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박사님

[황우석이야기19] 김선종 녹취파일 '말말말'

순수한 남자 2008. 3. 13. 20:36
[황우석이야기19] 김선종 녹취파일 '말말말'
번호 62512  글쓴이 노피디 (kbsnkj)  조회 395  누리 312 (322/10)  등록일 2008-3-13 12:25 대문 14 추천

혹시 이 기사 기억나십니까?

김선종1(sbs아침뉴스_2006.1.28).JPG

검찰이 미즈메디 김선종 연구원의 노트북 컴퓨터에서 CD 110장 분량의 파일 1만8천여개를 찾아냈다는..이 속에는 김 연구원이 직접 작성한 줄기세포 실험일지와 함께, 논문의 공동저자들과의 통화내용, 그리고 YTN과의 인터뷰 과정을 녹음한 파일 등이 있었다 하는 2년 전 기사말입니다.(SBS 아침종합뉴스.'김선종 녹취록 분석...'말맞추기' 조사'.2006.1.28) 

도대체 그 내용은 뭘까? 특히 '김선종-공동저자'간의 통화내용을 담은 음성파일이 궁금했습니다. 

김선종5(sbs아침뉴스_2006.1.28).JPG

 미국에서 약을 먹고 죽다살아난 김선종 연구원이 임박하는 조사에 대비, 주변인물과의 통화내용을 비밀리에 저장시켰다는 녹취파일. 자기 혼자만 희생양이 될 수 없다며 기록화시킨 그 파일. 검찰이 찾아냈던 그 파일. 그러나 정작 검찰의 최종수사발표에서는 밝혀지지 않았던 그 파일. 그렇게 국민들의 기억속에서 잊혀져가며 풀릴 수 없는 'X-파일'이 되어가던 그 녹취파일.

그 파일에 뭐가 담겼는지 확인한 것은 지난 2007년의 뜨거운 여름날 서초동의 한 법정에서였습니다.

지금부터 소개될 법정진술내용은 지난 황우석 박사 관련 제15차 공판(2007.8.28 서울지법 417호)을 직접 방청한 필자의 기록과 여러 명이 인터넷에 올린 방청후기, 그리고 그 중 몇 사람과의 면담취재를 통해 확인하고 또 확인한 것으로, 다만 한계라고 한다면 당시 김선종 연구원의 답변내용을 상세히 기록하지 못한 점입니다. 답변이 길면서도 우물우물하는 부분이 많아 기록자체가 힘들었다는 것이 저를 비롯한 방청인들의 공통된 의견이었으니 널리 양해바랍니다.

[ 2005.12.17통화]    김선종, "황교수 그 XX들이 (발)빼면 니가 도와줘"

김선종8(쿠키뉴스 2005.12.25).jpg

검찰 수사에서 밝혀졌듯이 김선종 연구원은 줄기세포 바꿔치기의 주범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BC PD수첩은 그를 용의자로서가 아닌 유력한 제보자로 비춥니다. 황교수의 조작지시에 순응했다며 '제 인생은 끝난것 같아요'라고 피디앞에 고개를 떨구던 가녀린 심성의 젊은 연구자...

이런 그가 '바꿔치기의 용의점'으로 여론의 주목을 받게 된 때가 바로 2005년 12월16일, 황우석 박사-노성일 이사장간의 진실게임 1차전이 끝난 뒤였습니다. 황 박사는 '누군가 바꿔치기'했음을 주장했고, 노 이사장은 '김선종에게 뒤집어씌우지마라'고 눈물로 호소했습니다. 당연히 김선종씨에게 모든 여론이 몰려갈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이날 마침 김선종 연구원은 미국에 있던 KBS특파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무죄를 주장합니다. "내가 만든 줄기세포가 왜 미즈메디것과 같은지 나도 모른다"라며 자신에게 향하던 바꿔치기 의혹을 정면으로 부인한 것이죠.

녹취파일은 그 다음날인 12월17일, 김선종 연구원의 심경을 담고 있습니다. 그날 미국을 방문한 윤현수 교수(김선종씨의 한양대 미즈메디 선배)는 역시 같은 미즈메디 출신 이정복 연구원의 뉴욕집에 들러 김선종 연구원에게 전화합니다. 여기서 김선종 연구원은 황우석 교수에 대해 '그XX'라는 욕설을 쓰며 강한 적대감을 표현합니다.  

변호인단 : 녹취록 00. 당시 증인(김선종)은 이정복에게 "황 교수 그XX들이 (발을) 빼면 니가 전화로 도와줘. 아니면 서면으로라도 도와줘."라며 조사 받을 때 협조해줄 것을 당부한 사실이 있죠?

김선종 : 당시 조작은 모두 저한테 뒤집어씌우니까 격앙되어...

서면으로라도 도와달라...실제로 검찰수사보고서에 따르면, 김선종 연구원은 서울대 조사에 대비해 미즈메디 출신 이정복 연구원에게 '황우석 교수가 테라토마 사진 조작을 지시하는 모습을 본 것처럼 증언해달라'며 허위증언을 요청했음이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한편 김 연구원이 윤현수 교수에게 무언가를 말하며 옆에 있던 이정복씨에게도 함구할 것을 당부하는 부분이 밝혀지기도 했습니다. 

변호인단 : 당시 증인(김선종)은 윤현수에게 "선생님 이 부분은 아직 아무에게도 오픈하지 마세요. 정복이한테도 말하지 마세요."라고 했는데 무슨 내용이었죠?

 [2005.12.18통화]   노성일, "서울대 조사에서 한 방에 끝내자" "우린 이길 수 있어"

노성일(노컷20060209).jpg

12월18일 노성일 미즈메디 이사장과 김선종 연구원간의 통화내용입니다.

변호인단 : 녹취록 00. 2005년 12월18일 증인(김선종)과 노성일이 통화한 내용이죠? "서울대 조사에서 한 방에 끝내자. 시간 끌 필요없어. 힘내라. 숫자가 적어도 우린 이길 수 있어. 오늘 문(신용) 선생께도 다 보고했다. 그랬더니 문 선생도 다리 죽 펴고 자겠다고 하더라."

김선종 : 아마 노원장님은 황교수님이 조작했다고 믿으셔서 그렇게...솔직히 저는...문(신용) 선생님이 그렇게 함부로 말씀하실 분이 아니라서(당시 그 말을 반신반의했다는 투로 답변)

누가 봐도 노성일 이사장이 김선종 연구원에게 미즈메디의 결속을 다지고 서울대 조사에 대한 필승의 자신감을 내비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더구나 노성일 이사장과 매우 돈독한 관계처럼 보이는 서울대 의대 문신용 교수는 공동저자인 자신도 큰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왜 노성일 이사장에게 강한 자신감을 표했을까요?

같은 날 한국에서는....서울대 조사위원회가 이례적으로 일요일 아침부터 황우석 교수팀 연구실을 봉쇄하고 황우석 팀에 대한 강도높은 조사를 벌이는 숨가쁜 상황이 펼쳐졌습니다.

[12.20통화]    노성일, "(선종아) 황우석과 일체 접촉하지 않는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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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 2005년 12월20일 노성일은 증인(김선종)에게 "지금 황시나리오는 당신을 희생양 삼아 나를 죽이려한다" "황우석과 일체 접촉하지 않는게 좋겠다"라고 말했죠?

김선종 : 황교수님이 저를 의심하는 상황에서 통화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통화가 이뤄진 12월20일은 황우석팀이 서울대의 강도높은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미즈메디 출신 인사들이 연일 황우석팀을 향해 십자포화를 날리던 순간입니다. 그 당시 여론은 여전히 '바꿔치기 당했다'는 황우석 박사쪽으로 기울어있었으니까요.

12월18일, 비교적 중립 인사로 분류되던 윤현수 한양대 교수(미즈메디 출신)가 황우석 박사측과 갈라서기에 나섭니다. 황교수를 두둔하는 듯하던 종전 입장을 바꿔 "자신은 줄기세포를 본 적도 없다" "줄기세포가 바꿔치기됐다는 (황교수) 주장은 말도 안되는 소리이며 가능하지도 않은 일" 이라는 그의 인터뷰가 여러 언론을 통해 보도된 것이죠.

노성일 이사장 자신도 연일 공세의 수위를 높였습니다. 12월19일 자신이 자청한 기자간담회에서 '줄기세포 바꿔치기는 황우석의 자작극'임을 강하게 시사하더니 다음날인 20일 기자간담회에서는 '곰팡이 오염사고의 온폐 조작의혹'을 강력히 제기했습니다. 당시 이런 모습을 보면서 '왜 언론은 황우석 언론플레이만 문제삼고 미즈메디의 언론플레이에는 조용할까?' 라며 궁금했던 기억이 납니다.

[12.22통화]     윤현수, "어차피 서울대 조사위는 황을 죽이려고 하더라"

윤현수(동아20051219).jpg

12월21일부터 미즈메디에 대한 서울대 조사가 시작됩니다. 윤현수 교수는 전날부터 21일 새벽까지 조사를 받았습니다. 미국에 체류하던 김선종 연구원은 조사를 받고 나온 윤현수 교수에게 전화를 걸어 서울대 조사 분위기가 어땠는지 떠봅니다. 그랬더니 윤 교수 입에서 충격적인 말이 흘러나왔습니다.

 변호사 : 또다른 녹취록...2005년 12월22일 윤현수는 증인(김선종)에게...

 "어차피 서울대 조사위는 황을 죽이려고 하더라. 서울대 조사위는 (너를 찍은게) 아니야. 논문에 대해서는 안물어. 조사위원들 분위기는 확고하다." 라고 한 적 있죠?    김선종 : 예

어차피 서울대는 황을 죽이려 하더라. 분위기는 확고하다...이것이 단지 그날 조사를 받고나온 윤현수 교수 개인의 주관적인 판단이었을까요? 통화가 이뤄지던 12월22일이라면 서울대 조사위원회의 중간발표가 있기 하루 전날입니다. 아직 중간발표결과도 나오지 않았을때죠. 그런데 그런 22일 황우석 팀은 검찰측에 '바꿔치기의혹'을 수사해줄 것을 공식요청합니다. 상식적으로 보면 중간발표나 최종발표까지 지켜본 뒤 검찰에 공을 넘기는 게 정석인데...왜 당시 황우석팀은 서울대 발표도 나오기 전에 검찰에게 도움을 요청했을까요?

다음날 발표된 서울대 조사위원회 중간보고에서 노정혜 연구처장은 '지금 드러난 사실만으로도 황우석 교수는 중징계가 불가피할 것임'을 내비쳤습니다. 황교수 이외에 다른 교수에 대해서는 조사결과가 더 나와봐야 안다고....바꿔치기 핵심인물인 김선종 연구원은 아직 만나보지도 않은 시점이었습니다. 이처럼 가장 중요한 초기수사방향 설정에서부터 서울대는 바꿔치기 의혹을 심각하게 다룰 의사가 없어보였습니다. 

[12.24]  서울대 조사위원, 김선종에게 '황우석의 조작지시 따로 정리해달라' 요청 

서조위(조선20051220).jpg

2005년 12월24일, 언론출입을 통제하며 극도의 보안을 유지하던 서울대 조사위원회로 김선종 연구원이 걸어들어갑니다. 바꿔치기 의혹에 대해서는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조사를 마친 뒤 김선종 연구원을 조사했던 서울대 조사위원이 무엇인가 서류로 정리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합니다. 황우석 박사가 논문조작을 지시한 사항을 별도로 정리해달라는 요구였습니다.

변호사 : 증인(김선종)이 조사를 받고 나온 뒤 서울대 조사위원으로부터 2005년 사이언스 논문과 관련해 황우석 박사의 조작지시내용을 정리하라는 요청을 받고 '2005년 사이언스 논문 데이터조작에 대한 지시사항'이라는 파일을 만든 적 있죠?

김선종 : 당시 저는 조작지시 상황을 정리할만한 능력도 안돼고 검찰수사에서 나왔다시피...

변호사 : 파일 만들 적 없어요? 거짓으로 파일 만들었다는 건가요?

김선종 : 만든 적은 있습니다. 

그 뒤 언론에는 '바꿔치기 안했다'라는 김선종 연구원의 말과 '바꿔치기는 황교수팀 자작극'이라는 윤현수 교수의 말, 그리고 '과학적으로 바꿔치기는 설득력없다'는 익명의 과학자들 진술이 봇물을 이뤘습니다.

그리고 12월29일 또 한방의 결정타가 나옵니다. 서울대 조사위는 2차 발표를 통해 '사이언스 논문의 줄기세포는 아예 없었다' '바꿔치기는 조사위가 밝힐 범위가 아니다'라는 발언으로 사실상 조사종결을 선언한 것입니다.

그 때부터 팽팽하던 진실게임은 막을 내리고 피냄새를 맡은 언론은 황우석 박사의 모든 것을 사기극으로 엮는 '인격살인'에 너도나도 뛰어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다시 2007년...

 황우석 "모든 책임은 나 혼자 지고가겠다던 말 기억나시죠?",  김선종 "예..."

김선종 황우석(노컷20060515).jpg법정에서 옛 스승과 제자는 피고인와 검찰측 증인이라는 신분이 되어 마주칩니다. 재판장이 피고(황우석)에게 발언권을 줍니다. 증인(김선종)에게 물어볼 것 있으면 하라고.

 황우석 : 증인(김선종)은 2005년 12월 하순 저와의 마지막 통화 기억하시죠? 지금까지 무슨 일을 했든 모든 책임은 나 혼자 지고가겠으니 사실대로 말해달라고...기억나시죠?  김선종 : 예...

황우석 : 그때를 실기하고 지금 증인과 내가 이런 모양으로 이 자리에 서있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2007년 8월28일 서울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펼쳐진 현실이었습니다. 비록 주류언론은 단 하나도 이를 다루지 않았고, 포털 창에도 오르지 않았지만...그래서 사실이 아닌 것으로 죽은 현실로 통할 터이지만...위 내용은 분명히 살아있는 현실임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 현실을 있는 그대로 말하는 것이 진실이다" - 노엄 촘스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