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다음은 한명숙, 유시민, 그 밖에 또 누구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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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 / 이기명 / 2009-12-18) 다음 목표를 찾는다. 겨눈다. 당긴다. 명중이다. 한 생명이 사라진다. 그다음. 다시 그다음은 누구인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총성. 스러지는 목숨들. 살육은 끊임없이 이어진다. 멧돼지 사냥이다. 총을 맞고도 헐떡인다. 숨이 붙어 있다. 다시 총성. 숨이 끊긴다. 확인 사살이다. 갱 영화를 보면 사람 목숨이 참으로 가볍다. 새털처럼 날아간다. 후환을 없애기 위해 확인사살이 필요하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 그래서 확실하게 죽인다. 부엉이 바위에서 몸을 던진 노무현. 자살이라고 한다. 그렇게 믿는가. 한 발 한 발 벼랑 끝으로 발을 옮기면서 노무현은 자살이라고 생각했을까. 노무현의 죽음을 보고 국민이 목 놓아 울었다. 촛불을 밝히고 울었다. 혈육을 잃은 듯 애통해 했다. 그러나 어두운 그늘 어느 구석에서 득의의 미소를 짓는 자는 없었을까. 총 맞고 나뭇가지에서 떨어지는 생명을 보며 살인의 쾌감을 만끽하는 자는 없었을까. 노무현은 죽었다. 다음은 누구인가. 한명숙이라고 한다. 이유는 뇌물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니다. 서울시장 후보이기 때문이다. 빨대가 흘렸다. 아니라고 펄펄 뛴다. 정말 귀신이 울고 갈 재주다. 목숨으로 지켜야 할 훌륭한 재주다. 검찰이 토스하고 언론이 강 스파이크를 하고, 이렇게 주고받는 시궁창 게임에서 한명숙은 골병이 든다. 믿는가. 영장만 발부되면 믿는가. 찍소리 못하고 잡혀가야 하는가. ‘소크라테스’의 최후는 역사의 양심이다. “떠나야 할 때가 왔다.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가야 한다. 너는 살기 위해, 나는 죽으려고. 그러나 삶과 죽음 어느 것이 현명한지는 신만이 안다.” 소크라테스는 왜 제자의 탈출권유를 거부하고 독약을 마셨을까. ‘악법도 법이다’라는 악법을 지키기 위해서일까. 독약을 마시고 죽은 것이 법을 지킨 것인가. 독약을 마시고 죽은 것이 악법에 대한 가장 명확한 거부였다. 노무현의 죽음은 어떤 의미인가. 전국을 울린 추모의 눈물, 500만의 조문객, 지금도 봉하 묘소를 찾는 수많은 참배객들. 부엉이 바위를 올려보는 참배객의 눈에서는 통한의 눈물이 흐른다. 부엉이 바위에서 투신하게 만든 자는 누구였을까. 알 것이다. 국민도 검찰도 언론도 그리고 하늘도 땅도. 영장을 발부받는 검찰은 한명숙에게 법을 지키라고 요구한다. 죄가 없으면 당당하게 조사를 받으라는 것이다. 전여옥도 한마디 했다. 개그맨으로 전업했는가. 어울리는 말씀을 하셔야지. 콩으로 메주를 쑨대도 믿지 않는다면 불신의 극치다. 왜 불신하는가. 정직하지 않으니 안 믿는다. 믿으면 오히려 이상한 머리다.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선서를 한다. 헌법 제69조다.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 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선서는 국민과의 공개 약속이다. 믿는가. 그냥 웃자. 검사도 선서를 한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사법고시에 합격해 검사 선서를 할 때 가슴은 얼마나 벅차게 뛰었을까. 검사선서 “나는 이 순간 국가와 국민의 부름을 받고 영광스러운 대한민국 검사의 직에 나섭니다. 공익의 대표자로서 정의와 인권을 바로 세우고 범죄로부터 내 이웃과 공동체를 지키라는 막중한 사명을 부여받은 것입니다. 나는 불의의 어둠을 걷어내는 용기 있는 검사, 힘없고 소외된 사람들을 돌보는 따뜻한 검사, 오로지 진실만을 따라가는 공평한 검사, 스스로에게 더 엄격한 바른 검사로서, 처음부터 끝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 국민을 섬기고 국가에 봉사할 것을 나의 명예를 걸고 굳게 다짐합니다.” 오로지 진실만을 따라하는 공평무사한 검사, 스스로에게 더 엄격한 검사, 아무리 존경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믿는가. 빨대라고 한다. 정치검찰이라고 한다. 얼마나 통분한 모함인가. 정말 모함인가. 웃자. 마음 놓고 웃어도 좋다. 여론조사라면 껌뻑 죽는다. 인간들은 여론조사를 신줏단지처럼 모신다. 여론은 노무현을 인기 없는 대통령이라고 했다. 마누라가 도망을 쳐도 노무현 탓이라고 했다. 그런가. 국민이 잊어야만 맞는 여론이다. 아니었다. 봉하마을 퇴임대통령의 사저를 찾는 국민들이 소리쳐 불렀다. “대통령님 나오세요” 이건 아니라고 생각했다. 겁이 났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국민의 머릿속에서 지워버려야 하는데 노무현은 쌩쌩히 살아 있었다. 박연차 주연의 드라마가 등장했다. 굴비 두름 엮듯이 줄줄이 엮이는 노무현의 측근들. 억대의 시계 선물논두렁에 버렸다고 했다. 논두렁에 사람들이 몰린다고 쓰레기들이 보도했다. 노무현의 사저는 아방궁이었다. 검찰은 노무현을 서울로 소환했다. 검찰청에 들어서는 전직 대통령. 체포영장을 발부를 놓고 썩은 언론은 난리를 쳤다. 살판이 났다. 빨대도 신이 났다. 노무현은 끝이라고 생각했다. 국민의 뇌리에서 완전히 뿌리 뽑았다고 했다. 과연 그럴까. 노무현은 부엉이 바위에서 몸을 던졌고 국민은 울었다. 이명박 정권은 노무현이란 가시 하나를 뽑았다고 좋아라 했다. 그러나 가시는 남아 있었다. 한명숙이었다. 서울시장 당선 가능성 1위의 야당 후보 한명숙. 한명숙이 시장이 되면 끝이라는 이명박 정권의 초조와 불안. 절체절명의 위기라고 생각했다. 정조준이다. 곽영욱이라는 배우가 등장했다. 죄짓고 구속된 인물의 진술을 검찰은 잘 써먹었다. 곽영욱은 인사 청탁의 대가로 5만 달러를 한명숙에게 전했다는 것이다. 한국일보가 이니셜로 바람을 잡고 옳거니 조선일보는 이름을 박아 1면 톱으로 보도했다. 등등. 인간을 반쯤 죽여 놓는 것은 일도 아니다. 쓰레기 언론의 망나니 칼춤은 밤낮이 없었다. 잠깐. 기자선서라는 것은 없는가. 그럴듯한 것이 하나 있었다. 강령이라는 것이다. 대통령 선서나 검사 선서 이상으로 훌륭했다. 언론인 강령 1. 우리는 어떤 내 외부의 간섭과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언론자유 수호에 앞장선다. 2. 우리는 보도대상에 대한 어떤 차별과 편견을 거부하고 공정보도를 추구한다. 3. 우리는 통일 및 북한관련 보도에서 전민족적 통합과 통일논의를 활성화하는데 주력한다. 4. 우리는 노동자, 장애인, 농민, 서민 등 사회적 약자의 인권과 고통 개선에 적극 노력한다. 5. 우리는 오보에 대한 신속한 정정과 반론권을 적극 인정한다. 6. 우리는 취재 및 보도, 업무수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금품의 수수 등 직접 이익은 일절 도모하지 않고 간접이익도 엄격히 제한해 높은 청렴성을 확립한다. 7. 우리는 취재활동 및 업무수행 과정에서 위법적 활동을 하지 않고 취재 및 보도 대상의 권리와 명예를 보호한다. 8. 우리는 대외활동에서 사회공기(公器)의 역할 수행을 자임하며 이를 위한 높은 도덕성을 유지한다. 9. 우리는 지금까지 관행적으로 허용, 유지돼온 부정적 언론환경을 적극 개선한다. 10. 우리는 이번 자정선언의 취지가 반드시 언론인들의 활동현장에 뿌리내리도록 구체적인 실천계획에 입각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인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언론인 스스로 실천하는 자정운동만이 언론개혁의 지름길이며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언론자유를 올바르게 전 국민에게 되돌릴 수 있는 길임을 거듭 확인한다. 2001년 11월 23일 완전히 성경 말씀이다. 감동하는 국민들이 없는가. 아니 왜들 웃는가. 개가 웃으니 따라 웃는 것인가. 맞다. 멀쩡한 거짓말이다. 어떤가. 창피한가. 아니 아직 창피하다는 것을 느끼기나 하는가. 검찰권력 가지고 장난질 치면 안 된다. 언론권력 가지고 장난치면 안 된다. 권력은 장난감이 아니다. 가지고 장난하라는 준 것이 아니다. 장난치다가 터진다. 터지면 다친다. 정의롭게 행사하라는 것이다. 정의롭게 행사했는가. 자신 있는가. 대답 좀 들어보자. 한명숙을 잡아갔다. 뜻대로 생각대로 잘 되어 간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다음은 누군가. 장기집권에 장애가 된다면 누구든지 좋다. 사람들은 말한다. 유시민이 다음 차례라고 한다. 그다음은 또 누군가. 단종을 폐위시킬 수양대군에게는 살생부가 있었다. 한명회의 손에 들린 살생부는 수많은 충신을 죽였다. 노무현은 삶을 마감했다. 한명숙, 유시민, 그 밖에 정치인들, 검찰권력과 언론권력의 눈 밖에 난 인물들은 스스로의 힘만으로는 자신을 지키지 못한다. 노무현이 지킬 줄 것이다. 다시는 자신의 비극적 삶과 같은 길을 걷지 않게 할 것이다. 한명숙이 잡혀갔다. 경고한다. 함부로 총질을 하지 말라. 함부로 권력을 휘두르지 말라. 함부로 써 갈기지 말라. 총구가 자신을 향할 수도 있다. 펜이 자신을 찌를 수도 있다. 자해라고도 한다. 부메랑이라고도 한다. 제2의 노무현을 국민은 결단코 원하지 않는다. 지도자는 국민이 힘으로 지켜주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사람답게 사는 세상과 ‘사람 사는 세상’을 만드는 깨어 있는 국민의 의무다. 침묵하면 노예가 된다. 노예로 살고 싶은가. 대답하라. 12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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