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철 기자와 KB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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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 / 이기명 / 2010-09-12) 오늘 이 칼럼은 분명히 KBS 정치부 전종철 기자를 비판한 글이다. 여기서 분명히 밝히는 것은 이 글에 대한 반론은 바로 서프라이즈를 통해 100% 보장한다는 것이다. 지난 9월10일 새벽, 인터넷을 검색하던 중 깜짝 놀랐다. 이유는 다 알 것이라 믿지만 이건 정말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국민의 방송’이라는 KBS의 중견기자가 국회의사당에서 현역의원에게 쏟아 낸 폭언. 폭언의 주인공으로 지목되는 KBS 야당반장 전종철 기자는 이렇게 해명을 했다. 자신이 민주당의 최문순 의원을 지칭해 ‘X만한 새끼’라는 욕설도 하지 않았고 회의가 끝난 뒤 ‘최문순 나오라 그래’라는 폭언도 하지 않았으며 ‘최 선배 어디 갔어, 이리 와’라고 말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도 최 의원이 ‘사병이란 표현을 썼기에 진짜 그렇게 생각하느냐 물어보려고 기다리다가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사건의 진상은 더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 나름대로 나도 취재를 했기 때문이다. KBS와 짧지 않은 인연을 가지고 있기에 잘 아는 기자도 있다. 그리고 전종철 기자도 개인적으로 안다. 그래서 이런 글을 쓰는 것이 미안하고 안 됐지만 그래도 언론에 몸을 먼저 담은 선배로 아픈 마음으로 말하는 것이다. 여기저기 전화를 했다. 전종철이란 이름을 듣더니 웃는다. 왜 웃느냐니까 그냥 웃는다. 답답했다. 잠시 후 돌아온 대답은 한 마디다. 원래 그런 사람이라는 것이다.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 ▲ KBS 전종철 기자(오른쪽) ⓒ미디어오늘 원래 그런 사람이면 얘기가 이상해진다. 원래 그런 사람을 가지고 글을 쓸 필요도 없지 않은가. 그래서 사실 확인을 위해 인터넷 검색을 했더니 전직 이병순 KBS사장을 위해서 국회출석 당시 사진을 못 찍도록 몸으로 충성을 했고 ‘추적60분’과 관련한 이런저런 얘기 등 대단한 전력이 있었다. 원래 그런 사람이라는 동료 선배들의 말이 전혀 근거가 없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동료로서 선배로서 충고라도 해야 할 게 아니냐 했더니 또 웃는다. 요즘 KBS에는 소이부답(笑而不答 웃을 뿐 답하지 않는다)이 유행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속으로는 짐작이 갔다. 말해 봤자 소용이 없고 괜히 찍히기만 할 일을 뭣 때문에 하느냐는 것이다. 자기검열이다. 이해한다. 그러나 동의는 못한다. 다시 전종철 기자의 얘기다. 품성은 사람마다 달라서 성질이 불 같아 앞뒤를 가리지 못하는 사람도 있고 나중에야 무슨 일이 생기든 나오는 대로 행동하는 분별없는 사람도 있다. 아마 전종철 기자가 그런 부류에 속하는 사람이 아닌가 생각이 들지만 그래도 생각해야 되는 것은 그는 적어도 기자고 더군다나 야당반장이라는 직책이다. 요즘 유행하는 공인의 신분이다. 그는 지도급 기자라는 것이다.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참을 줄 아는 절제력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최문순 의원이 말을 잘못했고 KBS의 명예를 위해서 시정해야 될 일이라는 전종철 기자의 소신이라면 나중에 찾아가 해명을 듣던지 공개사과를 요구하면 된다. 그게 적어도 KBS의 야당반장이라는 기자의 양식이며 교양 있는 행동이다. 욱하는 성질 다 부리면 무서워서 누가 전종철 기자와 대화를 나누겠는가. 기자는 그냥 먹고 살기만을 위한 직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지적해서 비판할 이유도 없고 존경할 이유도 없다. 그렇다고 일제시대 지사로 대접받던 고고한 자세를 요구하는 것도 아니다. 기자로서 본분을 잊지 말라는 말이다. 기자는 역사를 기록하는 사람이다. 오늘의 기록이 역사가 된다. 불의와 정면으로 싸우는 사람이다. 왜 비리 공직자가 기자를 두려워하는가. 왜 기피하는가. 정의가 기자들의 머릿속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독재 시절의 KBS의 오명과 참여정부 시절의 영광. 어디 가서 당당하게 KBS의 명함을 내밀던 손과 지금 공개된 장소에서 신분을 숨기고 싶은 딱한 심정을 이해는 하지만 적어도 전종철 기자 같은 경망스러운 행동만은 하지 말아야 한다. 철부지인가. 인터넷에 들어가면 전종철 기자에 관한 댓글이 수천 개나 올라 있다. 영광인가 치욕인가. 이것이 전종철 기자에게만 해당되는 일인가. 전종철 기자는 KBS 동료 기자들에게 결정적 일격을 가했다. 최문순 의원에게 한 행동이 소신이라면 도리가 없다. 소신대로 사는 거니까. 그러나 올바른 언론인이 되기 위해 언론고시라는 험난한 고개를 올라가고 있는 많은 기자 지망생들은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을 것이다. 무슨 일이든지 양면이 있다. 긍정과 부정이다. 이번 전종철 기자의 일탈을 보면서 많은 기자들이 생각했을 것이다. 적어도 저런 기자만은 되지 말자고. 2010년 9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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