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 60분 4대강편 불방, 국어 기말고사를 앞둔 고등학생의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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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추적 60분> 4대강 낙동강 편이 어제도 불방되었다. 지난주에는 4대강 재판에 영향을 준다는 사측의 판단으로 <추적 60분>이 꼬리를 내렸다. 결국 4대강 불방은 정부의 <보도지침>에 가까운 압력 때문이라고 추정할 수밖에 없다. 요즘 한국은 살을 에는듯한 추위 때문이 아니라, 정말 겨울공화국이다. 1975년 박정희 군부독재를 비판한 <겨울공화국>이란 제목의 시를 써서 교직에서 파면된 양성우 시인이 떠올랐다. 35년이 지났건만 왜 <겨울공화국>이라는 시가 절절하게 다가오는 것일까. “여보게 우리들의 논과 밭이 눈을 뜨면서 뜨겁게 뜨겁게 숨 쉬는 것을 보았는가 여보게 우리들의 논과 밭이 가라앉으며 누군가의 이름을 부르는 것을 들으면서 불끈불끈 주먹을 쥐고 으드득으드득 이빨을 갈고 헛웃음을 껄껄걸 웃어대거나 웃다가 새하얗게 까무러쳐서 누군가의 발밑에 까무러쳐서 한꺼번에 한꺼번에 죽어가는 것을 보았는가” (겨울공화국 중에서) 4대강이 떠오른다. 논과 밭뿐만 아니라, 한반도의 젖줄인 4대강이 한꺼번에 죽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KBS 새노조는 4대강 불방과 관련 청와대 측의 압력이 담긴 ‘정보보고’ 문건을 공개했다.
“수신료 좀 분위기가 안 좋다. 물가 등 얘기 나온다. 거기에다 홍보 쪽은 물론이고 김두우 기획관리실장도 KBS가 천안함 추적 60분 이어 경남도 소송 관련 추적 60분을 하는 등 반정부적인 이슈 다룬다며 KBS가 왜 그러냐고 부정적인 보고했다. 그런 분위기도 참고해야 할 것 같다.” 지난주 첫 불방 때 <추적 60>의 막내 PD가 ‘KBS 김인규 사장 물러나시라고’ 사내게시판을 글을 올렸다. 게시글은 지워졌고, 글을 쓴 PD는 징계 조치를 당할 것이라고 한다. KBS는 일반 기업인가, 공기업인가? 언론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내부에서도 자유로운 이의제기와 토론이 없는 언론이 정상적인 기능을 할 수 있을까. 오늘 새벽, KBS <추적 60분> 공식 누리집 시청자 의견 게시판을 보니 한 학생이 글을 올린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게시판에 글을 쓰려면 회원가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주민등록 인증을 받아야 한다. 자신의 실명을 공개하고 글을 쓴 고등학생의 분노와 만나보자.
KBS 김인규 사장과 경영진, 이명박 정부는 한 고등학생이 쓴 글을 꼭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지금이 민주사회라고 되묻는 학생의 분노를 알아야 한다. 사회를 잘못 배운 사람이 누구인지 깨달아야 한다. 국민의 알권리 볼권리를 헌신짝처럼 팽개쳐 버리는 작금의 사태가 양성우가 노래했던 <겨울공화국>과 차이가 있는가. 국민들은 4대강을 찬성하건 반대하건 다양한 시선과 주장을 들을 권리가 있다. 판단은 KBS와 이명박 정부가 하는 것이 아니라 시청자와 국민이 하면 된다. 무엇이 두려운가. 그렇게 자신 없다면 애당초 4대강 사업을 시작하지 말았어야 옳다. 양성우는 노래했다. “삼천리는 여전히 살기 좋은가 삼천리는 여전히 비단 같은가 거짓말이다 거짓말이다 날마다 우리들은 모른 체하고 다소곳이 거짓말에 귀 기울이며 뼈 가르는 채찍질을 견뎌내야 하는 노예다 머슴이다 허수아비다. (중략) 돌아가야 할 것은 돌아가야 하네 담벼락에 붙어 있는 농담거리도 바보 같은 라디오도 신문 잡지도 저녁이면 멍청하게 장단 맞추는 TV도 지금쯤은 정직해져서 한반도의 책상 끝에 놓여져야 하네” 위선자들이 판치는 세상은 화려해 보인다. 그 이면의 고통과 분노는 얼어붙었다. 이 겨울이 끝나도 겨울을 계속 될 것이다. 결국, 국어 기말고사를 앞둔 한 고등학생의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는 어른들이 겨울을 뚫고 끊임없는 목소리와 견제와 대안을 만들어, 사회 교과목처럼은 아니더라도 상식이 통용되는 세상을 다시 열어 주어야 한다.
밥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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