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신년사’ 비교해 보니 달라도 너무 달랐다
(서프라이즈 / 耽讀 / 2011-01-02)
새해가 되면 대한민국 대통령은 ‘신년사’를 한다. 신년사를 보면 대통령이 지난해 반성과 새해에는 국정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도 2011년 1월 1일 신년사를 발표했다.
이명박은 신년사에서 “지난 한 해, 참기 힘든 일도 있었지만 기쁘고 보람 있는 일이 더 많았습니다. 우리의 국운도 세계를 향해 힘차게 뻗어나가고 있습니다”며 “우리는 OECD 국가 중 최고의 경제성장을 이뤘습니다. 어려운 가운데 수출 세계 7위의 무역 대국이 됐습니다. 서울 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해 세계중심국가의 하나로 우뚝 섰습니다”고 했다. 그리고 “EU, 미국과의 FTA로 국토는 작지만 경제영토는 세계에서 가장 넓은, 자유무역의 중심국가가 됐습니다”고 했다.
완전 자화자찬이다.
또한 그는 “일기가성(一氣呵成)이라 했습니다. 국운융성의 기회를 놓치지 말고 선진국의 문턱을 단숨에 넘어가야 하겠습니다”고 했다.
2009년 신년사는 “거센 바람과 거친 파도를 헤쳐 이 위기를 기회로 만듭시다. 기회는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 가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모든 경제주체는 서로 양보하고 협력해야 합니다”고 했다.
그는 2010년 신년사는 “우리는 지난해 위기 속에서 미래로 뻗어 갈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 냈습니다. 어둠 속에서 새로운 밝음을 찾아냈습니다. G20 정상회의 의장국이자 주최국이 되었고 숙원이던 원자력 발전소 수출의 길을 드디어 열었습니다. 또 세계에서 처음으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되었습니다”고 했다.
이처럼 이명박 신년사를 보면 자화자찬이 많다. 국정 운영을 잘못한 것에 대한 자기반성을 찾아보기 어렵다. 과연 국정운영 잘못은 없었던가? 원자력 발전소 수출 길을 열었다고 했는데 들리는 소문은 거의 ‘꽝’에 가깝다. 아니 원전 때문에 우리 특전사가 용병으로 팔여 간다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그런데 노무현 대통령 신년사는 조금 달랐다. 2005년 신년사에서 “무엇보다도 서민 생활의 어려움을 속 시원히 풀어 드리지 못한 점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맨 먼저 자기가 열심히 했지만 서민들 바람대로 경제를 살리지 못해서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또 “지금 우리 경제를 어렵게 하는 원인이 무엇인지는 분명히 드러나 있다”며 “그 중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첨단산업과 전통산업, 정규직과 비정규직, 수도권과 지방, 그리고 상·하위 계층 간의 심화된 격차는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시급한 과제”라고 양극화를 최대 경제현안으로 지적했다.
이명박 입에서 ‘양극화’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양극화 문제 해결이 시급한 과제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아마 거의 없었다. 하지만 노무현 대통령은 양극화 해소가 긴급한 현안이라고 말했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대기업은 중소기업에, 정규직은 비정규직에, 수도권은 지방에, 중산층 이상은 서민계층에게 용기를 북돋우고 손을 잡아 이끌어주어야 한다.”고 했다.
2006년 신년사는 “유례없는 폭설로 피해를 입으신 지역주민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분, 힘내십시오. 정부도 최선을 다해 도울 것입니다”고 했다. 고통당하는 시민들에게 위로를 먼저 한다.
그리고 “국민 여러분, 새해에도 역시 경제 걱정이 많으시지요?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많이 좋아지고 있습니다. IMF 위기는 이제 완전히 넘어갔습니다. 후유증도 거의 극복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서민들의 살림살이는 아직 어렵습니다”고 했다. 아직 서민경제가 살아나지 않았음을 인정했다. 대통령이 솔직히 인정하는 것이다.
이명박처럼 “G20 정상회의 의장국이자 주최국이 되었고, 숙원이던 원자력 발전소 수출의 길을 드디어 열었습니다. 또 세계에서 처음으로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되었습니다”고 자랑하지 않는다. 자기 자랑만 털어놓는 이명박, 서민을 몰라도 전혀 모르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또 “새해에는 서민 여러분의 형편이 한결 나아질 수 있도록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여 나가겠습니다”며 “아직도 뛰어야 할 시기라고 생각합니다만 그러나 한편으로는 속도를 조절하면서 지난 일을 돌이켜 보고 잘못된 것은 바로잡고 차분하게 미래를 설계하는 여유를 가져야 합니다”고 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어 “지난날과 같은 방식으로는 20년, 30년 후의 미래를 낙관하기는 어렵습니다. 창의적이고 개방적인 사고를 가지고 미래를 위한 전략을 준비해 나가야 합니다. 몇 사람이 그렇게 한다고 우리의 미래가 열리는 것은 아닙니다. 국민 모두가 함께 해야 합니다”고 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렇게 차분히 천천히, 늦게 가도 모두가 함께 갈 수 있는 방법을 택했다. 하지만 이명박은 “일기가성(一氣呵成)이라 했습니다. 국운융성의 기회를 놓치지 말고, 선진국의 문턱을 단숨에 넘어가야 하겠습니다”고 했다. 어떻게 단숨에 선진국 문턱을 넘는가? 선진국이 우리 집 안방 문턱이라도 된다는 말인가? 선진국도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이면 될 줄 생각하는 MB 참 어리석다.
노무현 대통령은 또 “멀리 보고 깊이 생각합시다. 열린 마음으로 대화합시다. 그리고 민주적 절차에 따라 내린 결론에 대해서는 책임을 함께 지는 사회를 만들어 갑시다. 우리 스스로 만든 규범을 존중하고, 약속은 협력하여 실천해 나갑시다. 그러면 우리들 사이에 믿음이 쌓일 것이고 마침내 하나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밝은 미래도 보일 것”이라고 했다.
자기 임기 내에 4대강을 끝내겠다고 밀어붙이는 MB와 달라도 너무 다르다.
2007년 신년사는 “양극화와 고용 없는 성장, 부동산, 교육문제로 민생이 어렵고, 저출산·고령화 등 미래의 불안도 있습니다. 일자리를 위한 중소기업 지원, 서비스산업 육성, 그리고 비전 2030 정책이 착실히 추진되면 점차 좋아질 것입니다. 우리 모두의 마음과 힘을 모아갑시다”고 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어 “부동산 문제는 정부의 시행착오가 있었습니다. 다시 대책을 보완하고 있습니다. 거듭 다짐 드립니다. 반드시 잡겠습니다. 그리고 잡힐 것입니다”고 했다. 시행착오를 인정하는 이 모습, 남 탓만 하는 이명박과 다르다.
노무현 대통령과 이명박, 무엇이 다른지 신년사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耽讀
국민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다시 보는 노무현 대통령 2008년 신년사
국민 여러분,
2008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 한 해 뜻하시는 일 모두 이루시기 바랍니다. 7백만 해외동포와 북녘 동포 여러분에게도 따뜻한 새해 인사를 전합니다.
국민 여러분,
새해를 맞아 여러 가지 소망들이 있을 것입니다. 모두가 건강하고, 살림살이도 좀 더 넉넉한 한 해가 되길 바랍니다. 이웃이 서로 따뜻하고 당장 넉넉하지 않은 사람들도 내일에 대해서는 밝은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그런 나라가 되기를 바랍니다.
저는 우리 국민의 저력을 믿습니다. 그동안 어려운 일이 많았지만 우리 국민은 그때마다 하나하나 잘 극복해 왔습니다. 지금도 태안에서는 수많은 국민들이 참여해서 또 하나의 기적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참으로 세계의 칭찬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는 우리 국민이라고 생각합니다.
새해가 국가적으로 더 큰 발전을 이루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하며, 저도 다음 정부가 보다 나은 여건에서 출발할 수 있도록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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