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국민이 공갈협박의 대상인가. 무서워서 못 살겠다.

순수한 남자 2010. 1. 21. 16:59

국민이 공갈협박의 대상인가. 무서워서 못 살겠다.
번호 109494  글쓴이 이기명 (kmlee36)  조회 1246  누리 466 (466-0, 20:61:0)  등록일 2010-1-21 13:41
대문추천 29


국민이 공갈협박의 대상인가. 무서워서 못 살겠다
힘없고 불쌍한 국민들이다 말로라도 대접 좀 해라

(서프라이즈 / 이기명 / 2010-01-21)


가슴이 떨린다. 간이 오그라든다. 무서울 때 쓰는 표현이다.
“너 죽을래. 순순히 불래.”
무슨 소린지 아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죄진 놈 잡아다가 족칠 때 쓰는 협박이다.
지금이야 세상이 변해서 이런 일이 혹시라도 있으랴만

군사독재 시절 남산이나 서빙고에 초빙(?)되어 가면 환영사처럼 소리였다.
대학시절 ‘해공 신익희’ 선생 서거 당시 경무대(현 청와대)앞에서 얼쩡거리다가 옥인동 특무대에 잡혀가 지하실에서 매 좀 맞았다.
무서웠다. 간이 오그라들었다.

그때 경무대 앞에서 시위를 하던 국민들이 외친 소리는 한 마디.
“못 살겠다. 갈아보자.”
바로 자유당 정권을 갈아보자는 절규였다.

이승만 독재를 타도하자는 열화 같은 국민의 소망이었다.
그때도 독재정권은 국민들에게 공갈협박을 했다.

독재정권이 18번으로 써먹기 좋은 것은 ‘색깔론’이다.

지금도 같다. 요즘 판결이 마음에 안 든다고 판사에게 색칠을 한다.

반공을 국시의 제일로 하던 바로 그 시절의 모습으로 느껴진다.
세상이 엄청나게 바뀌었다는 민주시대라는데도 국민은 조금만 큰 소리가 나도 겁을 먹는다. 양순한 백성들이다. 학습효과다. 겁주는 사람은 힘 있는 사람들이다.
꼭 몽둥이로 패고 주먹으로 때려야만 무섭고 겁나는 것은 아니다.

겁주는 방법도 여러 가지다.  말 한마디로도 겁이 덜컥 난다.
“행정부 일부만 온다고 하는 것은, 거친 표현을 쓰자면 앞으로 거덜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저는 봅니다.”
“국회통과가 무산되면 누구보다 충청지역 주민의 피해가 클 것입니다”

정운찬 총리가 한 말이다. 원안 사수대를 ‘사수군’이라고 했다.

내용이 시퍼렇다. 겁난다. 겁 안 내면 심장이 두 개다.
생각해 보자. 거덜이 난다는 게 무슨 의민가. 쫄딱 망해 깡통 찬다는 말이 아닌가. 피해가 크다는 총리의 말은 무서운 공갈협박과 다름 아니다.

또 다른 공갈협박도 들어 보자.
'세종시 수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다음 정권에서 원안대로 추진할 수밖에 없으며 '역사적 선택 중에는 쪽박과 대박이 있다'

또 있다.
‘충청 민심이 수정안을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이명박 정부는 그대로 ‘불구’의 상태로 방치할 것이다.‘
방치란 뭔가. 누구 말인 줄 아는가. 특임장관이라는 사람의 말이다.

특수임무를 수행하는 장관이기에 특임장관인가. 특수임무는 무엇인가. 쪽박을 무기로 휘두르는 임무인가. 수정안이 좌절되면 세종시는 유령도시가 된다는 말도 공공연히 했다.

국무총리실장은 "세종시 원안을 고집한다면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는 광주나 대구 등 다른 지역에 줘야 국가의 균형발전에 도움이 된다"
말 안 들으면 세종시를 작살낸다는 강자들의 막말이다.
모골이 송연하다는 말은 바로 이런 경우에 하는 말이다. 그러나 느끼는 사람은 바로 국민이다. 불쌍한 국민이다. 가엾지 않은가.
이제 정중하게 물어보자.

세종시가 좌절되면 정말 거덜이 나는 것인가.

정말 유령도시를 만들 것인가. 정말 쪽박을 채울 것인가. 
설마 그렇게야 하겠나. 미우나 고우나 내 동포 내 국민이 아닌가.

그냥 한 번 해보는 소리겠지. 그렇게 믿고 싶은 것이 국민이다.
그러나 걱정이 된다. 설마 그렇게야 하지 않겠지 하면서도 겁이 난다.
그럼 우리의 대통령은 뭐라고 하는가.

대통령의 말이 중요하다. 그의 한마디로 끝난 일이 하나 둘인가. 
"국가의 백년대계를 위한 정책에는 적당한 타협이 있어선 안 된다"
대통령이 한 마디로 정리했다.

국무총리와 특임장관과 총리실장의 말을 뒷받침함으로써 정리를 한 것이다.
이제 세종시 문제는 대한민국의 운명을 좌우하는 문제로 대두됐다.

세종시는 원안대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다수의 국민 여론과 반듯이 수정을 해야 한다는 이 대통령의 대결장이 되었다.
세종시에 가려서 웬만한 것은 축에도 못 낀다. 자고 깨면 세종시다.

국무총리는 세종시에 매달려 집에서 잠잘 시간도 없을 것 같다. 대학총장 시절이 그리울 것 같다.

이제 세종시 문제는 원안추진과 수정안 추진이라는 문제를 벗어나고 있는 느낌이다. 반대하는 야당과 충청도민들. 거기에다 박근혜 전 대표의 신뢰를 무기로 한 불퇴전의 전의가 식을 줄 모른다.
이명박 대통령 역시 한 발도 물러설 수 없는 절체절명의 매시간을 보내고 있다.

수정안 관철에 실패하면 바로 이어지는 것이 무너져 버린 대통령의 권위와 레임덕현상이다. 

국민이 불안하다.
조금 다른 얘기지만 MBC PD수첩 관련 재판에서 무죄가 선고되자 검찰총장이 사법부 판단에 국민이 불안해하는 것 같다고 했는데 솔직히 국민이 불안해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것이 사법부의 판단 때문이 아니고 검찰총장이나 한나라당 대표 같은 사람이 하는 발언 때문이 아닐까.
다시 세종시 문제로 돌아가자.
대통령은 세종시 문제와 관련하여 국가 백년 대계가 걸려 있다고 했다.

매우 중요한 발언이다. 박정희 대통령 시대부터다.
그 후 세종시 문제는 2002년부터 본격적 논의가 이루어졌고 수도 없이 토론을 하고 검토를 하고 전문가들과 지역여론을 수렴하고 그 결과 2005년 국회에서 여야합의로 통과되었다.

뿐만이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도 대통령 후보 시절뿐이 아니라 당선이 된 후에도 세종시의 원안은 변함이 없다고 공언했다.
이러면 된 것이다. 그대로 하면 되고 해야 되는 것이다.

이제 국가백년대계니 하는 거창한 말로 세종시를 백지화하는 것은 설명이 안 되며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옳지 않다.
5년이란 세월 동안 검토한 것은 국가백년대계를 무시한 계획이란 말인가.

국회는 국가백년대계를 생각지도 않는 바지저고리들이 법안통과를 시켰단 말인가.
한나라당은 세종시 문제가 마치 노무현 정부 때 시작된 것으로 말하지만 실은 이미 박정희 정권 때부터다. 만약에 박정희 독재가 지속되었다면 벌써 끝이 났을 문제다.

이명박 대통령이 세종시 문제에 매달리는 것은 옳지도 않고 국가백년대계도 아니다. 국민의 빚이 360조라고 한다.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이 빚은 바로 국민들의 빚이다. 이런 것을 해결하는데 진력하는 것이 바로 국가백년대계를 걱정하는 대통령의 모습이라고 국민들은 생각한다.

오늘의 이런 정치를 정도의 정치라고 생각한다면 이거야말로 큰일이고 국민을 불안하게 하는 것이다.
권력 있고 말 좀 하는 사람들은 국민 협박하기를 다반사로 한다. 이골이 났다.

거덜이니 쪽박이니 하는 소리를 어디 감히 국민을 상대로 입에나마 담을 수 있는 소린가. 국민 협박하기를 조폭들이 유흥업소 업주 협박하듯 하니 정말 국민들은 불안해서 살 수가 없다. 국민협박죄 제정 청원이라도 해야겠다.
이명박 대통령이 세종시 문제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

원안대로 추진해야 한다.
대통령의 얼굴만 바라보고 국민 알기를 우습게 여기는 관리들에게 지시를 해야 한다.
‘세종시는 원안대로 간다’
이 말 한마디면 끝이 나는 것이다. 대통령 앞에서는 호랑이 앞에 쥐인 관리들이 얼마나 말을 잘 듣겠는가.
그리고 대통령을 비롯해서 한나라당이나 고위 관리들이 착각하는 것이 있다.

협박공갈이 국민에게 통한다는 착각이다.
버려야 된다. 빨리 버릴수록 좋다.

착한 국민들이라고 언제까지 엎드려 있을 줄 아는가.
국민은 힘 있다는 이승만 정권도 무너트렸다. 저 무서운 박정희 전두환 군사정권의 총구 앞에서도 일어섰다.
불도저로 밀어서 해결되는 건설공사가 아니다.

국민을 무서워하는 정치가 되어야 한다. 정부가 되어야 한다.

국민에게 공갈협박이나 하는 정부는 국민으로부터 반드시 거부당한다.
국민을 두려워하는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어느 누구도 국민을 이겨먹을 수는 없다.

이미 징조가 보이고 있지 않은가.
                            

2010년 1월 21일

이기명 / 칼럼니스트


# 이 글은 저작권이 없습니다.

이기명 칼럼니스트 다른 글 보기

민주당! 가면 좀 벗어라. 진짜 얼굴 좀 보자
거대 악덕언론사주의 야망과 비극적 종말
국호는 '세종민국'으로! 여론조사 한 번 어때?
중국 하얼빈에서 전화로 제설작업 지휘한 부천시장님
오세훈 시장님! 연예기획사 사장 어때요?
정동영! 당이 분열로 침몰한다.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정 총리의 봉하 방문은 참는 것이 좋다
한명숙 전 총리님께
총살형으로 마감된 나치협력 프랑스 언론인들
대통령님, 새해, 저희들의 눈물로 묘비를 닦습니다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1094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