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프

촛불은 타오른다

순수한 남자 2008. 5. 13. 22:00
신새벽 뒷골목에
네 이름을 쓴다 민주주의여
내 머리는 너를 잊은 지 오래
내 발길은 너를 잊은 지 너무도 오래
................

숨죽여 흐느끼며
네 이름을 남몰래 쓴다.
타는 목마름으로
타는 목마름으로

민주주의여 만세.

김지하, '타는 목마름으로' 중에서...

숨죽여 노래했다.
김지하의 '타는 목마름으로'를

 

1975년 5월 13일
긴급조치 9호
'헌법에 대한 일체의 비판이나 반대 논의를 금지한다.
1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한다.' 는 한 마디로
침묵의 시대는 이어졌다.

 

그들도 지금의 미얀마 군부처럼
국민들의 지지를 앞세웠다.
미얀마 군부의 지지율은 80%에 육박한다고 한다.

 

우리도 그랬다.
조중동을 앞세웠다.
지금도 그렇다.
불꺼라! 조중동.
전기세가 아깝다.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시해
이어진 긴급조치 9호 해제

 

서울의 봄 민주주의는
또다시 신군부의 군사쿠데타 군홧발에 신음한다.

30년이 지난 지금

 

"먹고살 만한 데 뭘 더 원하는 거야!"
"우리가 원하는 건 단지 '물질'이 아니에요."

 

우리는 우리를 억압하고, 속이고, 위장하고, 무시하는
그 어떤 것도 용서할 수 없다.

 

암기위주의 주입식 줄 세우기 교육.
사회에 만연한 권위주의
시스템을 붕괴시킨 일인 독재 협상
국민의 생명을 미국 실험실의 생쥐로 만들어 버린 일.

 

얼리덕과 레임덕의 쌍 나발.
광우병이 발생하면 수입금지 조치하겠다.
닝기리, 이미 발생했는데….
우리는 발생하는 자체를 원하지 않는다.

 

그들이 어쩔 수 없다는 모든 것.
그리고 불의를 애써 못 본척하며
사람들을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로 나누는 
소망과 에스라인과 강부자들.


동조하는 찌라시들.
이 꿈쩍도 하지 않는 사회.

 

하지만, 이 사회는 이렇게나마
만들어져 왔다.


다시 무엇을 얻어내기 위함이 아니라
단지, 내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
단지, 진실을 알고 싶기에
단지, 자유롭게 주장하기 위해

 

"너희들이 주장하는 것을 봐.
그것이 피를 흘리고 촛불을 밝힐 만큼 가치가 있는 것일까?"

 

시험 성적으로 미래가 결정되지 않는 사회
소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세상
내 아이에게 안전한 음식을 먹이려고 하는 엄마의 마음
이것이 몽상일까요?

 

모든 것은 가능하다.
다만 우리들이 꿈꾸지 않을 뿐.

 

"학생들의 공부를 방해하고 노동자들이 일을 하지 못하게 하는
배후의 세력에게 더욱 강력한 조치를 강구하겠습니다."
라고 하던 권력은
인간답게 살고 싶습니다.
손가락질 받으며 살고 싶지 않습니다. 라는
노동자의 절규에 드골은 사임을 발표한다.

그러나 드골 정권의 외무장관이 권력을 이어나가려 하자
프랑스 혁명은 시작된다.

 

공평해진 대학 입시의 기회
경제적 가치보다 소중한
평등, 박애, 인권을 향한 끊임없는 고민

세상이 바뀌었다고 하기 전에
그 세상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바뀐다.
격식과 형식을 버리고 광장에 모인다.
토론을 하기 위해서

 

다수로부터 고립을 두려워하는 사람은
대중으로부터 자신의 주장이 소수라면 침묵하려 한다.
침묵은 새로운 시대를 만들지 못한다.

 

20% 대 지지율의 정권
이미 우리가 다수다.

 

4.19도
서울의 봄도
민주주의 열망도
우리가 지켰다.

 

우리의 생명도
우리의 도덕성도
우리의 가치관도

유전자 조작 음식도
국토가 유전자 조작이 되는 대운하도
함께 살아가는 사회도

우리가 지킨다.

 

등록되어 있는 보험사가 아니어서
병원에서 치료 거부를 당하고

 

비싸다는 이유로 약을 보험사부터
배척당하고

 

병이 있다는 이유로 보험 가입을
할 수 없는

 

멍하니 죽어가는 가족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건강보험 민영화

 

두더지 놀이처럼
한 놈을 때리면 또 한 놈이 나오고
끊임없이 나와도

우리는 지킨다.


내 아이의 생명은 내가 지킨다.

 

하늘의 섭리를 거스르지 않은
광우병이 아닌 풀을 먹여 키운 소를 원한다.

당신이 사는 곳이 높은 곳이든 낮은 곳이든
당신이 고개를 들고 크게 외치든, 침묵을 하든
당신이 수많은 촛불에 둘러싸여 있든, 오직 하나의 촛불이 당신을 비추든

 

당신은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우린 오늘도 새로운 촛불을 밝힐 것입니다.

 

ⓒ 손오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