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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혜공주는 “한국말도 모르세요?”

순수한 남자 2011. 2. 14. 21:14

근혜공주는 “한국말도 모르세요?”
번호 233384  글쓴이 명덕  조회 2441  누리 399 (409-10, 19:57:2)  등록일 2011-2-14 12:08
대문 21


근혜공주는 “한국말도 모르세요?”
침묵은 때론 ‘무식함’의 레토릭일 수 있다

(서프라이즈 / 명덕 / 2011-02-14)


이걸 두고 점입가경(漸入佳境)이라고 하든가? 3자 입장에서 보면 구경이나 하고 즐기면 되겠으나 마냥 그렇지 않은 게 현실이다. 무엇을 두고 하는 말이냐 하면 보수 우파의 괴수요, 빨갱이 잡는 데 선수인 조선일보와 이명박 간의 증오심에 얽힌 쌈박질을 두고 하는 말이다. 애들 싸움이면 어른이 껴들지 않아야 싸움판이 커지지 않는 법이나 못된 정치 야바위꾼들 얘기이니 얼마든지 껴들어도 좋을 듯하다.

지난번 거창하게 유수(有數) 대학의 교수를 포함한 다방면의 전문가들을 모아놓고 자신의 싱크탱크를 개설하고 국회에서 이명박 똘마니까지 모아 놓고 ‘복지’에 대한 일장 강연을 터뜨리고 문을 나서는 근혜공주에게 기자가 물었다. “복지는 돈보다 관심이라고 했는데 그게 무슨 뜻이냐?”

그러자 무뇌인 만이 띄우는 그 알쏭달쏭한 특유의 엷은 미소를 접으며 냉큼 되돌아서 가던 걸음 멈추곤 “한국말 모르세요?”라고 어퍼컷을 날려버렸다는 기사를 보았다.

아아, 이거다. 미래의 권력자, 대한민국의 허수아비 아닌 ‘실세’ 대통령, 장차 한국을 짊어질 우리의 여성 호프, 독재자의 딸 박근혜가 가지는 바 정치가로서의 포스와 비전이 바로 이거구나 라고 느꼈다. 유수한 대학의 교수라는 친구들이 구름같이 줄을 서서 지푸라기 하나라도 연줄을 대서 ‘강남의 가장 물 좋은 1% 그녀’ 주위로 모여드는 그 이유가 뭔지도 알았다.

▲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지난해 12월 20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사회보장기본법 전면개정 공청회’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체로 학생들은 두 종류로 나뉜다. 강의를 듣고 난 후, 한 부류의 학생들은 질문을 하고 다른 부류의 학생들은 질문을 아예 던지지 않는다. 논리적으로 생각해 보면 질문이 없는 학생은 강의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고 잘 이해했으므로 질문할 까닭이 없다. 얼마나 좋은 일인가?

정작 문제는 전혀 다른 부류의 학생에게 있다. 전혀 이해하지 못한 학생도 질문을 던질 줄 모른다는 사실이다. 뭘 모르는데 어찌 질문을 할 수 있겠는가? 이건 심각한 문제다.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조차 모르는데 어떻게 질문을 던지겠는가? 내놓고 뭔 말인지 깡그리 모르겠다고 물으면 얼마나 쪽팔리는 일인가? 그래서 질문이 없는 개중의 학생들에게서 강의 내용을 아는 학생인지 혹은 모르는 학생인지를 전혀 가릴 방법이 없다는 것이다.

그저 엷은 미소만을 머금은 채로 강의실을 나가면 강의한 선생으로서는 ‘흠, 다 아는 모양이군. 역시 내 강의가 좋았나 봐. 난 역시 천재적 교수야.’ 속으로 뇌까리면 그만이다. 질문을 한다는 것은 해당된 사항에 대해 ‘알동말동’ 해야, 혹은 어느 정도는 이해하지만 명확히 그 개념이 선명하게 머릿속에 박혀 있지 않을 때 질문을 하게 된다.

선생의 입장에선 어느 쪽 학생이 더 선호되겠는가? ‘어차피 가르친 나 자신도 잘 모르는데 배우는 니덜도 모르는 게 정상 아니겠어’ 하면서 강의실을 나가면 그만이다.

그러니 박근혜 부류의 학생이 ‘선생한테 모처럼 그게 무슨 말이지요’ 하고 물으면 선생은 실실 웃으며 배배꼬면서 ‘넌 참 우리말도 모르냐. 고등학교 어디 나왔어. 내가 영어로 강의하디!’ 하면 그만이다. 그러면 학생은 씨익 웃으며 ‘선생님 미안. 난 중국어로 말했는지 알았지 뭡니까? 그게 한국말이었구나.’

이렇게 되니, 선생도 학생도 가릴 것 없이 ‘누이 좋고 매부 좋고’이다. 선생은 일찍 집에 가서 마누라 손 붙잡고 ‘아침바람에 쎄쎄쎄, 저녁 바람에 쎄쎄쎄’ 하고 놀고 학생은 집에 가서 틀어박혀 수첩 펴들고, 핸드폰 잡고, 문자 새려 친다.

“난, 수첩공주. 복지에 관해 오늘 완전 마스터했어. ‘생애 단계별로 필요한 복지를 맞춤형으로 공급”할 거야. 니덜은 오늘부터 ‘복지! 복지! 복지!’ 하면서 동네방네 떠들고 다녀. 명박네 동네 애덜은 이걸 모를 거야. 걔덜은 사(死)대강 가지고 왕따 먹었지만 돈 안드는 중국말 한자 ‘福祉’는 아닌 것 같아. 나 잘했지. 그날이 오면 모이자. 그날에 만나자. 나머지 문제들은 배운 게 없으니 침묵해. 내 선생들이 가르쳐 줄 때까지. 나 수첩 공주야. 수첩에 기록되지 않은 것은 말 안하는 것이 내 성깔인줄 알지. 이제부터 난 강남에 처박혀 있겠다. 떠드는 얘덜은 나에게 일러 받쳐. 수첩에 적어 놓을 테니까!”

박근혜가 여·야를 가리지 않고 123명의 서명을 받아 자신의 복지(福祉) 구상을 담은 사회보장 기본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한다. 친박, 이명박계는 물론이고 야권의 의원들까지 서명에 참여했다는 것인데 역시 대단한 인물이다. 우리의 박근혜 공주는.

이명박 직계들 입장에서 보면 자신들의 보스인 이명박 물먹는 것 같아 눈엣가시로 보이는 모양이다. 이점은 이명박계의 직계 똘마니로 야비한 친구 이재오가 “왜 벌써 대통령 행세하느냐”고 힐난하는 것을 보면 더 무슨 말을 보태겠는가?

조선일보는 이 틈을 비집고 양쪽을 몰아치며 ‘이재오 넌 빠져’라고 화답해주고 박근혜에게는 침묵이 ‘모든 것이 아니다. 입을 열어’라고 채근 댄다. 요컨대 조선일보는 박근혜에게 간절한 연서(戀書)를 띄워 ‘공주마마, 우리 좀 만나줘라. 인터뷰 한 번 하자. 복지에 대해 뭔 말을 우리에게만 살짝 소곤대주면 우리가 대서특필해서 띄워 줄게’ 하자는 것이다.

같이 손 붙잡고 노골적으로 프로포즈하는 격이다. 두고 봐야겠지만 박근혜는 조만간 조선일보와 단독 인터뷰하고 조선일보는 근혜공주의 장밋빛 아침 손가락을 찬양하는 노래를 부를 것이다. ‘우리의 수첩공주 드디어 입을 열다.’

조선일보의 지난 행적과 행태가 늘 그래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들에겐 미래의 권력인 박근혜가 이미 레임덕에 빠져 국민에게 밉상으로 변해버린 이명박보다 더 투자할 가치가 있다고 보일 것이다. 자신의 눈앞에 놓인 이득을 알아채기로 일가견(一家見)이 있는, 영악하기로 이를 데 없는 재주 많은 여우 같은 조선이 가만둘 리가 없다.

언필칭 국민을 내세우고 민족 역사의 과업을 제시하지만 그것은 립 서비스에 지나지 않는다. 정작 중요한 것은 눈앞에 마주하고 바라보이는 ‘눈먼 권력’을 먹겠다는 야비한 욕망에 그들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부라퀴 같은 조선은 이명박를 물어뜯고 박근혜를 논란의 중심으로 가져다 자신의 입맛대로 잘 키워 잡아먹으려고 하는 것이다. 질감 좋은 ‘몸매’가 잘 드러나도록 제대로 숙성시켜야 그 ‘육체의 맛’에도 색감(色感)이 나는 법이니까. 얼마나 섹시한 정치적 대상물인가? 이게 그간 아낌없이 우리에게 보여 준 조선일보의 변함없는 재주요, 천박한 유전적 천성이다.

 

명덕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233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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