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짐승이기를 자청하는 세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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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 / 이기명 / 2010-08-21) 만물의 영장임을 자처하는 인간은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인간의 행위와 짐승의 행위를 구별한다. 본능적이다. 그래서 사람이다. 이 세상의 도덕이 아무리 붕괴 됐다 해도 인간의 가슴 한구석에는 양심이 살아 있다. 해야 될 일과 안 될 일을 구별하고 파렴치범들도 카메라를 들이대면 고개를 들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양심 때문이다. 인간은 교육을 받는다. 왜 받는가. 사람이 되기 위해서다. 장·차관 후보자들이 위장전입이라는 범법을 자행한 이유를 자식들에게 좋은 교육을 시키기 위해서라고 했다. 교육이 모욕당한다. 국회 청문회장에 나온 장·차관 후보자들의 초라한 모습을 보자. 저들을 보는 국민들의 눈을 차치하고라도 처자식들의 심정은 어떠랴. 자식들은 어떻게 학교에 다닐 수 있겠는가. 양심이 없는가. 그렇다면 인간 포기다. 후보를 포기하라는 처자식들은 없는가. 노무현 대통령의 차명계좌 운운하던 조현오는 자신의 사람 같지 않은 막말을 ‘주간지나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것을 보고 말했다고 고백했다.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 검찰은 노무현 차명계좌는 없다고 확인했다. 고 노무현 대통령의 유족들은 조현오를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홍준표와 나경원이 차명계좌 특검을 하자고 한다. 무슨 특검인가. 누구를 대상으로 특검을 한단 말인가. 이 세상에 생존하지도 않은 사람을 상대로 특검을 하자는 것인가. 언론에 나오는 홍준표와 나경원의 얼굴을 한동안 쳐다본다. 사람인가. 연민이 솟는다. 홍준표는 검사출신이다. 나경원은 판사출신이다. 법관 출신이다. 이 나라가 왜 이 지경이 되어야 하는가. 차명계좌 관련 특검을 하자는 본심을 안다. 조사를 한답시고 이것저것 들쑤시고 빨대는 나팔을 불고 추악한 언론은 공상소설을 쓸 것이다. 이것을 노리는 것이다. 저질의 장·차관 후보지명자들을 위한 구명운동이다. 가장 저질의 범죄행위를 한 후보자들의 구출작전이다. 법을 안다는 인간이 할 짓이 아니다. 인간이길 포기한 것인가. 스스로 짐승이길 자청하는가. 청문회에서 범법 지명자들을 변명해 주는 한나라당 의원들이 국민 눈에는 무엇으로 보일까. 비리를 덮으려고 할 것이 아니라 철저히 청문을 함으로써 다시는 이런 자들이 공직에 임명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것이 국민의 대변자가 할 일이다. 아무리 국민들이 천사 같다고 해도 이들을 이해하고 용서할 수가 없다. 이들이 나라의 살림을 제대로 하리라고 생각할 수가 없다. 범법사실을 인정하고 법을 어긴 혐의가 짙은 자들이 무슨 총리가 되고 장관이 된단 말인가. 범법자들의 말을 국민이 들고 살아야 하는가. 사람의 얼굴이 안 보인다. 김태호 총리 후보 지명자는 말한다. ‘자신에 대한 의혹 제기는 삼류소설 같아서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삼류소설이 맞다. 삼류소설에나 나올법한 추악한 내용이고 혐의를 받고 있는 주인공이 본인이다. 바로 그 중심에 자신이 있고 국민은 참담하다.
그는 비리혐의를 보도한 지방신문의 기사를 폐기했다는 혐의가 있다. 여기에는 박연차의 이름도 나온다. 박연차란 인간 참으로 더럽다. 식당 아주머니를 가사도우미로 썼다. 공무원인 운전기사를 부인의 전용 운전기사처럼 썼다. 상식을 뛰어넘는 재산증식을 했다. “내정자가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김 내정자의 부친, 장모, 배우자, 자녀들의 소득세, 증여세, 부가가치세 탈루 혐의가 있다.” 민주당 이용섭 의원의 열거한 의혹이다. 뿐만이 아니다. ‘이용섭 의원은 김태호 총리 내정자의 배우자인 신모씨와 장모 송씨는 88년 3월 경남 거창군 거창읍 대평리 1121-1번지와 1122-4번지 대지 189㎡, 건물 408.24㎡를 공동 상속받아 88년 9월 건물을 신축한 이후 거주한 적이 없음에도 지난 10여 년간 임대에 따른 소득세나 부가가치세를 한 푼도 납부하지 않았다. 올해 1월 공시가액 기준으로 이 토지와 건물의 총액은 2억 4천482만 원에 달한다.’고 했다. 더 이상 의혹을 열거할 기운이 없다. 완전히 오물처리장이다. 이런 인간을 총리를 모시고 우리 국민은 살아야 한다. 청문회를 보는 국민들은 차라리 눈을 감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실세라는 박재완이 위장전입을 시인했다. 160의 고혈압으로 군대 안 가고 취미는 운동이고 골프회원권이 둘씩이나 있었다. 그는 위장전입은 자식들이 강남학교에 가고 싶어 해서라고 했다. 자식을 좋은 학교에 보내고 싶은 마음은 박재완만 가지고 있는가. 박재완의 불법 때문에 다른 애들이 불이익을 당한다는 다실은 몰랐는가. 이재훈이란 지식경제부 후보의 청문회를 보다가 토한 국민이 많을 것이다. 부인이 노후를 준비하기 위해서 쪽방에 투기했다는 말을 인간의 탈을 쓰고 어떻게 할 수 있는가. 장관이 아니라 장관 할애비 자리를 줘도 사퇴하고 말 것이다. 상가를 몇 채나 가지고 있는 인간의 노후준비가 국민의 억장을 무너트린다. ‘김앤장’에 1년여간 재직하면서 5억 7천여만 원의 거액을 받았는데 이만한 돈으로는 노후가 불안한가. 하늘을 두려워 위를 보고 걸을 수가 없을 것 같다.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의 딸은 한국국적을 포기한 미국국적자로 자격이 없는데도 건강보험혜택을 받았던 사실이 드러났다. 몰랐다고 한다. 복지부 장관 할 자격 있는가. 이명박 정권의 제2인자라는 이재오 특임장관 내정자는 군에 복무하면서 대학을 다녔으며 ‘허위학력 이력’을 기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재주도 좋다. 홍보비를 전용했다는 혐의도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후보인 신재민에 이르러서는 후보자와 함께 이 세상에 산다는 사실에 수치를 느끼는 국민이 많을 것 같다. 10년 동안 5번의 위장전입을 했다. 시인했다. 다른 것은 더 이상 말하기도 창피하다. 세균이 옮을까 두려운 국민도 있을 것이다.
재주도 좋다. 어쩌면 저렇게 기막힌 인물들을 고를 수가 있단 말인가. 인물 고르는 데 달인이다. 그러나 참혹한 국민도 생각을 해 줘야 할 것이 아닌가. 마치 비리의 백화점을 보는 것 같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모두가 비리투성이다. 국민들이 느낄 상실감이 두렵다. 너 나 할 것 없이 살기 힘든 세상인데 제대로 된 인물 좀 임명하면 어느 하늘에서 벼락 치는가. 생각할수록 기가 막힌다. 이처럼 무시당하며 사는 국민이 불쌍하다. 한마디 덧붙인다. 민주당 의원들은 왜 청문회 자리를 비우는가. 김진표, 김재균, 노영민, 이미경. 그렇게 바쁘면 청문회원 사퇴해야지. 박지원 비대위 대표가 말했다. “야당이 혼을 다해서 해야 국민들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백번 옳은 말이다. 박지원 대표는 이들 불성실한 농땡이 의원들에게 공개경고를 해야 할 것이다. 이러면서 무슨 의혹을 밝혀낸다는 것인가. 민주당은 청문회가 시작되기 전 한 점의 의혹이라고 철저히 밝혀내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했다. 청문회장 뜨는 것이 철저한 청문인가. 인간이 되기를 거부하는 자들과 함께 가고 싶은가. 정신 차려라. 김태호 총리 후보, 이재오 신재민 진수희 조현오 이현동 유정복 이주호 등의 청문회가 남아 있다. 민주당의 청문을 두 눈 뜨고 국민은 지켜볼 것이다. 이제 8월 25일이면 이명박 정권의 절반이 지난다.
2010년 8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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