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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림직한 군 인사 - 도대체 군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순수한 남자 2010. 12. 16. 17:13

꺼림직한 군 인사 - 도대체 군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번호 221101  글쓴이 권종상 (josephkwon)  조회 432  누리 156 (161-5, 9:20:1)  등록일 2010-12-16 13:52
대문 11


거꾸로 가는 군 인사… 왠지 꺼림칙하다
(사람사는세상 시애틀 / 나그네 / 2010-12-15)


천안함 사고에 이어 연평도 포격으로 군의 명예와 위신은 또다시 땅에 떨어졌으니, 인책과 쇄신의 차원에서 군 고위층 인사교체를 시도하는 것은 이상할 게 없어 보입니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것은 왠지 뒷맛이 찜찜하게 남는 이상한 점이 한둘이 아닙니다.

먼저 이번 인사교체의 핵으로 곧 전역할 황의돈 육군참모총장(임기 2년)은 불과 반년밖에 재임하지 않은 신임이고 더구나 군령권(작전권)을 가진 합참이나 실제 야전 지휘계통이 아니라 군의 살림살이와 인사를 책임진 군정권자라는 점에서 이번의 급작스러운 교체는 석연치 않은 점이 너무 많습니다. 참모총장이 왜 교체대상이어야 하는지?

더구나 표면상 내세운 이유가 바로 8년 전 국방부 대변인 시절 내부정보를 이용한 부동산 구매 문제라는데, 이명박 정권이 언제부터 이렇게 청렴했다고 이러시는지 그리고 그간 이보다 더한 장관들의 부동산 비리에 대해서도 나 몰라라 견강부회로 일관했던 권력이 왜 갑자기 강원도 출신 육군참모총장을 이렇게 조기 퇴역시키는지 도대체 알 수가 없습니다. 정말 부동산 문제가 문제였다면 아예 총장에 앉히질 않았어야 했고 설마 그 정도 인사정보도 없이 인사심사를 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됩니다. 황의돈 총장의 조기 전역은 연평도 포격에 대한 인책의 차원도 아니고 이명박 정권 수준에서 그간 문제거리가 될 수조차 없는 비리를 이유로 조기 교체를 했다는 것 자체가 뭔가 또 다른 내막을 의심케 하기에 충분한 구석이 한둘이 아닙니다.

게다가 황의돈 총장의 후임자가 야전의 핵심인 3군 사령관(우리 야전군편제에서 가장 많은 병력인 5개 군단이 배속되어 있고 핵심인 기계화사단을 4개나 거느린 3군 사령관은 노른자위 중의 노른자위입니다) 김상기 대장이고, 아니나 다를까 이명박의 모교 동지상고 출신이자, 영포라인의 대표적인 인사라는 점에서 더더욱 냄새가 납니다.

이로써 이명박 군부의 육해공군 참모총장이 모두 경상도 출신이라는 점에서 인사편중 얘기가 안 나올 수가 없습니다. 정권이 서서히 말기에 접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3군의 군정권자를 모두 자기 지역사람으로 채웠다는 것이 왠지 다시 유신과 5공 시절의 박정희, 전두환의 군 인사 패턴을 답습하고 있는 것 같아 찜찜합니다.

물론 그만큼 불안함을 느끼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겠습니다만, 또 저 뒤 흑막에서 뭔가를 꾸미고 있는 것은 아닐지…. 육군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우리 군의 특성을 고려해볼 때, 이번 육참총장의 급작스러운 교체는 석연치 않습니다. 굉장히.

▲ 이명박 대통령이 16일 오전 청와대에서 김상기 육군참모총장의 보직신고를 받고 삼정도에 수치를 달아주고 있다. 오른쪽은 이홍기 제3야전군사령관. ⓒ연합뉴스

사실 천안함 사고(이걸 정권의 주장대로 북의 피격이라고 본다면 더더욱 군정권자인 합참의장은 인책대상이죠)에 이어 연평도 포격까지 당한 상황이라면 평시 작전지휘권을 가지고 있는 합참의장 한민구 대장이야말로 일고의 고려도 없이 교체대상이어야 마땅했습니다. 누가 봐도 대응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인책사유가 분명했으니까요. 그런데 한민구 합참의장의 사의에도 불구하고 정작 면책대상 영순위였던 합참의장의 전역신청은 반려되었습니다.

더구나 더더욱 기가 막힐 노릇은 한민구 합참의장 휘하에서 군병력의 실질적인 움직임을 통제하는 핵심요직인 작전본부장 이홍기 육군중장이 김상기 육참총장 내정자의 빈자리를 채워 대장으로 승진하여 3군 사령관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사실 합참의장 한민구 대장의 굴욕은 바로 아래 실무자인 이홍기 합참 작전본부장의 실책과 무능에서 비롯되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합참 작전본부장이라는 자리는 중장계급 중 가장 유력하게 대장의 자리를 바라볼 수 있는 핵심요직이자 현재 한국군의 모든 움직임을 실질적으로 통제하는 자리이기도 하지요. 그런데 그런 요직에 앉아 있다가 천안함 사고에 이어, 연평도 포격까지 당한 상황이면 스스로 전역지원서를 쓰던가 아니면 인책해임하는 게 정상이건만, 대장승진도 부족해 요직 중의 요직인 3군 사령관 영전이라……. 이건 인사가 완전히 거꾸로 가고 있음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건 정말 아니지요.

정말 잘라야 할 무능한 자를 책임 있는 더 높은 자리에 올린다는 것은 그야말로 군을 말아먹겠다는 의사표시로 봐야 합니다. 상명하복의 논리가 필요한 군체계상 인사는 가장 중요한 핵심 요소이건만, 군의 인사가 이렇듯 상식과 순리를 거스른다면 이런 군대가 전쟁을 막을 수 있을지, 또 실전에서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과연 이 나라 시민들과 민주주의를 지킬 의사를 가지고 있는지도 반문해야 할 거 같습니다. 지금 이런 식의 인사가 군에서 계속된다면 군은 정권에 충성을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대한민국의 헌법을 지키고 가장 중요한 임무인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과 민주주의를 지키기엔 아예 준비나 마음가짐조차 되어 있지 않다고 봐야 합니다.

군의 인사는 의외로 단순하고 간단합니다. 싸워서 이길 수 있는 지휘관을 승진시키고 요직에 중용하면 그뿐입니다. 그런데 우리 군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야전의 ABC도 몰랐던 자를 총사령관에 앉혔다가 나라를 말아먹을 뻔한 적도 있었고 참패와 졸전을 거듭했던 무능한 인사를 중용했다가 군 작전지휘권을 외국군 사령관에게 넘겨줘야 했던 치욕을 맛보고도 정신을 못 차려 또다시 그자를 국방장관에 앉혔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더 웃기는 것은 그자가 전작권 반환을 결사반대했다는 것이죠.

전쟁사에서 무능한 자를 중용했다가 결국 전쟁에서 패전하고 국망에 이른 사례는 하나 둘이 아니지만, 우리 군의 창군 주역이었던 일본황군과 만주군에선 유독 이런 사례가 많았었다는 것을 떠올리면 지금 우리 군의 인사는 망사가 되었다고 봐야 합니다. 실로 역사에서, 지나간 전쟁사에서 뭘 배웠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현 이명박 권력의 운영 로직과 메커니즘이 점점 일탈과 비정상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었지만, 지금 군의 인사원칙과 맥락을 완전히 무시하고 비정상적인 육참총장의 조기 교체와 후임 인사의 자기 사람 채우기 거기에 무능과 실책을 거듭 저질러 군의 위신과 명예를 실추시킨 장본인을 대장의 자리도 부족해 야전군 최고 핵심 요직인 3군 사령관에 앉혀놓고서 과연 저들이 지금 무슨 의도를 가지고 이런 인사를 단행하고 있는지 냉정하게 되짚어봐야 하지 않을까요?

이 대목에서 70년 박정희와 김대중의 대선대결 상황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당시 김대중 후보는 박정희가 70년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총통제를 실시할 것이라고 예언했었습니다. 많은 지식인과 언론인들이 김 후보의 발언을 정치적으로 치부하고 설마 했지만 그 설마는 2년도 채 안 되어 유신으로 현실로 나타났습니다. 왜 이 생각이 자꾸 나는지 모르겠네요. 우연인지는 모르나, 이명박이 외국에서 북한관련 통일 발언을 자주 하는 것도 왠지 찜찜합니다. 박정희가 그러다가 유신 선포했었거든요.

이제 이명박 권력은 지나간 날이 더 많은 끝을 향해가는 지는 해가 돼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들은 여전히 더욱더 당당하게 자기 하고픈 일을 서슴없이 해내 가고 있습니다. 이미 공개적인 언론의 감시나 비판의 기능은 거의 사그라졌고 야당의 찌질함과 무기력함은 입증된 지 오래니, 더더욱 거칠게 없어 보입니다.

여기서 핵심 문제는 저들이 과연 다가올 다음 총선과 대선을 공정하게 치를 의사가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최소한 87년 헌법체제의 핵심인 절차의 정당성과 합리성을 온전하게 유권자들에게 계속 보장할 것인가?

바로 그 점을 의심하기에 충분한 상황과 정황들이 속속 발견되고 있고 군 인사 역시도 그에 해당한다고 봅니다. 이 시점에서 군의 핵심 요직들을 상식 이하의 수준으로 내사람 채우기로 일관하고 있는 이명박 권력의 행보… 좀 더 거시적인 관점에서 여러 가지 변수들을 종합해서 봐야 할 때 꼭 고려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제 군의 행보까지도 염려해야 할 만큼 민주주의가 흔들리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저들이 이렇게 군의 인사를 엉망으로 하면서까지 국가안보가 아닌 정권안보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면 무리수를 두지 않으리라는 보장도 전혀 없는 상황이 돼버렸습니다. 노파심인지는 모르겠으나, 지금 이 시점에서 왜 자꾸 5.16 쿠데타와 12.12 군사반란 그리고 80년 5월 광주가 떠오르는지… 정말 모르겠네요.

지금 이 시점에서 대한민국군에게 묻고 싶습니다.

Quo Vadis?

 

나그네


출처 : http://www.hanseattle.com/main/bbs/board.php?bo_table=freeboard&wr_id=2542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22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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