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정몽준 대표는 연설문 써주는 참모도 없나

순수한 남자 2010. 2. 3. 13:34

정몽준 대표는 연설문 써주는 참모도 없나
번호 111865  글쓴이 이기명  조회 146  누리 40 (40-0, 4:5:0)  등록일 2010-2-3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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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그런 한나라당과 그저 그런 당 대표
정몽준 대표는 연설문 써주는 참모도 없나

(서프라이즈 / 이기명 / 2010-02-03)


지도급 인사라는 사람들이 씨도 안 먹힐 소리를 하면 참 민망하다.

더구나 그게 공개적인 장소라면 저 사람이 무슨 생각으로 저런 소리를 하나 하고 딱한 생각이 든다.

하긴 대통령의 인터뷰도 적절치 못한 데가 있다고 해서 부대변인이 마구 마사지를 하는 판이니 말에 대해서는 더 언급할 필요가 없을지 모른다.

긴 얘기 줄이고, 어제 한나라당의 정몽준 대표가 국회에서 대표 연설을 했는데 그걸 보면서 차라리 나오지 않았으면 좋았을 걸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와 박근혜 전 대표. 사진:아시아투데이


전국에 생중계되는 국회 정당 대표 연설은 그 당의 전부를 보여주는 것이며 또한, 당 대표라는 사람의 됨됨이 전부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우선 정몽준 대표는 연설장소를 착각한 것 같다. 국회의 당 대표연설은 국민에게 자기 당의 정책과 미래의 설계를 보고하는 자리기도 하다.

그러나 정 대표는 한나라당의 당원대회 정도로 알았나 보다.

가장 중점을 두고 한 말은 바로 같은 당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한 공격이다.

정 대표는 ‘정치인들이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고 하는 데 실은 자신의 의욕과 야심에서 국가 대사를 자기 본위로 해석하는 경우가 없지 않다’고 했다.

또한 진실로 나라를 위해 일한다면 자신을 희생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도 했다. 맞다. 명심보감 같은 말이다. 헌데 이 말이 겨냥한 것은 바로 박근혜 전 대표다.

박근혜 대표는 약속과 신뢰를 소중하게 여긴다. 이것은 비단 정치인에게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모든 인간에게 중요하며 지켜야 할 덕목이다.

정 대표가 말을 잇는다.
 
“약속의 준수는 그것 자체로 선하지만 선한 의도가 언제나 선한 결과를 가져오는 것은 아니다”

“세종시가 지닌 문제점은 ‘약속 지키기’와 ‘국가의 미래’라고 하는 두개의 가치 사이의 딜레마다.”

풀이하면 과거에 집착하지 말라는 것이다. 박 대표는 ‘과거집착형’으로 자신은 ‘미래지향형’이라는 것이다. 당연히 이명박 대통령도 ‘미래형’이다.

허나 정 대표가 착각하는 것이 있다. 과거는 모두 잘못된 것일까. 그럴 수도 있다. 그러면 세종시는 어떤가.

세종시 계획은 과거에 온갖 검증을 거쳤다. 국회에서 법으로 만들었다.

이명박 대통령도 선거공약으로 약속을 했다. 약속을 지키고 법대로 하자는데 무엇이 잘못이란 말인가. 박근혜 전 대표 잘못한 거 하나도 없다.

그렇다면 세종시의 미래는 어떤가.

누가 검증을 했는가. 그 많은 반대가 무조건 잘못이라는 것인가.

약속을 밥 먹듯 뒤집는 이명박 정권의 신뢰는 이미 국민으로부터 외면을 당했다. 이미 신뢰를 잃은 정권의 검증되지 않은 정책을 무조건 따르라는 것은 누구한테 배운 독선인가.

신뢰는 정치의 기본이다. 국민에게 믿음을 주지 않으면 정치는 반드시 실패한다. 이명박 정부의 대국민 약속파기가 어디 하나 둘인가.

정몽준 대표는 신뢰에 있어서 이미 낙제점을 받은 정치인이다. 노무현과 대선후보 경선 때 후보단일화까지 해 놓고 선거 전날 헌 짚신 팽개치듯 약속을 파기한 정 대표가 신뢰를 대수롭게 여기지 않는 것은 이해가 충분히 간다.

그러나 적어도 국회에서 하는 정당 대표 연설이 아닌가. 더군다나 신뢰의 상징과도 같은 박 전 대표를 신뢰와는 담을 쌓은 정몽준 대표가 비판을 하니 이거야말로 기막힌 아이러니고 이런 연설을 그대로 하도록 내버려 둔 정 대표 참모도 한심하기는 오십보백보다.

정 대표는 과녁을 제대로 선택했어야 하는데 박 전 대표를 겨냥했으니 설사 그것이 본인의 진짜 뜻은 아니라 할지라도 번지를 영 잘못 짚었다. 역시 그게 한계라고나 할까.

긴 얘기 쓰고 싶지 않지만 그래도 아쉬운 게 있어 한 마디 한다면 전 국민을 상대로 생방송 연설을 한다는 건 억만금을 주고도 살 수 없는 기회다. 이럴 때 뭔가 한방을 보여줘야 하는 것이다.

무슨 한방을 보여 주면 좋았을까. 청와대에 충고를 하는 것이다.

할 말이 오죽 많은가. 제발 고집 부리지 말고 국민의 눈높이 좀 생각하라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청와대 대변인들 따끔하게 야단 좀 치라고.

어느 누구도 앞에서 입도 뻥끗 못 하는 대통령에 대한 올바른 충고를 온 국민이 듣고 보는 생방송에서 한마디 했다면 얼마나 박수를 받았을까.

더구나 정 몽준 대표는 큰 꿈까지 꾸고 있다지 않은가. 이번 당 대표 연설이 어땠는지 여론조사 한번 해 보면 어떤가. 입에 맞는 설문으로 하지 말고 진짜 여론조사 말이다.

정 대표는 박 전 대표를 비판하기 전에 그에게서 신뢰가 무엇인지, 소신이 무엇인지 배워야 할 것이다.


2010년 2월 3일

이기명 /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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