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식아동은 굶기고, 치킨 타령하는 대통령 |
| ||||||||||||||||||
(서프라이즈 / 밥이야기 / 2010-12-17)
과연 정상적인 정부인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은 2주일에 한 번 치킨을 시켜먹는다고 한다. 그러면서 치킨 값이 비싸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통큰 치킨 논란 때문이다. 소비자 선택도 중요하다는 것. 누구인들 싸고 양질의 치킨을 먹고 싶지 않겠는가. 통큰 치킨은 치킨으로 국한해서 볼 문제가 아니다. 대기업과 대형마트의 관행을 꼬집은 것이다.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이 내리면 싫어할 사람 없다. 하지만 지금 이명박 대통령이 한가하게 치킨 타령할 때인가. 방학 중 끼니를 굶는 학생들이, 치킨 먹을 겨를 있겠는가. 세 끼 밥을 잘 챙겨 먹어야지 치킨도 맛있다. 빈 속에 치킨만 먹으면 병난다. 굶어 보았다는 이명박 대통령이 왜 100만이 넘는 결식아동을 외면하는가. 한 민간 모금단체에서는 <결식아동 제로 캠페인>을 시작했다. 취지에는 동감한다. 하지만 4대강 예산, 형님 예산, 영부인 예산은 두둑히 채우고 최소한 국가가 해야 할 방학 중 결식아동 지원금을 제로화시킨 것은 어떤 이유로도 납득될 수 없다. 민간차원에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소설가 김훈은 ‘책임질 수 없는 책임’이라는 글을 통해 이렇게 표현했다. 가슴을 저미게 하는 글이다. “돌멩이라도 소화시켜내는 청소년 시절에 점심을 못 먹는 고통은 죽음과 흡사할 것이다. 배가 고프면 청운의 꿈이고 ‘Boys, be Ambitious'고 뭐고가 없는 것이다. 성립되지가 않는다. 배가 고파서 눈앞이 노란 아이들을 붙잡고 무슨 교육이 가능할 것인가. 이런 아이들이 학교마다 늘어나고 있다. 이런 아이들이 갑자기 무더기로 점심을 굶고 곯아야 하는 사태가 과연 누구의 책임이냐! (중략) 배가 고파서 쩔쩔매는 아이들 앞에서 이 사회는 도대체 누구의 책임인가를 따져봐야 목전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결국 아무도 책임지지 못하고, 책임 지워지지 않는 굶주림은 계속 될 터이다. ” 이명박 정부 들어 대북 쌀 지원이 중단된 나라 곳간에는 쌀이 넘쳐난다. 보관비만 엄청나다. 그러면서 정부에서 내놓은 대책이라고는 쌀 막걸리나 쌀로 만든 식품, 짐승 사료다. 북한도 어려운 경제상황이지만, OECD 회원국인 남한의 어린 아이들을 굶겨서야 되겠는가. 묵을 때로 묵어가는 곳간 쌀이라도 풀어라. 그러면서 어떻게 교육개혁이 이루어지겠는가. 결식아동을 굶기는 것은 만행이다. 야만의 시대다. 청와대 예산을 반 이하 싹 둑 절감해서 지원하기 바란다. 한국 교육 칭찬하는 오바마에게 편지 쓰고 싶다. 아이들 굶기는 교육시스템이라고.
젖먹이 분유값, 예방접종비 빼앗고, 탱크, 대포 만들고, 사실 "안보" 어젠더가 지니는 파괴력은 만만치가 않다. 보수적인 시각을 지닌 국민들을 단 한번에 응집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햇볕정책"이나 남북평화체제 구축 같은 반대 대안으로 설득하기에는 역부족인 것이 사실이다. 보수 진영 입장에서 2012년 중반 정도에 북한이 연평도 포격 못지않은 군사적 긴장상황을 만들어 준다면 더 바랄 나위가 없을 것이다. 정치공학적으로만 따진다면 햇볕정책 10년 선전이 북한의 대포 한 발에 무너지게 되는 것이다.
보수진영의 가장 큰 약점이 바로 "복지"문제이다. 군사비와 복지예산 중 군사비 부문을 중시할 수 밖에 없는 처지에서 일반 국민 개개인이 피부로 느끼는 "복지혜택"의 절감 혹은 박탈은 큰 부담일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들고 나오는 것이 바로 "복지 망국론" 혹은 "복지 포퓰리즘" 주장이다. 최근 조선일보에서 모 기업 경제연구소와 합동으로 벌이고 있는 "일본경제 답습하지 말자!"라는 식의 주장도, 사실 따지고 보면 복지망국론이 핵심인 것이다. 2012 대선 판을 지금부터 깔아놓고 있는 것이다. 메이저 보수 신문과 방송이 본격적으로 복지망국론 특히 일본을 베껴서는 안된다는 식으로 국민 감성을 자극하며 몰아갈 경우 그 잠재적 영향력은 매우 커지게 된다는 점에서 관심을 더욱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진영에서 대응하는 방식을 보면, 사실 좀 답답한 면이 보인다. 장외투장 방식 밖에 없다고 하더라도 카운터이슈를 제기하는 순발력과 방법이 너무 떨어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4대강 이슈는 사실 이제 식상한 단계이다. 아무리 거대하고 중차대한 담론이라도 그 약발은 6개월을 넘기기 힘들다. 이미 4대강은 de facto 상태에 이른 것이다. 전면 무효화는 전면 추진과 같은 역효과를 불러 일으키는 단계에 돌입한 것이다. 미안하지만, 일반 국민들이 느끼는 감성이 그렇다는 것이다. 안보이슈는 어차피 계속 밀리게 되어 있다. 국민들 사이에 남북평화에 대한 열망이 극적으로 뜨거워져서 보수진영이 깜짝 놀라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 한, 어차피 밀리게 되어 있다. 햇볕정책을 무슨 바이블인양 끝까지 고수하는 것은 다시 검토해야만 하는 것이다. DJ가 원칙을 세우고 노무현 대통령이 확장시킨 남북화해정책을 다시금 2012 버젼으로 업그레이드시켜야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노력이나 몸부림의 흔적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는 것이다. 복지이슈는 어떨까..? 날치기한 예산을 형님예산, 영부인예산으로 딱지붙여서 국민들에게 접근하는 것이 얼마나 호응을 얻을까..? 형님이 아주 청렴결백하고 무사공평한 줄 알았는데 이제 보니 영 아니구나..하는 수준의 쇼킹한 내용이 아니라면..사실 글쎄올씨다 일 것이다. 누구나 다 예상했던 내용인데조금 심하구나..하는 내용이라면 약발도 먹히지 않을 것이다. 차라리, "초딩 밥그릇 빼앗을 궁리나 하고 치킨집 사장과 쌈박질이나 하는..." 이런 수준의 단순하고원초적인 파이팅이슈가 나을 지도 모르겠다. 지금 집권세력이 여기저기에서 욕을 바가지로 얻어먹고 있지만 그래도 그들이 믿는 구석은 바로 "욕을 먹어도 우리가 벌린 싸움판에서 욕먹으니 괜찮다.."라는 것이다. 수구세력이 벌인 프레임 내에서 눈 앞에 벌어지고 있는 전투에만 몰두하고 있으니 야당다운 야당이 보이지 않는 것이다. 몇 대 쥐어박고 속 시원한 욕 퍼부었다고 전쟁에 이기는 것은 결코 아니다. 두더쥐 망치 두드리듯 여기저기 튀어나오는 이슈에 대응하기 급급하다가는...진짜 소중한 시간이 스믈스믈 새어나가는 것도 모르게 되는 것이다.
대통령이 초딩과 싸우고 치킨집 사장님과 쌈박질할 때..정작 야당은 어디에서 무얼하고 있었나..하는 평가가 국민들 입에서 한숨소리로 나오는 순간, 2012는 물건너간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하는 것이다. 박유리
| ||||||||||||||||||
|
'서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처치스테이 ㅋㅋㅋ (0) | 2010.12.17 |
---|---|
'형님예산' & '마누라 예산' (0) | 2010.12.17 |
꺼림직한 군 인사 - 도대체 군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0) | 2010.12.16 |
MB는 김성회에게 대포폰으로 전화했을까 (0) | 2010.12.16 |
서울대학교를 어떻게 할 것인가? (0) | 2010.1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