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프

이석현은 사과했는데 진성호는 왜 안 하나?

순수한 남자 2011. 1. 16. 00:33

이석현은 사과했는데 진성호는 왜 안 하나?
번호 227752  글쓴이 양정철  조회 2523  누리 662 (662-0, 30:96:0)  등록일 2011-1-15 15:59
대문 45


이석현은 사과했는데 진성호는 왜 안 하나?
(양정철닷컴 / 양정철 / 2011-01-15)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 아들의 편법입학 의혹을 제기했던 민주당 이석현 의원이 “안상수 대표와 가족, 서울대 로스쿨 측에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습니다.

잘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이 일을 계기로 여당이든 야당이든 무책임하고 무분별하게 의혹을 제기하는 일은 없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이 의원의 사과를 보면서 한나라당 진성호 의원이 생각났습니다.

작년 10월, 잠시 외국에 나가 있을 때 일입니다. 핸드폰도 꺼놓고, 국내 소식에 대한 관심도 꺼놨습니다. 그런데 동행했던 분이 국내통화를 하고 나선, 제 얘기가 언론에 보도됐다고 알려줬습니다.

한나라당 진성호 의원이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위원회 국감에서 태광그룹 로비의혹을 언급하며, 태광그룹 배후에 저와 민주당 박지원 대표가 있다는 말을 했다는 것입니다. 즉 “박 원내대표가 청와대 공보수석과 문화관광부장관, 청와대 비서실장 등을 지낼 당시 태광이 급성장했다. 태광그룹 로비 의혹은 과거 박지원 원내대표와 노무현 정권 시절 방송정책을 관장한 양정철 비서관에 의해 싹이 트고 있었다.”며 국정조사를 제의했다는 보도였습니다.

어이가 없었습니다. 아무리 <조선일보> 출신이라도 그렇지, 명색이 기자를 했던 사람이 6하 원칙도 없이 “○○○에 의해 싹이 텄다”는 식으로 의혹 제기를 하고, 국정조사를 하자니 쓴웃음이 나왔습니다.

알려진 대로 태광은 케이블방송시장의 강자입니다. 청와대 근무 당시, 태광은 그야말로 골칫거리였습니다. 지역 케이블망을 장악하고 있는 우월적 지위(MSO)를 남용해 편법과 횡포를 일삼았습니다. 곳곳에서 아우성이 터져 나왔고, 많은 민원이 쏟아져 들어왔습니다. 그 횡포가 얼마나 심했는지, 한 때는 만나는 언론계 인사들 가운데 많은 분이 “왜 태광을 손보지 않냐”고 힐난을 할 정도였습니다.

제 방의 방송담당 국장에게 알아보게 했더니, 그 정도가 심각하다는 보고가 올라왔습니다. 방송위원회에 “실태조사가 필요하다”는 뜻을 전달했습니다. 민정수석실을 통해 공정위, 국세청에도 위법이나 비리 혐의가 있는지 알아봐 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얼마 후 꽤 많은 문제점이 자료로 취합됐습니다. 일부 자료는 검찰에 이관하면서 정식 수사가 필요한지 검토해 달라고 주문했습니다. 일부 자료는 방송위에 이관해 적절한 제재조치를 취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검찰에선 특별한 수사가 없었고, 방송위 징계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습니다. 아쉬웠지만, 무리를 하게 되면 자칫 국가기관 간에 결례가 생길 것 같아 그 정도 선에서 끝냈습니다.

그렇게 일 처리를 했던 제가 태광의 배후라니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즉각 대응을 할까 하다가 마음을 접었습니다. 최소한의 근거도 없는 저열한 의혹 제기고, 진성호라는 사람의 수준이 늘 그렇고, 그렇게 해 봐야 면책특권을 갖고 빠져나갈 텐데 실질적 효과가 없을 것처럼 보여 넘어가기로 했습니다.

이석현 의원처럼 진성호 의원도 “스스로 조사해보지 못한 상태에서 공개석상에서 그런 발언을 한 것은 제 불찰입니다.”라고 사과하길 바랍니다. 그 일로 저는 명백한 명예훼손을 당했습니다.

하지만 별 기대는 하지 않습니다. 자신의 잘못을 당당히 인정할 만한 그릇이 못 된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입니다.

다만 한나라당이 자신들이 했던 말도 안 되는 의혹 제기는 다 잊어버리고, 이 의원에게 길길이 뛰며 법적 대응 운운하는 행태는 모순이기도 하고, 꼴도 참 사납습니다.

 

양정철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227752

최근 대문글
정신줄 놓게 하는 대한민국의 오늘 - 논가외딴우물
이석현은 사과했는데 진성호는 왜 안 하나? - 양정철
원희룡 “허위폭로 책임져야”… 누리꾼 “김무성 주성영은?” - 민일성
한만호 “한명숙 진술번복은 결의에 찬 증언” - 오마이뉴스
박근혜 침공 작전 : 플랜 B를 검토해야 - Part I - 가을들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