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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구멍에 홍살문’ 검찰, ‘쥐덫’은 왜 봐주나

순수한 남자 2011. 2. 14. 21:19

‘쥐구멍에 홍살문’ 검찰, ‘쥐덫’은 왜 봐주나
번호 233387  글쓴이 希望 (actsky)  조회 2168  누리 544 (557-13, 27:70:1)  등록일 2011-2-14 12:31
대문 28


‘쥐구멍에 홍살문’ 검찰, ‘쥐덫’은 왜 봐주나
‘쥐를 잡자, 쥐를 잡자, 쥐! 쥐! 쥐!’ 게임이 사라진 대한민국

(서프라이즈 / 希望 / 2011-02-14)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는 지난달 26일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홍보 포스터 22개에 낙서한 혐의(공용물건 손상)로 박모 대학강사와 최 모 씨 등 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그 무섭다는 ‘공안’이 기껏 ‘낙서범’이나 잡아넣은 것이다.

박씨 등은 지난해 10월 31일 자정 무렵 서울 종로와 을지로, 남대문 등 도심 22곳에 설치된 G20 대형홍보물 22개에 미리 준비한 쥐 도안을 대고 검은색 스프레이를 뿌려 ‘훼손’한 혐의를 받았다. 검찰은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일탈한 명백한 범죄행위이며 홍보물을 훼손하는 불법적 방법으로 의사표시를 하는 것은 형사처벌이 당연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은 또 “신체의 자유가 있다고 해서 타인에게 폭력을 행사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라며 기소 배경을 설명한 뒤 “학습모임에서 알게 된 피고인 등이 홍보물 크기에 따라 쥐 도안과 스프레이를 준비한 뒤 역할을 분담해 심야에 광범위한 지역에서 홍보물들을 훼손하는 등 다수가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해 저지른 조직적, 계획적 범행”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블로그에 ‘쥐덫’ 거론한 용감한 ‘리틀 이명박’

‘낙서범’이 공안에 불구속기소를 당하기 사흘 전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의심할 만한 또 다른 사건이 있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3일 자신의 블로그에 ‘민주당의 무상복지 시리즈, 왜 나쁜 복지인가’라는 글을 올렸다. 그런데 하필 오 시장이 인용한 러시아 속담이 바로 “공짜 치즈는 쥐덫 위에만 있다”는 것이었다. 3일 뒤를 생각하면 아주 ‘용감한’ 표현이었다.

이인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다음 날 “오 시장이 눈칫밥, 멍든 밥 대신 따뜻한 밥을 먹이자는 대다수 국민을 공짜나 바라는 쥐로 매도하는 심각한 인격모독 발언을 했다”고 말하고, “복지정책이 좋다, 나쁘다, 모자란다, 넘친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지만 쥐에 빗대는 것은 옳지 못하다”며 “서울시민의 민심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쿠데타적 망언”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조배숙 최고위원은 “포스터에 쥐를 그리는 것만으로도 구속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대한민국에서 쥐덫을 언급한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공약으로 내세운 반값등록금, 오 시장이 주장한 준비물 없는 학교도 공짜치즈이고 쥐덫 위에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고, 이춘석 대변인도 “스스로 자기 덫을 놓은 사람은 오 시장”이라고 지적했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국민을 쥐떼로 보지 않고는 도저히 나올 수 없는 오만불손한 발언”이라며 “국민이 복지를 선호하게 된 것은 공짜를 좋아해서가 아니라 복지에 자신이 낸 세금을 제대로 사용하라는 명령”이라고 말했다. 또 시의회 출석을 거부하면서도 월급을 꼬박꼬박 받아 챙기는 오 시장에게 “공짜 좋아하기에는 당할 사람이 없다”며 비꼬기도 했다.


‘쥐 그림’ 강사는 잡고 ‘쥐덫’ 말한 서울시장은 봐주나

대학강사가 G20 홍보포스터에 쥐를 그린 행위 자체를 도덕적으로 훌륭하다거나 칭찬받아야 한다고 두둔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정도의 ‘일탈’에 법의 잣대를 들이대는 이명박 정권의 옹졸함과 그 옹졸한 정권의 눈치를 보느라 시한이 2년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을 망각하고 함부로 나대는 우리나라 경찰과 검찰을 비롯한 사법기관들의 아둔함은 지적해야 마땅하다.

뭐 가끔 경찰과 검찰이 조용히 넘어갈 만한 사건을 괜히 키워 이 대통령과 이명박 정권에 일부러 망신을 주고 있다는 의심이 들기도 한다. 그게 아니라면 눈치 없는 수하를 둔 덕에 이 대통령이 충분히 피할 수 있는 망신을 두고두고 당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사례를 보면 아마 일련의 사태는 어느 산성 뒤에 계시다는 분의 판단 미스 때문일 것이다.

작금의 공안의 행태는 “쥐구멍에 홍살문 세우겠다”는 속담을 떠올리게 한다. ‘가당치 아니한 일을 주책없이 한다’는 뜻이다. 또 “쥐구멍으로 통영 갓을 굴려 낼 놈”이라는 속담은 남을 속이는데 놀랄 만큼 교묘한 사람을 비꼬는 말인데, 역시 누군가가 떠오른다. ‘쥐를 잡자, 쥐를 잡자, 쥐! 쥐! 쥐!’라는 외침은 TV에서 사라졌지만 기실 잡아야 할 쥐들은 넘쳐나고 있다.

대학강사는 대통령을 모독했고 서울시장은 국민을 모독했다. 대학강사는 포스터 22개를 훼손했고 서울시장은 공식블로그에 글을 올렸다. 어떤 게 더 파급력이 컸을까.

아직도 4대강 바닥을 파내야만 ‘747(7% 경제성장, 4만 달러 소득, 7대 경제대국 진입)’이 가능하다고 믿는 수준이라면 아마 포스터의 쥐가 더 무서울 게다. 그러니 한심하다는 소릴 듣는 것이고.

 

希望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2333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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