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 사태, 그리고 미국 민주당
(서프라이즈 / 귄터반트 / 2010-02-07)
당분간 자중하고 글 안 쓰려 했는데 촐싹대기가 나도 진중권 급이다. 게시판 보다가 끝내 끄적인다.
KBS토론 이야기가 나와서 말이다.
현재 미국의 최신무기를 구성하고 있는 부품 중 대다수가 일본제 부품이며 그 다음이 이스라엘 제, 그다음이 한국이거나 대만제이다. 이중 한국과 대만제라는 것은 메모리다. 정말 돈 안 되는 거다.
일본이 이 지경이 된 것은 과거에 일본이 미국에 대해 엄청난 무역흑자를 자랑하며 더군다나 미국에 상당한 규모의 채권까지 있자 좀 까불었다.
"일본은 미국을 살 수도 있다" 이 말 한마디 했다고 그 신세가 되었겠냐만, 얼마 후 미국 내에서 반일 기류가 상승한다.
일본은 자기 딴에 자기들이 준 채무가 없으면 비대해진 미국 경제를 주체 못하리라 보고 장담한 것이지만 플라자합의 한방에 날아갔다.
일본의 엔화가치가 실제보다 저평가 되었으니 인상해야 한다는 것. 한방에 엔화가치는 50%가 올랐다. 그 후로도 꾸준히 엔고는 지속되어 그 발언 당시와 비교하면 200%가 넘는다.
현재 일본의 GDP는 플라자합의 이전 때와 비교하여 미미할 정도로 상승했다. 30년 가까이 경제가 제자리 걸음 했다는 것이다. 힘의 논리, 강자의 논리에 굴복하고 약자에게 군림하는 일본이 어쩌다 저런 판단을 했을까? 일전에 말했지만, 일본은 크게 3개파가 존재한다.
메이지유신을 이끈 온건파(자본파:사무라이 출신들)
메이지유신 체제의 산물에서 나온 강경파(군부-메이지 유신체제에서 전통적 직업무사제가 아닌 국민징병제에 의해 대거 유입된 신식군인들:2차 세계대전의 주역)
메이지유신 후 생겨난 민주파(서구지식 유입에 따른 지식인들)
메이지 유신을 이끈 온건파는 철저할 정도로 누가 승리할지 보고 가담하는 쪽이다. 그러니 이런 발언은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강경파와 그리고 철없는 민주파 쪽에서 나오는 것이다.
엔화가치가 높아졌으니 이제 미국자산을 사기도 더 쉬워졌는데 막상 자국 기업이 먼저 죽게 되었다. 그 이후 지금까지 계속 되어 온 것이다. 세계 최대의 무역흑자국이 세계 최대의 재정적자국이 된 기막힌 현실.
자, 이제 그 미국이 중국에게 위안화 가치평가를 또 되묻는다. 플라자합의 이후 일본의 처지를 잘 아는 중국도 마찬가지로 당할까?
일본은 당할 수밖에 없다. 반면 중국은 그 당시 일본이 미국에 준 채무보다 훨씬 많은 양의 채무를 미국에게 빌려주는 상황, 더군다나 EU가 미국에서 독립한 데다가 현재 중국은 동쪽에서 만든 물건 서쪽에 당장 파는 식으로도 버틸 수 있다.
중국과 미국이 힘겨루기에 들어간 상태다. 이 와중에 아시아는 EU와 같은 체제를 원하는 데 미국은 거기에 같이 빌붙기를 바라며 중국은 미국 배제를 원한다.
당장 아시아가 EU와 같은 상태가 될 수 있을까? 일단 중국이 새로운 아시아의 지배자가 되려는 면이 너무 강해서 구심력이 약하다. 이는 과거 일본의 대동아 공영의 전쟁 없는 재방송이다.
한국 현대차는 도요타와 같은 신세가 될 가능성은 외교에 달려있다. 현대차 품질 가지고 도요타 사태 우려는 좀 지나치다. 물론 미국 민주당 정권은 자동차와 철강분야에 소속된 노동자들이 주요 지지층이다. 이들 입장에서 현대가 생계를 위협한다고 본다면 언제든지 도요타 재판이 될 가능성이 있다. 품질이야 현대차가 더 하도급 관리 엉성한 거 다 아는 사실.
EU가 성립한 배경은 프랑스, 독일 양강이 서로 양보한 것에서 찾아볼 수 있다. 두 나라 모두 미국으로 부터 경제적, 정치적 독립을 원하며 +@로 전쟁 억지력도 가지는 것.
일본은 중국에 대적 상대가 아니다. 일본이 대적 상대라고 여겼으면 중국이 미국에게 그렇게 행동 못하는 것. 미국은 미국 딴에 달라이 라마로 이제 압박해간다.
일본이 고분고분 하지 않으면 위안부 결의안 통과로 위협하던 것과 같은 이유. 달라이 라마는 중국에게 있어서 위안부 결의안 효과다. 덩치 큰 사내는 항상 심술궂다라고 홉스가 말했던가? 그것이 강자의 여유다.
한 미국인의 사고 전 동영상으로 인해 도요타문제가 부각되었다고 생각한다면 얼마나 순진한 생각인가?
화약이 충만해야 폭발력을 가지지, 기폭제가 있다고 폭발하지는 않는다. 기폭제가 없으면 언제든지 한 정치인이 이슈화해서 만들어 낸다. 부시도 지겹지만, 오바마도 참 징글징글하다. 진보를 표방하는 오바마도, 한국내에서 진보를 표방하는 진보정치인들도 힘의 논리. 이득의 논리.
세상은 가짜 천지다..
귄터반트
사족 : 현재의 중국 중심의 아시아연합은 절대 구현될 수가 없다.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에 대하여 불만을 가지면서도 중국이 새로운 지배자로 등장한다면 중국에 붙을까? 미국에 붙을까? 단기적으로 여러가지 이니셔티브를 준다해도 결국은 더한 종속이 될 것이다. 미국은 적어도 민주주의라는 보편성을 갖춘 반면 중국은 중화(中華)라는 특수성을 강조한다. 이는 사실상 천황만 존재하지 않는 대동아공영의 판박이다. 더 쉽게 말해서 1800년대로 다시 갈래? 묻는 것과 다름없다.
이건 쓰레기 차 피해서 똥차에 치이는 격이다.
아! 하나 덧붙여,그럼 왜 오바마가 저리 일본에게 매정하게 구는 걸까? 로마를 생각하면 답이 나온다. 로마가 타민족에게 약속한 것을 어기는 것은 문제가 안 되나 타민족이 로마에게 약속한 것, 어기는 것은 즉각 응징한다. 이전 자민당 정권에서 미군기지 이전을 약속한 것을 하토야마가 취임하면서 그걸 뒤집어 버렸다. 미국으로서는 황당한 일. 물론 그 조약이 불평등 조약인 것은 사실이다. FTA만 해도 그렇다. 이미 맺은 조약인데 오바마는 재협상을 요구했다. 즉 자기들은 어겨도 되고 남은 안 되는 것, 둘째, 하토야마는 미국의 의지대로 잘 반영해준 전 자민당과 달리 자꾸 중국 주변에 얼쩡대려 한다.아시아 연합 이야기 있었으니 그건 이쯤하고. 셋째, 오바마는 경제위기에서 대통령이 된 사람이다. 어떻게든 미국 자동차 회사를 살려야 한다. 자동차와 오바마는 하나의 아이콘이다. 넷째, 경제도 살려야 하면서 무역수지 개선도 하고 재정적자까지 줄여보겠다는 생각이 오바마다. 결국 도요다 사태는 이미 예약된 것이다.