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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공세 나선 북한, 변화 조짐 보이는 미국

순수한 남자 2010. 9. 19. 18:13

대화 공세 나선 북한, 변화 조짐 보이는 미국
번호 200957  글쓴이 민중의소리  조회 274  누리 32 (32-0, 2:3:0)  등록일 2010-9-19 14:08
대문 1


대화 공세 나선 북한, 변화 조짐 보이는 미국
WP, "미국, 새로운 대북 유화전략 수립 중"...한국은?

(민중의소리 / 이정무 / 2010-09-19)


미국과 동맹국들이 ‘현재의 대북정책이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북한에 대한 새로운 전략을 수립중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17일 보도했다.

신문은 강화된 제재와 군사훈련을 포함한 ‘전략적 인내’가 무한정 계속될 경우 북한 내 강경파들을 대담하게 만들거나 대량살상무기(WMD) 확산 노력을 배가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도 전했다. WP는 한,미,일 3국이 북한으로 하여금 천안함 희생자들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미국과 동맹국들이 ‘현재의 대북정책이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북한에 대한 새로운 전략을 수립중이라고 보도한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 판 ⓒ Washingtonpost.com


이명박 대통령은 당초 북한의 잘못 인정과 사죄를 요구했지만 오바마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일종의 애도를 표시하는 것과 같은 것으로 요구가 약화된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신문은 이 관계자가 “한국 국민들의 불만을 해소하는 방법으로 이(북한의 사과나 유감표명)는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WP는 지난 8월 말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전문가 및 정책입안자들과 함께 북한 문제에 대한 세미나를 열었으며, 참석자들에 따르면 클린턴 장관은 미국과 동맹국들이 북한과의 관계 재개(re-engage)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는 것을 납득하게 됐다고 전했다.

한 참석자는 “지금까지는 의자에 제재와 군사훈련이라는 두개의 다리가 있었지만 클린턴 장관은 북한과의 대화를 필수적인 세 번째 것(다리.수단)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참석자는 회의에 참석했던 누구도 북한이 곧 핵무기 프로그램을 중단하도록 설득될 것이라는 환상을 갖고 있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북한과 대화를 하는 것이 봉쇄(containment)의 기능을 할 수 있다는데 점점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북정책은 변화하고 있나

WP의 이날 보도는 미국의 대북정책 변화 기류를 설명하고 있다.

이 변화 기류의 주된 동력은 미국 내 정치 상황이다. 중간 선거를 앞두고 있는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가시적인 외교 성과들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미국민들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이란과 북한의 핵문제에서 ‘대담한 해결’을 기대했지만, 오바마 행정부는 특히 북한과는 대화다운 대화조차 시작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정책 변화는 여러 군데서 감지되고 있다. 미국은 6자회담 당사국, 즉 남,북,중 모두에 이 같은 메시지를 이미 전한 상황이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지난달 하순 아이잘론 말리 곰즈 석방을 위해 평양을 찾았을 때 북측에 천안함 사건을 매듭짓고 싶다는 뜻을 밝혔고 북도 이에 호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보즈워스 특별대표도 최근 서울에 왔을 때 비공식적으로 천안함 사건은 그만 털고 가자, 북이 남북대화에 성의를 보이면 6자회담으로 갈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메시지는 원래 중국이 달성하고자 했던 목표이기도 하다.

청와대 일각에서도 천안함과 6자회담의 분리, 천안함과 남북대화의 분리는 어쩔 수 없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물론 청와대의 입장이 단일한 색채를 띠고 있는 것은 아니다. 대표적인 강경파인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비서관은 지난 15일 한 세미나에서 ‘5.24대북조치’의 원칙은 여전히 유효하다면서 최근 소규모 쌀지원과 달리 “수십만t 수준의 인도적 지원은 천안함 사과가 전제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고립되고 있는 한국 정부

▲ 호두를 까는 데 사용되는 너트크래커.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한국정부가 너트크래커 사이에 낀 '호두'의 신세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 민중의소리

천안함과 6자회담이 분리된다는 것은 외교적으로 한국정부가 고립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국 정부는 그 동안 천안함의 국제화, 남북관계와 천안함의 연계를 강하게 주장해 왔었다. 전통적으로 서해상에서 벌어진 분쟁이 남북 사이의 문제, 즉 지역 분쟁의 수준에서 다뤄져왔다면, 이번 천안함 사건은 그와 달랐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제적 조사’를 통해 천안함 사건을 북의 소행으로 규정했고, 그 연장선상에서 UN제재와 서해상 한미합동훈련을 추진했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미국은 이 같은 분위기에 동조했으며, 중국과의 설전을 피하지 않으면서까지 한국 정부의 편을 들었었다. 그러나 중미간의 관계가 화해 무드로 접어들고, 일본에서 탈미(脫美) 성향의 오자와가 실각하면서 미국이 한국을 지렛대로 사용해야 할 필요성은 줄어들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지난 9일 샤프 주한미군 사령관이 앞으로 계획된 서해상의 대잠수함 훈련에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가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것이나, 그레그 전 대사가 천안함 사건에서 한국 정부와 다른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이는 천안함에서 조금씩 발을 빼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한편으로 정권 출범 2년이 되어가도록 북과 대화 테이블에 앉아보지도 못했다는 것은 오바마 정부로서는 피하고 싶은 평가이기도 하다. 결국 국내외 상황이 모두 오바마로 하여금 북과의 대화에 나서도록 재촉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한국 정부가 곧바로 정책을 전환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비록 북이 최근 들어 대화 공세를 펴고 있지만, ‘천안함’ 국제화를 주도한 당사자로서 국제사회를 설득할 명분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국내적으로도 보수층의 압력을 견뎌야 하기 때문이다. 청와대 내에서 서로 충돌하는 목소리가 동시에 새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미국이 자신의 대북정책을 극적으로 변경할 것이라는 징후도 아직 충분치 않다. 북한과 대화해야 할 필요성은 있지만, 이것이 한국의 이명박 정권을 곤란하게 할 만큼 가치 있는 것이냐에 대해서는 확신을 갖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히려 주목을 받는 것이 북한의 선택이다. 북이 미국의 정책 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동북아시아의 화해 무드를 주도한다면 미국으로서도 대북정책 변화의 명분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미 국무부의 크롤리 대변인은 16일 “(우리가 대화를 재개하기 위해서) 북한이 무엇을 해야 한다는 목록은 없다”면서도 “북한이 그간의 약속사항들에 대해서 우선적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비핵화와 관련된 북미간의 합의는 2009년의 인공위성 발사와 유엔의 대북제재, 그리고 북의 핵시험 등으로 중단되거나 이전 단계로 되돌아간(Rollback) 바 있는데 크롤리가 2005년의 9.19 공동성명을 거론한 것은 이들 조치를 지목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북은 추석 전후까지는 대남 대화 공세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천안함 침몰 사건이 북이 행한 것이건 그렇지 않건 간에 남북 간의 화해 분위기 없이 대미 협상에 나서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북의 대화 공세에 천안함만을 고집할 경우, 북이 이를 명분으로 미국과의 양자 교섭에 집중할 것임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출처
 : http://www.vop.co.kr/A00000321219.html#


이정무 기자 / 민중의소리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20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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