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 안하면? 악마는 웃고 천사는 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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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프라이즈 / 이기명 / 2010-02-05) 지팡이로 면상을 찌르는 의원이 있다. 몸을 날려 의장석으로 돌진한다. 여성이라고 뒤질까. 교수출신의 한나라당 비례대표가 이정희 의원의 사지를 들고 끌어낸다. 이정희 의원과 연수원 동기란다. 슈퍼맨은 저리 가라. 얼굴에 철판을 깔았다. 거수기(손드는 기계)의 전투라고 한다면 화를 내겠지. 사기꾼도 사기꾼이라고 부르면 화낸다. 때대로 격투기장이 연상되는 여기는 어디인가. 대한민국 국회다. 나랏일 좀 잘하라고 국민이 직접 뽑아 비싼 돈 주며 금배지 달아준 국회의원이 나라를 위해 일한다는 국회의사당이다. “지팡이로 찌르는 저거 자네 지역구 출신 아닌가.” 대충 무슨 말인지 알 것이다. 투표 안 한 것이 당연한 것인가. 자랑인가. 과연 투표를 하면 세상은 달라지는가. 안 하면 어떻게 되는가. 한마디로 정리하자. 투표를 제대로만 하면 함량 미달의 인간은 떨어진다. 악마는 누군가. 이름을 밝히면 꼴에 명예훼손이라고 고소를 하고 검찰에서 오라 가라 하겠지. 악마는 당선되었어도 제값 못하는 인간이다. 왜 악마가 당선이 되는가. 투표를 제대로 안 하기 때문이다. 나 하나 투표 안 한다고 세상 달라질 것 없다는 국민들 때문이다. 왜 정치 욕을 하는가. 욕먹을 인간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 투표가 얼마나 무서운 무기인가.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권리다.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를 찍을 수 있다. 제대로 투표권을 행사해서 제대로 된 의원을 선출하고 제대로 된 국회가 구성된다면 국민들은 어떤 행복을 누릴 수 있을까. 아니 행복까지는 그만두더라도 치밀어 오르는 울분과 정경유착과 관치경제와 특권경제. 언론탄압. 편파검찰. 땅만 파면 만사형통이라는 토목경제는 발을 못 붙였을 것이다. 400만의 ‘백수시대’는 오지 않았을 것이다. 해마다 일자리 60만 개를 만들어 5년 후에는 300만 개를 만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이 400만 백수시대의 결과로 나타났다. 백수 만세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모든 권리는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촛불이 대한민국을 뒤덮던 시절, 강산에 울려 퍼진 장엄한 국민의 합창이다. 왜 이 합창이 울려 퍼졌는가. 정치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민주정치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통곡이었다. 대통령이 사과했다. 진짜가 아니라는 것이 금방 들통났지만.
민주국가 대한민국의 수도 한복판에서 철거민이 불에 타 숨진다. 미디어 법 날치기. 미네르바 구속. 정연주해임. 김정현 해임. PD수첩 수사. YTN 낙하산. KBS 낙하산. 또 또 또 그만하자. 그리고 아 아. 전직 대통령이 바위에서 투신 자결을 했다. 6백80만의 국민이 울었다. 가슴을 치고 울었다. 검찰과 언론에 타살당했다고 울었다. 법은 국회에서 만든다. 그게 국회의 존재 이유다. 만든 법은 지켜야 한다. 지키지 않으려면 왜 만들었나. 돈 쓸데가 없어서 세비 줄려고 국회의원을 만들었나. 법을 지키지 않으면 나라가 망한다. 국회의원도 필요 없다. 세종시 법은 왜 안 지키는가. 사기꾼들의 부도수표인가. 강을 파헤친다. 강을 살리기 위해 강을 파헤친다고 한다. 그러나 강을 살리기 위한다는 것이 강을 죽인다. 파헤친 낙동강 영산강 등의 퇴적토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된다. 하천학회의 전문가들이 발표한 달성보와 함안보 퇴적토의 오염도는 모두 기준치 이하다. 정부기관의 조사결과와는 딴판이다. 우려가 현실이 됐다. 22조 원이 넘는 대규모 사업을 준비하면서 이런 사실을 정말 몰랐는가. 4대강 퇴적물의 심각한 비소오염 사실을 알고도 감춘 것은 아닌가. 오염된 물은 국민이 먹어야 할 식수다. 어쩔 것인가. 독극물 먹일 것인가. 그러나 오늘도 4대강은 요란한 불도저 소리에 날이 새고 날이 저문다. 수천 년에 걸쳐 형성된 강을 불과 2년 동안에 정비하겠다는 발상은 요술쟁이의 발상인가. 제정신 가지고는 결코 할 수 없는 일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기회만 있으면 한국의 녹색성장을 세계가 인정하고 평가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니다. 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된 2010년도 환경성과평가에서 한국은 94위. OECD 국가 중 꼴찌를 했다. 100점 만점에 57점. 이는 163개 나라 가운데 94위다. 51위였던 2008년에서 무려 43단계나 떨어졌다. 녹색성장이 웃는다. 이 같은 엄청난 자연파괴와 국토붕괴를 누가 막을 수 있는가. 국회다. 국회의원이다. 국민이 뽑은 국민의 대표가 막는다. 그런 거 막으라고 국회의원 뽑는 거다. 한강 ‘르네상스’라는 오세훈의 자연파괴가 춤을 춘다. 한강이 누더기가 됐다. 서울시민이 원하는가. 물어봤는가. 시장 맘대로인가. 잘 난 시장도 시민이 뽑았다. 성남시장이 수천억짜리 청사를 지었다. 안양시장이 100층짜리 청사를 짓는다고 큰 소리다. 도지사 시장 군수 모두 국민이 뽑았다. 나 하나 투표 안 했다고 달라질 것이 뭐냐면서 투표 안 하고 놀고 온 사이에 악마가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투표로 뽑았다는 단체장 중에 비리 등의 혐의로 기소된 사람은 95명. 230명 중 41.3%나 된다. 자리가 날아 간 단체장은 39명이다. 30여 명은 쇠고랑 차고 감옥에 갔다. 잘만 뽑았다면 감옥에 가는 단체장은 안 생긴다. 이런데도 투표 안 하는 게 상관없다고 할 것인가. 6월 2일은 지방자치 단체장 선거일이다. 교육감까지 뽑는다. 경기교육감을 제대로 뽑자 달라지는 것이 하나 둘이 아니다. 공정택 서울교육감 어떻게 됐는가.투표를 잘하는 것은 희망의 싹을 틔운다는 것이다. 사람만 잘 뽑으면 이 땅도 사람 사는 세상이 된다는 믿음이다. 대통령으로부터 구의원에 이르기까지 국민으로부터 신뢰받는 것 하고는 담을 싼 대한민국 정치. 이를 고치는 것은 총칼로도 안 된다.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국민이 자각뿐이다. 국민의 자각이 얼마나 무서운가. 그래서 투표는 무섭다. “독재자와 학살자는 잠시 거칠 것이 없지만 결국 무너진다. 신의 뜻이 무엇인지 모른다면 그걸 생각하면 된다.” 무저항주의자인 ‘마하트마 간디’가 한 말이 가슴에 남는다. 이명박 대통령도 간디를 무척 존경했나 보다. “어릴 때부터 그를 그리워해 왔다. 나라를 위한 그의 행동을 나는 결코 잊지 않고 있다.”2007년 4월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 인도 ‘델리’를 방문한 이명박 후보는 간디 기념관 방명록에 이같이 남겼다. 대통령에 당선된 그는 지난 1월 25일 인도를 방문했을 때 다시 이렇게 썼다. “위대한 영혼 ‘마하트마 간디’님의 삶과 정신은 인류의 가슴에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2010년 1월 25일 대한민국 대통령 이명박- 그는 어릴 때 어머니가 주신 간디 위인전을 읽고 그의 행동철학과 일생에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고도 술회했다. 믿어도 되겠지. 어머니가 등장하니까. 다시 우리 국회를 보자. 2월 4일 국회에서는 세종시 문제가 다시 제기되고 여당과 여당, 여당과 야당이 붙었다. 대단한 사람들이다. 정운찬도 한몫했다.
그는 한나라당 유정복이 ‘과천에 몇 개 청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퀴즈 같은 질문을 하면 안 된다고 한마디 했다가 자기 가족 수도 모르느냐는 핀잔을 들었다. 한 인간이 망가지는 과정을 국민은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다. 벼슬이 원수다. 이 날. 기억해 둘만 한 말들을 함께 들어보자. “법으로 제정됐는데도 원안을 파기하면 국민 배신행위이고, 정치실종이다. 선거도 의미가 없어진다.” 유정복(친박) “박근혜 전 대표 역시 2004년 총선 뒤 신행정수도특별법 통과 당시 다수당인 한나라당이 충분한 의견수렴을 못했다고 사실상 말을 바꾼 적이 있다.” 김용태(친이) “대통령 한 사람 잘못 뽑은 폐해가 너무 크다. 이명박 정권은 거짓말을 하고 약속을 뒤엎는 정권” 이상민(자유선진당) “요즘 첫 번째 바보는 이명박 대통령의 약속을 그대로 믿는 사람, 두 번째 바보는 정부 정책을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 박주선(민주당) 문득 드는 생각이 있다. 아아 이것이 바로 레임덕이로구나. 이 모든 것이 자업자득이지만 레임덕으로 빚어지는 국정의 혼란은 고스란히 국민의 고통으로 남는다. 정신 바로 차려야 한다. 오는 2010년 6월 2일. 어쩌면 국회의원을 뽑는 것보다 더 중요한 지방선거가 있다. 어떻게 할 것인가. 선택은 국민이 한다. 투표도 안 하고 뒤에서 욕이나 퍼부으면서 살 것인가. 제대로 된 사람을 뽑아 제대로 된 정치를 하는 것을 보면서 ‘사람사는 세상’이 됐다고 자부심을 느끼며 살 것인가. 경고하자. “까불지 마라. 니들 운명은 내 손가락이 정한다.”
2010년 2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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