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라시 잘 보기 3] 현재진행 중인 사건 바로 보기
(서프라이즈 / 바우돌리노 / 2010-10-01)
가장 먼저 잊는 것은 독자들인 것 같아. 관심 없는 사안에 대해선 나도 마찬가지고. 하지만 기자들도 잊어. 정치인들도 잊지. 그리곤 때론 진실이 ‘음모론’이 되기도 하지. 천안함 사건, 911사건, 이런 크고 유명한 사건들은 그나마 괜찮지만 현재진행형이면서도 고리가 되는 중요한 사건들이 사건개요는 없고 만들어진 결과만이 보도돼서 헛갈리는 경우를 만들지.
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사안을 단편적인 ‘문자’로만 보면 답이 없어. 과거와 현재를 찾아서 비교하면서 봐야 좀 더 명확해지지. 안개가 걷히듯이 말이야.
일본의 6자회담 방해 그리고 유골함 반환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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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7년 북한에 납북되었다 사망한것으로 알려진 일본인 요코다 메구미 ⓒ연합뉴스 |
참여정부 내내 진행된 6자회담에서 일본이 항상 걸고넘어지는 것이 있어. 앞으로도 그럴 것이고 말이야. 그건 바로 메구미 사건, 유골반환 사건이라고도 해. 이거 하나로 일본은 6자회담을 처음부터 끝까지 방해하지.
그래서 사실 좀 중요한 문제인데, 외교적으로도. 그런데 설명을 안 하고 넘어가. 한참을 지나다 보니 기자들에게서도, 독자들에게서도, 진실은 기억 속에 봉인되어 버리지.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도 있어. 사건이 터지고 한참이 지나서 한 건씩 보도되니까. 정리가 안 돼. 그래서 일본이 과거에도, 미래에도 계속 제기할 ‘유골함 반환 문제’를, 사건을 ‘단편’으로 보지 말고 ‘프로필’로 연결해 봐야 하는 소재로 뽑아 봤어. 내용이 재미없을지라도 봐둬야 한다고 생각해.
어쨌거나… 개요만 간단히 쭈욱 정리해 보자면.
1. 북한에 죽은 일본인들의 유골을 돌려달라는 일본 측의 요구가 있었어. 그래서 북은 ‘응’이라며 유골을 일본으로 보냈지. 그런데 일이 묘하게 돌아가. 일본에서 유골이 가짜라고 발표하고 사기 쳤다면서 진짜를 보내라고 북을 압박하지.
북은? ‘어, 그거 진짜야. 그 사람 유골이야’라고 말하지만 일본은 콧방귀도 안 뀌어. 무조건 내놔라. 안 내놓으면 경제봉쇄 등등, 6자회담에서 유골부터 논의하자 등등. 물귀신 외교를 펼쳐. 그러자 북한에서 ‘가짜면 다시 돌려줘’라고 말하자. 일본은 그건 그렇게 못 한다고 뻐팅기지.
유골함에 대해서 기사를 찾으면 이 정도가 쉽게 검색 돼. 하지만 그 과정은 좀 재밌지.
일본의 한 지방대학의 한 강사가 실험실에서 ‘유골이 가짜’임을 밝혀. 대대적으로 언론에 보도되고 일본 열도는 끓어올라. 걔들도 냄비니까. 북한에 대한 적개심이 극에 달하지. ‘가짜’가 기정사실화 된 것이야. 외신들도 그렇게 받았을 것이고. 뭐, 우리 언론들은 지금도 그렇게 인정하고 있지만. 췟 췟 췠.
2. 그런데 문제들이 하나씩 터지기 시작하지 세계적인 과학지 사이언스나 네이쳐에서 계속 의문을 제기하는 거야. 현재의 기술력 가지곤 확실하게 분석할 수 없다는 내용이야. 어떤 기술을 썼는지 밝혀 달라는 것이고. 하지만 일본은, 그리고 그 강사는, 밝힐 수가 없었지.
사람들에게 잊혀질 무렵 일본 의회에서는 모 의원에 의해 의혹이 제기되지. ‘유골이 가짜’라고 주장한 그 일본인이 어느 순간 갑자기 교수가 되고 정부의 좋은 요직에 떡 하니 앉아 있는 것이지. 증명할 수 없는 기술로 ‘유골은 가짜’라고 발표하고 미래를 보장받지. 그에겐 괜찮은 장사였을 거야. 구린 냄새가 진동을 하고 있는 것이지.
요런 사건을 가지고 대부분은 1번만 기억하기 때문에 일본은 6자회담에서 핵 문제 토론하는 자리에 유골함 카드를 계속 꺼내지. 그리고 방해하고 말이야.
그리고 일본이 발목 잡을 때마다 기자들은 사건 설명 없이 그냥, 아주, 확실하게, 단정 지어서 설명하지. ‘가짜 유골함을 돌려준 사건’이라고 말이야. 자기 국가의 외교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해 보지도 않아. 그런데 이건 엄밀히 말해 기자들의 ‘친일 행위’인 셈이야.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그리고 이 사건은 ‘납치냐 아니냐’나, ‘본인의 의지냐 아니냐’는 문제도 있지만 일단 유골함 진위 여부만 따지면 거짓말하는 쪽은 일본일 개연성이 훨씬 더 높지. 왜냐면 실험실에서 증명했는데, 그 실험을 증명할 수 없거든. 마치 천안함의 ‘1번’이란 글씨가 있다고 해서 북한의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처럼 말이야.
위 유골반환문제는 외신이나 머 그런 것을 뒤져본 것이 아니야. ‘연합’만 뒤져도 다 나오는 기사들이지. 검색에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말이야.
사건을 연결해서 봐야 하는 걸 강조하기 위해서 위 사례를 꺼냈는데 나름 레어하다고 생각해. 모두들 알고 계신 내용이었다면 혹은 재미없는 사안이었다면, 지. 송.
어쨌거나, 당시 참여정부의 외교력은 아시아에선 자타가 공인하는 1등. 유럽이나 북미국가들이 긴장할 정도의 외교력이었지. 일본은 너무 찌질해 보였지. 저런 사건으로 6자회담 발목이나 잡으려 들고 말이야. 반면에, 우리 언론은 자유가 보장됐지만 그에 못 따라가는 실정이었고. 낭중에 우리 기자들이 얼마나 찌질한지… 번외편으루… m,m
정치인 보기, 프로필을 주변과 연결해서 보기
사건을 프로필로 보는 것은 어려워. 하지만 정치인들은 ‘이력’이 있기 때문에 좀 보기 쉽지. 연습삼아서 정치인을 가지고 프로필을 봐 보자구.
정체성에 관해서 스스로가 ‘난 괜찮아’라고 외치는 정치인이 한 분 계셔. 바로 손학규 씨. 세균이 형이 쿡쿡 찌르는 것이 꽤 아팠던 모양이야. 뭐, 세게 찌르는 것 같지도 않지만 말이야. 노통께서도 말씀하셨지만 대선후보가 되는 건 좀 다른 문제지만(난 이것도 동의 못하지만) 어쨌건 자신이 유일한 지도자라고 외치시는 분이니 짚고 넘어가 봐야지.
특히나 요즘 서프 게시판에는 손학규 씨의 좋은 프로필만 올리시더라고. 그러니 난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프로필을 간단히 정리해 볼게.
- 1965 서울대 정치학과 입학, 데모, 졸업 후 빈민운동
- 1980 도영, ‘민주화 운동’ 때려치우고 ‘공부’를 선택. 옥스퍼드 박사
- 1990 서강대교수
- 1993 3당 야합한 김영삼 대통령의 부름을 받아 민자당 입당.
- 국회의원 당선
- 민주자유당 대변인
- 신한국당 대변인
- 한나라당에서 보건복지부 장관
- 한나라당에서 경기도지사
- 한나라당 빅3로 불림. 경선 중 후보가 안 될 것 같자 탈당.
- 2008 통합민주당 대표
- 18대 총선에서 ‘개혁 공천’이란 미명으로 안희정 등 친노를 쳐냈고 그가 공천한 민주당 비례대표가 주가조작 등 비리사유로 의원직 박탈되는 초유의 사태 발발.
- 총선 패배 후 춘천행. 전당대회 앞두고 복귀
뭐, 이 정도. 간단하게 설명을 곁들이긴 했지만 뭐, 이런 분. 하지만 이렇게 끝나면 재미가 없잖아. 비교해서 봐야지. 저 프로필이 어떤 의미들이 있는지 말이야. 사건이건 정치인이건 프로필은 작은 역사니까. 인정할 수 있는지 없는지, 그래서 주변 것들과 비교해서 분석해 봐야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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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어디로 갈까?… 더 많은 이익을 얻고자 쉼 없이, 이리저리 떠돌아다녀야 하는 ‘보따리장수’의 운명 |
대변인을 하면서 김대중 대통령보고 ‘정신병자’라고 하고 노무현 대통령 때 우리 노 대통령보고 ‘송장’이니 ‘경포대’니 했지만 ‘프로필’을 말하려고 하는 것이니 일단 접어두고.
민주화 운동 하다 중요한 시기에 공부하러 갔어. 반면에 친구인 GT형님은 계속 운동하다가 고문도 당하시고 많은 고초를 겪으셨지. GT형님이 설혹 잘못 판단한 일을 하신다고 해도 ‘한 수 접고’ 비판해야 하는 이유야. 바로 GT형님에겐 ‘정통성’이 존재하지. 때문에 GT형님이 대장이 되면 오케이. ‘반대’할 이유가 있는 분들도 있겠지만 그닥 큰 흠은 아니야. 적어도 공감할 수 있는 것이지. 하지만 공부하러 간 손학규 씨가 대장이 된다면 ‘갸우뚱’인 거야.
87년 6월 항쟁이 끝나고, 시간은 지나, 3당 야합 시절이야. 서프앙 모두가 봤을 법한 영상이 있지. 바로 ‘이의 있습니다’라고 당당하게 외친 노무현 대통령이야. 자, 한쪽은 3당 야합에 반대했고, 한쪽은 3당 야합에 ‘찬성’ 정도가 아니라 ‘정당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민자당으로 들어가.
여기서 우린 또 판단을 해야 해. 노무현 대통령처럼 계속 똑바로 살면서 불의에 모든 것을 던지며 저항하면 ‘우리의 대장’이 되는 거야. 그리고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공부’를 한다거나 ‘돈’을 번다면 이거는 그냥 오케이. 뭐, 괜찮아. 건전한 우리 편이니까. 그런데 운동을 하다가 적진에 들어가. 투항한 것도 아니고 ‘그쪽이 맞다’고 선언하는 경우가 있어. 이거는 보통 사람들보다 더 나빠. 운동했던 사람들이 뉴라이트에 가는 경우. 그런 사람들 많잖아. 이런 걸 ‘배신’이라고 해. 뒤에서 칼을 꼽는 자들. 더 나쁜 사람들이야.
그리고 다시 ‘여기가 내 집, 내가 주인’이라며 민주개혁세력으로 오지. 이유는? ‘한나라당에서 대권 후보를 안 시켜 줘서’였어. 자, 자신이 가진 기득권을 다 버리고 와도 시원찮을 지경에 대변인, 정책조정위원장, 보건복지부장관, 경기도지사 등 받을 혜택은 다 누리고 대권 후보가 안 되니까 이쪽으로 오겠다고 한 거야.
과거 일제강점기랑도 비교해 볼 수 있지.
일제시절, 일본인이 수탈해가자 ‘일본인이 밉다’고 주변 사람에게 말하던 사람이 일본인들이 ‘자리를 주겠다’라고 말하자 그쪽에 들어가. 그리고 친일행각을 하지. 그런데 해방이 된 이후에도 일본에서 살다가(민주정부 10년이 있었으니까) 한국이 살 만해지니까. ‘나는 한국사람이다’라고 하면서 고향으로 이사 오겠대. 이사 오는 건 받아줄 수 있지. 동포니까. 재산도 몰수하지 않았어. 그런데 갑자기 ‘내가 대한민국의 정통성이 있소, 난 일본에 반대한 말을 한 적 있소. 그러니까 민족지도자는 저 말고는 없소’라고 외쳐.
참고로 이런 행보에 교과서적인 사람이 있어. 바로 박정희 씨지. 공산주의부터 파시즘까지 넘나드는 그의 정체성은, 그럴 리는 없겠지만, 혹시 모르시는 분이 있다면, 요즘은 이 ‘노짱토론방’에 딴나라 떨거지들도 왕림하시는 모양이니… 도올의 강의가 좀 재밌으니 참고하시고…….
손학규 씨는 ‘일본 앞잡이와 비교하는 것은 너무 과도하다’라고 말할 수 있어. 하지만 이쪽에서 계속 있었고, 고초를 당했고, 당신의 말들이 각인되어 있는 사람들에게, 그 말은 필요가 없어. ‘정체성 가지고 말하는 것이 너무하다’는 것 자체가 기분이 나쁘니까. 왜냐! 이미 마음에 간 상처는 잘 아물지 않는 법이니까.
그래서 말인데, 같은 년수로, 한 15년쯤 반민족, 반민주, 반국민 세력에서 복무했으니 속죄하는 마음으로 한 15년쯤 이쪽에서 그야말로 ‘살신성인의 자세로 희생’해 준다면 난 자랑스럽게 손학규 씨를 지지한다고 외치면서 지지할 거야. 2008년부터 시작이라고 하고, 그러니까 2023년까지는 업보를 풀어야 하겠지. 그다음에, 난 손학규 씨를 우리의 지도자, 대장으로 인정해 줄 수 있을 것 같아. 아니, ‘자격이 있는 자’로 인정할 수 있겠지. 자, 이제 13년 남았어. 뭐,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라 생각해. 건투를~ !!!!
뱀발
손학규 씨가 진두지휘한 18대 총선. 참여정부 인사들은 참으로 서러웠을 거야. 미워하는 자들이 많았거든. MB 정권, 정동영 씨 손학규 씨 같은 부류들이 말이야. 희정이 형은 피눈물을 머금고 불출마를 선언했어. 그때 유행하던 말이야.
“일단 살아남아야 한다. 무조건 살아남아라”
2년 후에는, 이런 일이 제발 없길 바래.
바우돌리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