론사의 고위간부로 활동했다. 사회의 비리를 폭로해 척결하고 사회의 어두운 면을 밝혀주는 언론사 간부였다. 불의와 타협해서는 안 되며 힘없는 사람의 편에서 정의를 구현하는 소중한 임무를 지닌 언론인이었다.
언론은 김대중 노무현 정권 때 위장전입을 얼마나 끔찍하게 물고 늘어졌는가. 그래서 낙마시켰다. 헌데 이명박 정권에서는 예외인 모양이다. 당사자이기 때문인가. 한나라당 일부에서 위장 전입정도는 봐줘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한다. 대변인이라는 안영환의 말이다. 안영환도 언론인 출신이다. 선거출마 과정에서 허위학력문제로 법을 어긴 인물이다. 왜들 이 모양인가. 위장 허위 투기는 그들의 전매특허인가.
이명박 정권의 도덕불감증은 그 끝이 어디인줄 모른다. 왜 이 지경에 이르렀는가. 사람들은 대통령 자신부터 위장전입을 비롯한 범법의 전력이 있으니 법을 어기는 데는 면역이 되어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위장전입과 같은 범법행위로 처벌을 받으면 어느 누가 승복을 할 것인가. 이미 위장전입으로 처벌을 받았다는 5천 명의 국민들이 지금 얼마나 속으로 분노를 느끼고 있을지 보지 않아도 선하다.
경찰청장으로 내정된 조현오에 이르러서는 왜 인간이 입을 가지고 있으며 말을 할 줄 아는지 원망스러운 지경이다. 악독한 정치권력에 의해 통한의 삶을 스스로 마친 전직 대통령에게 다시 비수를 꽂았다. 그의 입은 말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물을 쏟아내기 위한 하수구였다.
천안함 침몰 유족들의 애간장을 태우는 통곡을 짐승의 울부짖음으로 비유했다. 그는 유족의 통곡에 대해서 품격을 말했다. 그래. 핏줄을 잃은 유족들이 어떻게 울어야 격이 있는가. 조현오가 직접 시범을 한 번 보여주기 바란다. 그는 시위자들에 대한 미국의 예를 들면서 입에 담을 수 없는 폭언을 쏟아 놨다. 총을 쏴도 된다고 했다.
4.19 당시 ‘총은 쏘라고 준 것’이라고 말한 치안총수의 말이 떠오르며 몸을 떤다. 그는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왜 지금 시점에서 그 때 생각이 나는가. 조현오의 행동이 도무지 인격을 가진 인간으로서의 한계를 벗어났기 때문이다.
청와대에는 검증 시스템이 없는가. 없을 리가 없다. 그럼 이들은 뭘 하고 있었는가. 대통령을 보좌해서 국정을 제대로 이끌어 갈 수 있도록 온 몸을 바쳐 일해야 할 보좌진들이 장차관 지명자의 검증을 제대로 하지 못해 대통령으로 하여금 곤욕을 치르게 한다면 이들 모두 엄중하게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신재민은 MBC와 한국일보 조선일보를 거친 기자다. 벼슬자리에 오르기 전까지 기자였다. 정의로워야 할 기자정신이 몸에 밴 사람이라는 것이 상식인의 판단이다. 만약 공직자나 고위공직에 진출하려는 사람에 대해서는 언론인으로서 결격여부를 심층취재 해야 한다. 이게 신재민의 의무다. 그런 신재민이 바로 범법의 장본인으로 등장한 것이다.
놀라울 뿐이다. 그 뿐이 아니다. 양평에 부동산 투기까지 한 의혹까지 제기됐다. 지금까지 제기된 것만으로도 공직자로서의 결격사유는 최고라고 할 수가 있다. 나라의 장래가 걱정이 된다.
신재민이 청문회를 통과한다면 그는 이 나라의 문화를 총괄하는 수장이 된다. 과연 이토록 부도덕한 인물이 장관이 된다면 이 나라를 보는 세계의 시각은 어떨 것인가. 한숨이 나올 수밖에 없다.
한나라당의 인식이 기가 막힌다. 이명박 대통령은 공정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기회와 과정이 공정해야 된다고 했다.
고위공직자들의 위장취업과 땅 투기가 공정한 사회에서 일어나는 다반사적인 일들인가. 이미 5천여 명의 국민이 위장전입으로 인해 처벌을 받았는데 처벌은커녕 높은 벼슬을 하는 세상이라면 너무 아니다.
한나라당은 청문회를 어떻게 할 것인가. 대충 짐작은 간다. 돌이킬 수 없는 큰 잘못을 하는 것이다. 정부를 믿지 못하는 국민들과 더불어 어떻게 정치를 하겠다는 말인가.
인간과 짐승의 분명한 차이는 양심이다. 부끄러움이다. 그 경계가 이제 완벽하게 붕괴됐다. 이제 우리는 만물의 영장이 아니다. 차라리 짐승이 속 편한 세상이 된단 말인가.
이 기 명(전 노무현후원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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