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소망은 하나뿐, 이 땅의 평화를…

순수한 남자 2011. 1. 2. 18:21

소망은 하나뿐, 이 땅의 평화를…
번호 224870  글쓴이 이기명 (kmlee36)  조회 2642  누리 654 (659-5, 37:84:0)  등록일 2011-1-1 09:21
대문 54


소망은 하나뿐, 이 땅의 평화를…
“대통령님, 새해 절 받으세요”

(서프라이즈 / 이기명 / 2011-01-01)


신년 새해, 제일 많이 듣는 말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다. 같은 인사를 수도 없이 주고받으며 늘 무심히 지냈다. 그게 많이 달라졌다. 특히 2009년부터 아주 달라졌다. 인사를 하고 또 받으면서 생각한다. 내가 정말 복 받을 자격이 있는가. 복을 비는 내 마음은 진심인가. 별걸 다 가지고 신경을 쓴다고 할지 모르지만 솔직한 심정이다.

전혀 복을 빌어주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느냐고 물으면 대답 사절이다. 다만 내가 복을 빌고 싶은 사람들은 많다. 진심으로 기원한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흔히들 한 해가 가면 다사다난했던 한 해라고 한다. 어느 해인들 다사다난하지 않았으랴만 지난해는 다시 돌아보고 싶지 않은 지긋지긋한 해였다. 지겨운 한 해였다. 하루하루를 한과 공포로 가슴 졸이며 살았다. 전쟁만은 제발 하지 말자고 빌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멀쩡한 강바닥이 파헤쳐지고 물고기들이 허옇게 배를 드러낸 채 떠 있는 강을 보면서 사람만 못살게 구는 것이 아니라 미물인 물고기도 못살게 만든다고 생각했다. 순리대로 몇천 년을 흘러 온 4대강이 사람 잘못 만나 난자당하는 것을 보는 한 해는 악몽이었다.

하루아침에 일자리에서 쫓겨난 노동자들이 몸을 사르는 처참한 광경이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고공철탑에서 추위에 떨며 농성하는 해고노동자들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가난 구제는 나라님도 못한다지만 왜 이렇게 빈부의 격차는 넓어만 가는가. 재벌들의 배는 점점 더 불러지는데 없는 자들의 뱃가죽은 등에 붙는다. 핸드폰은 제일 잘 만든다는데 회사에서 일하는 백혈병 환자들은 어쩌는가. 아니라고 하면 다란 말인가.

천안함이 두 동강 났는데 정부발표만 믿으라고 한다. 국민 여론을 아예 무시하는 짓들이 지겹다. 정치는 자기들 혼자만 한다는 사고방식이 역겹다. 국민이 없으면 정치도 없다.

입으로는 자주를 외치지만 눈 씻고 찾아봐도 찾기 힘든 자주다. 미국 눈치 보랴. 중국 눈치 보랴. 국방백서에는 독도 사진이 사라졌다고 한다. 참 치사하고 더럽다.

길을 가다가도 혹시 누가 따라오지 않는가. 친구와 차 한 잔 마시면서도 어디서 감시카메라가 돌아가지 않는가. 죄 없는 사찰이 두려운 한 해였다.

정치는 함께하는 것이다. 반대자는 무조건 억압하는 정치. 이제 싫증이 날 때도 됐으련만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참여정부 인사들에 대한 정치탄압은 인내의 한계를 넘었다.

검찰이 국민의 지지를 받는가. 언론을 국민이 믿는가. 특정 정권의 시녀로 전락해 독재시대로 회귀한 것 같다. 기자와 PD들의 목이 추풍낙엽이다. 그러려고 사장 자리 로비질 했는가.

특정지역 출신들이 ‘별’들의 잔치를 독점하고 특정학교 출신이 부를 독식하는 현실에서 국민들은 그들이 벌이는 잔치를 먼발치에서 부러움과 원망 서린 눈길로 바라만 보았다.

이것이 어느 개인의 푸념인가. 국민의 여론은 지역바람에 실려 사라지는 낙엽이었다. 낙엽이 원성과 원망으로 쌓인 한 해였다면 아니라고 할 것인가. 제 할 일도 제대로 못 하는 국회지만 쪽수의 위력은 대단한 한 해였다. 토론은 없고 쪽수로 밀어붙이는 것이 최고의 전략이었다. 힘센 놈이 왕인 조폭과 조금도 다름이 없었다.

미디어법 날치기를 비롯해서 예산안 날치기. 갓난아이들 예방주사 값까지 삭감했다. 독거노인도 안중에 없었다. 노인정 연탄값도 싹뚝이다. 복지는 그림 속에만 있었다.

복지예산은 모두 깎였다. 박근혜는 입을 다물었다. 박근혜도 이제 입을 열어야지. 입을 열겠지. 한나라당이 태풍권에 들어갈 것이다.

한나라당 최고위원인 정두언이 요금 뼈 있는 말을 한다. “내년에는 한나라당이 바닥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했다. 무엇이 바닥으로 내려간단 말인가. 지지율이다.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다. 지금도 진짜 여론조사 제대로 하면 바닥이다.

대낮에 집에 계시는 할아버지 할머니한테만 물어봐서 제대로 여론을 알 것인가. 응답률은 어떤가. 이명박 지지율이 50%에 근접하고 한나라당은 40%에 이른다는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응답률이 평균 6%도 안 된단다.

심한 경우 모 일간지 조사는 3%도 안 된다니 이런 여론조사 믿고 까불다가 망하기 딱 좋다. 6.2지방선거에서 뜨거운 맛 톡톡히 봤다. 문제는 이런 여론조사 믿고 기고만장한다는 한다는 사실이다. 여론조사가 나라 망치게 됐다. 수원 보궐선거에서는 35% 가까운 지지율 차이가 뒤집힌 결과도 있다.

이명박 정권이 하늘같이 섬기는 미국의 경우 응답률 30% 이하는 법적으로 공표가 금지되어 있고 일본도 50%가 넘지 않으면 조사기관 자체가 파기해 버린다. 어떤가. 제대로 여론조사 한번 해 볼 용의는 없을까. 일본이나 미국여론조사 기관 불러서 말이다.

새해에는 이 대통령도 그렇지만 안상수도 입 좀 조심해야 한다. 북한을 뒤엎어 버릴 것 같던 대통령의 말은 흡수통일이란 말이 사라짐으로써 국민들이 그래도 마음을 좀 놓을 여지를 남겼지만 언제 또 마음이 변할지 귀신인들 알 수가 있나. 그러나 전쟁을 혼자 하는 것도 아니고 큰 형님인 미국도 반대니 접는 게 최선이다. 지켜보자.

식상하겠지만 안상수 얘기 좀 하자. 그는 그래도 국민들의 스트레스를 해소시키는데 큰 기여를 했다. 모친의 문맹사실을 세상에 널리 알렸다. 영장 미수령을 모친 탓으로 돌린 것이다. 효자인가 불효인가.

보온병 폭탄은 국민의 국방의식을 한층 높였다. 보온병으로 폭탄을 만들 수도 있으니까. 거기다가 자연산을 아끼는 발언으로 환경단체로부터 공로상을 받아야 할 것 같다.

정치인은 부고란에 나오는 것 말고 언론에 나오는 것은 모두가 환영이라는데 안상수도 나름대로 성공을 했다고 할까. 날치기 예산통과를 정의라고 한 김무성의 단어 해석력도 발군이다.

천정배를 패륜으로 몰면서 매타작을 하고 있지만 부메랑이 반드시 온다. 천정배가 틀린 말을 했는가. 천정배가 이명박 대통령을 시해라도 하겠다고 했는가. 이명박 정권타도다. 야당정치 지도자로 당연히 할 수 있는 말이다. 어휘 하나를 가지고 생난리를 피는 한나라당이 한심스럽지만 분명히 밝힐 것이 있다.

▲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단장 박찬숙, ‘저승사자’ 주성영, ‘경제’ 친구 나경원, ‘번영회장’ 송영선, ‘노가리’ 주호영, ‘민생’ 심재철, ‘박근애’ 이혜훈, ‘부녀회장’ 박순자, ‘수집상’ 이재웅, ‘번데기’ 정두언, ‘5천 년 역사바로세우기 위원장’ 정병국

노무현 대통령 재임 시절의 한나라당의 쟁쟁한 의원들이 배우가 된 적이 있었다. 현직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연극 ‘환생경제’는 유치한 것은 고사하고 역겨워서 볼 수가 없었다.

한나라당 의원 24명으로 구성된 ‘극단 여의도’가 2004년 8월에 공연한 연극은 욕설의 잔치였다. 동원된 욕설을 들어 보겠는가.

“육시랄 놈”, “거시기 달 자격도 없는 놈”, “개쌍놈”, “불알값” 등이다.

그 밖에 “노무현은 후레아들 놈”, “노무현은 개새끼”, “노무현 불알값을 해라”, “노무현은 개구리”, “노무현은 깍두기 머리”, “노무현과 여당은 조선노동당”, “노무현은 노가리”, “노무현은 육시랄 놈” 등등.

동영상을 보았다. 가관이다. 녹취해서 연극대본을 인터넷에 올릴 것이다. (동영상 보러 가기) 천정배의 발언과 한 번 비교해 보라고 한나라당이 홍보 좀 해줬으면 고맙겠다.

누가 연기를 제일 잘 했는지 네티즌들이 투표를 할 것이다. 연기 대상을 네티즌 이름으로 수여할 것이다. 여기 배우들의 명단이 있다. 골라잡으면 된다.

단장(박찬숙) 저승사자(주성영) 친구(나경원) 번영회장(송영선) 노가리(주호영) 민생(심재철) 박근애(이혜훈) 부녀회장(박순자) 수집상(이재웅) 번데기(정두언) 5천 년 역사바로세우기 위원장(정병국)

오세훈 시장이 이제 완전히 뒤집힌 모양이다. 보이는 것도 가릴 것도 없다. 새해에는 하루빨리 이성을 회복하기를 바란다. 정치가 감정으로 하는 것인가. 서울시민은 오세훈 시장의 감정놀이 감이 아니다.

오 시장이 3억 5492만 원을 식사비로 지원했다. 무슨 식사비냐 하면 바로 외국분들 식사 대접하는데 지원한 돈이다. 5만, 8만 원짜리 밥과 수만 원짜리 와인 대접이 서울을 홍보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다시 말하면 서울의 품격을 높이기 위해서다. 비싼 밥과 술을 먹이면 서울의 품격이 높아지는가. 오세훈의 품격이 올라가는가.

지금 이명박 정부가 대단한 착각을 하고 있다. 국민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착각이다. 빨리 깨어날수록 불행을 줄이는 것이다. 권력자의 부질없는 착각이 불행을 불러온 경우는 부지기수다.

청와대는 신년 화두로 ‘일을 단숨에 매끄럽게 해 낸다’는 의미의 ‘일기가성(一氣呵成)’을 선정했다. 잘못 했다.

그러지 말라. 껄끄럽더라도 국민의 여론도 듣고 토론도 하고 천천히 하라. 서두르다가 광화문 현판처럼 금이 간다. 현판이야 다시 쓰면 되지만 나라가 금이 가면 어쩌려고 그러는가. 국민에게 사랑 좀 받아 나쁠 것이 뭐가 있는가. 황소걸음이 느려도 천 리를 간다.

오늘 봉하에 간다. 대통령님께 첫날 인사를 드리러 간다. 노무현 대통령님을 사랑하던 많은 사람들이 함께 간다. 가서 무슨 말씀을 드릴 것인가. 우리는 모두가 죄인이다.

“대통령님, 새해 절 받으세요.”

 

2011년 01월 01일
이 기 명(칼럼니스트)


# 이 칼럼은 저작권이 없습니다.

 

이기명 칼럼니스트 다른 글 보기

나쁜 대통령 좋은 대통령
바꿔야 할 때 반드시 바꿔야 한다
법정에서 울려 퍼진 박수 소리
독배와 축배
국민이 농락과 협박의 대상이냐
저기 미친 황소처럼 날뛰는 인간들이 누구냐
박근혜, 이제는 입을 열어야 한다
한명숙을 법정에 세운 문명의 야만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224870

최근 대문글
MB정권, ‘새끼 쥐’ 시절 잊은 서생원정권인가 - 希望
‘정치 여론조사’는 여론 왜곡의 마약 - 미디어오늘
“선생님! 우리 천벌받은 거에요….” - 오드리
노무현의 사람들 - 한 남자를 죽도록 사랑했던 남자 - 돌솥
노무현 대통령의 새해 인사와 교육 혁신 - 시골훈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