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MBC의 치욕, 언론의 치욕, 국민의 치욕.

순수한 남자 2010. 8. 19. 17:33

MBC의 치욕, 언론의 치욕, 국민의 치욕.
번호 193697  글쓴이 이기명 (kmlee36)  조회 1033  누리 223 (223-0, 16:23:0)  등록일 2010-8-19 15:21
대문 18


MBC의 치욕, 언론의 치욕, 국민의 치욕
사장에게 능욕당한 MBC PD수첩

(서프라이즈 / 이기명 / 2010-08-19)


언제까지 타락의 질주를 계속할 것인가. 언제면 사람의 모습으로 돌아올 것인가. 이 나라 언론의 비극이다. 김재철은 MBC사장이다. 바로 자기 회사 사장에게 MBC가 능욕을 당했다. 너무 불쌍하다. MBC 구성원들이 얼마나 참담할 것인가. 통곡소리가 들린다.

과정을 설명하는 것은 시간의 낭비다. 청와대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손을 내 저어도 국민은 믿지 않는다. 부인할수록 더 안 믿는다. 방법은 딱 하나, 빨리 김재철의 목을 자르는 것이다. 무슨 권한으로 자르느냐고 한다면 불러서 조인트만 까면 된다. 김재철은 조인트에 위력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아무리 생각을 해도 바보짓이다. 이런 멍청한 짓이 어디 있단 말인가. 오늘 아침 ‘시선집중’에 출연한 4대강 관련 책임자라는 사람은 국민이 오해할까 걱정이 돼서 PD수첩 방송 가처분 신청을 냈다고 했다. 무슨 오해를 한단 말인가. 깨끗하면 된다. 허무맹랑한 거짓말이 있으면 법으로 해결하면 된다. 법 좋아하는 사람들 아닌가. 왜 미리 설치나. 도둑이 제 발 저린 것이 아닌가.

국민이 지들처럼 바보인 줄 아는 모양이다. PD수첩이 허위방송을 하면 먼저 국민이 안다. PD수첩의 신뢰가 무너지면 바라는 바가 아닌가. 그런 좋은 기회를 망쳐 버린 김재철이 원망스러울 것이다. 김재철에게 빨리 PD수첩을 방영하도록 다시 조인트를 까야 할 것이다.

김재철은 볼수록 구제가 안 되는 바보다. 그냥 방송이 나가게 놔두지 왜 풍파를 일으키는가. 최악의 경우라도 국민한테 욕 한번 먹으면 된다. 언제는 욕 안 먹었나. 방송을 중단시킴으로써 일파만파 진짜 뭔가 숨기는 게 있구나 하는 의혹을 국민에게 심어줬다.

방송사상 초유의 강제 불방을 기를 쓰고 자행할 방송내용은 무엇이냐. 진짜 나라 말아먹을 4대강 사업이 아니냐. 무슨 수를 써서라도 국민이 좀 알아야겠다고 요구할 것이다.

이제 국민은 화가 난다. 전 국민을 상대로 싸우게 됐다. 싸우면 이긴다고 할지 모르나 바보 소리 말라. 바보의 수준을 넘어 천치다. 며칠 지나지 않아 두 손 들 것이다. 국민의 힘이 무서운 줄 다시 한번 알게 될 것이다.

국민들은 청와대를 보고 있다. 아무리 아니라고 해도 국민은 글쎄다. 아무리 생각해도 김재철이 혼자서 결정할 만큼 배짱이 있는 인물이 안 된다. 그저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는 인물 정도로 알고 있다. 헌대 이번에 큰일을 했다. 속으로 한 건 했다고 쾌재를 부를지 몰라도 잘못 짚었다. 빨리 수습해라. PD수첩 방송 내보내고 사표 써야 한다.

그토록 말썽만 피우는 사장이 어떻게 MBC를 이끌어 갈 것인가. 청와대도 부담을 덜어야 할 것이다. 김재철이 알아서 한 짓이라고 뒤로 뺄 것이 아니라 김재철을 불러다가 쎄게 조인트를 까야 할 것이다.

수습할 곳은 청와대밖에 없다. 이래저래 대통령 체면은 구겨졌다. 왜냐면 4대강 하면 국민은 대통령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정치는 물 흐르듯이 해야 한다. 4대강에 매달리면서 강물을 많이 봤을 것이다. 물이 어떻게 흐르던가. 억지를 쓰면 안 되는 게 강이다. 정치도 그렇다는 것을 강에서 배워야 한다.

지금 이 나라의 언론이 어느 지경인지 국민 모두가 잘 알고 있다. 헌법에 보장된 언론자유는 개가 물어간 지 이미 오래다. 언론사 사장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쫓아낸다. 정연주가 대표적이다. 엄기영도 마찬가지다. 구본홍은 앉혔다가 금방 쫓겨났다.

언론보도 믿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국민들도 속이 상하지만 가장 열 받을 사람은 언론 종사자들일 것이다. 보도를 다루는 기자들이다. 어디 가서 인격적 대우 제대로 받지 못한다. 자신들도 잘 안다. 콤플렉스 덩어리다. 그래서 오바 한다. 어디 가서 제대로 기자대접 받는 것이 소원일 것이다.

열심히 투쟁도 한다. 오죽하면 KBS 구성원들이 기존의 노조를 탈퇴하고 새로운 노조를 만들어 민주언론 투쟁을 하겠는가. 조현오의 패륜 발언 은폐의혹을 받는 것도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얼굴 못 들고 다닐 창피한 일이다. 신뢰도 1위였던 자부심이 땅을 칠 것이다.

MBC는 고통스러운 민주언론 투쟁사를 가지고 있다. 치열하게 싸웠고 구속자도 수없이 나왔다. 어느 낙하산 사장은 회사문에 들어서 보지도 못하고 그만뒀다. 황우석 문제, 광우병 보도, 촛불문제 4대강 문제… 치열하게 싸우며 보도했다. 그래서 MBC는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았고 그것은 움직일 수 없는 전통이 됐다.

어느 누구도 MBC를 장악할 망상은 감히 하지 못했다. 헌데 이상한 일이 벌어진 것이다. MBC 기자 출신의 김재철이 낙하산을 타고 강하해서 MBC를 여지없이 유린한 것이다.

MBC 구성원들이 무엇보다 자랑스럽게 느끼는 자부심은 바로 언론자유를 지킨 투쟁의 역사다. 그중에서도 PD 수첩의 수난은 투쟁의 상징과 같다. 그 자부심이 지금 짓밟히고 피를 흘리고 있다.

그들이 보는 앞에서 동지들이 경찰차에 실려 갔고 그들을 보내며 울었던 그 악몽이 다시 떠오를 것이다.

한나라당 대변인 안영환은 KBS 기자출신이다. 그는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나와 PD수첩의 불방은 김재철이 기분이 나빠서 그랬다는 것이다. 어이가 없어 웃었다. 사장이 기분 나쁘면 방송 안 보내는 MBC인가. 이게 바로 대변인 수준인데 지역구민들이 딱하게 여겼을 것이다. ‘시선집중’에 나와 떨려서 실수한 것이나 아닌지 모르겠다.

지금 국민들의 분노는 하늘을 찌르고 있다. PD 수첩 불방소식 듣고 이렇게 될 줄 알았다. 김재철은 몰랐을까. 혹시 4대강 사업 망치려고 고의적으로 한 의도적 행위는 아닐까. 하도 기가 막혀서 하는 소리다.

▲ 'PD수첩' 불방에 항의하기 위해 18일 MBC 앞에서 진행된 촛불문화제의 모습 ⓒ연합뉴스

MBC 앞에서는 저녁마다 촛불이 타오른다. 광화문에서 다시 촛불이 타오른다. 세상 민심 모르고 날뛰는 천둥벌거숭이들. 겁도 없이 날뛰는 과잉 충성자들. 날뛰기 전에 내 나라 내 민족을 좀 생각해 보라.

김재동이 트위터에서 한 말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사랑에 눈이 멀면 아름다운 일이 생기고 권력에 눈이 멀면 더러운 일이 생깁니다. 무엇을 보아야 하고 무엇에 눈을 감아야 합니까”

분노는 폭발했다. 견딜 수 없는 분노며 끌 수 없는 분노다.

PD수첩을 지키는 것은 이 땅의 언론을 지키는 것이다. 언론을 지키는 것은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이며 대한민국을 지키는 것이다. MBC가 무너지면 이 나라 언론은 암흑의 시대 절망의 시대가 된다.

 

2010년 8월 19일
이  기  명(전 노무현후원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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