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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이 없는 민주당 전당대회, 등잔 밑이 어두워서야

순수한 남자 2010. 9. 30. 10:14

흥행이 없는 민주당 전당대회, 등잔 밑이 어두워서야
번호 203273  글쓴이 두루객 (eternal)  조회 382  누리 153 (168-15, 6:21:2)  등록일 2010-9-29 22:47
대문 11


흥행이 없는 민주당 전당대회, 등잔 밑이 어두워서야
이슈파이터가 실종된 민주당 ‘TV토론’

(서프라이즈 / 두루객 / 2010-09-29)


천정배, 정세균, 손학규, 이인영에게 말한다

민주당 전당대회가 국민의 무관심 속에서 치러지고 있다. 차기 대선후보 선출의 유리한 고지를 위해 공천권을 쥐어서 조직선거를 치르려는 그 속내를 뻔히 알기에, 전당대회를 보면서 전국적 표심을 왜곡하는 그들만의 조직표가 당선 여부를 결정짓는 행태가 앞으로도 예상되기에 흥행이 될 수 없음은 당연하다.

전당대회를 통해 민주당의 약진과 바람을 일으키는 순수한 뜻이 있다면, 무관심 속의 전당대회를 걱정하는 이가 있다면, 진정 당을 위한 순수한 뜻에서 이기고자 한다면 무엇부터 해야 하는지 제대로 알아야 한다.

그러나 민주당 당권주자들의 TV토론을 보고 있으면 그들의 한계만 재확인된다. 민주당의 핵심적 문제와 역린을 건드려서 치고 올라가는 후보들이 전혀 없다. 입으로만 진보개혁을 떠들어본들 기본적인 정치적 문제조차 풀지 못하면 누가 거들떠보겠는가.

등잔 밑이 어두워서인지 눈앞의 ‘공공의 적’을 보고도 도대체 뭐 하는지 모르겠다. 문제의 핵심을 놔두고서 어떻게 지지도 도약을 꿈꿀 수 있을까? 설사 당내의 텃새에 의해 비토를 당하는 일이 있을지라도 더 큰 정치인이 되기 위해서는 문제의 핵심을 기피해서는 안될 것이다.

▲ 민주당 당대표 후보들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사옥에서 열린 TV 초청토론에 앞서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정동영, 정세균, 최재성, 박주선, 천정배, 이인영, 손학규, 조배숙 후보 ⓒ오마이뉴스

이쯤 되면 공공의 적이 누가 되어야 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일부 여론조사에서 가장 혐오감을 주는 정치인으로 이재오와 함께 거론되는 인물이다. 친서민, 공정한 사회의 뜻을 왜곡시켜 포장하는 MB의 기만술도 버거울진대 민주당에서는 ‘담대한 진보’라는 포장술로 말의 뜻을 희화화시키는 이가 있으니, 이름하여 박스떼기 경선의 편법과 불법, ‘탈당 후 복당’, 그리고선 당권에 도전하는 정동영의 기회주의가 그것이다. 이를 놔두고서 전당대회 흥행을 기대하고 있었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2002년 민주당 국민경선 때의 성공적 모델을 회고하면 답은 나온다. 민주당 내 ‘이인제 대세론’에 아무도 문제 삼지 않을 때 노무현 후보는 이에 정면으로 맞서서 비판했다. 문제의 핵심을 간파하고 치고 나간 것이다. 언론들은 이회창 vs 이인제 대세라며 몰아갔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이런 구도에 진절머리가 났다. 인물이 없어 이런 구도냐는 것이다. 병역비리 의혹과 경선불복 후 탈당의 인물들이었으니 더욱 그렇다.

이때에 천정배는 나홀로 노무현 지지를 선언해 신선했다. 노무현 지지 선언의 천정배이니 민주당 노무현 후보를 흔들었던 후단협 파동 때에도 분노했음을 믿는다. 지연과 학연, 계파를 초월하는 가치의 지지 선언으로 믿는 바이다. 그런데 작금에 와서 보게 되면 그게 아닌 것 같다. 전당대회 TV 토론을 보고 있자니 안타깝기도 하다.

한미 FTA 관련 독소조항을 지적하고 정세균 대표의 그동안 행간을 비판하는 것이야 천정배의 철학적 소신으로 존중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정동영의 부적절한 일들에 대해서는 왜 비판하지 못하는 것인가? 실세 권력 남용에 있어 정동영도 만만치 않아 그 이상의 문제였는데 왜 비판하지 못하는지 알 수가 없다. 비주류라는 이름 아래 박상천과의 친분을 과시한 모습에서 보듯, 호남이라는 ‘지연’에 얽매여 팔이 안으로 굽는 천정배의 한계란 말인가? 그러면서 진보개혁이라 말할 수 있는 것인가?

천정배가 참여정부 때부터 정동영의 잘못과 그 한계를 비판하는 대립구도의 한 편에 있었더라면 지금쯤 아마 유시민과 쌍벽을 이루는 지지도였을지 모른다. 더욱이 호남 출신 정치인으로서 지연에 얽매이지 않는 행보로 보일 수 있기에 유시민에 비해 유리할 수 있지 않았는가.

그러나 작금의 천정배는 개혁성향이면서 선량해 보였던 그 이미지조차 찾을 수 없다. 당권 투쟁에 찌든 표독스러운 모습만 남아있다. 민주당을 위한 순수한 뜻에서 출마했다면, 비판에 있어서도 공평무사해야 할 것인데 정동영의 잘못된 행간에는 입을 다물고 있다. 혹여 정동영 당선을 위한 들러리 역할로 출마해 정세균 전 대표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길 바란다.

아이러니하게도 정세균 전 대표의 한계는 이 지점에서 찾을 수 있다. 천정배가 비판하는 말 속의 이중성조차 지적하지 못한다. 대통령 후보자답지 않게 민주당 텃밭 출마를 위해 공천을 신청하고 그게 안되자 탈당했던 정동영의 그 행적에 대한 비판도 없다.

왜 그러할까?… 복당을 허용해준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대표로서 떳떳하지 못한 뭔가가 있기에 박스떼기 편법 불법 경선에 대해서도 문제 삼지 못한다. 그렇지 않다면 문제의 핵심도 간파하지 못하는 무능이 아니던가. 정세균 전 대표는 그나마 야권 연대에 협조해준 원만한 관계의 장점이 있어 이를 토대로 지방 선거 승리를 이끈 공적마저 부정할 수 없으나 4대강 공사와 미디어법 강행을 막지 못한 무기력증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손학규 후보 또한 정세균의 한계와 다르지 않다. 한나라당에 있다가 탈당한 전력 때문에 정동영의 치명적인 오점들을 끄집어 낼 수 없다. 손학규, 정동영 두 사람은 김대중, 노무현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의 전력이 있어 서로가 이에 대해 비판할 수가 없다.

손학규 후보는 그러나 뒤늦게나마 TV 토론을 통해서 사과를 했으니 다행이다. 정치적 스탠스에 따라 말을 바꾸는 일이 앞으로는 없을 거라 믿는다. 당을 달리했던 지난날에도 ‘행복도시 특별법’과 햇볕정책을 지지했던 것에는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그러나 손학규는 중간층을 흡수하는 통합론을 매번 강조한다. 중간층을 위해 조금 더 우측으로 이동하자는 주장으로 들리기만 하다. 우선순위가 뒤바뀐 빗나간 소리가 아닐 수 없다. 국민에게 대안을 제시하는 생산자 입장의 정치인이라면 무릇 중간층을 어떻게 진보진영으로 끌어들이는 감동과 비전을 줄 것인지 고민하는 게 맞는 것이다. 스스로 그 정체성을 모호하게 하는 태도는 도리어 국민의 외면을 받게 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민주당의 한계는 오히려 486 주자라 일컫는 이인영 후보에게서 발견된다. 486 주자 다운 패기는 전혀 찾을 수 없으니 더욱 그렇다. 진보적 의제도 좋지만 이인영에게 이 한마디 하고 싶다 “바보야! 문제는 정치야”….

정동영이 띄워 주는 이인영, 그런 이유에서일까? 젊은 정치인이 어떻게 해서 정동영의 기회주의 행태를 보고도 가만히 있을 수가 있는지 이해가 안 된다. 왜 저렇게 최재성, 백원우 후보만이 고군분투하도록 놔두는 것일까? 이러고도 이인영은 어떻게 486 주자의 단일 후보로 추대될 수 있었을까?

단일화 상대의 최재성 후보의 의견조차 묻지도 않는 일방적 단일화를 선언해놓고 최재성 후보에게 단일화 무산 책임을 묻는 비난, 과연 올바르다고 할 수 있을까? 이들 비난들을 보게 되면 과연 486 주자들의 단일화를 원해서인지 의문을 갖게 된다. 그렇지 않다면 민주당의 유력한 당권주자들의 문제점부터 비판해야 하지 않는가?

▲ 민주당 당대표 후보들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MBC사옥에서 열린 TV 초청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동영, 정세균, 최재성, 박주선, 천정배, 이인영, 손학규, 조배숙 후보 ⓒ오마이뉴스

여성후보로서 조배숙 후보가 당권 주자들의 문제점을 편향 없이 지적했던 반면에 박주선 후보는 매우 편향적이었다. 2002 민주당 국민경선 이후 계파 정치가 사라졌다고 주장하는데 까마귀 고기 먹는 것도 아니고 정동영계, 김근태계가 싸우던 열린우리당을 잊었단 말인가? 정동영의 행간에 대해 침묵하는 박주선에게도 그 한계를 찾을 수 있다.

도전하는 입장으로 바뀌게 되자 정동영은 이제 와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을 운운한다. 열린우리당 시절 당원들의 비판을 자신의 소통으로 승화시키지 못해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시킨 당사자가 이제 와서 ‘당권을 당원들에게’ 운운하니 어찌 믿을 수가 있는가. 기득권 세력들의 세금 폭탄론에 아무런 비판 없이 종부세 완화를 주장하던 것에 대한 반성이 전제되지 않는 체 ‘부유세’를 주장하는 오류들과 같은 일맥이다. 자신의 과거 행로를 향한 비판을 의식해 진보입네 하면서 들이 내미는 수준밖에 안 된다.

반성문이라 하면서 자신은 잘못은 없으나 노 전 대통령에게 쓴소리 못했다는 게 잘못이라는 정동영. 그런 방법으로 슬그머니 한미 FTA 비판 모드로 돌아선 것도 순수한 뜻의 주장이라 보기보단 친노 진영의 약점을 잡으려는 정치적 냄새를 풍기게 된다. 정책과 철학적 가치의 언어를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하는 면에 있어서 이명박이나 정동영이나 달라 보이지 않는다.

민주당은 정동영의 기회주의 행보에 대해 분명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 그 많은 문제점에도 불구 호남 북부지역의 묻지마 투표를 배경 삼아 당내에서 건재를 과시하는 정동영을 그대로 놔둔다면, 영남의 묻지마 투표를 믿고 그 어떤 행태도 마다하지 않는 한나라당과 무엇이 다르다는 말인가!

 

두루객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203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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