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거물은 거물답게 행동해야
- 보궐선거는 거물들의 희생으로만 승리한다.
(서프라이즈 / 이기명 / 2009-02-02)
착각은 자유다. 내 멋에 산다. 많이 듣는 소리네.
하기야 저 잘난 맛이 없다면 이 세상 무슨 맛으로 살겠나. 그러나 착각은 어디까지나 착각이지. 착각을 현실로 오판한다면 그야말로 큰일 나지 않겠나.
착각 중의 가장 한심한 착각은 정치인들의 착각이네. 선거 때 출마한 인물들을 보면서 저 친구 또 나왔다고 손가락질을 하는 국민들이 얼마나 많은가. 소중한 인생을 출마로 모두 허송한 사람도 있고 출마 바람에 가산을 탕진하고 처자식 깡통 차게 만든 사람도 있네.
이런 얘기가 있지. 아버지가 출마를 하자 아들이 하는 말이
“아버지가 당선되면 나라가 망하고 낙선하면 집안이 망한다.”
이건 실화네. 말 한 아들이 초등학교 동창이니까. 집안이 망하는 것이야 개인의 일이라 할지라도 자칫 유권자가 착각해서 잘못 뽑으면 나라가 망한다는 사실이네. 구속되는 국회의원을 보면서 더욱더 잘 뽑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군.
당사자나 국민이나 정신들 바짝 차려야지. 헌데 이게 간단하지가 않아. 아주 복잡해. 출마자는 당선만 되면 그야말로 대박 아닌가.
의원님들 화내시겠지만 국회의원의 경우 4년 동안 국민의 세금으로 세비 주고 최고의 대우에다 사무실과 비서는 공짜요 그 밖에 특혜가 열 손가락으로 꼽을 수가 없을 정도니 직업치고는 최고의 직업이고 그러니 너 나 할 것 없이 머리가 터져라 덤벼드는 건 지극히 당연한데 역시 착각이 문제야.
출마자들은 모두 자기가 당선된다네. 저마다 자기 표가 얼마라고 장담하는데 출마자들 표를 다 합치니까 수억이 되더라네. 우리나라 유권자 참 많기도 하지.
국민들이 다 아는 사실을 왜 새삼스럽게 들먹이고 있는가. 민감한 문제라고 옆에서 자꾸 말리지만 꼭 해야 되겠기에 욕먹을 각오로 말 좀 하겠네.
정치판의 관심이 4월에 쏠리더군. 4.19가 있어서 그렇다고 생각하면 천만의 말씀이고, 그들의 가슴속에는 4.19 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고 그저 적당히 이용해 먹는 행사로 전락했지. 있지 않나. 4.19의 대표주자라던 어느 거물의 처신을 보게. 바로 이기택 얘기네.
정치판이 4월을 주목하는 이유는 보궐선거 때문이야. 선거법 위반죄로 금배지를 날리고 보궐선거가 실시되네. 역시 선거라서 오물에 쉬파리 끼듯이 덤벼드네. 말이 너무 심한가. 자업자득이지.
인천의 부평, 경북의 경주, 전주의 덕진, 완산, 이렇게 네 곳에서 국회의원을 뽑는다는데 거론되는 후보들의 면면을 보면… ^^ ^^ 웃음이 많이 나오네.
부평에는 한나라당의 박희태, 민주당에서는 손학규도 거론되고 전주에는 이른바 거물이라는 이름이 거명되네. 거물이 누군가. 거물의 모습을 한 번 감상해 보겠나.
정동영, 한광옥, 장영달이네. 이들이 거물인가. 자기들이 거물이라고 생각한다면 마음대로 하라고 내버려두겠지만 도대체 누구 맘대로 거물인가. 누가 거물로 만들었어. 언론이 만들어 주었나. 언론이라. 개가 다 웃겠군.
묻겠네. 대통령 후보였기 때문에 거물인가. 대통령 비서실장을 하고 교도소 다녀왔기 때문에 거물인가. 도지사 지내고 대통령 후보 경선을 했기 때문에 거물인가. 4선 의원이고 민주화 운동을 해서 거물인가.
천만의 말씀, 이들의 거물 경력은 이미 지나갔고 이제 남은 것은 고물로 불리기에 적당한 과거네. 왜 이들이 고물로 전락했을까. 이유를 다 들자면 상처를 입히는 말도 해야겠기에 안 하는 것이 좋겠네만 꼭 이유를 꼭 알고 싶은 사람이 있을 것 같아 한마디로 정리를 하지.
독재와 민주의 갈림길에서 중대한 의미를 갖는 보궐선거에는 맞지가 않네. 나갈 자리가 아니네. 나가면 안 되네. 나가면 자신도 당도 나라에도 욕이 되네. 욕먹으며 국회의원 출마할 군번은 아니지 않은가. 절대 나가지 말아야 하네.!!! 야당, 재야시민단체, 모두의 지지를 받아야 하네. 단일후보라야 된다는 말이네.
그럼 이른바 이들 거물들은 내버린 정치인이 되어야 하는가. 천만의 말씀. 이들이 이 나라 정치에 이바지해야 할 경륜이 있네. 돈이 많아야 효도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듯 국회의원이 아니라도 나라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무궁무진 많다네.
보궐선거에서 이들이 반드시 출마할 거라는 국민들의 예단을 뒤엎고 그 지역의 단일 공천자들을 위해 운동원으로 뛰는 것이네. 특정지역이라서 당선이 확실한 후보자라 할지라도 그를 위해 열심히 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이른바 거물 운동원들은 왜 정치가 바뀌지 않으면 안 되고 한나라당의 장기집권이 어떻게 나라를 망치는지 낱낱이 밝혀야 하네. 바로 그게 그들이 할 일이 아니겠나.
정동영은 성북(을) 출마를 포기함으로써 부활의 기회를 버렸네. 그때 출마를 했다면 정동영은 원칙을 위해 몸을 던지는 소중한 존재로서 남았을 것이네. 지금도 안타깝네.
이번 보궐선거에 출마해 설사 당선이 된다 해도 그것은 재기나 부활이 아닌 영원한 침몰이네. 적어도 정동영이라면 국회의원보다 대의와 명분으로 살아야 한다고 믿고 있네.
여야를 막론하고 자신들의 텃밭이라고 확신하는 곳에서 출마를 포기하고 운동원으로 봉사하는 모습은 설사 쇼가 아니냐고 비난할지 모르나 우리의 정치풍토에서 그런 모습이 반드시 비난만 받을 일은 아니라고 확신하네.
국민을 위해서 한 번만이라도 자신을 버리는 모습을 보여줘야지. 왜 나만 손해를 봐야 하느냐는 생각은 버려야 하네. 왜냐면 당장 금배지를 달지 못하는 것이 손해로 보일지 몰라도 적어도 국민이 거물이라고 평가하는 정치인은 긴 정치 여정에서 많은 것을 얻으리라고 생각하네.
비록 거물이 아닌 고물이라고 웃을지라도 겉과 속이 다 함께 바뀌는 환골탈태를 한다면 명실상부한 거물로서 다시 부활하지 않겠나.
사람은 열 번 변한다고 했네. 더구나 정치인들은 자신의 부단한 노력으로 국민으로부터 더 없이 존경을 받는 인물이 된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작은 것에 연연해서 국민의 웃음거리가 되지 않았으면 하네. 국가와 당에 헌신하고 국민으로부터 존경받는 정치인이 되는 것은 자기 할 나름이지. 국민들과 함께 눈 크게 뜨고 지켜볼 것이네.
그들이 진정 어떤 고통스러운 과정을 이겨내면서 거물이 변하는가를.
하늘이 무너져도 단일후보를 내야 하네.
## 덧붙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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