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국무총리, 장관. 청장 후보자들. 얼굴 들어 하늘을 보라.

순수한 남자 2010. 8. 25. 21:54

국무총리, 장관. 청장 후보자들. 얼굴 들어 하늘을 보라.
번호 195066  글쓴이 이기명 (kmlee36)  조회 507  누리 285 (285-0, 12:36:0)  등록일 2010-8-25 18:42
대문 16


국무총리, 장관, 청장 후보자들, 얼굴 들어 하늘을 보라
국민이 하늘이라는 것을 알기나 하는가

(서프라이즈 / 이 기 명 / 2010-08-25)


오늘은 이명박 정권이 출범한 지 꼭 절반이 되는 날이다. 대통령 임기 5년을 등산에 비유한다면 오늘 0시부터 하산을 시작하는 것이다. 이 말을 하는 것은 흔히 등산은 올라가기보다 하산하기가 더 어렵다고 하기 때문이며 사고 없이 잘 내려오도록 해야 한다는 충고이자 경고다.

‘토황소격문(討黃巢檄文)’이라는 역사적 사실이 있다. 당나라 말기에 ‘황소의 난’이라는 것이 있었다. ‘황소’라고 하니까 스페인의 투우를 생각할지 모르나 여기 거명한 자는 국가변란을 일으킨 인물이다. 당나라가 위기에 처했다. 이때 당나라에서 벼슬을 하던 신라의 최치원이 ‘토황소격문(討黃巢檄文)’을 썼다.

난을 일으킨 ‘황소’를 준엄하게 꾸짖는 성토문이었다. 인간의 도리를 설파한 이 성토문을 읽은 황소는 충격을 받아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았다고 한다. 피를 토했다는 설도 있다. 죄상을 낱낱이 밝혀 인간으로서 도저히 견디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이 글로 최치원은 당나라에 이름을 떨쳤다. 황소는 그래도 충격을 받을 양심은 있었던 모양이다.

지금 우리는 이명박 정권의 국무총리 후보로 지명된 김태호를 비롯해 장관과 청장 후보들의 청문회를 지켜보고 있다. 온 국민의 관심 속에 진행되고 있다. 참담한 눈으로 보고 있다.

국무총리 김태호, 특임장관 이재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신재민, 그 밖에 박재완 이재훈 진수희 유정복 이주호, 경찰청장 조현오 국세청장 이현동 등이다. 만약에 최치원이 이 시대에 태어나 청문회를 지켜보면 ‘토후보자격문’(討候補者檄文)이라는 것을 썼다면 이를 읽은 후보자들 중에 꼿꼿이 서 있을 인물이 몇이나 될는지 궁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청문회를 지켜보면서 국민들이 하는 말은 거의 동일하다.

‘어쩌면 골라도 저렇게 골랐느냐. 저렇게 고르기는 입신의 경지다’

이 같은 국민의 평가에는 이명박 정권에 대한 짙은 불신과 절망감이 깔려 있다. 비리백화점이니 비리교과서니 위장전입과 투기는 장관이 되는 필수과목이니 하는 말들이 국민들에게 어떻게 들리겠는가. 기가 막힐 일이다. 역대 어느 정권에서도 이런 허물 많은 인물들이 장관 후보에 오른 적이 없다.

바로 지금 청문회장에 앉아 있는 한나라당 의원들도 국민의 정부 때 총리 후보를 위장전입이란 이유로 두 명이나 낙마시켰다. 아마 잊어버렸나 보다. 정치인들의 기억력이란 참으로 편리하다.

후보자들의 비리로 도배를 한 언론을 보면 마치 오물을 보는 것 같은 혐오감을 느낀다. 변명을 하는 얼굴들을 보면 자라라는 우리 애들이 무엇을 배울까 정말 불쌍한 생각이 든다. 우리 애들만이 아니라 그들의 애들도 불쌍하다. 그 애들이 어떤 시선을 받으며 살까. 신재민의 자식사랑은 결국은 자식을 불행하게 만들고 말았다.

25일 청문회에서 김태호 총리후보자를 보면서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저런 사람이 총리가 된다면 어느 누가 총리의 지시를 마음속으로 승복하며 따를 수가 있을까. 저 사람들이 장관이 되면 그의 지시를 받을 공무원들은 얼마나 비참할까.

조현오 경찰총장이 임명된다면 10만이 넘는 경찰관들은 어떻게 범법자들을 잡아 그릴 것인가. 고위공직자들의 비위가 적발되면 그들은 이렇게 말 할 것이다. 대통령을 비롯해서 총리와 장관들이 모두 범법자들인데 우리도 죄 좀 지었기로서니 어떠냐. 그들에게 무어라 말할 것인가. 나라에는 기강이 없고 세상은 무법천지가 된다. 법이 무너지는 세상이 바로 야만의 세상이 아닌가.

이명박 대통령이 한마디 했다. 그는 광복절 경축사에서 ‘공정한 사회’를 말했다. 공정한 사회라는 말이 얼마나 좋은 말인가. 이명박 대통령도 지금 사회가 공정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 아닌가.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청문회를 보고 한 말인지는 몰라도 “조금 더 엄격한 심사기준을 만들라”고 지시를 했다. 자신이 봐도 기가 막혔을 것이다. 자신이 아끼고 믿는 참모들이 철저한 검증을 거쳐서 후보자로 추천을 했을 것이다. 아니 자신이 직접 함께 정치를 했던 인물들이라 너무나 잘 알 것이다. 헌데 청문회에서 말로 다 할 수 없는 추한 모습들이 백일하에 드러났다.

그렇다면 이들의 총리 장관 지명은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지명을 철회하면 된다. 범법행위는 처벌하면 된다. 그러면 기강이 살아난다. 대통령의 영이 선다. 신뢰가 회복된다. 그냥 적당히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것이라고 믿는가. 스스로 불행의 씨를 뿌리는 것이다. 조기 레임덕을 부르는 신호탄이 된다.

한나라당은 치명적 하자가 없다고 했단다. 진심인가. 그럼 묻자. 치명적 하자가 무엇인가. 한나라당의 눈을 보통사람들의 눈과는 다른가. 그들의 눈은 특수하게 만들어졌는가.

김태호 총리 후보의 행적을 보았을 것이다. 총리 적격자인가.

신재민을 보았을 것이다. 더러워서 옮길 수도 없다. 조현오를 보았을 것이다. 이재훈 이재오 진수희 이주호 등등.

이들이 청문회를 통과하고 대통령이 임명장을 준다면 그날부터 이 땅의 도덕은 무덤 속으로 들어간다.

지금 청문회를 보면서 이명박 대통령은 무슨 생각을 할까. 자신이 강조한 ‘공정한 사회’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대통령은 임기 후반기가 시작되는 25일 “임기 마지막 날까지 초심을 갖고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몇 번씩 하는 말이다. 얼마나 초조하면 그런 소리를 기회 있을 때마다 하는 것일까. 그렇다. 이명박 대통령도 초조할 것이다. 자신이 지금껏 해 온 정치를 알 것이다. 아무리 자신만만하다고 큰소리를 쳐도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는 불안감은 지을 수가 없다.

당연하다. 불안하겠지. 인간은 누구보다 자기 자신을 잘 안다. 불안을 해소하는 방법은 정도를 걷는 것이다. 정치를 바르게 하면 아무 불안도 없다.

지금 이 순간도 청문회를 보면서 왜 저런 쓸데없는 청문회를 해서 국민들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는가. 왜 국민들을 학대하는가에 대한 분노를 금할 수 없다.

검찰을 비롯해서 중요한 증인들은 모두 불출석이다. 불법의 백화점 같은 후보자들을 모아놓고 국민에게 무엇을 보라는 것인가. 희망을 포기하라고 강요하는 것인가. 아무리 떠들어 봐야 우리는 갈 길을 간다며 쓸데없는 짓들은 하지 말라는 경고인가.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한 지명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저들이 보통사람들과 저렇게 생각이 다를 이유를 생각해 봤다. 한가지다. 권력의 노예가 된 것이다.

권력을 얼마나 누릴 것인가. 아무리 몸부림쳐도 시간이 멈추게 할 수는 없다. 이제 반환점을 돌았다. 벌써 반이나 지났네 하고 탄식하는 국민도 있겠지만 벌써 이만큼 지났구나 하면서 위로받는 국민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한나라당은 지난 6월2일 지방선거에서 국민의 심판이 얼마나 냉혹하고 준엄한지를 뼈저리게 느꼈을 것이다. 그때 승리했다고 기고만장하던 민주당도 7.28보선에서 심판을 받고 몸을 떨었을 것이다.

이제 국민들은 심판을 할 줄 안다. 국민 앞에서 거만 떨지 말라. 가차없이 응징할 것이다. 올바른 정치를 하면 국민은 반드시 지지한다.

정치인들과 청문회에서 검증을 받느라고 땀 흘린 후보자들에게 권한다. 이른 아침 해가 뜰 때 얼굴을 들어 하늘을 보라. 아무 것도 느끼는 것이 없는가.

天網恢恢 疏而不漏(천망회회 소이불루)

노자가 한 말이다.

뜻인즉슨 ‘하늘 그물이 성긴 듯해도 절대로 빠져나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하늘에 죄를 짓고는 살아남지 못한다는 말이다.

이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벼락을 맞아 죽어도 속은 편할 것이다. 왜냐면 모르면 약이니까. 그러나 참으로 불쌍한 인간이다.

 

2010년 8월 25일
이 기 명(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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