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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의 눈물은 '악어의 눈물'인가?

순수한 남자 2010. 9. 23. 12:46

MB의 눈물은 '악어의 눈물'인가?
번호 201684  글쓴이 명덕  조회 675  누리 292 (297-5, 12:39:1)  등록일 2010-9-23 08:10
대문 19


MB의 눈물은 악어의 눈물일까?
동물도 눈물이 있을까?

(서프라이즈 / 명덕 / 2010-08-23)




왜 인간은 눈물을 흘리는 것일까? 어떤 학자들은 하등동물에겐 눈물이 없다고 주장한다. 눈물은 유인원과 같은 고등동물에서 나타나는 생리적 현상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도살장에 끌려가지 않으려고 소가 마지막 순간에 눈물을 흘린다는 얘기는 한번쯤 들어 봤을 것이다.

누군가에게 들은 얘기인데, 집에서 오랫동안 기르던 개주인이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이사 가게 되어 같이 데려가지 못하고 되자 헤어지는 순간에 이별을 직감했는지 개가 시무룩하게 눈물을 흘리더란다.

다윈(C. Darwin)은《인간 및 동물의 표정》에서 늙은 암코끼리가 새끼 코끼리를 떼어 데려가면 ‘슬퍼서’ 주룩주룩 눈물을 흘린다는 보고를 전해주고 있다. 실제로 인간에게 붙잡혀 고통을 당하면 슬픔을 느끼고 울며 눈물을 흘린다고 한다.

다른 동물들이 인간과 같은 ‘슬픔’을 느끼고 우는지는 의문의 여지가 있지만, 우는 그 현상만을 인간의 관점에서 관찰한다면 그 현상을 슬픔의 표현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인간의 눈물은 여러 상황에서 나온다. 기쁠 때, 고통을 느낄 때, 슬플 때, 비통할 때, 혹은 다른 어떤 질병에 의한 유루증(流淚症)이 있을 수 있다. 이 경우에 “이러한 눈물은 원인이나 양상이 다르기 때문에 눈물의 성분도 차이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철학자 데까르트도 그의 <정념론>에서 눈물에 대해 재미난 생각을 말해주고 있다. 인체의 모든 부분들로부터 다량의 증기가 발생되는데, 그 중 눈의 시신경이 굵기 때문에 눈에서 가장 많이 증기가 흘러나온다는 것이다. 이것이 피부로 흘러나오면 땀이고, 눈으로부터 흘러나오면 눈물이 된다는 것이다. 요컨대 ‘증기의 배출’이 눈물이라는 것이다.

웃음이 극단이 즐거움에 의해서 발생하지 않듯이, 눈물도 지극한 슬픔으로 오지 않고 보통 정도이며, 사랑이나 환희의 감정을 수반하는 슬픔으로부터 온다는 것이다. 여기다 흐느낌과 울부짖음이 동반한다. 늙은이들이 쉽게 눈물을 흘리는 이유에 대해서는 노인들의 육체적 성향이 지니는 ‘차가움’ 때문에 그 증기들의 분란이 지체되어서 어떤 슬픔이 앞서 일어나지 않았음에도 눈물로 쉽게 전환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MB의 눈물의 의미는?

한 늙은 노회(老獪)한 정치가의 우는 모습을 또 한 번 보았다. 인간이 우는 모습은 여러 의미의 상징을 담고 있다. 어떤 울음이라도 그것이 상대방에게 공감(共感)을 안겨줄 때 그 눈물의 의미가 진정한 가치를 지닌다. 함께 감격할 수 있을 때, 그 울음은 더욱 소중하게 받아들여 질 수 있다. 눈물에도 미학이란 게 있다는 말이다.

구차하게 남에게 동정을 구하는 눈물은 아름답지 않고 오히려 추하다. 눈물도 눈물 나름이라는 말이다. 그동안 <우리의 MB>는 서민과 약자를 위한 눈물의 포퍼먼스를 수없이 해댔다. 그것이 한낱 포퓰리즘성 ‘쇼’에 지나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었다. 그런 비난에 아랑곳 하지 않고 추석 전날 아침에 그것도 ‘아침마당’에 나와서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하다가 눈물을 흘렸다는 것이다.

그 사진이 여기저기에 펄럭이며 나뒹군다. 수차에 걸쳐서 그는 그 어떤 의미가 되었던지 눈물을 보였다. 장애인을 만나 그들의 노래를 듣다 울고, 시장 상인을 만나 생활고의 절절함을 듣다가 울고, 천안함 사건 발표에서는 억울하게 죽어간 장병들 이름을 부르다가 울었다. 어머니한테 약속한 옷 한 벌 해주지 못해 운 마침 그 날은, 한낮에 하늘이 뚫린 듯 쏟아 붓듯 비가 와서 서울시내를 비롯한 경기지방 일대의 시민들이 침수의 고통을 당했다.

MB의 눈물이 비를 불렀을까?

누군가는 아침부터 ‘실데없이’ 대통령이란 자가 주책없이 울어대서 하늘이 노여워 한 나머지 양동이로 빗물을 쏟아 부었다고 비난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혹자는 ‘대통령의 눈물을 보고 그 순간 함께 흐느끼고 말았다. 대통령의 눈물은 티끌만큼의 가식이 없는 그런 지고지순한 눈물이었다. 그것은 정치를 떠나 한 인간이 흘리는 참 눈물이었다. 그 눈물의 의미는 유약하거나 가증스럽다는 의미를 부여하기엔 너무도 의미 있는 눈물이다. 그런 눈물마저도 비난하거나 폄하한다면 정치라는 게 너무 편협하고 가혹한 것’이라고 극구 변호한다.

그날 흘린 눈물이 ‘자신감이 넘친 한 인간으로서 정감이 울어나는 회한의 눈물’이었는지도 모른다. 정작 문제는 그 눈물이 추석 전날에 모든 사람에게 감격을 안겨주고 공감을 불러일으킬 만한 아름다운 눈물이었는지에 대해선 의문의 여지가 있다.

대통령도 죽을 운명을 타고 난 한 가련한 ‘인간’이다. 보통의 인간으로서 돌아가신 어머님을 그리워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누구에게 있을 수 있는 사적인 눈물을 흘리라고 방송이 존재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 아침시간에 결혼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사랑했기에 이혼했다느니. 속아서 결혼해 살다 이제야 풀려났다느니... 재잘대며 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고 눈물 콧물 흘려가며 제 인생사를 고백해 대는 연예인과 대통령이 흘린 눈물과 무슨 차이가 있는가? 그다지 별반 다르지 않은가?

이제 대중의 인기를 뒤로 하고 한 재벌가의 며느리로 한 남편의 아내로서 평생을 살겠다고 다짐하고는 불과 몇일이 안 가, 돌아서서 잊어버리는 그 인간들의 징그러운 가련한 신세 한탄과 무엇이 다른가?

악어의 눈물인가?

MB의 그런 눈물을 나는 <악어의 눈물>이라고 생각한다. 악어의 눈물(crocodili lachrymae)이란 격언은 다른 사람이 겪는 심각한 고통에 책임이 있는 사람이나, 혹은 그런 재앙을 기획한 사람이 고통을 아파하는 척 사기치는 경우에 사용된다.

악어는 사람을 먹어치우기 전에 그 사람을 멀리서 보고 눈물을 흘린다고 한다. 요컨대 남을 혹독한 고통과 아픔으로 몰아세우고 그 사람을 동정하는 척하는 놈에 해당되는 격언이겠다.

시장바닥에 가서는 고통을 안겨준 아줌마를 붙들고 앉아 ‘여러분들 때문에 청와대 벙커에서 잠을 못 이룬다’고 악어의 눈물을 흘려댄다. 그리고는 그 하늘에까지 찌를 원성과 눈물이 말라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그 가난한 여인에게는 목도리를 안겨준다. 그러고는 ‘좀 따스하냐고’ 가슴 패대기 하는 말을 건넨다.

천안함 장병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다 보면 누구라도 울게 되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울음이 그 상황에서 그렇게도 생뚱맞은 울음으로 다가오는 것은 왜일까? 그가 그 슬픈 사건의 책임자로 누구보다도 용서를 빌어야 할 자가 먼저 울어버린다는 것이 문제다. 매들고 서있는 국민을 향해 울어버리니 매든 국민은 난감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몰리고 만 것이다.

용산 참사로 희생당한 분들에게 그 가증스런 눈물이나마 흘려본 일이 있는가? 한 개인이 자신의 어머님을 향해 눈물을 흘리는 것이야 그렇다손 치지만, 정치가가 자신의 잘못으로 불에 타 죽어간 망자를 향해선 눈 한번 주지 않는 자의 역겨운 눈물은 악어의 눈물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그 가증스런 악어의 눈물이 얼마나 많은 사람을 잡아먹었는지를 잊어버린다면, 한 인간의 속절없는 눈물이 감격으로 다가올 리가 없는 것이다.

바로 이게 MB의 타고난 천성에서 우러나온 주특기이다. 데까르뜨가 말하듯이 늙은이가 잘 우는 것은 체질 때문이 아니라 그의 ‘기질’에 기인한다. 그가 살아온 성장과정이 그의 기질을 만들었고, 그 기질대로 그는 살아가게 마련이다.

그러니 그는 무엇을 잘못하고 있는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해 버린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의 악어의 눈물을 생존을 위해 터득한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MB의 악어의 눈물은 자신의 기만과 사기, 온갖 거짓과 비도덕적 행위를 통해 형성돼온 참으로 눈물겨운 그 자신의 성장의 역사 속에서 터득한 모진 기술이다.

참으로 고급스런 기술이다. 사기, 기만, 술책에 덧씌운 그 악어의 눈물이 오늘의 MB를 만들어냈다고 볼 수 있다. 그의 성장의 배후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비통한 눈물과 억울함이 있었을까? 그는 철두철미하게 남을 짓밟고 일어선 자다. 노무현을 단 칼에 날려 보내듯이 마음만 먹으면 <악어의 눈물>을 흘리며 그 어떤 악행(惡行) 주저 없이 저질러 대고, 거짓을 부끄럼 없이 해댈 수 있는 자이다.

악어적 눈물이 가진 삶의 본능?

악어는 굶주림에 시달리다 먹이를 뒤에서 나꿔챌 때 입에 물을 가득 채우고 있다가 물을 마시러 내려오는 동물이나 인간들이 걸어가는 강둑에 물을 냅다 뿌린다고 한다. 그리하여 강둑에 뿌려진 물에 먹이감이 미끄러지면 냉큼 덮쳐 꼼짝 못하게 하고 먹어 치운다고 한다. 또 악어가 눈물을 흘리는 이유는 자신의 먹이감을 잘 소화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한다.

사실상 악어는 몸뚱이를 먹어치운 다음, 그것으로 결코 만족해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 다음엔 악어는 눈물을 사람의 머리통에 뿌려 이를 부드럽게 만들어 머리마저 아작내며 먹어치운다고 한다.

MB는 악어의 눈물을 뿌리는 것으로 쇼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국민의 심장, 머리통 하나까지 작살내고야 그제서야 독식한 기쁨으로 만족해 할 것이다. 늘 사기꾼의 눈물은 악어의 눈물로 그치지 않고, 사기당한 사람의 마음과 육신에 골병을 들인 다음에야 비로소 황천길에 들어서는 법이다.

정결한 눈물이 아름답다

사랑하는 아이를 잃은 시인 김현승은 .<눈물>이라는 시를 썼다.

더러는
옥토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이고저
흠도 티도,
금가지 않은
나의 전체(全體)는 오직 이뿐!
더욱 값진 것으로
드리라 하올 제,
나의 가장 나중 지니인 것도 오직 이뿐!
아름다운 나무의 꽃이 시듦을 보시고
열매를 맺게 하신 당신은,
나의 웃음을 만드신 후에
새로이 나의 눈물을 지어 주시다.


이 시는 ‘화려한 꽃보다 진실한 열매를 소중히 여기고, 외향적인 웃음보다 내향적인 눈물에서 인생의 가치와 미’를 보여준다고 한다. 눈물이 타고 났다는 김현승 시인 말처럼, “절대자 앞에 흘리는 눈물”만이 진정아름다운 것이다.

김현승의 눈물에는 “한 점 생명의 씨앗과도 같고, 더러움이 없으며, 인간의 마음이 가장 마지막 순간까지 순금처럼 지니고 살아야 할 것”(문태준)이 담겨 있다. 일시적이고 가변적인 '웃음'에 끼인 눈물이 아니라, 영혼을 정결하게 하는 '눈물'이 있어야 한다.

아무 때나, 그 어떤 곳에서라도, 시도 때도 없이 헤프게 쏟아대는 영혼이 빠져버린 눈물은 가증스러운 잔혹한 <악어의 눈물>에 지나지 않는다. 국민에게 극복할 수 없는 그 수없는 고통과 아픔을 주고도 목도릴 둘러주듯, 억지 춘양격의 눈물을 흘려주면 도대체 우린 어쩌란 말이냐!

 

(서프라이즈) 명덕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2016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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