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물, 난닝구, 정치자영업자 有感
(서프라이즈 / 두 아들 아빠 / 2009-10-01)
궁물, 난닝구, 정치자영업자는 삼위일체
진보 운동을 하는 사람을 단계별로 보면 대체로 처음에는 ‘순수’와 ‘열정’으로 출발한다. 다음 단계로 소소한 ‘궁물’로 진입했다가. 경력이 좀 붙으면 ‘난닝구’로 접어들고 운 좋으면 ‘정치자영업자’로 등극하게 된다. 이 세 부류는 철저히 자기중심을 기반으로 한 완벽한 연결 고리가 있다.
언제부터인가 진보 측에서 생성한 ‘궁물’, '난닝구', ‘정치자영업자’라는 말을 생성해서 일부 정치인을 비난하기 위한 말로 쓰게 되었다. 필자 역시 자주는 아니지만 별 생각 없이 쓴 기억이 있는데 곰곰이 따져 보면 별로 의미를 둘 말이 아닌 듯 싶고, 이를 계속 사용해야 하는지 의문이다.
다행인 것은 이 세 가지 신조어를 줄기차게 써 오던 서프라이즈에서 요즈음 별로 사용하지 않는다는데 있다. 언어는 사상이며 사상은 세상을 움직이는 근간이라고 할 때, 이 용어들을 쓰면서 진보는 얻은 것 보다는 잃은 것이 더 많았다는 생각이다.
- 궁물
‘건더기는커녕 국물도 없다.’는 말이 있다. 개도 주인의 상에 흘린 부스러기를 먹거늘, 사람이 건더기도 아니고 국물 좀 마시겠다는데 그렇게 매몰차게 말할 일은 아니다. 진보의 일을 하면서 실비용을 받는 자체를 궁물로 매도되는 실정이다.
진보의 일에 돈이 있는 사람은 돈을 내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몸으로 일할 때, 사람이 움직이면 돈이 필요하게 마련이다. 들어온 자금과 활동하는 영역에 따라서 최소한의 비용이나, 상근일 경우 넉넉하지는 못해도 생활비 정도는 받아가게 해야 한다. 이를 내가 낸 돈이 샌다고 생각하면 안될 일이다. 내 대신 운동하는 사람에게 대한 지지며, 성의 표시다. 먹고 사는 것은 엄중한 일이며 진보보다 한참 앞선 조건이다.
세상이 너무 썩어 정화하자는 측면에서 청렴을 강조하는 것은 중요하다. 단절을 위해서 일정 기간은 그럴 필요도 있지만 이를 너무 오래 끌어 온 듯하다. 그래서 진보가 동력을 잃었고, 컴퓨터 앞에서 자판이나 두 둘이지 않았나 싶다. 좋은 일이 연속성을 잃어버리면 애초에 시작하지 않은 만도 못하기에 동력과 궁물에 대한 차별이 필요하다.
- 난닝구
소소한 궁물과 정치자영업자의 중간 지대에 있는 닌닝구들은 자신이 정치에 대해서 뭔가 대단히 안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떼로 무리지어 몰려다니며 자신들의 뜻에 반하면 핏대를 올리고 때론 웃통도 벗어젖힌다. 이들의 껍데기를 다 까보면 그 안에 단하나 들어 있는 것은 ‘유치‘다.
난닝구는 저녁 무렵에 동네에서 반바지에 슬리퍼를 신고 난닝구 차림으로 돌아다니는 생각 없는 배불뚝이 아저씨를 연상케 하지만 그 속내 중에 학벌주의가 도사리고 있다. 야당과 진보 질을 업으로 해먹으려도 학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로써 은연 중에 학벌로 계급을 형성하게 된다. 겉으로는 노동자 농민을 위한다는 사람들이 못돼먹은 엘리트주의를 표방해서는 안 된다. 이렇게 우리 정치와 사회는 여, 야뿐 아니라 진보, 시민단체에도 학벌주의가 뿌리 박혀 있다. 고졸 출신인 노무현을 깔보는 정서의 근간이 아닌가 싶다.
- 정치자영업자
복합어인 정치자영업자는 정치를 철저히 자기 잇속을 챙기고자 업으로 삼는 사람을 비판과 비난을 싸잡아서 하는 말이다. 그런데 언어의 조합이 영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정치와 자영업자는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이 모두가 아는 말이다.
따라서 국어사전식 풀이가 아니라 본질을 보자면 먼저 자영업자란 자기 자본을 중심으로, 때로는 빌린 돈이라 하더라도 자신의 신용과 담보에 의한 것이며, 자영업자는 스스로 판단하여 자기 역량을 쏟아 부고 그 결과에 대해 철저히 책임을 지고 일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그 앞에 ‘정치’를 붙여놓아 영 이상한 말을 조합해 냈다. 진보가 정치자영업자라는 비하의 말을 생성한 것은 선거에서 자충수를 둔 일이다.
우선 한 때 30%대 까지 육박했던 수많은 자영업자에 대한 모독이 문제다. 정치란 말은 워낙에 나쁜 말이 아니다. 그렇다고 자영업자들이 문제가 되는 집단도 아니다. 그런데 이 둘을 복합시켜서 나쁜 이미지의 언어를 생성한 일이다. 그렇다면 정당에 소속하여 당의 이념과 가치를 쫓아 그 안에 머물며 보호와 이득을 받는 사람은 ‘정치월급쟁이’라고 할 것인가?
유시민은 정치자영업자!
여기까지를 바탕으로 보아 유시민이야 말로 철저한 정치자영업자가 틀림없다. 예전에 스스로 당도 만들었고, 거대 여당에 소속된 적도 있지만 현재는 무당적이다. 그를 지지하는 시민광장을 자신이 조직한 적도 없고, 인터넷 게시판에 아주 가끔씩 격려와 인사말을 내놓을 뿐 유지관리도 거의 하지 않는다.
오프의 경우 일 년에 딱 한 번 펜클럽 전국 모임에 나가는 정도다. 그래도 유시민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꾸준히 늘어가고 있으며 활동도 접은 야인이 대선후보감 지지가 만만치 않다. 이렇게 정치철학과 사상이 자산이 되어야 하는 게 정치인이다. 그렇다면 다음 대선에선 유시민은 당당히 정치자영업자를 내세워야 한다. 그래서 자영업자들의 실추된 명예를 회복시키고 책임정치를 이 땅에 구현해야 한다.
청렴이란 말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스스로 보여줄 행동이다. 그런데 청렴이라는 숫돌에 진보의 칼을 갈고 갈아서 결국 찌른 것이 죄 없는 의인 노무현이었다.
(cL) 두 아들 아빠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88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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